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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신민재)는 성실한 퀵서비스 기사다. 작은 무역회사인 삼진물산에 물건을 배달할 때마다 자신을 환하게 대해주는 다영(이호정)에게 눈길이 간다. 근무시간에 딴짓하기 좋아하는 삼진물산 직원들은 다영에게 일을 미루기만 한다. 조직 생활이 여전히 서툰 다영은 늘 일에 치여 살지만 밤을 새는 한이 있더라도 책임감 있게 맡은 일을 처리한다. 그나마 귤을 건네고 반갑게 인사하는 퀵서비스 기사 민재로부터 작은 위안을 받는다. 사장의 딸이자 삼진물산의 실세인 하람(강하람)은 특별한 이유 없이 다영을 싫어하고, 직원들과 공모해 다영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을 맡겨 다영을 괴롭히려고 한다. 민재는 다영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삼진물산에 입사한다.
찰리 채플린이나 버스터 키튼의 흑백 무성영화처럼 오로지 인물의 행동과 표정으로 상황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다소 과장된 몸짓과 표정 덕분에 다영을 괴롭히는 삼진물산 직원들은 무척 얄밉고,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다영은 안타까우며, 그런 다영을 위해 무엇이
<다영씨> 다영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 삼진물산에 입사한 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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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공효진)은 은행에 다니며 오피스텔에서 자취를 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성이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그는 현관문의 도어록 덮개가 열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비밀번호를 바꾼다. 그날 밤 누군가가 경민의 집에 침입하려 한다. 경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사건이 터졌을 때만 도와줄 수 있다’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그로부터 얼마 뒤, 경민의 집에서 낯선 사람의 흔적이 발견되고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자신이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낀 경민은 직장 동료 효주(김예원)의 도움을 받아 직접 사건의 실체를 좇는다.
스페인영화 <슬립 타이트>가 원작이다. 그러나 한 여자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남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원작과 달리, <도어락>은 스토킹을 당하는 여성의 심리와 그를 보호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취약한 안전망에 초점을 맞춘다. 도시에서 홀로 살아가는 여성인 경민에게,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공기처럼 익숙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도어락> 혼자 사는 원룸에 누군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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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실을 확인하는 것.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그리고 항상 깨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국가부도의 날> 결말부에 깔리는 전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의 내레이션은 배우 김혜수 본인의 일상적 다짐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진실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바쁘게 보고 듣는 이 배우의 습벽은 예술만을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아서, 같이 읽고 싶은 기사 링크를 채팅창에 하도 자주 올리는 바람에 친구들이 피로를 호소할 정도다. 연기생활 30주년인 2016년 이후 <굿바이 싱글>(2016), 드라마 <시그널>(2016), <미옥>(2017)까지 우연히도 김혜수는 약자 혹은 다음 세대가 일단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도록 그때까지 지켜주려는 인물을 연기했다. KBS <다큐 공감-김혜수의 난민일기>(2017)에서 난생처음 만난 난민 어린
<시그널>부터 <국가부도의 날>까지, 김혜수를 복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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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은 복기하기 괴롭지만 직시해야 하는 진실을 들추는 영화다. 최근 대중문화 영역에서 90년대를 낭만적으로 회고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수많은 실직자를 양산한 IMF 금융위기도 분명 그때 있었다. 더 나은 대책을 모색하는 충실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급한’ 처방책이었다는 정당한 비판은, 여전히 교과서나 미디어에서 적극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비주류’이다. 여성 캐릭터가 이끄는 작품에 투자를 주저하는 한국영화계의 분위기 속에서도 위기를 감지하고 정부 관료와 맞서는 주인공 한시현(김혜수)을 여성으로 설정한 것은 이 프로젝트에 필연적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영화제에서 엄성민 작가의 <국가부도의 날> 시나리오를 접한 후 이틀 만에 연락했다는 오효진 프로듀서, 연출 제안을 받은 후 몇 시간 만에 마음을 결정했다는 최국희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효진 프로듀서는 2016년 <씨네21>과 인터뷰에서 “여자가 도
<국가부도의 날> 최국희 감독·오효진 프로듀서, "긴박했던 운명의 일주일에 동참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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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은 패배의 이야기다. 한국은 국제금융 시장에서 신뢰를 잃었고,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한시현(김혜수)의 주장은 매 순간 재정국 차관(조우진)을 비롯한 정부 관료들에게 묵살당하고, 스테인리스 그릇을 만드는 소기업 사장 갑수(허준호)는 미도파백화점과 어음을 매개로 거래를 했다가 파산 위기에 처한다. 이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환율이 폭등해 주가가 떨어지고 부동산이 폭락할 때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마련한 윤정학(유아인)도 나라가 망하니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이중 한시현은 ‘언더독’ 서사에 부합하는, 그래서 모든 관객의 지지를 받는 제1의 주인공이다. 그는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의심이 시작되면서 달러가 빠져나가자,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투입해서라도 환율 방어에 나선 상황을 지적한다. 아무리 보고서를 올려도 위에서는 주인공의 목소리를 듣지를 않는다. 경제 관료들이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후, 한시현은 다수 해외 투자자
