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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민지 감독의 장편 데뷔작 <버블 패밀리>는 2017년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EBS국제다큐영화제 등에서 공개됐을 당시부터 많은 화제를 모으고 여러 피칭 프로그램에서 수상하며 감각적인 신인감독의 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개봉까지 1년 넘는 시간이 걸렸고, 개봉 성적은 전국 관객 2천명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버블 패밀리>는 좀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영화다. 21세기 서울에서 살고 있는 젊은이들이 과연 부동산의 유혹을 떨쳐내고 훨훨 날아다니며 살 수 있을까. 오늘날의 부동산은 누군가의 욕망을 부추기는 블랙홀이기도 하다. 한때 땅으로 큰돈을 벌었지만, 또 그 땅 때문에 고생해야 했던 한 가족의 욕망이 기록된 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 개봉 이후 마민지 감독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 다시 만남을 청했다.
-지난해 12월 20일 <버블 패밀리> 개봉 이후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개봉 스트레스 때문인지 대상포진에 걸려 한동안
[히든픽처스] <버블 패밀리> 마민지 감독 - 부동산 나라에서 사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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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대화를 나누니 영화를 찍었던 순간들이 계속 생각난다.” 배우 이학주의 말대로 4월 10일 밤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용씨네 <왓칭> 관객과의 대화(GV) 시사회는 감독, 배우에게는 촬영현장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관객에게는 영화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였다. 장영엽, 김성훈 <씨네21> 기자가 진행한 ‘용씨네 PICK’은 <왓칭>을 연출한 김성기 감독, 배우 강예원, 이학주 세 사람이 게스트로 참석했다. 김성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왓칭>은 워킹맘 영우(강예원)가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기 위해 회사 지하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원인 모를 사고를 당한 뒤 누군가에게 납치당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다. 그를 납치한 범인은 회사 경비원 준호(이학주)다. 영우는 준호의 감시를 뚫고 폐쇄된 지하 주차장에서 필사적으로 탈출하려고 한다. 장영엽 기자는 “도시괴담 같기도 하고, 지하 주차장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왓칭> 용씨네 PICK, 숨가쁜 숨바꼭질과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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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이하 한시협)가 지난해 성추행 의혹으로 사임한 K씨를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로 재임용했다.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자리가 1년간 공석이 되면서 지역 시네마테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기자 지역네트워크회의(강릉시네마테크, 광주시네마테크, 대구경북시네마테크, 시네마테크대전, 시네마테크 시네필 전주, 제주 씨네아일랜드, 씨네오딧세이 청주, (사)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서울 LGBT 아카이브)에서 안건이 논의됐고, 이사회(최정운, 강민구, 박기호, 변재란, 오정완, 장서희, 정유진, 정윤철, 조영각, 허문영)는 4월 2일부로 K씨의 임용을 결정했다. 이사회는 1년 전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을 같은 자리에 복귀시키면서도 아무런 임용의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K씨는 과거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로 재직하던 중 학생을 성추행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임용 결정 이후 한시협 홈페이지 Q&A 게시판에는 K씨의 복귀를 둘러싼 찬반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복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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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맛’. 맥락 없는 개그에서 오는 어이없음 혹은 코믹함을 지칭하는 인터넷 용어다. 현재 국내외 영화계에도 이런 병맛 붐이 불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병맛 코미디로 유명한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이 1600만 관객들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으며, 할리우드에서는 진지함을 버리고 유머를 택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줄줄이 제작되고 있다.
4월3일 개봉, 국내외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슈퍼히어로 영화 <샤잠!> 역시 이런 물결의 일환. 과거 슈퍼히어로 영화들에서 중심이 됐던 진지한 분위기, 주인공의 고뇌 따위는 일절 찾아볼 수 없는 영화다. 대신 시종일관 등장하는 개그 요소를 내세웠다. 거기에 타겟 연령층까지 대폭 낮춘 착한 코미디. 국내에서는 “유치하다”는 혹평도 적잖게 나오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참신한 시도로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샤잠!>처럼 진지함 대신 코믹함, 엉성함으로 승부수를 던졌던 슈퍼히어로
