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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74년을 맞이했지만 최근 한일 관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듯 하다. 일본에서 ‘젊은이들의 오피니언리더’로 불리는 우노 쓰네히로가 마침 7월 20일 열린 서울상상산업포럼 강연차 방한했다. 우노 쓰네히로는 ‘제로연대의 상상력’을 논하며 2008년 일본의 비평 공간에 등장한 인물이다. 마흔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낡은 세대’를 비판하고 있지만 그를 기존의 틀로 분류하고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서브컬처 비평가로서 극우 만화가나 자유민주당 정치가와도 함께 책을 펴내는가 하면, 역사수정주의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극우세력의 비난을 받고 출연하던 TV프로그램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우노 쓰네히로는 전쟁을 반대하면서도 헌법 9조 개정을 주장한다. 어쨌든 기존 잣대로는 파악되지 않는다. 현실을 바꾸는 힘으로 그가 주목하는 것은 상상력과 테크놀로지다. 때문에 테크놀로지 관련 기획서를 발행하고 작은 공동체를 조직해서 젊은이들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한다. 그가 추구하는 가치는 낡음보다 ‘새로움’,
일본의 문화비평가 우노 쓰네히로 - 오타쿠, 비판적 기술주의자, 언어를 만들고 발신하는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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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8일, 화제의 다큐멘터리 <주전장>(감독 미키 데자키) 상영 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GV) 자리는 최근 목격한 그 어떤 행사보다 뜨거웠다. 보통 이때 감독과 관객 사이에 흐르는 것은 강 같은 침묵이지만, <주전장>의 GV는 달랐다. 감독에게 질문할 기회가 주어지자, 객석은 누구보다 높이 번쩍 든 수많은 손들로 격렬하게 일렁였다. 객석에서 날이 바짝 선 문의, 이의, 항의들이 쇄도하는 장면을 보니, ‘주 전장’은 영화가 끝난 지금부터 펼쳐지는 바로 이 시공간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역사, 그것을 말하는 예의 그 ‘태도’에 대해, 우리는 이렇게나 할 말이 많았던 것이다.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역사와 관련된 일본·미국·한국의 논쟁을 다룬다. 특히 일본군이 주도한 ‘위안부’ 제도는 없었으며, 따라서 일본이 져야 할 ‘책임’ 또한 없다고 주장하는 일본과 미국 극우세력의 논변에 집중한다. 기자, 유튜버, 학자, 정치인 등 각계
옳고도 얄궂은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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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녀들을 도와줘>는 운전하며 눈물을 훔치는 리사(레지나 홀)의 출근길로 시작한다. 영화는 그날 아침 리사가 우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데, 그의 하루를 뒤따르는 영화를 본 후의 관객은 감독의 선택을 수긍하게 된다. 이 여자에게는 울 만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정적 유니폼을 입은 젊은 여성들이 서빙을 맡는 레스토랑 ‘더블 웨미’의 성실한 매니저 리사는 온 세상을 짊어지고 있다. 못된 남자친구에게 휘둘리는 웨이트리스와 아이 맡길 데가 없는 직원을 도와야 하고, 환풍구로 침입한 도둑과 무례한 손님을 처리해야 한다. 소인배 사장은 직원들의 생활까지 보살피는 리사의 방식을 못마땅해하고 남편은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를 떠나려 한다. “슬픈 사람들은 내 전공이야”라는 리사의 말에는 본인도 포함돼 있다.
07/15
대학원생 대니(플로렌스 퓨)와 크리스티안(잭 레이너)은 4년차 연인이다. 하지만 크리스티안은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파경(破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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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파브로 감독의 <라이온 킹>을 본 후 여러 질문들이 차례로 떠올랐다. 왜 25년이 지난 지금 <라이온 킹>을 리메이크했을까. 기본적으로 실사를 모방한 CG인 건 마찬가지인데 존 파브로의 <정글북>과 달리 동물들의 행동이 낯설고 어색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욘세가 부른 신곡 <Spirit>은 굳이 왜 필요했을까. 몇 가지는 즉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몇 가지는 숙고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남은 질문은 이거다. 1994년의 셀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한 이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일까. 그건 셀애니메이션을 먼저 즐긴 나로선 막연히 상상해볼 뿐 결코 경험하지 못할 미지의 영역에 있는 감각이다.
