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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제는 <낙엽 엔딩>을 들을 시간
‘음원 깡패’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다. 솔로 1집 앨범을 발매한 장범준의 타이틀곡 <어려운 여자>가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가을이란 계절에 딱 들어맞는 장범준의 짙은 목소리와 달콤한 가사가 인상적인 <어려운 여자> 외에도 <낙엽 엔딩> <사랑이란 말이 어울리는 사람> 등의 사랑 노래들이 가득하다. <벚꽃 엔딩>을 통해 매년 봄마다 길거리를 강제 점거(!)했던 장범준의 목소리는 가을마저 장악할 수 있을까.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하는 탈장르 융복합 예술축제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9월1일 개막해 11월23일까지 이어진다. 올해의 주제는 ‘귀신, 간첩, 할머니’로 <만신>(2014)의 미디어 작가 박찬경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는 미디어시티서울의 스크리닝 섹션이
[culture highway] 가을, 이제는 <낙엽 엔딩>을 들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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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불이 켜진다. 짧은 티셔츠에 밑위가 짧은 바지 때문에 배꼽을 드러낸 여자들이 오간다. 한 남자가 그 배꼽들에 홀려 있다. 불이 꺼졌다 켜지자 이번에는 다른 남자가 미술관 근처에 있다. 십대 소년이 그에게 발자크, 베를리오즈, 위고, 뒤마의 얼굴이 새겨진 가면을 내민다. 이렇게 한명씩 등장인물들이 소개되고, 그들은 때로 둘, 혹은 셋, 혹은 넷이 모여 대화를 하고 파티에서 어울린다. 이제 이야기는 언제 시작하지?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는 분량이 길지 않기도 하거니와(149쪽) 각장의 길이가 두어 페이지에 불과해서 여백도 꽤 많다. 하지만 초반에는 책장을 넘기는 데 버퍼링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물이 하나씩 등장하고 퇴장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연극을 보는 듯하고, 번화가의 커피숍에서 창밖 사람들을 응시하는 기분도 든다. 그러고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말이 오간다. 뛰어난 남자가 여자를 유혹하려고 할 때면 그 여자는 경쟁 관계에 들어갔다고 느끼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의미 있는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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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인문학>의 저자 얼 쇼리스의 유작. 가난한 이들을 위한 인문학 과정인 ‘클레멘트 코스’가 전세계에 확장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삶의 기반을 잃고 목표 없이 휘청거리는 사람들, 정신적으로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인문학과의 만남은 자신만의 자유를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도서] 자신만의 자유를 찾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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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담긴 <자살의 전설>은 프랑스 메디치상을 비롯해 전세계 12개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11개국에서 ‘올해의 책’에 40회 선정됐다. 하나의 중편과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어린 시절 겪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30여년에 걸쳐 이를 아프게 반추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는 마침내 여섯개의 문을 통해 아버지와의 상상 만남을 시도한다. 아버지의 죽음, 아버지의 사랑, 아버지의 부재, 아버지와의 휴가, 아버지의 여인, 아버지와의 화해의 과정을 통해서.
[도서] 여섯개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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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가고 인류 문명이 발달해도 변치 않는 것이 있다. 카카오 재배농민의 열악한 삶도 그중 하나다. 카카오에 얽힌 거의 모든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한 이 책에는 카카오 원두를 지불 수단으로 사용했던 중앙아시아와 그 기록을 남긴 알렉산더 폰 훔볼트부터 어떻게 유럽이 카카오를 식민지에서 들여오고 소비했는가 등이 실려 있다.
[도서] 변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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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년에 (일이나 공부와 무관한) 책을 3권 이하로 읽는 독자에게 권할 만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자녀의 독서를 장려한답시고 책상 앞에 앉혀놓는 부모라면 누워서 읽어도 괜찮다는 조언에 귀를 기울여보라. “독서는 마음의 몫이다. 그래서 ‘한번 책을 잡으면 다 읽을 때까지 침식을 잊는다’라는 말도 있는 것이다. 기왕에 자는 것도 먹는 것도 잊었다면 아예 몸을 잊는 것이 독서의 이상이 아닐까? 물론 가장 편한 자세여야 할 것이다.”
책과 가까운 독자라면 “책을 읽지 않는 ‘독서술’’’이라는 신통방통한 장을 주목할 것. 읽을 책을 선택하는 것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특히 문학에 관해서라면 한번쯤 한 작가의 작품만 읽어보기를 권하는데, 특정 작가와 동시대를 걸으며 함께 나이들어간다면 유행하는 작품만을 따라 읽어서는 맛볼 수 없는 독서의 진면목을 경험하게 된다. 어려운 책을 읽는 ‘독파술’ 대목도 흥미롭다. 글에 비해 내가 너무 무식한가 고민한 적이 있는 숙련된 독자라면, “쓰고
[도서] 누워서 읽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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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와붕가! 코와붕가!
코와붕가(Cowabunga)를 알면 당신은 30대 이상임이 분명하다. 코와붕가는 닌자거북이가 출동할 때 “자! 가자”라는 뜻으로 외치는 신호다. <닌자터틀>(8월28일 개봉)이 개봉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페이지를 열었다. 페이지를 ‘좋아요’ 누른 뒤 불시에 벌어지는 이벤트에 참여해 코와붕가를 외치면 피자, 피자커터칼, 훈련용 펀치백세트 등 많은 선물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벤트 임수를 완수하고, 치열한 경쟁을 뚫긴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티어라이너 데뷔 10주년 단독 공연
2004년 곡 <Snowbird>를 시작으로 2005년 4월 정규 데뷔앨범 ≪작은 방, 다이어리≫, 첫 EP ≪Letter From Nowhere≫를 동시 발매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티어라이너는 이후 음악감독으로 <커피프린스 1호점> <트리플> O.S.T에 참여하기도 했다. 8월23일(토) 오후 7시 홍대 벨로주(시즌3)에서 열린다.
