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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돌아온 <레고 무비>의 속편. 2014년 개봉한 <레고 무비>는 레고 특유의 개성과 영상미를 살려 전체 관람가 오락영화 이상의 결과물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전세계적으로 4억6800만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레고 무비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레고 세계의 가장 평범한 레고, 에밋(크리스 프랫)을 중심으로 다양한 레고 캐릭터들의 새로운 모험을 다루고 있다. 에밋과 친구들이 로드 비즈니스로부터 레고 도시 브릭스버그를 지켜낸 이후, 세계에는 새로운 위협이 다가온다. 외계에서 온 듀플로 몬스터들이 도시 곳곳을 사정없이 파괴하고, 아름다웠던 도시 브릭스버그는 아포칼립스버그가 되어버린다. 생존을 위해 모두가 강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조차 해맑고 순진한 에밋이 루시(엘리자베스 뱅크스)는 불만스럽다. 그러던 어느날, 듀플로 몬스터들을 이끄는 외계인, 어마무시 장군(스테파니 비트리즈)이 자신이 모시는 지멋대로 여왕(티파니 해디시)의 예식에 초
<레고 무비2> 외계인들에게 납치된 친구들을 구하러 우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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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에서 대형 로펌으로. 순호(정우성)는 파킨슨병에 걸린 아버지 길재(박근형)의 빚을 비롯한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세상과 타협한 상태다. 오랜 민변 활동 경력은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관련 건 피고인을 위해 피해자측 논리를 예견해 재판 준비에 도움을 주는 식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로펌에서 이렇다 할 큰 사건을 맡지는 못하던 그에게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기회가 찾아온다. 10년 동안 함께 산 할아버지를 죽인 혐의로 법정에 선 가사도우미 미란(염혜란)을 변호하라는 것.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소녀 지우(김향기)다. 지우의 상태를 감안했을 때 그녀를 법정에 세우기만 하면 쉽게 승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순호는 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사람은 모두 다르고, 소통과 신뢰는 타인의 방식을 이해하는 데서 온다는 주제가 아주 새롭지는 않다. 한때의 순수한 열정을 접어둔 중년 남성이 ‘좋은 사람’으로 각성하는 서사 또한
<증인>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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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감독은 몇번이고 <킹덤>을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전작 <끝까지 간다>(2013)와 <터널>(2016)이 관객과 평단을 고루 만족시키고 호평을 이끌어내며 흥행에 성공한 스타 감독이 넷플릭스와 손잡은 ‘사건’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많은 창작자가 이 생소한 플랫폼과 협업하는 걸 고려하는 계기가 됐다. <킹덤>은 생사가 불분명한 아버지 왕의 전임 어의를 찾아 나선, 조학주(류승룡)에 의해 역모죄로 몰려 살기 위해서라도 그래야만 하는 왕세자 이창(주지훈)의 행적을 쫓는 로드무비이자 성장담이다. 동래에 내려갔다가 한양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그는 ‘역병 환자’, 서양에서는 좀비라 불리는 이들을 만나고, 비밀을 풀 열쇠를 쥔 의녀 서비(배두나) 등 백성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며 리더의 덕목을 깨우친다. 싱가포르에서 프리미어 상영회를 연 지난해 11월부터 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된 <킹덤>은 1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시즌1
<킹덤> 김성훈 감독 - 10년 후에도 <킹덤>의 화질은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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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유지 계약 때문에 다음 시즌에 관해서는 일절 이야기할 수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이 시즌1 공개와 더불어 시즌2 제작까지 공식 발표한 만큼 다음 시즌 대본을 이미 탈고한 김은희 작가에게 속시원히 답변을 듣고 싶은 질문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모든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싸인>(2011), <유령>(2012), <쓰리 데이즈>(2014), <시그널>(2016)에 이르기까지 연속해서 일종의 사회파 스릴러 드라마를 흥행시킨 그가 갑자기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좀비와 사극의 만남이라는 파격적인 도전을 감행한 이유가 궁금했다. 김은희 작가의 드라마는 시대와 소재는 조금씩 달라도 삭막한 피라미드 구조의 사회에서 위로 올라가려는 자와 짓누르는 자 사이의 경계를 드러내는 이야기를 줄곧 써왔다. <킹덤> 역시 마찬가지다. 무너져 내린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물어뜯는 좀비 떼의 습격 뒤에 거대한
<킹덤> 김은희 작가 - 시대에 부합한다면 표현은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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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좀비물의 필요조건이 좀비 메커니즘의 정합성이라면, <킹덤>은 첫 단추를 잘 뀄다. 15세기 조선, 권력을 탐하는 이들이 죽은 왕을 살려내려다 의문의 바이러스를 가진 괴물을 만들었고, 왕과 하층민의 접촉으로 전파된 역병은 통제 불가능한 형태로 조선 땅에 확산된다. 좀비 바이러스가 혈관을 통해 확산, 독소를 해독하는 간부터 망가뜨려 좀비의 피부가 어두워진다는 제작진의 설명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무엇보다 절대 권력자만이 좀비였을 때는 은폐 가능했던 병이, 하층민들의 고단함이 원인이 되어 퍼져나간다는 설정은 자연스럽게 계급 문제로 연결된다. 그들과 맞서 싸우는 무리는 왕세자 이창(주지훈)을 제외하면 대부분 백성들로, 역병 환자들과 처지가 다르지 않다. 그들이 낮에는 숨어 있고 밤에만 활동하는 이유는 다음 시즌을 위한 근사한 포석이면서 궁핍한 민초의 삶을 모순적으로 암시한다. <킹덤>의 좀비는 이렇게 연민의 대상이다.
