-
민족 대명절 설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유독 주말에 낀 휴일이 잦아 벌써부터 잔뜩 지친 여러분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이런 때일수록 웃음이 특효약. 희노애락의 산물인 영화로부터 집 나간 줄 알았던 웃음을 되찾아보자. 보고 또 봐도 즐거운 추억의 영화도 몇 편 추가했다.
소림축구
주성치를 좋아하시나요? <희극지왕> <쿵푸허슬> <007 북경특급> <장강 7호> <미인어> 등. 대륙뿐 아니라 한국 관객의 입맛까지 꽉 잡은 주성치 표 코미디는 웃음만큼은 확실히 보장하는 구역이다. 각종 패러디의 향연은 물론, 특유의 자학적인 B급 개그 코드는 저급함이 아닌 주성치의 독보적인 장르로 각광받았다. 그 가운데서도 <소림축구>가 선사한 신선한 문화적 충격은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 "N 번 보아도 재밌는 영화"라는 간증이 쏟아지는 관객들의 평가에서 입증된 사실이다. 오합지졸들의 말도 안 되는 전개에 웃음을 터뜨리다가, 끝내
명절 분위기 UP! 시켜줄 코미디 영화 5편
-
스타들을 향한 지나친 관심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해 한 스토커는 채닝 테이텀의 빈 집에서 10일 동안 휴가를 보냈다고. 그가 없는 틈을 타 자택에 불법 침입한 여성은 "채닝 테이텀이 나를 초대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접근 금지 명령을 받고 구속됐다. 도를 넘은 집착으로 할리우드 스타들의 사생활을 공포로 몰아넣은 대표적인 사례들을 모아봤다.
기네스 펠트로
기네스 펠트로는 17년간 자신을 괴롭힌 스토커와 법정에서 만났다. 지난 2016년 로스앤젤레스 법정에서 60대 남성 스토커와 대면한 기네스 펠트로는 그의 스토킹이 "1999년부터 시작됐다"고 말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2001년 정신 병원에 입소한 스토커는 이후로도 기네스 펠트로에게 66통에 이르는 협박 편지를 보냈다. 그는 포르노와 자위 도구 등 역겨운 물건들을 편지에 함께 동봉했다. "아이를 가진 엄마로서 너무 두려웠다"고 말한 기네스 펠트로는 그로부터 "내 몸에 지은 죄가 많다며 칼로 해부하겠다"는 메시지
무려 30년 동안? 할리우드의 소름 돋는 스토킹 사례들
-
송은이는 약속시간보다 15분 이르게 도착했다. 하지만 차 문은 열리지 않았다. 스르륵 잠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디서나 쉽게 잠들고 짧은 숙면 후 개운하게 깨어난다. 호기심 많고 부지런한 데다 갈 곳 많은 사람에게 주어진 작은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15분 후 복숭아 핑크색 머리칼이 햇빛을 반사하며 팔락팔락 다가왔다. 지난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AOA와 셀럽파이브가 만든 공동 무대의 흔적이다. “이제는 춤꾼이 다 됐나봐요. 3주 연습하니까 몸에 익더라고요.” 2015년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이하 <비밀보장>) 팟캐스트를 신호탄으로 그가 세운 콘텐츠 제작사 ‘컨텐츠랩 비보’가 내놓은 결과물 중 하나인 그룹 셀럽파이브는 웃음을 위한 1회적 프로젝트를 넘어, 무대 위의 여성이 보여줄 수 있는 멋의 영역을 넓혔다. 세 번째 신곡 <안 본 눈 삽니다> 준비 과정을 보여준 예능 프로그램 <판 벌려-이번 판은 한복판> 최
송은이 인터뷰 - 작당모의의 명인
-
“학생, 나 이것 좀 도와줘.” 종로3가 지하철역 계단을 오르는데 한 어르신이 제법 무거워 보이는 짐을 들어 보이며 도움을 청했다. 어르신의 말에 민망했던 건 내가 짐을 들어주기에 적당한 근력을 지니지 않아서가 아니라, 바로 “학생”이라는 호칭 때문이었다. 어르신, 저는 결혼해서 자녀를 두었다면 그 아이가 학생 소리를 들을 나이인데 학생이라니요.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요.
