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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 교수가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 시절을 집중 조명한 <유신>을 펴냈다. <한겨레> 토요판에 연재되었던 내용을 묶고 재구성했다. 1970년대 초반 유신독재가 시작된 배경을 필두로, 독재의 그늘과 병영국가화, 베트남전 파병, 새마을운동, 강남 개발, 중학교 입시 폐지와 고교 평준화 등 1970년대의 사회사를 펼쳐낸다. 나아가 이후 ‘박정희 없는 박정희 체제’의 기틀을 마련한 전두환의 내란과 1980년 5월 광주까지를 읽어낸다.
[도서] 1970년대의 사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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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 <티핑 포인트> <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의 신작. ‘어떻게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가?’라는 주제로, 차별과 장애를 겪거나 부모를 잃거나 좋지 않은 학교에 진학하거나 차별을 겪는 등 인생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어려움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찾고자 한다.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이 실제 상황에서 낳을 수 있는 안 좋은 결과들에 대해서 보다 폭넓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
[도서] ‘어떻게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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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말 ‘폭삭 속았수다’를 제목으로 한 이 책은 159번째로 제주 올레길을 완주한 저자의 제주 여행기. <시사저널> 창간 멤버로 13년간 문화부 등에서 기자로 일한 성우제는, 캐나다에 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레일 가운데 하나인 브루스트레일을 여러 차례 걸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 올레길을 걷고 살피고 사람들을 만난다. 제주의 문화와 역사를 총망라한 ‘제주 올레 전문서’.
[도서] ‘제주 올레 전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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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불쾌하면서도 무서운, 그러면서도 몹시 궁금한 어떤 것. 교고쿠 나쓰히코의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그것’에 대한 호기심이다. 공포 소설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하지만 사건이 해결되는 결정적인 대목에서는 미스터리물인데 퍼즐을 다 맞춘 뒤에 이상하게도 우수리가 남는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교고쿠도 시리즈 중 단편집 <백귀야행 양>이다. 일본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진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를 비롯한 교고쿠도 시리즈는 일본에서 전승되는 요괴담을 주요 모티브로 하고 있다. 시대배경은 전후 일본이고, 어수선한 사회에서 전쟁의 망령과 싸우고 국가를 재건하는 시대 말이다. 전통사회가 현대 물질문명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치이는 동안 구시대의 요괴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한다. 요괴의 소행이라고만 보이는 이상한 사건이 벌어진 뒤 유약한 소설가 세키구치, 이상한 것을 보는 탐정 에노키즈, 모르는 것이 없고 못하
[도서] 오싹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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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따 샤워해, 응?
‘갖고 싶은 남자’ 개리가 더 섹시해져 돌아왔다. 리쌍이 아니라 개리라는 이름으로 내놓는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 ≪MR. GAE≫가 1월15일 공개됐다. <XX몰라> <조금 이따 샤워해>는 리쌍표 감성 힙합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좀더 섹시해졌다는 느낌을 주는 타이틀곡들. 참고로 19금 판정을 받은 <조금 이따 샤워해>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15일 이후 쭉쭉 상승 중이다.
남자, 패션
<멘즈웨어 100년>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군복부터 슈트까지 남성 패션을 이끈 100년의 이야기를 화보와 글로 담아냈는데, 여성 패션에 비해 부수적으로 다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남성 패션이 실은 20세기 들어 여자의 옷차림을 극적으로 바꾸는 순간들에 가장 극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점과 전쟁, 스포츠, 예술이 총체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은 산물이라는 점을 멋지게 증명해낸다.
우주, 그 위대한 여정
<그래비티>는 <
[culture highway] 조금 이따 샤워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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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 유홍준의 책 서문에 나오는 문장처럼 어떤 대상을 찬양하거나 혹은 비판하려면 먼저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 흔히 보수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보수주의의 경전이라고 불리는 에드먼드 버크의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이라도 읽으라고 하는데, 사실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읽힌 보수주의의 성전은 에인 랜드의 소설 <아틀라스>가 아닌가 한다. 에인랜드는 자신의 책이 표방하는 사상에 ‘객관주의’라는 독특한 이름을 붙이기는 했지만 보수, 자본주의, 우익, 혹은 개인의 제한받지 않는 자유를 강조하는 모든 사조를 이만큼 극적으로 옹호하는 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의 주된 줄거리는 ‘자본가들의 파업’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슘페터가 말하는 ‘혁신’을 그대로 체화한 듯한 기업가들이다. 미 대륙을 횡단하는 철도회사의 부사장인 주인공인 대그니 태거트를 비롯하여, 강철보다 가볍고도 강한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자본가들의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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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할게요, 음악도 영화도
응원하는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자! 펀딩21에서 20년차 헤비메탈 밴드 디아블로의 ‘디아블로 파워 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최소 3인 이상으로 구성된 소속 레이블이 없는 밴드들의 경연을 통해 디아블로 멤버들에게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앨범 제작, 디아블로 공연 오프닝 무대 등을 제공한다. 또한,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한 영화 <카트>는 제작비 지원을 할 수 있는 응원 장터를 열었다. 원하는 사은품을 카트에 넣고 결제하면 영화 제작을 지원하게 된다. 펀딩21 홈페이지(www.funding21.com)에서 관련 사항을 확인하시라.
