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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달리자, 청마 달리자
2014년 청마의 해를 맞아 롯데갤러리에서는 한국, 몽골, 호주의 말 그림을 모은 <Blue Horse-청마시대> 특별전을 연다. 회화, 조각, 설치미술 등 말을 주제로 한 70여점의 작품을 모았다. 액자, 캘린더, 연하장, 머그컵, 엽서, 펠트인형, 다이어리 등 말과 관련된 기념품도 다양하게 판매한다. 롯데갤러리에선 2월3일까지, 에비뉴엘에선 2월24일까지 진행한다. 힘차게 달리는 말 모양 기념품 하나 갖고 있으면 한해가 술술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기황후> 이길까?
월화 드라마 전쟁에 종편과 케이블 채널도 가세한다. 1월6일 JTBC에서는 ‘우결수’의 김윤철 PD가 ‘우사수’ ,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로 돌아온다. 40대를 앞둔 이혼녀, 노처녀, 전업주부의 시시콜콜 다이어리다. 유진, 김유미, 최정윤, 엄태웅, 김성수가 주연을 맡았다. 1월13일 tvN에서는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가 시
[culture highway] 말 달리자, 청마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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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평론가가 예술품 너머의 흔한 사물을 응시한다. <사물 판독기>는 그렇게 태어났다. <한겨레21>의 ‘반이정의 사물보기’에 연재한 글을 기본으로 해 몇 꼭지를 추가하고 또한 수정했다는데, 목차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책이 나를 끌어당기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사무실에서 혹은 집에서 또는 길거리에서 지금 눈에 들어오는 ‘그것들’에 대한 생각. 개를 찾는다는 전단지와 겨드랑이털에서부터 가족사진, 개량한복, 사전, 청바지 등 도합 100가지의 사물이 여기 늘어서 있다. 짧은 글과 호응하는 이미지는 같은 ‘소재’를 다룬 예술작품인 경우가 많은데, 글이 이미지를 해설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글은 글대로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남훈이 쓴 <싸우는 사람들>의 책날개에 실린 저자 소개에는 그의 좌우명이 적혀 있다. “남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싸운다.” 죽을 때까지 싸운다는 그가, 싸우는 사람들의 인생 필살기를 적었다. 그가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안녕들 하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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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재 감독이 다큐멘터리 <길 위에서>를 책으로 묶었다. 여성 무속인의 삶을 그린 <사이에서>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길 위에서>는 14년 만에 내부를 공개하는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하는 백흥암에서의 100일을 담았다. 책 <길 위에서>는 영화를 본 사람에게는 친절한 코멘터리 같고, 영화를 보지 않았다 해도 삶이라는 화두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면 좋을지 불교의 관점에서 해법을 엿볼 수 있게 돕는다. 수행을 위해 모인 스님들만이 거처하는 곳이니 속세의 질서나 어지러움과 무관할 것 같아 보이지만 그들을 괴롭히는 번뇌는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부를 가장 방해하는 건 번뇌죠. 번뇌 속에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이상에 대한 번뇌, 머물 곳이 없어서 느끼는 번뇌, 가진 게 너무 없어서 기본 생활이 힘들다는 번뇌, 세상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공부를 빨리 마치고 싶다, 빨리 도인이 되고 싶다 그런 것도 장애 요소가 될 수 있고,
[도서] 백흥암에서의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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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일까. 연애는 ‘코칭’의 영역에 자리잡았다. 우리가 모두 서로 다른 사람들이니, 나를 알고 당신을 알고 나와 당신이 같고 다른 그 지점으로부터 새로운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은 이제 아무도 하지 않고 듣지 않는 것 같다.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상담 코너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고, 2013년 하반기에 가장 핫했던 프로그램을 꼽는다면 JTBC의 <마녀사냥>을 빼놓기 힘들 것 같으며, 서점 자기계발서 서가에는 연애심리학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네 남자친구가 제일 문제다>는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을 만든 김성덕 PD가 쓴 연애상담서. 좀 놀아본 오빠가 알려주는 (여자에 대한) 남자의 심리를 담았는데, 남녀관계에 대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연애 전문가, 결혼 전문가, 심리학자, 사회학자들을 직접 만나 취재하고 연애서를 섭렵한 결과물이다. 진화심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적 관점을 기반으
[도서] 연애, 글로 배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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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엔 그루브~
크리스마스를 크리스마스로 만드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선물, 누군가에게는 파티,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는 캐럴. 메리 J. 블라이즈의 ≪A Mary Christmas≫는 머라이어 캐리의 전설적인 캐럴 음반처럼은 아닐지 몰라도 기본기에 충실하다. <Little Drummer Boy>가 첫곡으로 실린 이 앨범에서 그루브를 느낄 수 있는 <This Christmas>를 특히 추천한다. 이 앨범을 틀어놓으면 집안 가득 크리스마스가 차오르는 것 같다.