때문에 <킹덤>의 좀비는 끔찍
넷플릭스 <킹덤> 공개, 빠르게 시즌2 제작 확정… 초기 반응과 이후 한국 영상업계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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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 공개됐다. 한달에 9~16달러를 내야만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에서 독점공개되는 최초의 한국 드라마 <킹덤>의 반응에 각지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경쟁사는 물론, 다음 행선지를 고민 중인 창작자에게는 극장 개봉과 보편적 편성을 포기하고 넷플릭스가 줄 수 있는 이득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킹덤>은 전세계적으로 봐도 좀비물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근사한 엔터테인먼트로 완성됐다. 그 매력과 산업적 의미에 대해 먼저 짚어보았다. 한편 <킹덤>은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 각자의 분야에서 스타 창작자가 된 이들의 조우로도 관심을 모았는데, 사실 두 사람은 10여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온 친구 사이다. 김성훈 감독에 따르면 “2010년쯤 아무도 나를 찾지 않을 때 서울영상위원회에서 마련한 영화감독들의 창작공간 ‘디렉터스 존’에서
<킹덤> 제작진이 직접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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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스케이프 룸>이 새로운 호러 시리즈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월 4일 미 전국에 개봉한 이 영화는 900만달러의 예산으로 제작한 소규모 서브 장르 호러영화로, 개봉 4주 만인 1월 28일 현재 입소문을 타고 4800만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본래 미국에서 매년 연초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겨냥한 작품들이 뉴욕과 LA 한정에서 전국 개봉으로 확장돼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나는 시기다. 그러다 보니 이런 작품을 제외한 신작 중에는 흥행이나 작품성을 포기한 영화가 적지 않다.
<이스케이프 룸> 역시 처음에는 그같은 분위기의 영화로 평가됐다. 하지만 영화가 “예상 밖으로 재미있다”, “장르영화의 역할을 충실히 한 작품”이라는 호평이 들려왔다.
영화는 시카고를 배경으로 서로 잘 알지 못하는 6명의 남녀가 상금 1만달러가 걸려 있는 비밀스러운 방 탈출 카페에 초청되며 시작된다. 미스터리한 초청을 단순한 게임으로 생각했던 이들은 곧 탈출하지 못하면 생명이
[뉴욕] <이스케이프 룸> 미국에서 입소문 타고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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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토마스 얀 / 출연 틸 슈바이거, 얀 요제프 리페르스 / 제작연도 1997년
때는 2000년, 대학 입시에 실패한 나는 방황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대학 생활을 시작한 친구들과는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공부는 하기 싫었으며, 미래는 막연했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았던 내가 택할 수 있는 건 방구석에 틀어박혀 하루에 서너편, 많게는 대여섯편씩 영화를 보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나의 인생 영화를 만나게 됐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다. 잠이 오지 않던 새벽, 우연히 비디오데크에 넣은 이 영화는 내게 완벽한 몰입의 경험을 선사했다. 죽음을 앞둔 남자로 분한 틸 슈바이거의 연기도 굉장했고, 시한부 삶이라는 뻔한 소재로 이토록 재미있는 영화를 연출한 토마스 얀 감독의 솜씨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와닿았던 장면은 엔딩 신이다. 그저 바다를 보고 싶었던 두명의 불치병 환자, 마틴(틸 슈바이거)과 루디(얀 요제프 리페르스)는 온갖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해변에
[내 인생의 영화] 정병길 감독의 <노킹 온 헤븐스 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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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속도가 시속 12km는 됨직한 조선형 좀비는 굶주림을 동력으로 달린다. 조선인들이 좀비라는 말을 쓸 리가 없으니 이를 어떻게 부르는지도 궁금했다. 의녀 서비(배두나)는 동래 지율헌에서 벌어진 참상을 왕세자 창(주지훈)에게 전한다. “죽은 사람들이 괴물이 되어서 살아났습니다.” 처음 ‘괴물’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 전, 서비는 사람이었으되 더는 사람이라 부를 수 없는 기이한 존재를 뭐라고 설명할지 생각하듯 잠깐의 사이를 둔다. 전염과 변이의 습성이 알려지면서 괴물은 ‘귀신들린 역병’이나 ‘역병 환자’ 등으로 파악된다. 누군가에겐 아직 ‘왕’이어야 하고, 여전히 ‘아들’이며 ‘양반’ 취급을 받기도 한다. <킹덤>이 그린 조선의 좀비다.
