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 지니어스>
2017년 | 나타우트 폰피리야 |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이사야 호수완,
티라돈 수파펀핀요
<SKY 캐슬>의 신드롬적 인기를 보며 아… 역시 이 나라에서 입시 문제와 학구열은 잘 먹히는 소재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이전에 <공부의 신> <강남엄마 따라잡기>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학업 성적이 뛰어난 소녀가 부잣집 자제들의 커닝을 돕고 대범하게 미국 대학 입학 시험까지 노리는 태국영화 <배드 지니어스>는 소재 면에서 이미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원작은 명문 사립고 내의 계급 문제, 무한 입시 경쟁과 신자유주의를 날카롭게 해부하며 커닝 행위를 스릴러 장르로 매끈하게 풀어낸 수작이었다. 주인공 린을 비롯한 10대 캐릭터가 단순한 선악 구도에 매몰되지 않고 각자의 명분과 이해관계, 가치관을 지닌다. 할리우드 리메이크가 확정됐지만 <배드 지니어스>
<씨네21> 기자들이 뽑은 ‘이 영화 리메이크 바랍니다’ - 대입, 독재, K팝까지
-
<말할 수 없는 비밀> <청설> <먼 훗날 우리>까지. 관객의 기억에 각인된 멜로 작품이 연이어 리메이크되는 가운데, 문득 궁금해진다. 최근 부는 이 바람의 근원지는 어디일까. 동아시아 청춘 로맨스물이 거듭 생명을 얻어 우리에게 돌아오는 진짜 이유 말이다. 거기에는 지금 우리 영화계의 현주소가 놓여 있다. 그곳에 닿기 전, 우선 최근 리메이크되는 작품이 공유하는 특별한 점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등 국내에서 리메이크된 작품의 가장 큰 공통점은 장르물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청춘물에 로맨스, 판타지의 요소까지 공유한다. 우연히 다가온 첫사랑, 사랑에 서툰 남자, 해사하며 속이 깊은 여자, 투닥거리며 깊어지는 사랑, 갑자기 다가온 위기, 서로의 진심을 깨닫는 마무리까지. 관습화된 코스가 있고, 이를 얼마나 맛깔스럽게 운행하는지가 흥행을 좌우한다. 이 장르 팬덤
[비평] 청춘 로맨스물의 리메이크 열풍 비평 과거의 감성에 대한 향수
-
<청설>부터 <말할 수 없는 비밀>까지, 어떤 관객층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동아시아권 멜로영화들이 한국을 무대로 바꾸어 연이어 리메이크되고 있다. 이같은 풍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짚어보았다. 홍수정 영화평론가는 동아시아 청춘 로맨스물이 공유하는 특별한 점과 한계를 분석한 글을 보내왔다. 결국 비슷한 문화권을 공유한 영화가 계속해서 재탄생하는 것은 로컬라이징 이후에도 여전히 소구하는 핵심 정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로맨스물 외에도 리메이크를 검토해볼 만한 다양한 아시아영화들을 <씨네21> 기자들이 추천해보았다.
2020년 안시환 영화평론가는 중국영화 <먼 훗날 우리>를 뒤늦게 관람한 소회를 남기며 “지금 한국영화에 과거의 것이 되어버린 정서와 문제의식이 지금의 중국에는 현재의 것으로 되돌아와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2017년 김혜리 기자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여러 미덕을 언급하며 “<배드 지니어스>에
[기획] 왜, 지금, 다시? 멜로영화 리메이크로 보는 동아시아권 영화산업의 지형도
-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은 이야기꾼의 자질을 타고났다. 우선 그는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자기만의 음색과 창법의 소유자다. 그의 음성에 홀린 청자는 온 신경을 사로잡는 목소리가 풀어내는 이야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안예은의 목소리는 신분제, 구중궁궐의 암투와 모략, 쇠락한 국운과 금단의 사랑 등 혹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각기 한수를 뽐내는 역사극에 특히 자주 활용됐다. 홍길동, 장녹수, 광해군, 평강과 온달. 거역할 수 없는 역사적 운명을 호소하는 서사에 구성진 안예은의 목소리가 결합하자 이들의 인생은 막강한 매혹을 입었고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당겼다. 안예은의 음악은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로부터 왔다. 영국의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호주의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프랑스의 소설 <레 미제라블>과 한국의 수많은 구전설화는 안예은에게 다가와 자기도 새 이야기를 입고 싶다며 아우성쳤다. 또 안예은의 음악은 수많은 이야기를
[트랜스크로스] ‘이야기하기’의 욕구 - EP 《이야기 보따리》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안예은
-
-
<애니멀 킹덤>은 2023년 칸영화제의 비경쟁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됐다. 이는 토마스 카일리 감독이 지난 10년간 프랑스영화계에서 줄곧 주목할 만한 시선을 받았다는 점에서 공교로운 배정이다. 2014년 칸영화제 감독주간에서 상영된 첫 장편영화 <싸우는 사람들>은 이듬해 세자르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포함해 3관왕을 차지했고, 2018년 연출한 시리즈 <아드 비탐>은 그해 프랑스 각종 전문지가 선정한 올해의 시리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애니멀 킹덤>이 등장했다. 인류에게 원인불명의 동물화가 발생하고, 수인(獸人)은 보호소에 격리되거나 사살된다. 프랑수아(로맹 뒤리스)와 에밀(폴 키르셰) 부자 역시 변이로 인해 격리된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이 탈출하자 사라진 가족을 찾아 나선다. 4년간의 준비 끝에 이전에 본 적 없는 ‘동물의 왕국’을 구현해낸 토마스 카일리 감독과 화상으로 만나 나눈 대화를 전한다.
