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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이란 건 있을 수 없다. 오독이 가능하려면 정독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하려는 일은 정답 풀이와는 다르다.” 영화를 글로 옮긴다는 무모하고 지난한 항로에 등대가 되어준 말이 있다면, 허문영 평론가가 슬쩍 건넨 한마디 조언이었다. 얕은 시선과 무지를 들킬까 두려운 나는 지금도 저 한마디 말의 끈을 부여잡은 채 불안을 견디고 영화를 근심하다가, 매번 실패한다. 지금부터 털어놓고 싶은 건 한편의 영화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나 통찰력 있는 시선이 아니다. 그저 사적이고 단편적인 고백, 나는 아직 잘 모른다는 최소한의 부끄러움을 바탕으로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자 하는 발버둥이다. 강력한 자장으로 우리를 뒤흔드는 영화를 어떻게, 어디까지 읽어내야 할지 근심해온 한 사람의 실패의 기록이라 해도 좋겠다.
홍상수 영화를 마주할 때마다 도망치고 싶다. 그에게로 가는 길은 늘 무겁고 부담스럽고 어렵다. 이미 여러 차례 고백했지만 나는 홍상수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 부끄럽진 않다. 위
[한국영화 비평③] <강변호텔> 홍상수라는 세계를 읽고자 한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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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상>에 대한 세간의 평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많은 기자와 블로거들은 <우상>이 너무나 많은 상징과 은유를 포함한 영화라고, 그래서 이 영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로 완성되었다고 말한다. 정말이지 나는 묻고 싶다. <우상>에 상징과 은유가 있다면 얼마나 있고, 또 무엇이 그렇게 이해하기 어려운지 말이다. 나는 <우상>이 불친절한 영화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지나친 상징과 은유로 인해 어려운 영화로 완성되었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내게 <우상>은 꽤 직선적인 드라마를 가진 영화고, 상징적으로 표현된 그 주제 역시 너무나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 영화를 모호성이 내재한 영화, 관객이 이해하기 벅찬 영화로 오인하도록 만든 것일까?
모호성을 오독한 모호성
내게 <우상>의 흥미로운 지점은 작품 자체보다는 그에 대한 여러 평자의 반응이다. <우상>이 개봉하자마자 많은 평자는 이
[한국영화 비평②] <우상> 모호성이라는 이름의 스노비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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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본 뒤 무엇보다 앞선 궁금증은 이 영화를 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소감이 어땠을까 하는 것이었다. 연락이 닿는 유족들에게 영화에 대한 감상을 여쭸다. 최종 편집본이 나오기까지 2차례에 걸쳐 유족 대상 시사회를 거친 터였다. 단원고 2학년 7반 곽수인 학생의 어머니 김명임씨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우리 아이들 이야기가 이렇게 드러나도 되는 세상이 됐구나 하는 생각에 그 자체만으로도 고마웠어요. 위안이 됐지요.” 2학년 7반 정동수 학생의 어머니 김도현씨는 아들 생일 모임을 못 챙긴 게 아쉽다고 했다. “동수랑 친한 친구들이 지금 동수랑 같이 있어서, 참석할 친구가 없을까 봐 생일 모임을 못했어요. 생일 영상은 영화로 처음 본 거예요. 참 예쁘더라고요. 생일 모임 못해준 게 미안하고, 영화가 고마웠어요.” 다행이었다. 이종언 감독이 여러 인터뷰에서 밝혔듯 “상업영화 시스템에서 되도록 큰 규모로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의도와 유족의 뜻이 닿았다. 그거면 됐지 비평의
[한국영화 비평①] <생일> 애도의 정서를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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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은 징후를 읽는 작업이다. 간혹 비평이 영화를 보는 좋은 길잡이가 될 순 있지만 빼어난 해석이나 가이드가 모두 좋은 비평이 되는 건 아니다. 영화를 재단하고 평가하는 대신 함께 고민하고 때로는 치열하게 부딪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법이다. 적어도 2000년대 초·중반 한국영화의 풍성함은 그렇게 쌓여왔다고 믿는다. <씨네21>은 최근 한국영화의 흥행 성적과 별개로 몇몇 영화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징후들이 있다는 판단에 이번 특집을 마련했다. 우선 송형국 평론가가 <생일>을 중심으로 한국영화가 세월호의 상처를 위로하는 방식에 대해 살폈다. 다음으로 안시환 평론가가 <우상>을 통해 작가주의적 모호성에 기댄 감독들이 어떻게 장르를 오인, 오용하는지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송경원 기자가 작가성의 관점에서 <강변호텔>을 읽으며 영화를 어디까지 적극적으로 해석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2019년 상반기 한국영화의 위치를 가늠할 좌표가