진지함 따윈 개나 줘버려! ‘병맛’ 히어로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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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랜만에 다시 본 영화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이하 <판의 미로>, 2006)다. 델 토로는 스페인 내전을 중심에 두고 1939년 배경의 <악마의 등뼈>(2001)와 1944년 배경의 <판의 미로>를 일종의 자매 영화처럼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두 영화를 만드는 사이 있었던 중요한 사건이 바로 2001년의 9·11 테러다. 실제로 그는 “내 영화를 이루고 있는 양면성이 잔인성과 순수성이라면, 9·11 테러를 목격한 다음 만든 <판의 미로>는 순수성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의 거대한 폭력 앞에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영화 초반부, 비달 대위(세르지 로페즈)가 잔인하게 농부를 살해하는 장면을 보면 ‘나중에 반드시 나올 고문 장면은 얼마나 더 끔찍할까’ 싶지만, 이후 순수한 오필리아(이바나 바쿠에로)의 기운이 영화 전체를 감싸
[주성철 편집장] 한국영화 비평 특집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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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 피해 이재민을 돕기 위한 기부 물결에 영화계도 동참했다. 앞장선 것은 스타 배우들이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해구호협회)가 모금하기 시작한 4월 5일부터 성금을 보낸 배우만 수십명에 다다른다. 재해구호협회는 “고액을 보내주신 분 중 유명인이 많다. 남주혁(3천만원), 박신혜(3천만원), 송중기(3천만원), 이성경(5천만원), 이준호(3천만원), 정해인(3천만원), 조승우(1천만원), 조정석(2천만원), 강소라(2천만원), 한효주(2천만원) 등 여러 영화인이 함께해주셨다”고 전했다. 억 단위의 기부금을 보낸 배우도 있다. 배우 배수지, 차인표·신애라 부부에 배우 박서준은 자신의 본명 박용규로 남몰래 1억원을 재해구호협회에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원도에서 영화 촬영을 진행한 제작사도 이재민 돕기에 뜻을 함께했다. <백두산>의 최지선 프로듀서는 “춘천시 등 강원도 지역에서 로케이션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촬영하거나 촬영을 앞둔
강원도 산불 피해 구호, 영화계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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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네 감독들이 메가폰을 잡은 단편 옴니버스 영화 <페르소나>. 음악 활동으로 더욱 잘 알려진 아이유지만 이번 <페르소나>에서는 본명인 ‘이지은’이 먼저 표기,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드러냈다. 감미로운 음색과 짙은 감수성으로 가요계의 스타가 된 그녀는 2011년부터 주로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연기 활동도 겸해왔다. <페르소나>의 공개를 앞둔 현시점, 지난 9년간 배우 이지은이 연기했던 작품 속 캐릭터들을 모아봤다. 카메오 출연은 제외했다.
연기 시작점
놀라운 사실! 아이유의 배우 데뷔작은 드라마가 아닌 영화다. 다만 2010년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영웅호걸>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성 단편영화다. 유인나가 각본을 쓰고, 나르샤가 연출을 맡았으며 출연진 모두가 연기를 펼쳤다. 외딴 집으로 초대받은 인터넷 동호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아이유는
벌써 9년차 배우! 작품 속 캐릭터로 돌아본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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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제72회 칸국제영화제가 좀비 영화 <더 데드 돈트 다이>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더 데드 돈트 다이>는 미국 인디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짐 자무시의 신작이다.
<더 데드 돈트 다이>는 평화롭던 마을 센터빌이 배경이다. 무덤 속에서 살아난 시체들이 공격을 시작하고 빌 머레이, 클로에 세비니, 애덤 드라이버가 연기한 경찰들이 좀비 사태 수습에 나선다. 틸다 스윈튼, 스티브 부세미, 이기 팝, 톰 웨이츠 등 ‘짐 자무시 사단’으로 불리던 배우들도 출연한다. 또 셀레나 고메즈, 케일럽 랜드리 존스 등 짐 자무시 영화에 등장한 새로운 얼굴들까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짐 자무시는 칸영화제가 애정을 아끼지 않는 감독이다. 1984년 <천국보다 낯선>으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했고 1989년 <미스테리 트레인>으로 예술공로상(Best Artistic Contribution)을, <커피와 담배>는 단편 부문 황금종
2019 칸영화제 개막작, 짐 자무시의 좀비 영화 <더 데드 돈트 다이>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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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확장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어벤져스의 멤버 호크아이(제레미 레너)가 2019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에서 단독 TV 시리즈로 개발 중이다. 제레미 레너가 그대로 호크아이를 연기한다. 과거사와 함께 그가 케이트 비숍이라는 인물을 후계자로 양성, ‘영 어벤져스’(Young Avengers) 멤버로 만드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다.
호크아이 솔로 TV 시리즈는 2016년에도 거론된 적 있다. 다만 디즈니 플러스가 아닌, 넷플릭스 콘텐츠로 화두에 올랐었다. 2016년 캘리포니아 코믹콘 행사에서 제레미 레너는 “넷플릭스에서 호크아이 시리즈를 맡을 의향이 있냐”라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그 아이디어에 대해 항상 열려있다”고 답했다. 결국 호크아이는 마블 스튜디오의 모회사인 디즈니의 품에서 둥지를 트게 됐다.
