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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생각나지 않지만 어린 시절 분명, 무엇인가 내 옆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형상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토토로를 두고 했던 말이다. 어릴 적 그렇게 대단하게 보였던 것들이 지금은 초라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무엇인가’의 존재로 설명하는 그 마음이 와닿아서, 박제처럼만 생각됐던 이 사람의 가치를 비로소 실감했었다.‘2002 KBSTV 애니메이션 기획안 공모’에 선정된 26부작 코믹 판타지 <꼬마 여우 요랑>은 각자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일단, 가지각색의 밝고 예쁜 색깔이 마음을 환하게 만든다. 주인공은 분홍빛 여우, 요랑이다. 천상의 서고지기였던 요랑은 누구도 못 말리는 장난꾸러기. 결국 귀중한 책을 지상으로 떨어뜨리고, 그 벌로 천년 안에 책을 찾아오라는 벌을 받는다. 지상으로 쫓겨온 요랑은 그러나 빈둥거리며 999년의 시간을 보낸다. 남은 시간은 고작 1년.
무엇이었을까, 어린 시절 <꼬마 여우 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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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의 도’처럼 ‘백수의 도’가 있다. 백수로 살기가 세상 어느 분야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백수의 도’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게 주어진 무한정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바쁜 샐러리맨처럼 시간을 쪼개고 분배하는 능력이 아니라 한정없이 긴 시간을 자신의 뜻에 맞게 조절하는 능력이다. 아무리 긴 시간이라도 한숨의 잠으로 날려버리고, 무료한 오후의 한두 시간도 불과 몇분처럼 느껴야 한다. 두번째, 자신의 일상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창조적 능력이 필요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새롭게 해석하고, 주변에서 새로운 일을 만들며, 그것을 통해 삶을 즐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백수의 도를 함께 나눌 친구가 필요하다. 대화와 해프닝, 그리고 창조적 열정을 함께 발산할 친구가 있어야 한다. 백수의 도는 이처럼 쉽지 않은 조건들을 통해 완성된다.백수로 사는 것의 어려움만화에는 우리의 덧없는 욕망이 있다. 거대한 로봇을 타고 힘을 소유하고픈 욕망, 멋지게 변신하고픈 욕망, 내
김용회의 <해바라기 꽃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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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영이 데뷔하기 이전 만화에 대한 기초를 이 만화를 보고 배웠다고 해서 화제가 된 책이며, 은근한 베스트셀러였던 <무일푼 만화교실>이 새로운 판형으로 출판되었다. 예전보다 더 커진 4×6배판의 시원한 모습으로 출간된 은 만화작법을 만화적 형식으로 풀어간 작품이다. 만화를 그리기 위한 가장 초보적인 방법, 펜과 잉크, 종이 등 재료에서 칸을 치는 방법과 캐릭터를 그리는 방법 등을 가르쳐준다. 당시 초보작가 박무직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이 작품의 연재를 통해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인상적인 것은 고급판형으로 재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만화지망생의 주머니사정을 위해 5500원의 파격적인 가격이 책정되었다는 점이다.아울러 시공사에서는 스콧 맥클루드의 명작 <만화의 이해>(understanding Comics)도 함께 출판했다. 만화가가 그린 만화이론 만화로 유명한 <만화의 이해>는 우리나라에 1995년 출간된 뒤 만화이론의 바이블로 추앙받은 작품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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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체데이 내한공연>예술의전당 토월극장/ 4월18∼24일 평일 4시·7시30분, 토·일 3시·6시(월 쉼)/ 02-548-4480, 1588-7890, 1588-1555/ 서울예술기획(주)1968년 페테르부르크에서 작은 마임극단으로 시작해 세계적인 마임 컴퍼니로 성장한 러시아 마임극단 리체데이의 세번째 내한공연. 리체데이는 스텀프, 탭덕스 등 다른 비언어 포퍼먼스와 달리 타악기를 많이 쓰지 않고 전통적인 팬터마임에 음악과 다른 소도구들을 접목하는 특유의 방식으로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 ‘시적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광대극’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이루마 내한공연>영산아트홀/ 4월27일 3시/ 02-658-35467/ 스톰프뮤직드라마 <겨울연가>에서 최지우의 테마곡으로 삽입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When the Love Falls>의 이루마가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루마는 5살 때부터 영국에 유학하여 음악을 공부한 24살 뉴에이지 피아니스
리체데이 내한공연 / 이루마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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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와 집착의 역사>
콜린 에번스 지음/ 이마고 펴냄/ 1만5천원
카인과 아벨 이후, 세상에는 수많은 라이벌과 정적이 있어왔다. 선의의 라이벌은 서로를 성장시키고 더욱 높은 경지로 끌어올리지만, <음모와 집착의 역사>에서 다루는 ‘라이벌’은 주로 서로를 파멸로 몰아넣은 정적들이다. 엘리자베스 대 메리, 올리버 크롬웰 대 찰스 1세, 스탈린 대 트로츠키, 아문센 대 스콧, 에드거 후버 대 마틴 루터 킹 등의 대결을 ‘전형적인 단편소설의 테크닉’으로 끌어간 것도 흥미롭다.