비평으로 읽는 한국영화의 현재 ① ~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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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3일 개봉한 레이프 파인스의 세 번째 연출작 <더 화이트 크로>가 개봉 첫주 영국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영화는 러시아 발레의 전설 루돌프 누레예프가 첫 유럽 투어를 하던 1960년대 초반, 파리로 망명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활력 넘치고 자신만만하며 보기에 무난한 영화”라며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 내 총 87개 영화관에서 약 22만3천파운드의 수익을 올린 <더 화이트 크로>의 극장당 수익은 약 2500파운드로, 이는 이주 개봉한 작품 중 1, 2위에 오른 <캡틴 마블>과 <어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개봉 전 열린 시사회 등을 포함하면 <더 화이트 크로>가 개봉 첫 주말 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약 32만7천파운드까지 올라간다. 지난 2012년 파인스의 첫 연출작 <코리올라누스: 세기의 라이벌>과 2014년 연출한 <인비저블 우먼>이 각
[런던] 영국 박스오피스 관객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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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시번 / 제작연도 1999년
1999년 <매트릭스>는 혁명적이었다.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비주얼과 <공각기동대>를 연상시키는 로비 총격전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다층적인 스토리 구조가 나를 사로잡았다. 볼만한 영화라고 하면 보통 둘로 나뉘는 것 같다. 보는 동안 즐겁긴 했지만 극장을 나오면서 ‘뭘 봤더라?’ 하게 되는 영화와 이게 뭐지 싶다가 어느 순간 끝 모를 깊이 속으로 나를 내던지게 만드는 영화. 그런데 <매트릭스>는 둘의 장점을 합친 영화였다. 표층은 명확한 선악 구조를 띤다. 인간을 생체 배터리로 써먹는 나쁜 인공지능(AI) 기계들과 놈들이 만들어놓은 매트릭스 속에서 반동분자를 처단하는 에이전트들. 그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키고자 하는 사람들. 초등학교만 나와도 쉽게 몰입할 수 있는 대결 구도다. 그렇다고 식상하지도 않다. 특이점 너머의 AI는 인류의 재앙이 될 거라고
[내 인생의 영화] 김병인 대표의 <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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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니 핑크> <내 남자의 유통기한> 등을 연출한 독일의 도리스 되리 감독은 소설가로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도 그림책과 소설이 여러 권 출간되었고,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는 도리스 되리의 대표작인 <파니 핑크>와 설정을 공유하는 단편소설 <오르페오>가 실린 연작 단편집이다. 총 18편이 실려 있다. 도리스 되리의 소설들은 대부분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며, 많은 경우 이성애에 ‘시달린’(달리 적합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여성 혹은 여성들이 벌이는 크고 작은 일들을 그린다. 소설 속 여자들은 남자의 사랑을 원하고 그것을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만큼 얻지 못한다. 그 좌절한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희망은 헛되고 불행은 구체적이다. 영화 <파니 핑크>로 발전된 <오르페오>의 제목은 오르페오라는 점술가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주인공 안토니아는 조니와 살고 있는데 조니가 월드컵에 빠져 지내자