김지운 감독의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에서 안개 산장을 방문한 낯선 손님(기주봉)이 산장집 아들에게 묻는다. “학생, 학생은 고독이 뭔지 아나?” 송강호 배우가 연기한 아들은 이에 특유의 톤으로 답한다. “난 학생 아닌데요.” 종로3가역 어르신께 이렇게 단호하게 오류를 교정해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그럴 생각도 없었지만, 혹시나 어르신께서 내게 호의를 사기 위해 미리 치르신 사례일 수도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학생이란 호칭을 날름 받아 삼켰다.
<조용한 가족>이 개봉한
학생인데요
-
-
우민호 감독은 밀도 있는 화면으로 정서를 전달하는 데 탁월한 감각을 자랑하는 연출자 중 한명이다. 반면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은지 넘치는 화면과 정보 탓에 균형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때문에 상대적으로 평가가 박했던 게 사실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그런 의미에서 우민호의 도약이라 할 만하다. 비결은 선택과 집중. 캐릭터의 심리와 주어진 상황에 집중한 이야기는 정서적 공감대의 바탕이 된다. 동시에 영화는 실화와 픽션 사이 절묘한 거리감으로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자리에서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긴다. 여기 우민호 감독의 입을 빌려 묵직한 소재와 농밀한 연기, 꽉 짜인 연출이 만나기까지의 쉽지 않았던 과정을 전한다.
-동명의 논픽션을 영화화했다. 민감한 소재인데 언제나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군대에서 막 제대했을 때 친구 집에서 우연히 책 <남산의 부장들>을 봤다. 박정희 독재를 뒷받침했던 중앙정보부의 시작과 끝이 담긴 내용을 보면서 깊은 인상을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 - 베일에 싸인 인물의 감정을 파헤치고 싶었다
-
1월 22일 개봉하는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사건 발생 40일 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내부자들>(2015), <마약왕>(2017)을 통해 권력과 욕망을 정면에서 해부했던 우민호 감독이 이번에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변곡점 한가운데로 거침없이 걸어들어간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 영화는 누아르, 스릴러, 드라마 등 여러 장르를 능숙하게 변주하는 가운데 절제된 표현으로 관객을 빨아들이는 탁월한 연출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가 이 영화를 세련되고 위험한 누아르로 완성시켰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논쟁의 여지도 충분하다. 여기 좋은 의미에서 질문을 유발하는 문제작, 대한민국 현대사를 경유하여 인간의 욕망을 해부하는 <남산의 부장들>에 대한 첫 번째 이야기를 전한다. 영화 해석의 결을 한층 깊게 해줄 우민호 감독의 인터뷰도 더했다. <남산의 부장들>에 대한 우리
우민호 감독이 <남산의 부장들>에서 10·26 대통령 암살사건 발생 40일 전의 이야기를 그리는 방식
-
데뷔작에서 배우 최민식의 상대역을 꿰찬 생짜 신인. 김동휘의 등장은 신인 발굴에 목마른 한국영화계에 맑은 기대감을 불어넣는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탈북하고 학교 경비원으로 일하는 천재 수학자(최민식)와 ‘수포자’ 고등학생 지우(김동휘)의 교류를 그리는 영화다.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에서 트렌디한 감수성을 증명한 박동훈 감독이 데뷔작의 메가폰을 잡아, 소속사 없이 홀로 오디션에 지원한 배우 김동휘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봤다. 김동휘는 지우 캐릭터를 “빠른 토끼들 사이에 껴 있는 거북이 같다”고 설명한다. “얼핏 느려 보이지만 자기 나름의 페이스대로 열심히 공부해나가는 친구다. 가정 형편을 비롯해 여건이 어려운 와중에도 묵묵하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좋았고, 나와 닮았다고도 생각했다.” 올해 26살인 김동휘가 지우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건 “동세대 ‘현직’ 고등학생들이 봐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었다. 실제 고등학생들을 만나 요즘 10대