조선시대 배경에 좀비를 이식하듯, 플랫폼의 형식에 맞는 극본을 기대했다. 인용한 서비의 대사는 외국어로 번역해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 신체 언어를 덧입힌 경우지만 전반적으로 아무 정보가 더해지지 않는 불필요한 대사가 많다. 좀비 떼를 막
[TVIEW] <킹덤>, 조선시대의 좀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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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잭의 집> The House That Jack Built
감독 라스 폰 트리에 / 출연 맷 딜런, 브루노 간츠, 라일리 코프, 우마 서먼, 시옵한 폴론, 소피아 고블, 유지태 / 수입·배급 엣나인필름 / 개봉 2월
문제적 작품의 매혹은 거부할 도리가 없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상영 도중 다수의 이탈자가 생겼다는 그 작품. 라스 폰 트리에의 <살인마 잭의 집>은 살인을 예술 행위라고 믿는 건축가이자 살인마 잭(맷 딜런)의 이야기다. 영화는 그를 지옥으로 안내하는 버지(브루노 간츠)와의 만남을 거쳐 그가 12년간 벌인 살인사건 중 5건의 세부를 속속들이 비춘다. 배우 우마 서먼, 시옵한 폴론, 소피아 고블, 유지태 등이 조·단역으로 등장해 살인사건의 전말을 더욱 탄탄하게 완성시킬 예정이다. 라스 폰 트리에의 양식미와 유머가 한껏 가미되었을 지옥도의 모습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어둠 속의 댄서>(2000), <안티크라이스트&
[Coming Soon] <살인마 잭의 집>, 살인을 예술 행위라고 믿는 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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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애플렉을 이을 새로운 배트맨이 관객을 찾는다. 1월 30일(현지 시각), <데드라인>을 비롯한 수많은 해외 매체가 워너 브러더스의 DCEU 신작 <배트맨>(가제, 이하 <배트맨>)이 2021년 6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할리우드 리포터>와 나눈 맷 리브스 감독의 인터뷰에서 <배트맨>에 대한 많은 떡밥이 투척되며, 팬들은 영화에 대한 밑그림을 보다 더 상세히 그릴 수 있게 됐다. DCEU의 뉴 프로젝트, 현재까지 공개된 <배트맨>에 대한 정보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새로운 배트맨은 탐정일 것
새로운 배트맨은 고담시 최고의 탐정이 될 예정이다. 이전의 영화 속에서 봐왔던 배트맨과 다른 탐정 모드의 배트맨을 만나볼 수 있다. 맷 리브스 감독은 “코믹스에선 오래전부터 배트맨을 탐정으로 그려왔다”고 밝히며 “<배트맨> 속 브루스 웨인은 누군가에게 신체적 압박을 가하는 것보다 그를 속이는 것
벤 애플렉 이을 차세대 배트맨은 누구? 2021년 개봉 <배트맨>에 대한 정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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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극한직업> 아지트 다시 열어라.
[정훈이 만화] <극한직업> 아지트 다시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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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생인 소설가 어슐러 르 귄이 여든을 넘긴 2010년부터 쓴 산문을 묶은 책,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여든을 넘겨 살아온 세상과 살고 있는 세상, 그리고 후손이 살아갈 세상을 조망한다는 일이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내게 이 책은, 어슐러 르 귄이라는 작가의 소설을 왜 그간 좋아해왔는지를 알게 해주는 글로 가득했다. 첫 번째 글 ‘당신의 여가 시간에’부터가 그렇다. 이는 하버드 대학교로부터 1951학년도 졸업생의 60회 동창회와 관련한 설문을 받은 내용. 당시 그는 하버드와 합병된 래드클리프 대학교를 다녔지만 성별 때문에(여성이라서) 하버드 대학생 대접을 받지는 못했다고 한다. 질문 13번. 당신 가족의 미래 세대가 누릴 삶의 질을 무엇으로 개선할 수 있겠습니까? 그에 대한 두 번째 보기가 ‘미국의 경제 안정과 성장’이었단다. 어슐러 르 귄은 다음과 같이 썼다. “자본주의적 사고가 아니면 생각 없는 자나 할 수 있는 참으로 놀라운 사고의 표본 아닌가. ‘성장’과 ‘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살기에도 생각하기에도 바쁜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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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회 선댄스영화제가 1월 25일부터 2월 3일까지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다. 올해 역시 개막작인 바트 프룬디치 감독의 <애프터 웨딩>을 시작으로 다양한 화제작들이 기대를 모은다. 개막작 <애프터 웨딩>은 2006년 수잔 비에르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미셸 윌리엄스와 줄리언 무어가 주연을 맡았다. 댄 길로이 감독과 제이크 질렌홀이 <나이트 크롤러>(2014)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 <벨벳 버즈소>는 예술 업계의 어두운 이면을 배경으로 한 호러 스릴러 영화다. 리처드 라이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네이티브 선>, 루피타 니옹고 주연의 고어 로맨스 <리틀 몬스터스>, 애덤 드라이버가 주연을 맡은 정치 스릴러물 <더 리포트>, 배우 샤이아 러버프가 각본을 쓴 <허니 보이> 등 개성 강한 영화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올해 선댄스의 논란 한가운데는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추행
마이클 잭슨 성추행 혐의 다룬 다큐멘터리 <리빙 네버랜드>, 선댄스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