씨네21 추천도서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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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얘기지만 내 경우에는 외국 역사에 대한 지식 상당수가 <먼 나라 이웃 나라>에서 비롯했다. 다른 왕 이름은 기억도 못하면서 프랑스의 ‘피의 여왕’ 메리와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해서는 잊지 않는 것이 다 어릴 때 읽은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영향인데, 여왕의 이름 앞에 ‘피의’라는 수식이 붙게 된 연유를 짙은 먹물로 표현한 페이지는 지금도 선명히 기억난다. 다소 복잡한, 글로 읽으면 암기의 영역에 들어가는 역사나 철학을 만화로 읽을 때에는 쉽게 읽히고 오래 기억된다는 장점이 있다. <철학의 이단자들>은 유럽 철학 연구 권위자(그중에서도 스피노자 전문가)인 스티븐 내들러가 글을 쓰고 그의 아들 벤 내들러가 그림을 그린 철학 만화책이다. 기독교 교리를 옹호하고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 이론에 무비판적으로 헌신했던 1600년대 수많은 사상가 중에서도 인간의 자유의지를 연구하고 논쟁 벌이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상가들의 사유와 논리를 만화로 묶었다. 지
씨네21 추천도서 <철학의 이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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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기형도”라고 답했다가 비웃음을 산 적이 있다. 나를 마치 중2병 소녀처럼 바라보던 그 사람은 “넌 아직 많은 시를 읽어보진 않은 모양”이라고 나를 비웃으며 “그 시인은 다소 과대평가되었지”라고 읊조렸다. 세상 다 아는 척 쓸쓸한 눈빛을 지어 보이던 그의 표정을 떠올리면 지금은 그저 웃음만 난다. 그로부터 몇년이 지나 이제 다시 나는 좋아하는 시인이 기형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의 시를 다시 꺼내 볼 때에는 웬일인지 서글프고 쓸쓸하고 이대로는 못 살겠다 싶은 기분이 들 때이다. 너무 유명해져서 이제 닳아버린 문장,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질투는 나의 힘>)를 읽다가 눈길을 위로 올리면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가 우두커니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유명해지고 흔해져서 나만의 것이 아닌 시라 하여도 어찌
씨네21 추천도서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기형도 시전집), <어느 푸른 저녁>(젊은 시인 88 트리뷰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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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를 읽을 때 가장 난감한 순간은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 함께 여행을 즐기는 기분으로 글을 읽은 후 ‘나도 여기 가고 싶어’서 정보를 찾았을 때 책에 감상만 있고 공간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다. 아니, 좋은 건 충분히 알겠는데요, 그러니까 거기 어떻게 찾아가야 하냐고요! 게다가 해당 장소에 대한 외향 묘사나 저자의 감상만 있고 그 공간에 대한 정보는 일절 없어서 다 읽었을 때 ‘저자의 좋았던 감정’ 말고는 얻는 게 없었던 책은 또 얼마나 많은지. <씨네21> 이다혜 기자의 <교토의 밤 산책자-나만 알고 싶은 이 비밀한 장소들>이 기존 여행 에세이와 다르다는 걸 설명하느라 말이 길어졌다. 그가 짧은 휴일에 다녀온 여행지에 대해 신이 나서 설명할 때 얼마나 믿음직한 영업왕이 되는지를 아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 발견한 음악이나 책, 빛나는 무언가를 소개할 때 ‘다혜리’는 대단한 영업왕이다. 그가 옥장판이나 마늘즙
씨네21 추천도서 <교토의 밤 산책자-나만 알고 싶은 이 비밀한 장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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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탄두리>의 부제는 ‘특기는 물건값 깎기, 취미는 남편 닦달하기, 희망은 우리 아들 멀쩡해지기, 극성맞고 애달프고 요절복통 웃기는 나의 탄두리 엄마’다. 인도 태생으로 간호사로 일하다가 네덜란드로 이민 와서 아들 셋을 낳은 엄마, 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지만 그녀는 이 단순한 한줄로 설명되지 않는다. 엄마가 부끄러워 내달리고 싶었던 기억을 가진 이가 어디 저자뿐이겠는가. 엄마는 왜 밖에만 나가면 목소리가 세배는 커지는 걸까,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 왜 딸의 신상을 구구절절 설명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왜 자꾸 말을 거는지, 해외 여행지에서 처음 보는 한국인에게 다짜고짜 때수건을 빌릴 때에는 너무 창피해서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아 모르는 사람인 척했다. 물론 너무 닮아서 모른 척할 수도 없지만. 아, 물론 이건 우리 엄마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마 탄투리>에는 이처럼 생활력 강한 만국 공통의 어머니들에게서 발견되는 에피소드들이 잔뜩 등장하는데, 저자의 어머