내일의 태양을 체크하세요
가는 해 잡을 수 없고 오는 해 막을 수 없다. 말의 해, 2014년을 온몸으로 맞고 싶다면 해돋이 명소의 클래식, 강릉 정동진, 제주 성산일출봉 등으로 떠나봄직하다. 하지만 서울 안에 발이 묶여 있는 처지라면 서울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아차산에 올라보자. 울릉도를 찾거나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서 보는 해도 고된 만큼 더 반가울 것 같다. 이외 서울 남산, 인왕산, 부산
[culture highway] 크리스마스엔 그루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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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 첫머리에는 너무도 끔찍한 사형집행 장면이 나온다. 판결문에서 지시하는 집행방법은 이렇다. “처형대 위에서 가슴, 팔, 넓적다리, 장딴지를 뜨겁게 달군 쇠집게로 고문을 가하고, 그 오른손은 국왕을 살해하려 했을 때의 단도를 잡게 한 채 유황불로 태워야 한다. 계속해서 쇠집게로 지진 곳에 불로 녹인 납, 펄펄 끓는 기름, 지글지글 끓는 송진, 밀랍과 유황의 용해물을 붓고 몸은 네 마리의 말이 잡아끌어 사지를 절단하게 한 뒤 손발과 몸은 불태워 없애고 재는 바람에 날려버린다.” 실제 집행과정에서는 말들이 잡아끌어도 팔다리가 떨어지지 않아 결국 집게로 어깨와 넓적다리 근육을 잘라낸 뒤에야 집행이 완료됐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형수 중의 한 사람, 1757년 3월 국왕 루이 15세를 살해하려다 처형된 다미엥이란 사람의 이야기다. 푸코의 책에는 직접 다미엥에게 이런 고통을 가한 사람의 이름도 나온다. ‘파리의 남자’(뮤수 드 파리)라는 별칭으로 불리던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사형집행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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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아티스트인 레아 룬트가 그려둔 목탄화를 보고 남편인 프랑스 작가 프레데릭 파작이 영감을 받아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이 책의 시작이다. 표지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다. “짝 이룬 남녀는 서로 사랑한다. 당연하다. 짝 이룬 남녀는 서로 미워하게 된다. 그럴 법하다. 짝 이룬 남녀는 서로를 파괴할 수 있다. 이는 아주 드물고 우발적이다.” 재치와 시니컬로 뭉친 30년차 부부의 사소하고도 예술적인 기록.
[도서] 30년차 부부의 예술적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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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앨리스 먼로의 최신작이자 작가 인생의 마지막 작품으로 총 14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노벨문학상이라는 묵직한 후광을 보고 읽어도 지우고 읽어도 참으로 아름다운 산문을 만날 수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소우주와 같아서 짧은 분량임에도 여운이 깊게, 길게 남는다. 이 단편집의 말미에는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단편 네편이 실려 있다. 꼭 추천하고 싶은 소설들의 향연.
[도서] 소우주와 같은 이야기 1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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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생활의 편의를 최우선에 두고 집을 구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마음에 드는 동네에 내 취향대로 지은 집’에 대한 욕구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두 부부가 ‘원하는 동네’인 연희동과 부암동에 ‘원하는 대로’ 집을 고쳐 짓고 정착하기까지의 사연과 노하우, 예산 등을 정리한 것이다. 집에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진과 글의 모음. 돈도 남편도 없는 입장에서는 한없이 부러운 책이기도 하다.