무서운 영화?
존 파브로 버전으로 <라이온 킹>을 처음 접했다는 이들의 반응을 수소문해서 몇 가지 확인해본 결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루하진 않았다고 만족을 표하기도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갈림길에서 본 <라이온 킹>의 패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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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몇년이 지나도록 취업을 하지 못한 백수 용남(조정석)의 하루 일과는 낮에는 철봉 운동, 저녁에는 설거지를 하는 것이다. 결혼도 취직도 하지 못한 청년 백수의 처지가 더욱 눈치 보이는 어머니 칠순 잔칫날, 용남은 대학교 산악 동아리 시절 짝사랑했던 의주(윤아)를 우연히 다시 만난다. 손님과 컨벤션홀 부점장의 관계로 재회한 어색함도 잠시, 도시를 뒤덮은 의문의 가스 테러가 이들이 있는 건물을 습격하면서 파티는 아수라장이 된다. 용남과 의주는 대학 시절 배운 응급구조 지식과 클라이밍 기술을 이용해 다른 가족을 먼저 대피시키고, 중량 초과로 헬기를 타지 못하자 도심을 탈출하기 위해 죽어라 달리고, 벽을 오르고, 빌딩 사이를 뛰어넘는다.
앞이 보이지 않는 청춘의 처지가 불투명한 가스가 자욱한 재난 상황으로, 그들의 분투가 중력을 거스르는 액션으로 은유되는 세팅이 간명하고 신선하다. 캐릭터 소개에 군더더기를 덜고 빠르게 본론으로 진입하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한국적 공간과 소품을
<엑시트> 도시를 뒤덮은 의문의 가스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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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가 강한 격투기 선수에게 악마를 무찌를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컬트영화의 서스펜스에 액션영화의 활력이 더해질 수 있는 매력적인 설정이다. <사자>의 출발점은 바로 이종격투기 선수 용후(박서준)라는 캐릭터다. 그에게는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트라우마가 있다. 용후는 평소 신앙심이 깊었던 아버지를 데려간 신을 향한 분노와 원망을 합법적인 주먹질로 쏟아내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왕성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도중 갑자기 주먹에 이상이 생긴다. 때마침 서울에서는 정체 모를 악마의 무리가 세를 확장하기 시작한다. 바티칸에서부터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던 구마사제 안 신부(안성기)는 괴롭고 위험한 구마의식을 함께할 동료들이 없어 외로운 사투를 이어가는 도중, 원인 모를 고통으로 괴로워하던 용후와 조우한다. 오컬트영화의 단골 소재인 구마 사제의 이야기는 한국 상업영화의 영역에서는 다소 낯선 소재다. <사자>는 이를 슈퍼히어로영화 특유의 성장
<사자> 세상의 악에 맞서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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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일하게 탐구하는 것은 아직 맛보지 못한 풍미입니다.” 프랑스 퀴진의 대부 알랭 뒤카스가 아직도 먹어보지 못한 맛을 찾아서 전세계를 여행한다. 미슐랭 스타 총 21개에 달하는 스타 셰프인 뒤카스는 지난 50년간 쉼없이 음식을 만들고 맛봤지만 “아직도 새롭게 발견할 것들이 많다”.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은 이 유명한 맛의 탐험가를 따라서 세계 곳곳을 발빠르게 좇아다니는 활기찬 로드 다큐멘터리다. 일본, 중국, 미국, 필리핀, 브라질 등을 오가면서 뒤카스는 자연주의와 글로컬(glocal)의 화두를 꺼낸다. 길거리 음식에서 파인다이닝에 이르기까지, 재료 본연의 풍미와 지역 특성이 평가의 주요 관심사다. 우아하게 통감자를 요리한 후배 셰프에게 “감자를 송로버섯처럼 요리하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이처럼 베테랑의 굳센 철학과 에너제틱함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베르사유 궁전 내부에 최초로 레스토랑을 여는 역사적 순간을 마주하게 된다.