또한 호크아이는 MCU 페이즈 3를 마무리할 <어벤져스: 엔드게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 제레미 레너 주연의 호크아이 TV 시리즈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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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에듀케이티드 키드(이하 언에듀)는 지금 한국 힙합 신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래퍼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성공한 방식이다. 그의 성공 방식은 디제이 칼리드나 식스나인 같은 인물을 연상시킨다. 언에듀는 SNS에 자신의 일상을 전시한다. 그중에는 연기가 약간 가미된 짧은 예능 영상이 적지 않다. 문득 얼마 전 본 다큐멘터리가 생각난다. 제목이 <아메리칸 밈>이지 아마. 언에듀는 밈 세대를 정확히 관통한 거의 최초의 한국 래퍼다. 언에듀의 음악은 안과 밖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거나 조직과 연류돼 있다는 가사에 실소를 터뜨린 후 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클릭하면 바로 훈계가 시작된다. “니네 돈 벌고 싶어?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일어나자마자 씻지도 않고 나가서 일하고 이틀에 한번 자고! 똑바로 해. 알았어!” 과장과 허언을 일삼지만 밉지는 않고, 가볍고 장난치는 것 같지만 열망이 가득하고, 거만하고 으스대는 것 같지만 실은 사연이 있는 캐릭터를 언에듀는
[마감인간의 music]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지금>, 밈 세대를 읽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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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과 대화하는 건 재밌다. 그가 달변가여서가 아니라 솔직하기 때문이다.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 아닌 건 아니다, 생각과 느낌을 정확하고 솔직하게 말한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솔직함이 무례함이라면, 전도연은 무례하지 않게 솔직하게 말하기의 대가다(때론 뼈아픈 훅을 날리기도 하지만). <생일>의 이종언 감독은 그걸 두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진심이 아닌 게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때로 배우들은 능수능란하게 포장의 기술을 발휘하곤 한다. 가령 “상대배우와의 작업은 어땠어요?” 같은 그 흔한 인터뷰 질문 앞에서. 신인일수록 여성일수록 이해와 인내와 포장술이 장려된다. 솔직하게 말하려면 눈치 보지 않을 힘이 필요한데 전도연은 드물게 그 힘을 가진 배우다. 아무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다는 자존감은 전도연의 또 다른 무기다. 그 힘의 원천은 연기이며, 그 힘을 갖기까지 누가 뭐래도 ‘열심히’ 연기했다. 감독은 감독의 본분을 다하고 배우는 배우의 본분을 다해서 좋
<생일> 배우 전도연, "작품으로 감독과 소통하면 된다 그러면 존중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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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이 답답하다며 친구들과 사고나 치는 철없는 기강(손호준)이지만 어머니 순옥(김해숙)에게는 금쪽같은 내 새끼다. ‘크게 될 거’라며 가출한 후 범죄자가 된 아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어머니의 이야기인 <크게 될 놈>은 강우석 감독 연출부 출신으로 <도마뱀>(2006)을 만든 강지은 감독의 복귀작이다. “진부하고 올드해 보일지라도 이야기의 진심을 믿었다”고 말하는 강지은 감독을 만났다.
-<도마뱀> 이후 13년 만의 영화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도마뱀> 이후엔 강우석 감독님 영화에 조감독으로 참여했다. <강철중: 공공의 적1-1>(2008) 이후엔 고향 부산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웃음) 다시 영화 현장에 참여한 작품이 <고산자, 대동여지도>(2016)인데, 그 영화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고산자, 대동여지도> 개봉 때 우연히 만난 박준석 대표에게 <크게 될 놈&g
<크게 될 놈> 강지은 감독 - 우직한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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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아는 독특하면서도 긴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건국대학교 영화학과 1기 출신으로 2기인 안재홍, 배유람 등과 함께 실습 현장을 주도했고, 지금까지 찍은 단편의 수는 “어느새 세는 걸 포기했을” 정도로 많다. 성우처럼 깊고 또렷한 목소리 덕분에 <발광하는 현대사>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등의 애니메이션 더빙에서도 두각을 드러냈고, 최근 <소공녀>에서는 링거 맞는 회사원 친구 문영 역을 예리하게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그런 그에게 첫 장편영화 주연작인 <한강에게>는 “한때 흘렀고, 지금은 잘 흘려보내고 있는 시절”에 관한 작품이다. 오랜 기간 시를 써왔던 국문학도 출신의 박근영 감독이 배우 강진아를 시인 강진아로 변신시켰다. 전과 달리 시가 써지지 않아 괴로워하는 시인 진아(강진아)는 사실 혼수상태에 빠진 연인을 향한 죄책감과 그리움에 시달리고 있다. 찬란했던 기억이 불쑥불쑥 틈입하며 진아의 일상을 뒤흔드는 가운데, 한강은 여전히 제
<한강에게> 강진아 - 당신이 잘 아는 누군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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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물의 명가, 미국 <CBS>의 최장수 TV시리즈 중 하나인 <하와이 파이브-오>가 시즌9으로 돌아왔다. 하와이 전역에서 일어나는 온갖 범죄를 일망타진하는 특수수사팀 파이브-오(five-0)의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다. 청명한 하와이의 하늘 아래 근심 한점 없는 휴양지의 풍경 너머로 온갖 흉악 범죄와 첩보전의 실상이 드러난다. 범죄 수사극이 안기는 특유의 스릴과 액션은 극대화하되 일말의 피로감도 안기지 않는 산뜻한 엔터테이닝 드라마의 미덕이 돋보인다. 2010년 방영을 시작해 올해로 9년차, <하와이 파이브-오>가 믿음직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시리즈가 지닌 전통의 힘이 컸다. <하와이 파이브-오>는 1968년부터 1980년까지 12부작을 방영하여 변함없는 인기를 구가했던 동명의 인기 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의 탄탄한 원천 소스는 물론, <CSI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CSI 과학수사대> 시리즈와 <NC
<하와이 파이브-오> 시즌9, 4월 8일 캐치온에서 국내 최초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