<국가부도의 날>이 제기한 한국 사회의 시스템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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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초, 한국에서는 <타이타닉>(1997)으로 인한 외화 유출을 우려하며 불매 운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타이타닉>이 흥행에 성공하자, 이 때문에 금 모으기 운동의 성과가 물거품이 됐다는 비판도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돌이켜보면 이는 IMF 금융위기의 원인이 서민들의 과소비에 있다는 당시 분위기가 불러일으킨 엉뚱한 자책이었다.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나라가 국민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어쩌면 지금도 외면하고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IMF 구제금융 도입에 찬성하며 사태를 숨기기에 급급한 재정국 차관(조우진)에 맞서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 한시현 팀장(김혜수)의 주장은 실제로 1997년 당시 주류에게 묵살당한 소수의견이기도 한데, 주인공을 여성 캐릭터로 설정한 점이 <국가부도의 날>의 문제의식에 진득한 무게감을 더한다. 임수연 기자가 재능 있는 신인 작가의 시나리오를 발굴한 오효진 프로듀서, 영화를 연출한 최
1987에 이은 1997, <국가부도의 날>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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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전 세계 아니 전 우주의 생명체 절반을 먼지로 만들어버린 루소 형제 감독. 그 가운데 <어벤져스 4>(가제)의 메가폰도 잡은 그들이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 로키(톰 히들스턴)의 행방에 대해 언급했다.
크리스 에반스는 10월5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어벤져스 4>의 촬영이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지난 8년간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해서 영광이었다”며 작별 인사를 남긴 바 있다. 톰 히들스턴의 로키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빌런 타노스(조슈 브롤린)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상태.
루소 형제는 11월29일 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 에반스의 트위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조 루소는 “그는 우리보다 더 감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크리스 에반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He's not done yet.) 구체적으로는 말하기
<어벤져스 4>의 루소 형제 감독이 직접 밝힌 캡틴 아메리카와 로키의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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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영국 극장가에 오랜만의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16일 J. K. 롤링의 새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개봉 첫주 1232만파운드를 벌어들이며 영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개봉 첫 주말 중 2110만파운드를 벌어들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이은 올해 두 번째로 높은 흥행기록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저스티스 리그>와 <패딩턴2>가 선전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국 박스오피스 매출이 20%가량 상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11월에는 그 밖에도 <거미줄에 걸린 소녀> <후드> <너티버티 록스!> 등의 개봉이 예정되어 있어 극장을 찾을 영국 관객수는 계속 예년의 기록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영국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작품으로는, 개봉 첫주 6위에 오른 <번
[런던] J. K. 롤링과 방탄소년단 영국 극장가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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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폴 버호벤 / 출연 엘리자베스 버클리, 카일 맥라클란, 지나 거손 / 제작연도 1995년
10년 전, <씨네21> 창간 13주년 기념 ‘1995-2008 영화 베스트10’ 선정에 참여한 적이 있다. 리스트를 채워갈 즈음, 한편의 영화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포함시키지 않았다. 얼마 후, 어느 영화제에서 만난 당시 <버라이어티>의 수석 평론가에게 그때 포함시키지 못했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맙소사, 난 그 영화를 항상 베스트10에 빼먹지 않고 넣는걸!” 폴 버호벤의 <쇼걸>은 내게 뼛속까지 부끄러운 길티 플레저였던 셈인데, 이후 “사실 나도 너무 좋아해”라며 속삭이는 사람을 만날라치면 그 은밀한 반가움과 동맹의식에 부들부들 기뻐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대놓고 컬트의 명성을 갖게 된 <쇼걸>의 팬덤은 사실 수줍지도 조용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개봉 당시 폴 버호벤-조 에스터하즈 콤비의 전작인 &
박진형 프로그래머의 <쇼걸> 뼛속까지 길티 플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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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유는 알 수 없다. 팩트만 정리해보면, 회식이 끝나면 백 팀장이 죽는다. 그리고 하루가 반복된다.” 치킨회사 마케팅팀 대리 이루다(백진희)는 11월 7일 수요일이 반복되는 타임루프에 갇혔다. 팀장 백진상(강지환)의 다양한 사망 엔딩을 분석한 루다는 기묘한 인과를 알아낸다. 자신을 포함해 누군가가 ‘죽어버려!’라고 저주하면 백진상은 진짜 죽는다.
