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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The Remix] 데스티니스 차일드 소니뮤직 발매흑인 여성들로 구성된 R&B 그룹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리믹스 음반. 97년 <맨 인 블랙>의 O.S.T에서 첫선을 보인 뒤 이듬해 데뷔 음반을 낸 이들은 세련된 R&B와 경쾌한 팝을 오가는 음악을 들려줬다. 원래 4명이었으나 멤버 교체를 둘러싼 몸살을 앓아온 가운데, 비욘스 나울스와 켈리 롤랜드에 새 멤버 미셸 윌리엄스가 가세한 트리오로 3집에 이어 리믹스 음반을 냈다. 등 원곡의 뼈대만 남겨두고 목소리와 힙합 리듬을 강조한 이 음반은, 단순한 리믹스 이상으로 자신들의 음악에 대한 흥미로운 재해석을 들려준다.[Freeek!] 조지 마이클 유니버설 뮤직“변종” 혹은 “성도착자”란 뜻의 ‘freak’를 의미하는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조지 마이클의 새 싱글 <Freeek!>는 아니나 다를까 파격적이다. 가사도, 음악도. 백인 가수로서는 솔 느낌이 강한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I’m sexual fre
[This Is The Remix] 데스티니스 차일드 / [Freeek!] 조지 마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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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벌써 세번째 음반이다. 한해에 한장씩 차근차근. 롤러 코스터가 홈스튜디오에서 차분하게 세번째 결과물을 내놓았다. ‘애시드 팝’이라고 불러달란다. 애시드 재즈 그룹이라고도 불린다. 딱 좋은 이름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작은 성공에 흐트러지지 않고 구력이 쌓일수록 점점 일관된 자기 스타일을 잡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3집에서는 내친 김에 전작에 비해 ‘가요 감성’도 꽤 떨어냈다. 그 자신감도 좋다.좌우전후로 명멸하는 키보드 사운드와 <Copacabana>에서 따온 귀에 익은 멜로디로 음반을 연다. 나른한 봄날 화아∼ 하는 청량감이 느껴진다. <라디오를 크게 켜고>는 쭉쭉 지치는 오케스트레이션이나 째깍째깍거리는 기타소리가 흥겹다. 롤러 코스터가 하고 싶어하는, 잘 만들어진 하우스라는 음악이다. 하우스는, 복잡한 설명이 골치 아프다면, 시종일관 변함없이 쿵딱쿵딱하는 정박의 디스코 비트에 일렉트로니카(테크노)적인 여러 가지 효과를 넣은 음악이라고 생각하
롤러 코스터 3집 [absol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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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도, 소설도 있지만 주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는 심산(주요작은 <비트>와 <태양은 없다>)의 본명은 심종철이다. 그와 나는 80년대 민주화운동 혹은 문화운동의 일각을 함께 지킨 ‘형-아우’ 사이였다. 그가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라는 자신의 저서를 보내면서 이렇게 썼다. 김정환 兄께-“兄이 山에는 안 간다는 거 알지만” … 나는 피식 웃으며 속으로 이렇게 답했다. 아우가 나를 잘 안다는 거 알지만….어쨌거나 내가 산에 안 가는 거는 사실이다. 징역 2년 살고 몸무게 50kg 미만으로 입대, 통신병으로 양구 민통선 북방의 산들을 ‘작전’ 다니며 나는 다섯번 이상을 졸도했었다.심산이 산을 좋아하는 걸 알기 전에도 그는 산같이 듬직했다. 하체에 비해 상체가 상체에 비해 머리통이 큰 그가 록바에서 춤이라도 추면 그건 산과 동지적 연대감의 합(合)이 덩실대는 모습 같았다. 다시 어쨌거나, 이름을 ‘종철’에서 ‘산’으로 고친 것은 산에 미치고부터인 듯한데