<음모와 집착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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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 박은옥 20년 골든앨범>삶의 문화 발매20여년을 한결같이 한국 포크계를 지켜온 정태춘, 박은옥의 골든앨범. 정태춘의 1978년 첫 앨범 <시인의 마을>에서 1998년에 발표한 20주년 기념 앨범 <정동진/건너간다>까지 총 11장의 앨범에 실린 100곡 가운데 33곡을 가려뽑은 편집앨범. <시인의 마을> <회상> <떠나가는 배> <북한강에서> <사랑하는 이에게3> 등 시대와 민중을 어루만져주었던 추억의 명곡들을 만날 수 있다.<The Best of Me> 데이비드 포스터 워너뮤직 발매오랫동안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온 팝 작곡가 겸 프로듀서이자 영화음악가로도 잘 알려진 데이비드 포스터의 베스트 음반. 척 배리의 백밴드부터 출발해 스카이락이란 밴드로 히트곡을 내고, 존 레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당대 톱 뮤지션들의 녹음 세션으로도 이름을 떨친 포스터는 79년 어스, 윈드&파
<정태춘 박은옥 20년 골든앨범>/[The Best of Me] 데이비드 포스터/[Papa Loves Mambo] 나카소네 가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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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족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드루이드’ 때문이었다. 언젠가, 영국 남부지역의 갖가지 거석 건조물이 드루이드의 종교의식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가설을 봤을 때였다. 켈트족의 사제인 ‘드루이드’. 그뿐이었다. 켈트족에 대한 책은 거의 없었고, 유럽의 역사나 고대 문명을 이야기할 때 조금씩 곁가지로 다루어지는 정도였다. 이번에 나온 <켈트>(줄리에트 우드 지음/ 들녘 펴냄)가 유난히 반가운 이유는 그것이다. 그동안 조각조각 알아온 ‘켈트’에 잘못된 상식과 오류가 많았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실감했다. 일례로 나는 켈트족이 영국과 유럽 일부 지역에만 존재한 소수 민족으로 알았다. 그러나 켈트족은 고대에 지중해와 북유럽을 제외한 유럽 전역을 지배했다. 기원전 3세기 무렵부터 쇠퇴하기 시작한 켈트족은, 기원전 500년경 유럽 대륙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고 아일랜드에서 황금시대를 누렸다. 자연 특히 숲을 숭배해온 켈트족의 사원은 숲 속의 공터였고, 그들은 이집트나 마야
<켈트> <마야> <티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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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업을 하는 공간은 두 군데다. 아들 두놈에게 일찌감치 안방을 헌납하고 아내와 내가 공용 침실-거실 겸 서재로 챙긴 마루(덕분에 우리 집은 애들이 조용한 편이다)와 역삼동 소재 한국문학학교 사무실이 그것.마루에는 책상을 조합하여 평균치의 3배는 족히 되는 면적을 확보했다. 그리고 벽 2면을 사전류와 CD로 채워놓았다. 학교 사무실 책상 면적도 2배는 된다. 옛날에는 글을 쓰다 말고 후배들과 회의를 해야 하는 일이 많았지만 변변한 공간이 없어서 조태일(시인, 작고)과 김주영(소설가)의 공간을 솔찮은 세월 동안 빌려썼었다.얼굴이 꾀죄죄해서 ‘공간 없는’ 태가 나는지 내게 ‘책상 하나 주마’고 이기웅(열화당 사장)과 정병규(디자이너)도 호의를 베풀었었다. 그래서 이리 뒤늦게 면적 욕심이 큰 건가.그렇단들, 참고서적이 아무리 좋아도 두권을 사서 한 군데씩 비치할 돈 능력은 아직도 안 되는 셈인데, 웬일로, 위 책은 가장 가까운 곳에 세권이나 있다. 1994년 9월30일 재판3쇄, 누계
내 기억의 씨줄과 날줄 <세계사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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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대소동 코미디의 진국 <시끌별 녀석들>, 개성만점 동거 로맨스코미디의 고전 <도레미 하우스>, 그리고 소년 변신 무술코미디의 최고 히트작 <란마 1/2>. 다카하시 류미코의 만화들은 그야말로 일본 만화가 이어온 대중오락 노선의 핵심에 걸쳐져 있는 작품들이다. 누구든지 이해하기 쉽고, 한번 열광하면 10권 정도는 쉽게 달려가는 에너지 넘치는 작품들이다. 그런데 단편 연작 <인어의 상처> 등을 보면, 다카하시가 그려낸 일본 중세의 세계가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섬뜩한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가 언젠가 이 세계를 본격적으로 그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게도 된다. <이누야샤>는 바로 이 일본 중세의 세계, 요괴와 도깨비가 뛰어놀고 전쟁과 살육이 끊이지 않는 세계를 본격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작품은 시끌별-도레미-란마의 계보를 잇는 다카하시의 메인 인기물의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주