원작 웹툰 <죽어도 좋아♡>의 백진상은 제레미 아이언스를 닮은 미중년이다. 장점은 그것뿐. 지독하게 낡은 여성관으로 폭언을 일삼던 만년과장은 드라마에선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원에게 인격모독을 가하는 팀장이 되었다. 오늘만 사는 심정으로 팀장의 멱살을 잡고 치받았다가 예상치 못한 내일을 맞이한 루다는 이후, 타임루프의 성립과 해제 조건을 분석하며 직장생활의 엉킨 매듭을 풀어간다. 이대로 하루를 넘겼다간 다음날이 곤란하겠다 싶으면 게임 리셋 버튼을 누르듯 외치기도 한다. “백진상 죽어!”
‘오
[TVIEW] <죽어도 좋아>, 직장, 다닐 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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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적의 능력자 배우들이 모여 있는 곳, 할리우드!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북미권 배우’를 떠올릴 때 미국 출신 배우들만 떠올린다면, 혹은 떠올린 얼굴들이 모두 미국 출신 배우들인 줄로만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할리우드에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캐나다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연기에 입문했을 시기, 꼬꼬마 신인이었던 그들이 출연한 캐나다 작품과 할리우드 입문작도 함께 소개한다.
짐 캐리 ▶ 캐나다 온타리오 주 뉴마켓 출신
10대 시절부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동했던 짐 캐리는 캐나다 TV쇼 <디 올 나잇 쇼>, TV 무비 <개그 스페샬>에 출연하며 카메라 앞에 서기 시작했다. LA로 건너온 건 19살. <페기 수 결혼하다> <더티 해리 5> 등 굵직한 작품의 작은 역으로 출연하며 차차 얼굴을 알렸다. 본격적으로 짐 캐리를 할리우드의 중심으로 이끈 작품은 <에이스 벤츄라>다. 짐 캐리가 주연을 맡고, 공동 각본 작업까
미국인 ㄴㄴ!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캐나다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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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이버대학교는 ‘믿음으로 일하는 자유인’이라는 건학목표 아래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사이버대학교다. 2018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 대상 중 사이버대학 부문에서 수상하며 건실함을 인정받았다. 최첨단 본교 캠퍼스와 전국 8개 지역 캠퍼스를 두고 있으며, 사이버대학교 최초로 ‘학생 맞춤형 1년 4학기제’를 도입하여 바쁜 직장인이나 졸업을 빨리 해야 하는 학생들이 졸업 시기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자율형 졸업 학기 선택제를 운영 중이다. 또한 교육부 종합 평가 결과 최우수 사이버대학교(2007년, 2013년)에 선정되어 사이버대학 중 최상의 교육 환경을 인정받았다. 과감한 시설 투자와 학생들을 위한 장학 제도도 돋보인다. 자체 개발한 이러닝 시스템은 우리나라 사이버대학 최초로 세계적인 권위의 이러닝 국제대회(IMS Learning Impact Awards 2011)에서 은상을 받았다. 다목적 스튜디오는 국내 사이버대학 중 최고로 방송국 수준 제작 설비와 규모(560㎡)를 자랑하며
[서울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실용음악과] 편리한 사이버교육시스템으로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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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지 말입니다”라는 모 인기 드라마의 캐릭터 대사처럼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의 강점은 현장 중심형 인재를 길러낸다는 데에 있다. 간단하게 말해 최적의 제작실습 경험과 편입을 위한 최고의 포트폴리오 완성, 전문 지도교수들을 통한 심도 있는 연출, 그리고 시나리오 컨설턴트와 다양한 제작 스탭 참여 경험이 기본적으로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이 내세우는 특징이다.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의 특성과 동국대학교 전산원만의 특성상 5학기 체제에서는 1학년 교과에서부터 영화제작워크숍 중심으로 모든 커리큘럼이 짜여 있는데 이를 통해 앞서 말한 풍부한 연출 경험과 제작실습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여타의 학교와 비교해도 그 성과가 뛰어나다.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 출신인 14학번 김철휘 감독의 단편영화 <모범 시민>이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출연진은 물론 촬영 스탭과 편집에 이르기까지 동국대학교 전산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이 참여
[동국대학교 전산원 영화학전공] 든든한 포트폴리오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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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사이버대학교는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전공 개설을 목표로 2019학년도 학부 및 전공을 개편했다. 5개 학부·스쿨 중 문화커뮤니케이션학부에는 기존의 문화예술경영전공(구 문화예술경영학과)과 미디어영상홍보전공(구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그리고 신설 전공인 문화매개행정전공이 속하게 되면서 관련 전공 분야간의 긴밀한 교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중 2019년도에 새롭게 개설되는 문화매개행정전공은 사회와 문화예술을 이어주는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매개라는 단어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사회와의 소통이 필수인 문화예술 분야에서 행정 언어를 이해하고, 대중의 요구를 읽어내는 능력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강윤주 교수는 “국내의 예술교육과정은 모두 예술인을 양성하기 위한 과정에만 집중돼 있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연극매개학과, 음악매개학과 등 문화매개 관련 전공만 40종류가 넘는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우리 사회에도 예술인에게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매개행정전공] 문화매개 전문 인력의 산실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