[라이징 스타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 맑고 조용한 뚝심
-
배우는 기다림의 직업이다. 촬영장에서의 대기 시간이 많기도 하거니와 배우로 주목받기까지, 좋은 배역을 만나기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데뷔 7년차 신인배우 무진성 역시 기다림에 지친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연기만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지난해엔 그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러던 중에 <입술은 안돼요>(가제)의 오디션을 봤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오디션에 임했고, 정말 말도 안되게 ‘마지막’이 새로운 ‘시작’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웃음)” 그동안 드라마와 웹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비췄던 무진성에게 <입술은 안돼요>는 감격스러운 첫 영화다. 배우 조은지의 감독 데뷔작 <입술은 안돼요>에서 무진성이 맡은 캐릭터 유진은 슬럼프에 빠져 작품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 앞에 나타난 천재 작가 지망생이다. “젊은 작가 지망생이 동경해오던 유명작가를 만나면서 여러
[라이징 스타④] <입술은 안돼요> (가제) 무진성 - 끝없이, 별처럼
-
“<사자>에서 악령이 깃든 연기 했을 때요? 너무너무 재밌었어요!” 연기의 고충을 얘기하기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연기였다는 말을 먼저 꺼낸다. 박지현은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열심히 하면서 즐기는 사람은 더더욱 이겨낼 자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인이다. 그에겐 마음을 다 바쳐 좋아하고픈 무언가가 생겼을 때 뿜어져 나오는 상쾌한 생동감이 가득하다. 물론, 스무살 때부터 한우물만 팠다는 박지현이 푹 빠져 있는 것은 ‘연기’다. 대화를 할 때 “재밌었다”는 수식어를 자주 꺼내는 그는 취미의 스펙트럼도 다양했다. 고등학생 때 재미로 방송편집 프로그램을 수강했다가 흥미를 느껴 UCC 대회에 참여하고, 이중전공인 방송영상학과에서 배운 기술로 직접 촬영 및 편집한 영상을 소속사에 보내기도 했다. 연기가 월등히 재미있어서 진지하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한 프레임 차이로도 결과물이 달라지는 점이 신기해 편집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단다. 평소엔 낚
[라이징 스타③] <앵커> 박지현 - 똑똑하게 존버하기
-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말을 거는 컨셉인가요, 아니면 기자님과 대화하는 것처럼 찍나요?” 동영상 인터뷰를 촬영하기 전, 장동주가 시선 처리를 정확히 하고 싶다며 기자에게 물어왔다. 2020년 주목할 만한 신인배우들을 찾기 위해 영화계에 수소문했을 때 여러 관계자에게서 그의 이름이 나온 이유를 곧 납득할 수 있었다.
장동주가 가진 당당한 매력, 그리고 다채로운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은 2월 개봉예정인 <정직한 후보>다. 그가 연기하는 봉은호는 갑자기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된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의 아들이다. 버클리 음대에서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던 은호는 총선 준비를 돕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어머니의 선거 운동을 위해 가무 실력을 발휘하는, 이른바 “끼를 폭발시키는” 신도 있다. 다른 20대 배우들과 다르게 대사를 치는 오디션 영상을 눈여겨본 장유정 감독은 그를 직접 만난 2차 오디션에서 시나리오를 영어로 바꿔서 해볼 것을 주문했다. “요즘은 배우가 되려면
[라이징 스타②] <정직한 후보> <카운트> (가제) 장동주 - 넓게 보고 멀리까지
-
“저, 루키 맞아요! (웃음)”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의 메인보컬 방민아는 지난해부터 홀로서기에 적응하는 중이다. 그룹이 정식으로 해체한 건 아니지만 멤버들은 개인 활동을 통해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노래와 연기와 예능을 모두 섭렵한 끼 많은 데뷔 10년차 아이돌이라 생각했건만 의외로 방민아는 두근대는 마음으로 출발선에 새로 선 신인 같았다. “생각해보면 10년 전에 루키 얘길 들었다. 다시 신인으로 불러주니 기쁘고, 이제 다시 시작이구나 싶다.”
