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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마주치는 순간들
익숙한 공간의 귀엽고 아련한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선보이고 있는 이윤호, 이차령, 이강혁의 트리오 AMQ가 세 번째 전시를 연다. 이윤호는 <FOLDER> 시리즈를 열쇠고리가 달린 작은 프레임에 끼워 전시•판매한다. 이강혁은 인천 서부공단 주택가의 밤을 담은 <Nightglow>를 벽에 걸고, 이차령은 지난해 가을, 겨울에 촬영한 사진을 포스터 및 잡지 형식으로 발표한다. 마포평생학습관 전시실에서 7월1일부터 8일까지.
햇살 좋은 날의 콘서트
일본의 록 밴드 서니 데이 서비스가 내한 공연을 갖는다. 2012년에 이은 또 한번의 방문이다. 전설적인 그룹 피시만즈를 기리며 문을 연 홍대 클럽 공중캠프의 정례 프로그램 ‘스바라시끄떼 나이스쵸이스’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서니 데이 서비스는 지난해 앨범 《Sunny》를 발표하고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고 있어 더욱 근사한 라이브를 기대케 한다. 7월10, 11일 양일간 공중캠프에서 진행된다.
[culture highway] 풍만함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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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about Dior
샤넬과 루이뷔통에 이어, 디오르의 전시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이 8월25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6월 청담동에 문을 연 하우스 오브 디오르의 개장일에 맞춰 기획됐다. 오트 쿠튀르 드레스, 향수, 액세서리 등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과거 작품들은 물론 현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프 시먼스의 결과물까지 디오르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다. 웹사이트(espritdior.com)에서 관람 예약을 하면 현장 대기 없이 바로 입장 가능하다. 입장료는 없다.
두 재능의 콜라보
빼어난 음악가 조월과 최태현의 콜라보레이션 앨범 《거울과 시체》가 발매됐다. 조월은 ‘우리는 속옷도생겼고여자도늘었다네’와 ‘모임별’에서, 최태현은 ‘쾅프로그램’에서 활동하면서 간헐적으로 솔로 앨범을 발매한 바 있다. 어딘가 서늘한 앨범명만큼이나 낯설고 아름다운 소리가 모여 <댐> <세계 음악> <아침의 나락> 같은 근사한
[culture highway] #최세프 #허세 #캐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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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를 읽는 것은 단순히 시선을 행간에서 행간으로 옮기는 일이 아니다. 텍스트에 함축된 정보와 의미를 파악하고 범주화한 후 체화시켜 필요할 때 상기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독해는 결국 한 세계와의 소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뜯기 공부법>은 그 소통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 자오저우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에서 조직관리, 마케팅, 코칭 등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서 집필에 매진 중인 인물이다. 그는 ‘책뜯기’라고 불리는 공부법을 창안했다. 책뜯기란 책 속의 내용을 떼어내 맛보고 씹고 삼키듯이 책 속의 지식을 자신의 생각으로 확장시키고,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진짜 실력을 성장시키는 공부법이다. 그는 <책뜯기 공부법>을 발간하여 전국적으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후 알리바바와 바이두 등의 중국 기업들 내에는 ‘책뜯기 모임’이 만들어졌는데, 바이두의 부회장 정쯔우는 책뜯기 공부법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가장
씨네21 추천 도서 <책뜯기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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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인터넷 게시판에서, 각종 상담소에서 자주 제기되는 의문이다. 수많은 관계망들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주변인과의 관계는 자의식을 형성하고 살아감에 있어 중요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나 있는 이 이상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일까.
범죄소설가로 25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소설가 산드라 뤼프케스와 13년 동안 프로파일러로 활동한 범죄 심리학자 모니카 비트블룸이 공동집필한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전문적인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심리 자기계발서’이다. 그들은 이상한 사람을 유형별로 분류한다. 남의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 뭐든지 아는 체하는 사람, 화를 잘 내는 사람, 치근덕거리는 사람,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 남의 성공을 시기하는 사람, 까다로운 척하는 사람,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그때그때 인격이 달라지는 사람
씨네21 추천 도서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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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개자식>은 영화 <트와일라잇>(2008~11) 시리즈의 팬픽으로, 긴장감 넘치는 오피스 로맨스와 수위를 넘나드는 화끈한 묘사로 인터넷에서 3년간 연재되며 200만 팬덤을 확보한 바 있다. 팬픽이라는 점과 화끈한 수위라는 점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떠올리게 하지만, 사뭇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여성이 성적 욕망의 주체로 전면에 나선다는 것. 서민적이고 평범하다 못해 열등감에 시달리는 여타의 신데렐라 여주인공들과 달리, 여기선 MBA 학위 취득을 앞둔 재원인 클로에 밀스가 주인공이다.