[culture highway] 코와붕가! 코와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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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최근 저작의 연장선에서 <뉴스의 시대>를 읽으면, 그가 세상에 대한 거대한 그림을 완성하고자 그에 필요한 세부를 다루는 연구를 하는 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책에는 <일의 기쁨과 슬픔> <불안>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행복의 건축>을 연상시키는 대목들이 있다. 뉴스에 대해 말하기 위해 그는 과거 자신이 책 한권을 들여 설명한 삶의 단면을 다시 쪼개 흩어놓았다. 하여튼 이번에는 뉴스다. 뉴스에 대해서라면 책을 읽지 않아도 우리 모두 다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이 인용한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아스포델, 저 초록꽃>이라는 시는, 시를 일상적으로 접하지 못하는 우리가 처한 곤경을 알려준다. “시에서 뉴스를 얻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은 날마다 비참하게 죽는다/ 시가 발견한 것을/ 깨닫지 못하여.” <뉴스의 시대>는 정치, 해외, 경제, 셀러브리티, 재난, 소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어지러운 세상을 똑바로 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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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이 7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소설집. ‘고귀하게’ 태어났지만 처연하게 객사해 중음을 떠도는 ‘죽은 자’의 이야기(<사자(死者)의 서(書)>)로 시작해 죽음의 고비를 넘긴 할아버지의 자애로운 미소(<우이동의 봄>)로 ‘인생의 준엄한 깨달음’을 전하기까지, 천명관의 소설은 고통받고 방황하는 절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을 오가며 전한다.
[도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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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고대부터 근대적 백과사전이 등장한 1900년대 초까지를 통사적으로 살펴보는 사전의 역사. 컴퓨터 데이터베이스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지의 축적과 편집, 전승을 가장 체계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최적화된 방법이었던 사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특이한 뒷이야기가 있는 사전편찬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풀어낸 책이다. 저물어가는 한 시대에 대한 안타까움 역시 느낄 수 있다.
[도서] 일본 사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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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내셔널 갤러리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줄을 길게 서 기다리지 않고도 많은 명화를 만날 수 있다. ‘손안의 미술관’ 세 번째 책인 <내셔널 갤러리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은 휴대하기 편한 크기와 무게로 내셔널 갤러리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다. 런던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에게 권할 만한 책.
[도서] 런던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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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 영화에서 ‘작가주의’(auteurism)처럼 혼란스럽고 문제적인 용어도 없는 듯하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스페인 영화: 작가주의 전통과 국가 정체성의 재현>은 스페인 영화사에서 손꼽을 만한 12명의 작가를 선정, 작가주의 영화들이 스페인의 예술문화 전통과 만나는 지점을 고찰하는 책이다. ‘작가주의 전통과 국가 정체성의 재현’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책의 근간을 이루는 두개의 기둥은 작가주의와 내셔널시네마다. 그런데 저자는 대뜸 작가주의에 대한 효용론부터 지적하고 들어간다. 오늘날 작가는 상업성과 반대되는 경향으로 인식되던 고전적인 개념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넓은 의미에서는 영화마다 자신의 인장을 선명히 드러내며 소신껏 영화를 만드는 이들은 작가라 부를 수 있겠지만 최근엔 그 미학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일종의 마케팅 용어로 남발되는 경향이 있다. 적용의 범주가 모호한 탓에 작가주의에 대한 무용론마저 제기되는 이 시점에 스페인의 작가주의 영화를 들고 나
[도서] 작가는 죽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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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당사자들은 “뻔한 캐스팅”이라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이보다 더 흥미로울 수 없다. 이적, 유희열, 윤상. 30, 40대 여성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세명의 뮤지션이 나영석 PD와 함께 페루로 떠났다. 마지막 ‘꽃보다…’ 시리즈인 tvN의 <꽃보다 청춘>이 8월1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9시50분에 방영된다. 첫화의 발견은 은근히 ‘상남자’인 유희열. 앞으로의 해프닝이 기다려진다.
수아레즈, 메시, 네이마르 vs 호날두, 베일, 벤제마, 하메스
수아레즈, 메시, 네이마르 바르샤의 삼각 편대가 더 셀까. 호날두, 베일, 벤제마, 하메스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갈라티코가 더 파괴적일까. 반할 감독의 3-5-2 전술은 맨유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까. 2014/15 시즌 유럽 축구리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프리미어리그는 8월16일, 분데스리가는 8월23일, 프리메라리가는 8월24일에 각각 시작한다. 그 어떤 시즌보다 선수 이동이 잦으니 시즌
[culture highway] 오빠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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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기 전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O.S.T 감상부터!
두장의 CD로 구성됐다. 첫 번째 CD는 1970년대 음악을 모은 믹스테이프다. 스웨덴 출신 록밴드 블루 스웨이드의 <Hooked On A Feeling>, 미국 출신 밴드 레드본의 <Come and Get Your Love>, 데이비드 보위의 <Moonage Daydream>, 마빈 게이와 태미 테렐이 듀엣으로 부른 <Ain’t No Mountain High Enough> 등 추억의 팝송들이 수록되어 있다. 두 번째 CD는 영화음악 감독 타일러 베이츠의 스코어로 구성되어 있다.
갤러리와 런웨이가 만나면
미술과 패션의 흥미로운 콜라보레이션 전시가 열린다. 주목받는 패션디자이너 7명과 현대미술작가 11명이 참여하는 <현대미술, 런웨이를 걷다>전이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8월5일부터 9월2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업은 비슷한 관
[culture highway] 영화 보기 전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O.S.T 감상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