[도서] 집에 산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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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동일한 상태를 유지하는 개체가 아니다. 물리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과정에서 학습하고 사회화를 거치며 우여곡절을 겪는다. 어떤 순간에는 ‘이대로 영원히’를 외치고 싶어지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 매일 달라지는 나 자신과 내 곁의 사람들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는 남자에 대한 산문집인데, 남자가 ‘나는 어떻게 성장하고 변해가는가, 나아가 어떤 남자로 나이들면 좋을까’를 탐험하게 하는 동시에 여자가 ‘내 옆의 남자는 왜 이런가, 예전하고 왜 이렇게 달라져만 가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전날보다 더 나이든 자신을 느끼는 40대, 50대 경계의 남자나 그런 남편을 둔 여자라면 정체성과 남성의 여성성, 중년의 위기와 모임을 다룬 4부 ‘남자의 삶과 변화’ 장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연령대별로 나누어 이 책을 들여다보면 결혼과 책임감, 경쟁심을 다룬 1부 ‘남자의 관계 맺기’는
[도서] 남자 알아? 여자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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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렁 으르렁 으르렁대
진정한 골든위크는 5월이 아니라 12월에 온다고, SM 아이돌 덕후들은 말한다. 올 연말에도 ‘SM TOWN WEEK’를 맞아 일산 킨텍스에서 12월21일에는 샤이니, 22일에는 소녀시대, 24~25일에는 EXO(사진)와 f(x), 26~27일에는 동방신기, 28~29일에는 슈퍼주니어가 출격한다. 그동안 덕계못(덕후는 계를 못 탄다) 신드롬에 시달렸던 여러분, 킨텍스로 오세요~.
그래도 안 생길걸?
지난해 솔로대첩에 상처받은 그대, 주목하라. 메가박스에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솔로를 위한 영화관을 열기로 전격 결정했다. 사연 공모를 통해 남녀 각각 83명씩을 선정, 영화 관람권과 간단한 먹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상영영화는 무려 <러브 액츄얼리: 크리스마스 에디션>! 이벤트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메가박스 페이스북에 신청하면 된다. 참고로 자리뽑기는 랜덤이니 지금부터 열심히 기도할 것.
박지성에게 전해주오
무려 2년 만의 귀환이다. 한국
[culture highway]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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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아이는 아빠라는 말보다 ‘옌센닌’(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먼저 익혔다. 생후 3개월이 되었을 때부터 어린이집 생활을 하다보니 사회생활하는 부모보다 선생님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아빠와 엄마가, 혹은 양가의 할머니들이 하던 일을 돈을 주고 고용한 외부인력이 해결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고 그것을 즐길 수도 없다면 어떻게 대처하면 될까. 얼마 전에는 남편 대행 서비스가 뉴스에 보도되었다. 섹스가 개입되고 제비들이 뛰어들었다는 내용도 있지만, 집의 무거운 가구를 옮길 때, 이혼한 뒤 딸이 아빠를 찾을 때 남편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여자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TV연속극에서는 결혼식 하객을 이런 시급 알바로 채워넣는 여주인공이 나오기도 했다.
<나를 빌려드립니다>는 이제 낯설지 않은 아웃소싱 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논픽션이다. 돈이 매개되지 않는 감정의 나눔, 노동의 베풂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공동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사적 영역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이젠 현실이 된 사적 영역의 아웃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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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만 보이는 삶의 풍경이 있다. 발을 뻗어도 무릎을 구부려도 몸 어딘가가 허공으로 삐져나가 있는 듯한 느낌의 간병인 침대에 누우면 보이는, 혹처럼 늘어진 소변주머니라든가, 다른 병상에 오고 가는 사람들을 살피며 헤아리는 타인의 불행 같은 것들 말이다. 생명이 사위는 시간에도 피어나는 시간에도 쓰이는 단어인 <환절기>라는 제목을 지닌 이 만화는 단막극으로 꼭 보고 싶은 부드럽지만 심지 굳은 이야기다.
[도서] 병원에서만 보이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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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는 여성적인 글쓰기로 이름 높았던 20세기 초반의 프랑스 소설가다. 그렇다고 해서 제목의 ‘암고양이’가 여주인공을 상징한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문제의 암고양이는 남자주인공 알랭이 신혼집에 데리고 왔다. 그 사이를 질투한 새 신부 까미유는 고양이를 죽이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독립된 성인이 된다는 의미, 부모와 자식 관계, 남녀 사이의 역할 강요와 질투 같은 것들이 이 짧은 작품 속에서 날카롭게 발톱을 세운다.
[도서] 질투와 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