<잘생긴 개자식> 또한 할리퀸 로맨스들이 태생적으로 지닌 계급 차와 신분 상승의 관습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로맨스의 상대인 베넷 라이언은 시카고 최대 광고마케팅회사인 라이언 미디어의 이사로, 패밀리 비즈니스의 든든한 뒷배경과 빼어난 업무 능력, 완벽한 외모를 지닌 남자다. 그러나 그를 대하는 여주인공의 태도는 기존과는 사뭇 다르다. 클로에
씨네21 추천 도서 <잘생긴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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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힌다.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나오미와 가나코>는 독자에게 숨 돌릴 시간을 주지 않는다. 속도감 있는 전개. <나오미와 가나코>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어다. 쉬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이유는 저자 오쿠다 히데오가 스타일의 변신을 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쿠다 히데오는 유머러스한 풍자물과 진지한 사회물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두 경향을 통합하면서 결정적으로 서스펜스를 작품에 적극 도입한 결과물이다. 서스펜스는 스피드를 만드는 강력한 엔진이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백화점 외판부 직원 오다 나오미와 남편의 폭력에 노출된 주부 시라이 가나코라는 두 여성의 이야기다. 둘은 가나코의 남편이 행사한 폭력에 대항하여 일명 ‘클리어런스 플랜’(clearance plan)을 계획하고 실천해나간다. 클리어런스 플랜은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는 나오미가 친구 가나코를 도와 그의 남편을 ‘제거’(살인
씨네21 추천 도서 <나오미와 가나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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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실은 진짜이며, 받아들일 만한 것일까. <매트릭스>(1999)와 <트루먼쇼>(1998)가 그러했듯이, ‘현실을 회의하는 순간’의 드라마탁한 설정은 SF 장르의 고전적인 특권이다. 세상이 미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미친 것인지 혼란스러운 순간에 대다수의 사람은 스스로에게서 문제를 찾고 현실에 순응하려 할 것이다. 지금 현실이 잘못된 것을 알고 진정한 세계와 자신을 찾기 위해 ‘빨간 약’을 선택하고, ‘굿모닝, 굿애프터눈, 굿나이트’ 인사를 남긴 채 안온한 현실이라는 세트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 지금, 그런 미덕이 다시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나이트 M. 샤말란 감독이 연출하고 맷 딜런이 주연한 미드 <웨이워드 파인즈>의 원작 소설 <파인즈>는 그런 용기를 시사한다. <파인즈>는 미연방수사국 비밀요원 에단 버크가 기억을 잃은 채로 깨어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실종된 두 연방요원을 찾아 웨이워드 파인즈로
씨네21 추천 도서 <파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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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으로 연재되어 폭발적 인기를 끈 <송곳>이 3권의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습지생태보고서> <대한민국 원주민> 등을 연재한 최규석 작가의 장편작 <송곳>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이어진 까르푸-이랜드 실화를 바탕으로 한국 노동운동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철저한 취재와 구성으로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하종강 주임교수가 “내 강의를 듣는 것보다 <송곳>을 보는 것이 더 많은 공부가 된다”고 평한 작품이기도 하다.
의미 있는 실화만으로 좋은 작품이라 할 순 없을 것이다. 주호민 작가는 “이런 소재로 이런 재미를 뽑아낼 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송곳>을 평했다. <송곳>의 재미는 일차적으로 캐릭터의 승리다. 까르푸-이랜드 사태 당시의 김경욱 노조위원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주인공 이수인은 준비된 투사가 아니다. 최규석 작가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인 김경욱 노조위원장의 이력을 살려
씨네21 추천 도서 <송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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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자기 앞에 몇명이나 있는지를 헤아리던 겁먹은 눈들이 옆이 아닌 앞을 보기 시작했다.’ 인기 웹툰에서 최근 단행본으로 출판된 <송곳>의 한 구절이다. <씨네21>은 지난 1005호에 우리 자신과의 친밀한 교감을 도울 수 있는 6권의 책을 소개한 바 있다. 그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제는 고개를 들어 앞을 보자. 세계 밖으로 한발 내딛기 위한 6권의 책을 소개한다.
<송곳>과 <파인즈>는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현실에 눈뜰 것’을 권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다. <송곳>은 현대사회의 적나라한 폐부를 드러낸다. 한국 까르푸-이랜드 사태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철저한 취재를 통해 노동운동의 현주소를 짚어냈다. 그 주인공으로는 준비된 투사가 아닌 단순히 원칙을 지켜나가는 보통 사람 이수인을 내세우면서, 독자가 함께 노동운동을 시작하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반대로, M. 나이트 샤말란 감
고개를 들어 앞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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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음반을 사랑한다면
다섯 번째 서울레코드페어가 6월27∼28일 양일간 한일물류창고(서울 강서구 양천로 537)에서 열린다. 국내의 레코드숍과 음악 레이블이 음반들을 빼곡하게 늘어놓은 가운데, 곳곳에선 개인 판매자들이 고이 소장했던 앨범들을 판매한다. 서울레코드페어 한정판 LP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곽진언, 김사월x김해원, 혁오, 못, 언니네 이발관 등의 앨범이 제각각의 형태로 판매된다. 수량은 넉넉지 않으니 ‘득템’을 원한다면 빠른 걸음은 물론이다. 입장료는 ‘음반’을 사랑하는 당신의 마음.