- 작품을 쓰는
[인터뷰] 이 영화는 차이와 다름에 관한 우화다, <애니멀 킹덤> 토마스 카일리 감독
-
시적인 호러영화. 한국 관객에게 전작을 포함한 자신의 영화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에 노르웨이에서 온 젊은 영화감독 테아 비스텐달이 즐겨 사용한 표현이다. 단편영화 <칠드런 오브 사탄>을 포함한 필모그래피에는 호러 장르와 음악을 향한 감독의 애호가 잘 드러난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소개된 후 현재 개봉을 앞둔 <언데드 다루는 법>은 장르에 기대고 있으면서 인물과 인물의 감정에 밀착해 있다. 장르영화를 연출하며 시적인 표현을 연마하고자 하는 의지가 그의 말과 영화에서 비친다.
- 첫 장편영화로 욘 A. 린드크비스트 작가의 <언데드 다루는 법>을 영화화하게 된 계기는.
원래 각색하고 싶었던 작품은 같은 작가의 <리틀 스타>였다. 그런데 영화화하려고 보니 다른 사람이 이미 판권을 구매한 뒤였다. 소설 <언데드 다루는 법>을 알게 된 건 그 후다. 이 작품을 읽고 나서 너무 좋다고 생각하던 차에 린드크비스트 작가가 내
[인터뷰] 마술적 사실주의풍의 공포 다루기, <언데드 다루는 법> 테아 비스텐달 감독
-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가 찾아온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팔콘이었던 샘 윌슨은 방패와 날개의 새 주인이 되어 다음 챕터의 문을 연다. 무엇보다 슈퍼 솔저 혈청이 없어 초자연적인 힘에만 의지하지 않는, 이전 영웅과 사뭇 다른 면모는 마블 히어로 세대교체의 선명한 구분선이 될 것이다. 힘은 어디서 오고, 어떻게 쓰여야 하는가. 모든 영웅담의 발로가 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다시 샘 윌슨이 된 배우 앤서니 매키를 직접 만났다. 싱가포르에서 이뤄진 이 대화는 예상보다 경쾌하고 가벼워서 웃음과 쉽게 뒤섞였다.
- 이전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와 다른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장 큰 차이점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에게 혈청이 없다는 거다. 마블 세계관에서 슈퍼 솔저 혈청은 초대 캡틴 아메리카인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의 초자연적 신체 능력의 근원이다. 나의 샘 윌슨이 위험에 직면하는 방식이나
[인터뷰] 방패의 주인이 바뀌었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앤서니 매키
-
- <이어도(바다 너머 섬)>(이하 <이어도>)는 7편의 단편영화(스크린)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를 하나의 서사로 봤을 때, 개별적인 영화들이 연결되는 순서가 있는가. 아니라면 당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무엇인가.
공간적·시간적 장치이자 은유로서 나선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해류도 나선형이고, 해녀들이 물질로 채취하는 소라도 나선형이다. 각 작품의 내러티브는 선형보다는 원형에 가깝고, 시간과 공간은 지극히 지역적이고 장소적인 것에서 가상의 공간으로 확장되며, 지리적·문화적 경계를 넘어서는 더 넓은 질문으로 나아간다. 이를 위해 스크린과 관객의 좌석을 나선형으로 배치하여,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고 상호 연관되도록 전시 공간을 조성했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로 연결되는 인과적 연속의 고정된 내러티브가 아닌, 물결과 공명의 느낌을 작품에 반영했다. 하나의 시작과 끝이 아니라 관객이 작품을 서로 연결된 것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식을 기반으로 구성했
[인터뷰] ‘자연은 인간의 감각과 문화 형성에 근본적인 역할을 해왔다’, MMCA ‘올해의 작가상 2024’ 참여 작가로 선정된 제인 진 카이젠 인터뷰
-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로 ‘올해의 작가상 2024’를 개최하고 4명의 후원 작가를 선정했다. 이중 제인 진 카이젠은 <이어도(바다 너머 섬)>라는 제목으로, 상호 연관된 7개의 영상을 선보인다. 작가는 7개의 작품을 통해 시각적 스토리텔링, 수행성, 사운드, 구술을 교차시키며 시간 기반 미디어 탐구를 확장한다. 제주 태생으로 덴마크로 입양된 카이젠은 강렬한 시각성을 동반하는 시적이고 수행적인 영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개인의 경험과 정치적 역사의 교차점에서 기억, 이주, 국경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일곱점의 영상으로 이루어진 연작 <이어도(바다 너머 섬)>는 지역공동체와의 오랜 협업을 바탕으로 제주의 자연, 역사, 문화, 오늘날의 쟁점에 대한 작가의 다층적 연구를 집약하여 보여준다. 그는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작가로 참여하였고, 2021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 <이별의 공동체>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올해의
[기획] 시간의 지층과 접속하는 헤테로토피아 - 역사 너머의 태곳적 기억 제인 진 카이젠의 <이어도(바다 너머 섬)>
-
*작품명 가나다순
*제작·배급사 요청 등으로 미표기된 작품이 있으며 개봉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2025년 영화 개봉예정작을 한눈에
-
<이 별에 필요한>은 지구 안팎을 넘나들며 일과 사랑 모두를 향해 달려가는 요즘 청년들의 연애를 가능한 한 달콤하게, 그리고 동시대적으로 전하려는 애니메이션이다. 작중 동년배인 두 캐릭터이지만 목소리 출연한 김태리와 홍경이 자아낼 묘한 연상-연하미, 불안형과 안정형이 만난 연애의 구원 서사도 기대된다. 일상성이 돋보이는 단편애니메이션으로 주목받고 퀴어 로맨스 <그 여름>으로 데뷔한 한지원 감독이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발표하는 첫 장편애니메이션을 지휘했다.