브라질에서 신선한 카카오를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 아직도 먹어보지 못한 맛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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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라(페넬로페 크루즈)는 딸 이레네, 아들 디에고와 함께 동생 아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가족,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결혼식은 온 마을이 떠들썩할 만큼 화려하고 성대하게 치러진다. 축제가 무르익을 때쯤, 마을이 정전되면서 결혼식 행사는 성급히 마무리된다. 그때쯤 자신의 방에 자러 간 이레네가 갑자기 사라진다. 당황한 라우라는 딸을 납치했다면서, 살려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받는다. 라우라의 가족뿐만 아니라 오랜 친구이자 과거 연인이던 파코(하비에르 바르뎀)까지 나서 이레네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온 가족이 발을 동동 구르며 납치범이 누구인지 짐작할 만한 단서를 찾고,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등 이레네를 살려낼 방법을 찾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는 여느 유괴영화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은 스릴러 장르 문법을 이용해 인물들간의 관계와 그 속에 얽힌 사연을 파고드
<누구나 아는 비밀> 사랑하는 딸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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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기후변화로부터 시작된다. <데드 돈 다이>는 이상기후로 북극에 균열이 생기고 지구의 궤도가 바뀌며 죽은 자들이 살아나는 세기말 풍경을 조명한 영화다. 미국 근교의 외딴 마을 센터빌이 배경으로, 경찰 콤비 클리프(빌 머레이)와 로니(애덤 드라이버), 동료 경찰 민디(클로에 셰비니), 마을에 새로 온 장의사 젤다(틸다 스윈턴), 좀비영화를 너무 많이 본 주유소 직원 바비(케일럽 랜드리 존스)와 괴팍한 인종차별주의자 프랭크(스티브 부세미) 등의 마을 사람들이 갑자기 무덤을 파헤치고 나온 좀비에 대처하는 모습을 담았다. 어느 날부터인가 밤이 사라지고,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주민들이 누군가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심드렁한 경찰 로니는 마을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이거 불길한데”라는 말을 되뇐다. 그의 말이 마치 주문이라도 되듯 불길한 일들은 점점 더 자주 일어난다. 그리고 사라졌던 밤이 돌아온다.
<데드 돈 다이
<데드 돈 다이> 갑자기 무덤을 파헤치고 나온 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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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연 감독의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대한 독립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거둔 승리의 전투를 소환하는 영화다. 만주 봉오동 지역의 재현에서부터 험난했던 산속 촬영과 전쟁 액션의 뒷이야기 등을 김영호 촬영감독, 이종건 미술감독, 김민수 무술감독에게 들었다.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어떤 고민과 노력으로 만들어졌는지 알게 되는 순간 영화의 마음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봉오동전투
1920년 6월, 대한 독립군은 만주 봉오동에서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를, 첫 승리의 전투에 참여한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제의 농민이 오늘의 독립군’이 되던 시절,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싸움을 기어이 승리의 역사로 장식한 독립군들의 이야기가 130여분의 영화에 담겼다. 영화에 참여한 스탭들도 바로 이 ‘승리의 이야기’가 마음 깊이 와닿았다고 말한다. <마녀> <브이아이피>
[2019 여름 한국영화③] <봉오동 전투> 제작기 - 김영호 촬영감독·이종건 미술감독·김민수 무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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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는 두 청춘이 의문의 가스 테러를 피해 도심을 탈출하는 하룻밤 이야기를 그린 재난액션영화다.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사회 초년생 의주(윤아)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톰 크루즈처럼 비현실적인 액션을 해낼 수 있는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산악 동아리 시절 배운 클라이밍 기술을 응용해 빌딩 사이를 뛰어넘고 벽을 오르는 그들의 고군분투는 최근 어떤 한국상업영화보다도 탁월한 장르적 재미를 선사한다. 김일연 촬영감독, 채경선 미술감독, 윤진율 무술감독에게 <엑시트>의 제작기를 들었다.