해운대가 전부가 아니라고
조용필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에서 ‘그리운 내 형제’는 누구일까. 부산 사람들은 왜 영도 다리에서 자살을 선택했을까. 밀면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부산 하면 롯데 자이언츠만 알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 있다. 부산박물관에서 전시기획을 담당하는 학예사이자 역사
[culture highway] 응원할게요, 음악도 영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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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40여석, 1인당 지불하는 평균 음식값 120달러, 예약 불가. 프랭크 펠레그리노가 운영하는 뉴욕의 레스토랑 라오스에 테이블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곳의 단골 고객에게서 테이블을 상속받는 것이다. 우디 앨런은 이곳에 테이블을 갖고 있고 셰프이자 오너인 펠레그리노를 영화 <맨해튼 살인사건>을 포함한 세편의 영화에 출연시켰다. 마틴 스코시즈도 이곳에 테이블을 갖고 있으며 <좋은 친구들>에 펠레그리노를 출연시켰다. 마돈나와 빌 클린턴, 브라이언 드 팔마는 테이블을 얻지 못했다. 이 레스토랑의 전설은 18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마피아 갱단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면부터였다. 독일 저널리스트 후안 모레노가 쓴 <날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에 나오는 첫 번째 사연이 바로 펠레그리노다. 신기한 셰프를 잘도 찾아냈군 싶겠지만, 이 책은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의 전속 셰프, 사형수에게 마지막 음식을 요리해주는 셰프 등 도합 17명의 특이한 셰프의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맛집 말고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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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이 셜록 셜록 나더라니
아무도 그의 죽음을 믿지 않았다. 다만 ‘2년 뒤에 만나요’라며 총총 사라져버린 <BBC> 제작진과 배우들이 복병이었을 뿐. 2014년 1월1일, <셜록> 시즌3와 함께 셜록-왓슨 커플이 부활한다. 한국 팬들에게 더 기쁜 소식이라면 1월5일부터 KBS를 통해 더빙판도 볼 수 있다는 사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마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빛의 속도로 사라지는 자막을 읽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일베 vs 일워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에 대항하는 일워(일간워스트저장소)가 지난해 12월28일 오픈했다. ‘극좌파새빨간종북커뮤니티’를 자처하는 그들의 목표는 곡식을 좀먹는 해충들을 농민의 마음으로 잡아내는 것. 사이트 오픈 소식은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가 오픈 15분 만에 일일 트래픽 초과로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진중권 교수도 일워에서 “은밀히 활동을 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참고로 일워에서 추천은
[culture highway] 기침이 셜록 셜록 나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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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들 로맹 가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자신의 이야기를 소재로 자서전인지 소설인지 구분하기 힘든 책을 종종 써온 이 작가는 여덟살짜리 애인을 감동시키기 위해서 금붕어, 거미, 심지어 고무신 한짝을 먹어치우고 병원에 실려갔던 사연을 매혹적으로 펼쳐놓는 재주가 있다(<새벽의 약속> 중에서. 개인적으로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최고의 구애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때는 작가의 나이도 여덟살이었다). 실제로도 소설 같은 인생을 산 로맹 가리는 러시아에서 단역배우 출신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유럽을 떠돌다가 프랑스에 정착하고, 2차대전 때는 자유 프랑스 공군에 입대해서 나치와 싸우고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프랑스 태생도 아니면서 우리로 치면 일제 시대에 독립군으로 활동한 정도의,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경력을 쌓은 셈이다.
종전 뒤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1956년 <하늘의 뿌리>라는 책으로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타고, 다시 “에밀 아자르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흑인만 무는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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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볼라뇨가 간 질환으로 세상을 뜨고 몇달 뒤에 출간된 그의 유작이다. 스페인어권 문단으로부터 ‘금세기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스페인과 칠레의 문학상을 휩쓸었다. 한국어판은 다섯권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80년이란 시간과 두개의 대륙을 넘나들며 수수께끼의 연쇄살인마와 유령 작가를 두 중심축으로 내세워 전쟁, 독재, 대학살로 점철된 20세기 유럽 역사에서 인간의 악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되어왔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도서] 인간 악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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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도 운치 있고 재미있게 써내는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가 ‘에도인의 거리감을 발로 뛰어다니며 파악해보자’는 ‘에도 산책’ 기획을 실행에 옮긴 결과물. 미야베 미유키의 첫 에세이이기 때문에 곳곳에 그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오사와 아리마사, 교고쿠 나쓰히코와 함께 소속되어 있는 오사와 오피스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을 만날 수 있는, 도쿄 지역에 대한 독특한 여행기.
[도서] 독특한 도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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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공립대학교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 학교에서 기숙사를 신축하면서 외부 학생으로 절반을 채울 계획을 세웠다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물을 흐린다”는 게 반대 이유. 오찬호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는 지금의 20대를 위로와 힐링이 아닌 다소 냉철한 현실인식에서 바라본다. 현재 20대가 생각하는 ‘윤리’와 ‘공정’ 등에 대한 개념이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안 제시는 미흡하지만 관찰기로서는 흥미롭다.
[도서] 20대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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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에이미의 소설 <사랑의 습관 A2Z>의 원래 제목은 <A2Z>이고, 사랑의 ‘습관’ 같은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내용이다. 사랑의 순간들을 A부터 Z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통해 재구성하고자 노력하는데 읽어보면 그마저도 어딘지 억지스러울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연애소설을 선물해야 한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작가요 책이다. 사랑의 완성은 결혼이라는 동화 속 구호의 가장 먼 곳에서 싹트고 꽃피는 어떤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이자 화자는 35살로, 출판사에 근무하는 제법 능력 있는 편집자다. 남편 역시 일 잘하는 편집자. 그런데 남편이 ‘그 여자’와의 관계를 고백한다. 엄밀히 말하면 캐물었더니 숨기지도 않고 술술 털어놓았을 뿐인데, 남편이 솔직하게 다 말해주는 통에 더 어쩔 줄 모르게 되어버렸다. 남편과는 아이 없이 동료처럼 지내는 사이. 이전에도 여자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이번만은 다르다. 결혼과 사랑에
[도서] 연애의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