- 우주 비행사와 뮤지션의 로맨스물로 알려져 있다.
우주 비행사와 뮤지션이라는 특수한 직업 세계의 일들에 국한되지 않는 감정에 더 주안점을 뒀다. 일과 사랑 모두를 열심히 고민하는 내 또래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또 자신의 꿈에 엄청나게 집중하고 일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사적인 영역에서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공허함이 있지 않나. 그런 난영이 제이를 만나서 생기는 변화를 담고 싶었다. 이건
[인터뷰] 요즘 우리들의 연애, <이 별에 필요한> 한지원 감독
-
“나의 딸은 좀비다.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유일한 좀비.” 네이버웹툰에서 2018년부터 2년간 인기리에 연재됐던 이윤창 작가의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하 <좀비딸>)은 간단하면서도 강렬한 로그라인을 가진 작품이다. 물론 좀비가 등장하는 작품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좀비가 번창한 세상에 남겨진 부녀가 주인공인 ‘천만 영화’(<부산행>)도 존재한다. 그러나 웹툰 <좀비딸>은 보는 이들의 예상을 기분 좋게 반전시키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화자인 아빠 정환의 입장에서 좀비는 처치해야 될 괴생명체가 아니라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아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자 자연스레 극의 톤도 바뀌었다. 그동안 <인질> <운수 오진 날> 같은 스릴러 장르만 연출해온 필감성 감독 또한 원작이 품고 있는 의외의 코믹스러운 분위기에 매료되었다고 밝혔다. 거기에 더해, 지난해 코미디 연기를 통해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인터뷰] 호러도 코믹도 제대로,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 필감성 감독
-
<나의 결혼원정기>의 황병국 감독이 오랜만에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돌아왔다. 시작은 <특수본> 때 인연을 맺은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가 보내준 한 기사였다. “1년에 검거된 마약사범이 1만6천명이었다. 최근에 다시 알아보니 2만3천명으로 늘어났더라. 암수율을 감안하면 실제는 거의 20배가량 될 것이다.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었다.” 특히 기사에 언급된 ‘야당’이란 이들의 존재는 창작자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야당이란 마약 세계의 정보를 검찰과 경찰에 비밀리에 제공하는 자를 일컫는 은어다.
대개 마약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장르적인 데 반해 <야당>은 일상 속에 침투한 마약의 심각성을 강조한다.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심리와 캐릭터 변화가 관건이다. “감정 전달이 뛰어나고 천진난만함부터 어두운 내면까지 보여줄 수 있는, 연기 폭이 넓은 배우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야당 일을 하는 강수 역에 강하늘, 검사 관희 역에 유해진을
[인터뷰] 사실적인 마약 범죄 영화, <야당> 황병국 감독
-
팀 ‘거룩한 밤’은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를 구할 어둠의 해결사로 통한다. 악마를 찾아내는 자 샤론(서현), 악마를 잡는 자 바우(마동석), 이들을 돕는 자 김군(이다윗)까지 총 3인 체제로 완벽한 팀워크를 자랑한다. 어느 날, 거룩한 밤은 간곡한 의뢰를 받는다. 정신과의사 정원(경수진)이 몸속에 악마가 들어와 고통스러워하는 동생 은서(정지소)를 구해달라고 찾아온 것. 사건의 심상찮음을 느낀 팀은 실력 발휘를 위해 나선다. 오컬트 장르에 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진 요즘, 또 한편의 즐길 만한 한국형 오컬트물이 상반기에 찾아온다.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는 별세계에 해박한 신예 감독과 무궁한 아이디어를 가진 액션 스타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대학 때부터 동양 샤머니즘에 관심이 있어 연구를 해왔고 관련 주제로 단편도 여러 편 찍은” 임대희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마동석 배우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하며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악
[인터뷰] 맨주먹 오컬트 액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임대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