할리우드 재난영화가 아니다
<엑시트>에는 무찔러야 할 적이 없다. 한 영웅이 백신을 찾아내 지구를 구하는 클리셰도 따르지 않는다. 윤진율 무술감독은 “할리우드식 재난영화를 지향했다면 용남이 벽을 부수고 들어가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겠지만, <엑시트>는 재난이 아닌 사람이 중요한 영화”라고 요약한다. 영화 초반 가스 테러의 규모를 보여주
[2019 여름 한국영화②] <엑시트> 제작기 - 김일연 촬영감독·채경선 미술감독·윤진율 무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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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는 한국 장르영화의 흐름 안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악령을 좇는 구마사제와 격투기 선수의 조화, 즉 오컬트와 액션의 결합은 도전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제작진에 주어진 숙제는 현실을 기반으로 벌어지는 판타지의 영역을 과연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였다. 소재인 구마의식 자체는 영화적으로 낯선 소재는 아니지만 그것이 한국 장르영화의 흐름에 들어올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작진은 서울 하늘에서 벌어지는 구마의식, 즉 현실 기반의 판타지를 그럴듯하게 진짜처럼 구현해 보이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조상윤 촬영감독, 이봉환 미술감독, 피대성 특수분장감독은 김주환 감독이 막연하게 생각해오던 상상을 실제로 구현해 보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할리우드영화에 맞춰진 관객의 기대치를 만족시키면서도 본 적 없었던 새로운 룩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다섯 가지 키워드를 통해서 알아봤다.
오컬트의 도시로 거듭난 서울
<사자>의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한 제작진의
[2019 여름 한국영화①] <사자> 제작기 - 조상윤 촬영감독·이봉환 미술감독·피대성 특수분장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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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시장을 겨냥한 한국영화들이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1215호 <나랏말싸미> 제작기에 이어 이번엔 <사자>(7월 31일 개봉), <엑시트>(7월 31일 개봉), <봉오동 전투>(8월 7일 개봉)의 제작기를 준비했다. 격투기 선수와 구마사제, 오컬트와 액션의 결합이 신선한 김주환 감독의 <사자>, 재난 액션영화로서의 재미에 탁월한 코미디 감각을 더한 이상근 감독의 <엑시트>, 99년 전 독립군이 거둔 첫 승리의 역사를 감격적으로 소환한 원신연 감독의 <봉오동 전투>까지, 이어지는 제작기를 통해 세편의 각기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태동과 완성의 과정을 함께한 주요 스탭들에게 생생한 제작 뒷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스페셜] <사자> <엑시트> <봉오동 전투> 주요 스탭들이 전하는 제작기 ① ~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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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독일 사회 전체에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일어난다. 베를린 한복판에서 벌어진 명예살인이 그것이다. 영화 <어 레귤러 우먼>(2019)은 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내 이름은 하툰 시뤼퀴. 그냥 한 여자일 뿐이다. 이 여자가 나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게 나다.” 영화는 피해여성 하툰 시뤼퀴의 목소리와 시점으로 시작한다. 목소리는 하툰의 23년 짧은 생애를 르포 방식으로 전한다. 베를린에서 인문계 학교 8학년을 다니던 하툰은 1998년 터키에 있는 사촌과 강제로 결혼한다. 그녀는 만삭의 몸으로 혼자 베를린으로 돌아오지만 좁은 공간에서 식구들이 함께 생활하기란 쉽지 않다. 부모 집에서 감금 생활을 하다시피 하던 그녀는 부모의 반대를 뒤로하고 집을 나온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싱글맘을 위한 시설에 들어가 아기를 키우고 슈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을 이어간다. 하지만 가족은 독립적 삶을 꾸려가는 하툰에게 냉담하고 적대적이다. 끝까지 가족
[베를린] 실화 바탕으로 한 셰리 호만 감독의 <어 레귤러 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