씨네21 추천도서 <마마 탄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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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4월의 책장에는 계절보다 빠르게 봄이 와서 꽂혔다. 기형도 시인 30주기를 맞이해 출간된 시집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와 젊은 시인들이 기형도를 기리며 쓴 트리뷰트 시집 <어느 푸른 저녁>은 봄날에 쓸쓸한 정취를 더해주는 시집이다. 청춘과 젊음을 대표하는 시인의 시집과 트리뷰트 시집을 읽으며 봄밤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다혜 기자의 <교토의 밤 산책자-나만 알고 싶은 이 비밀한 장소들>은 훌쩍 일본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을 옆구리에 끼고 교토행 비행기 티켓만 끊는다면 휴대폰으로 여행 내내 정보를 검색하거나 어딜 가면 좋을지 블로그를 뒤적여볼 필요도 없다. <철학의 이단자들>은 어려운 철학을 만화로 쉽게 풀어주는 책처럼 보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이 기존 질서에 반기를 들고 논쟁을 빚었던 중세 철학자들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컬러풀하고 유머러스한 만화 한권으로 갈릴레오와 데카르트부터 스피노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4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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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듣는 명곡’이라는 말이 있다. 에어팟 시대가 된 요즘은 의미가 덜해졌지만, 간단히 정의하면 “길 가다 이어폰 빠지면 (그래서 남이 들으면) 부끄러울 것 같은 노래”를 뜻한다. K팝 외길 인생을 걸으며 파이브돌스의 <이러쿵저러쿵>이나 제국의 아이들의 <마젤토브> 같은 노래를 몰래 듣던 내게 더는 숨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려준 건 SBS가 내놓은 뉴미디어 채널 <스브스뉴스>의 ‘문명특급’ 코너다. <마젤토브> 작사가에게 “재팬 걸, 멕시칸 걸” 같은 가사는 도대체 왜 썼는지 캐묻고, 가수 나르샤를 만나 <삐리빠빠>는 시대를 앞서간 노래인데 아직도 그 시대가 오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논하는 영상마다 또 다른 ‘숨어 듣는 명곡’을 추천하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알음알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문명특급’ 코너의 핵심은, 구성과 진행을 맡은 이은재(닉네임 ‘재재’) PD다. 폭염 속에서 ‘옥탑방 체
[TVIEW] <스브스뉴스>의 ‘문명특급’, 뉴 타입 예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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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이즈 백> Ben is Back
감독 피터 헤지스 / 출연 줄리아 로버츠, 루카스 헤지스, 캐서린 뉴턴 / 수입 씨네룩스 / 배급 팝엔터테인먼트 / 개봉 5월 9일
벤이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에 한창인 홀리(줄리아 로버츠)의 집에 약물중독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들 벤(루카스 헤지스)이 예고 없이 온다. 홀리는 벤을 만나 반갑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앞선다. 벤에게 24시간 동안 엄마와 붙어 있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만, 일련의 사건이 생기며 가족 사이에 갈등이 시작된다. 집 나간 반려견 폰스를 찾기 위해 벤과 동행하는 홀리는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벤의 모습을 마주한다. 약물중독 아들과 엄마가 함께 보내는 24시간은 가장 사랑하기에 가장 증오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조망으로 이어진다. <원더>에서 남들과 조금 다른 얼굴을 가진 아들이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는 엄마로 열연한 줄리아 로버츠는 <벤 이즈 백>
[Coming Soon] <벤 이즈 백>, 약물중독 아들과 엄마가 함께 보내는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