프리다 칼로, 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
멕시코의 천재 화가이자 페미니스트 혁명가였던 프리다 칼로의 세계 순회전이 한국을 찾는다. 교통사고로 32번의 수술을 받으며 겪었던 육체적 고통과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여성편력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녀의 이번 순회전 제목은 <프리다 칼로-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 이번 전시에서는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 6점을
[culture highway] 서울에서 만나는 FKA 트위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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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빨강 머리 밴드 여신
영국의 여성 아티스트 플로렌스 웰치가 이끄는 밴드 ‘플로렌스 앤드 더 머신’의 새 앨범 《How Big, How Blue, How Beautiful》의 디럭스 에디션이 발매됐다. 4년 만의 귀환인 만큼 무려 16곡이 앨범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다.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시원시원한 음성으로 처절하고 지독한 사랑의 쓴맛을 노래한다. 자연과 사랑과 사람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슬프고,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한 밴드의 깊은 고뇌를 한음 한음 담아냈다.
소문난 책 잔치
한국에서 가장 성대한 북 페어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17일부터 5일간 코엑스 홀A에서 열린다. 150개 이상의 출판사가 모여 각자의 책을 선보이는 이번 도서전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부대행사를 열며 뭇 애서가들을 초대한다. 올해 주빈국 이탈리아의 넉넉한 부스, ‘다시 찾은 우리말, 우리 책, 세계가 읽는 우리 책’이라는 부제로 진행되는 광복 70주년 특별전, 아동문학계의
[culture highway] 소문난 책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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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는 사람들은 두 부류가 있다. 독서가와 장서가다. 독서가는 책을 읽기 위해 산다. 장서가는 책을 수집하기 위해 산다. 그렇다면 만화책을 사는 사람들은? 독서가와 장서가의 기준으로 나누기가 애매해 보인다. 웹툰을 보고 단행본으로 출간된 만화책까지 사는 사람들은 독서가일까 장서가일까. 그래서 생각해본 것이 오타쿠와 비(非)오타쿠의 구분이다. 오타쿠는 독서가 겸 장서가다. 국내에서 팔리는 만화책의 대부분은 아마도 오타쿠들이 구입한 것일 테다. 그런데 오타쿠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이 구입한 만화책도 있다. 윤태호의 <미생>이 그랬다.
네이버에서 2013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만화가 최규석의 <송곳> 단행본 1∼3권이 출간됐다. 지금도 네이버에서 몇번의 클릭만 하는 수고를 들이면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이 책을 구입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아마도 당신은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가장 많은 수의 사람들, 즉 노동자이거나 노동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도서] 노동자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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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누아주의 첫 앨범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밴드> 출신의 인디록 그룹 하비누아주가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내고 공연을 갖는다. 홍대 카페 벨로주에서 6월12일 금요일 오후 8시에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그들의 신곡을 만날 수 있다. 이번 곡들은 2013년 발표한 싱글 《혼자만의 겨울》 이후 2년 만에 공개되는 작업물이다. ‘행복한 구름’이라는 팀명처럼 어쿠스틱한 사운드 위에 서정적인 보컬 뽐므의 음색이 인상적이다. 예매는 지금부터 ‘예스24’에서.
큐레이터 지드래곤
뮤지션이 기획한 전시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시립미술관은 지드래곤과 손잡고 전시 <피스마이너스원: 무대를 넘어서>를 개최한다. 지드래곤은 단순 작가를 선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마이클 스코긴스, 파비앙 베르쉐, 소피 클레멘츠, 권오상, 손동현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세계관 ‘피스마이너스원’을 다양한 작품으로 이끌어냈다. 전시장엔 지드래곤이 소장한 장 프루베, 트레이시 에민
[culture highway] 지니어스 오브 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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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고전 걸작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쓴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에세이집. 제목과 동명의 작품에서 그는 아름다움에 획일화된 기준을 적용해 미추를 가리는 일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실수인지를 설명하고, 그와 같은 이유로 예술 비평 역시도 모든 장르에 획일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관습적인 아름다움이라는 주술을 툭 끊어버리는 순간, 무수히 많은 아름다운 얼굴들이 온 사방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도서] '브라운 신부' 작가 G. K. 체스터튼의 에세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