다카하시 류미코의 <이누야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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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호러 판타지의 고전 <악마의 신부>(원제, 데이모스의 신부)가 정식 발간되고 있다. 최근 서울문화사가 발간하기 시작한 이 작품은 이케다 에츠코의 공포이야기에 아시베 유호가 그림을 그린 것으로, 국내의 독자들에서는 <꿈속의 신부>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져왔다.주인공 소녀 미나코는 어두운 금요일의 꿈속에서 데이모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친남매 지간인 데이모스와 비너스가 사랑에 빠지자 제우스는 노여움으로 비너스를 죽음의 늪에 가두고, 데이모스를 악마의 형상으로 만들어버린다.2002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공모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창작만화애니메이션 제작지원 공모안이 발표되었다. 4회째인 올해 행사는 5월28일에서 30일까지 단편애니메이션, 출판만화, 연구 및 저술, 시나리오 부문에서 기획안을 받아 심사에 들어간다. 또한 이 기간에 우수기획전시 공모를 받아 만화애니메이션 부문의 기획전시 아이템을 발굴한다. 한편 서울만화모형공모도 2회째를 맞아, 8월13일에서 14일까
악마의 신부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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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계에서 원작자나 감독, 디자이너가 엔터테이너가 아닌 ‘작가’로 대접받는 건 더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특이하게 애니메이션 제작관계자가 아닌 원작자가 ‘작가’로서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은하철도999>와 <우주전함 야마토>의 원작자인 마쓰모토 레이지이다. 한국에서야 <마징가Z>나 <들장미 소녀 캔디>, <미래소년 코난>과 같이 한 시대를 산 어린이(뿐만이 아닐지도 모르지만)들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 작품 반열에 있는 그의 작품이 새삼 일본이나 해외에서 주목받는 것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은하철도999>와 <캡틴 하록> <퀸 에메랄다스>와 같은 작품의 캐릭터들이 상호 연관되는 스토리를 추가시키면서 하나의 거대한 우주 서사시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하나의 역사적 줄기를 만들어놓고 사건을 배치하는 <기동전사 건담>과 같은 역사성을 가지는 시리즈물이 없진
전설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메텔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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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나비/ 4월12일까지/ 02-2121-0919/ 아트센터 나비
지구를 생명체로 인식하는 가이아 이론을 바탕으로 공간에 시간의 차원을 도입한 시공간적 생존환경에 대한 작업을 선보여온 건축가 조택연의 가상 건축전. 홀로그램과 동영상을 이용하여 독창적인 가상공간을 선보인다. 전송 및 반응속도가 압축된 시간 속에서 생명패턴이 급격한 변화를 겪는 2042년의 문명과 2084년이라는 미래 환경을 탐색, ‘디지털 가이아 시대’의 인간생존환경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안한다.
2042 그리고 2084(안녕… G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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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국립극장 사랑대축제 국립극장/ 4월9일∼6월5일/ 02-2274-3507국립극장이 2002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마련하는 행사. 창극, 마당극, 연극, 영어 뮤지컬, 오페라 등 ‘사랑’을 주제로 한 국내외 작품 14편을 공연한다. 특히 창작음악극 <영원한 사랑 춘향이> 등 한국의 대표적인 사랑이야기인 춘향의 사랑을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콜롬비아 렉스플로제의 콜롬비아 탱고 공연도 마련된다.<정재형 콘서트 less ordinary…>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 4월4일 7시30분, 5일 4시·7시/ 좋은 콘서트/ 1588-1555, 1588-7890<내가 날 버린 이유> 등 클래시컬한 발라드곡으로 인기를 모았던 베이시스 출신 정재형이 파리 유학에서 돌아와 2집 앨범 <두번째 울림>을 내고 여는 콘서트. 1,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프랑스
국립극장 국립극장 사랑대축제 / 정재형 콘서트 less ordin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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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을 알면 영화가 보인다
편장완, 한승룡/ 위드커뮤니케이션즈 펴냄/ 1만2천원
현장에서 영화편집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실용적인 영화편집서. <쎄븐> <더 록> 등 1990년대 이후 할리우드영화를 통해 현대 할리우드영화의 편집방식을 분석하고 할리우드영화들의 극적 표현양식을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되게 했다. 텍스트는 ‘극적 상황, 편집 포인트, 편집기법의 분석’ 등의 꼭지로 나눠 간결하게 설명하고, 교차편집, 서스펜스, 시간과 공간전환 등의 편집기법을 자세한 사진과 그림으로 분석하고 있다.
편집을 알면 영화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