노래하고 무대에 서는 일도 행복했지만 아이돌 활동을 하며 틈틈이 경험한 연기 또한 “어느 순간 소중한 일”이 되었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건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제안이 온” 영화 <홀리>의 주연을 맡으면서부터다. 이후 <미녀 공심이> <절대그이> 등 드라마를 꾸준히 찍었고, 최근엔 이우정 감독의 독립영화 <최선의 삶>(가제)으로 오랜만에 다시 영화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솔직히 과거에
[라이징 스타①] <최선의 삶> (가제) <오랜만이다> 방민아 - 꿈, 챕터2
-
여기 <씨네21>이 주목하는 5명의 라이징 스타가 있다. 2020년 개봉영화에서 이 얼굴들을 마주하게 된다면 당신은 반가움 혹은 호기심으로 이름을 검색하게 될 것이다. 혹은 이들의 매력에 사로잡혀 팬이 될지도 모른다. 아이돌로 이미 유명한 배우도 있고, 첫 영화에서 대선배를 상대하게 된 신인 중의 신인도 있고, 데뷔 연차가 적지 않은 신인도 있고, 일찍이 좋은 기회를 얻은 당찬 신인도 있다. 배우가 된 과정도, 매력도 제각각이지만 5명의 라이징 스타를 만나며 확인한 건 연기를 향한 뜨거운 마음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김동휘, <입술은 안돼요>(가제)의 무진성, <앵커>의 박지현, <최선의 삶>(가제)과 <오랜만이다>의 방민아, <정직한 후보>와 <카운트>(가제)의 장동주까지, 5명의 신인배우들을 만났다.
[스페셜] 극장에서 만나요 ①~⑤
-
<사마에게>의 세상에는 없는 것이 몇 가지 있다. 시리아 내전의 한복판. 우유와 기저귀, 채소나 과일처럼 자라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 없음은 말할 것도 없다. 전쟁터에서 태어난 아기에겐 보통의 사람에게 있는 청각적 반사신경이 없다. 지척에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에 엄마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는 장면에서 어린 딸 사마는 태연하다. 포탄이 쏟아질 때 터지는 굉음과 진동이 이곳 아이들에겐 그저 환경의 일부다. 포격 소리에 엄마가 놀란 순간 움직임이라곤 없는 사마를 보는 관객은, 저 고유한 움직임에서 그간 보기 어려웠던 전쟁의 한쪽 면을 목격한다.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자리가 촬영될 수 있던 것은 ‘엄마의 카메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감독이 카메라를 들 수 없었던 순간
전쟁은 엄마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사마의 엄마인 와드 알카팁 감독에게 중요한 건 정파 갈등도 아니고 오일머니도 아니다. 전쟁의 스펙터클은 물론, 반전(反戰)의 프로파간다도 아니다. 그녀의 관심은 자신
‘가족 다큐’ <사마에게>가 안내하는 목격자의 자리
-
존재 이전에 응시가 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시선의 대상을 보여주기 이전, 아직 형상이 되기 전인 자국들과, 대상과 화지 사이 부지런히 시선을 오가는 여성들의 얼굴 몽타주로부터 시작한다. 그녀들을 지도하는 목소리는 그 실체를 드러내기 전에 화면 밖 목소리로 먼저 도착한다. “날 천천히 관찰해”라는 말이 들려오면, 지시하는 목소리의 주인이 다름아닌 관찰 대상임이 드러난다.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는 학생들에게 미술 선생인 자신을 그려보게 한다. 지도하는 말이 눈앞의 모델에게서 들려올 때 그 말은 뻔한 훈계가 아니라 이상한 마력으로 작용한다. 이는 시선의 주체와 대상 사이의 능동/수동이라는 오랜 허구적 구획을 무너뜨린다. 그림의 대상은 고정된 사물이 아니라 지금 내가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꿰뚫어보는, 나를 마주한 시선이 된다. 그러나 영화는 교차하는 시선의 바깥에 다른 층위의 시선을 개입시킨다. 그림 그리는 여성들 뒤로 그림 하나가 마리안느를 바라보고 있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속 고착된 시선을 해방하는 현란한 얼굴의 비전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