산이 쓰는 책 <심산 마운틴 오딧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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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더버그의 신작 <오션즈 일레븐>은 한껏 멋을 부린 스타일의 범죄영화다. 이런 영화의 내용은 더이상 삶의 반영이 아니라 스타일 자체의 반영이다. 범죄영화의 공식을 얼마나 더 멋지게 가지고 노느냐가 관건이다. 스티븐 소더버그는 자유자재로 그 공식들을 넘나들면서 자기만의 공간을 리믹스하고 있다. 그 리믹스된 공간에서는 과거의 것들이 스티븐 소더버그와 조금은 퇴행적인 방식으로 대화하고 있는데, 그것들이 복고적이면서도 신선한 맛을 발휘하도록 하는 작은 터치들이 이 영화를 매력적으로 만든다.1960년대나 1970년대의 B급 범죄영화를 규정하는 음악은 주로 흑인들에게서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영화 <슈퍼플라이>나 <쿵후 파이팅>을 만든 커티스 메이필드나 전설적인 <샤프트>의 아이작 헤이즈이다. 어딘지 도시 뒷골목 냄새가 나는 이 음악들의 독특한 리듬감은 많은 B급 범죄영화들에 의해 참고되고 있다. 영화나 TV시리즈의 인트로 화면(주인공인 형사들
<오션즈 일레븐>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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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에서 30대 남성들에게 <로보트태권V>는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추억의 대명사인 것은 분명하다. 지구에 내습하는 사악한 적들을 맞아 목숨을 걸고 지구의 운명을 건 싸움을 하는 거대한 강철 로봇이나, 정의로운 주인공 훈이의 확고한 사명감, 탁월한 태권도 솜씨, 적의 거대한 로봇까지도 꼼짝 못하게 만드는 깡통로봇의 고춧가루탄은 당대의 정서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게임기도, 컴퓨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서울의 뒷골목에서 우리는 <로보트태권V>의 주제가를 부르며, 힘과 정의에 대한 내성을 키워갔었다.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충성’을 다한다는 무시무시한 맹세를 자연스럽게 욀 수 있었던 까닭도 어쩌면 이 거대한 로봇과 그 조종사들이 보여준 ‘충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로보트태권V>에 대한 소식들을 들을 때면 조국근대화와 총력안보와 같은 지난 시대의 단어가 떠올랐다.강하다, 신파의 힘&
김형배 <로보트태권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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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문화콘텐츠 관련 업계를 지원할 재단법인 경기 디지털아트하이브(DAH, Digital Art Hive) 종합지원센터가 3월26일 경기도 부천시에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정부와 경기도, 부천시가 133억원의 초기 재원을 조성해 국내 문화콘텐츠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애니메이션, 게임, 전자출판산업이라는 3대 핵심분야를 선정하고 11개 업체를 선정했다. 디지털아트하이브 종합지원센터에 입주한 업체 중 눈에 띄는 회사는 이현세엔터테인먼트다. 만화가이자 세종대 교수이기도 한 이현세씨는 <아마겟돈>의 실패 경험을 자산 삼아 애니메이션, 만화사업을 준비하고 있다.이현세엔터테인먼트에서 첫번째로 제작될 예정인 작품은 <천국의 신화> 극장판. 만화 <천국의 신화>를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제작된다. 이 밖에 지난해 말부터 TV용 3D애니메이션 <레카>를 제작한 드림픽처스21도 디지털아트하이브 종합지원센터에
디지털 아트하이브에 애니메이션 업체들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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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이 해외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본선에 연이어 진출하고 있다. <마리이야기>가 안시페스티벌 경쟁부문에 오른 것에 이어 김진영의 <초지>, 정진희의 <冬>, 조상석의 <수냐>가 자그레브페스티벌 경쟁부문에 진출했다는 소식이다. 작가 김진영은 단편 <자리 만들기>로 2000년 안시페스티벌 학생부문 본선에 오른 바 있다.<초지>는 셀과 종이 위에 아교 잉크와 아크릴릭으로 수묵담채화의 효과를 낸 7분가량의 단편이다. 생경한 제목은 ‘아무도 밟지 않은 맨땅에 새롭게 솟아나는 잔디’라는 의미로,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겪는 내면의 혼란을 그리는 만큼, 명쾌한 전개를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난해하게 다가올 수 있는 작품이다.먼저, 거친 붓선으로 강조된 산이 보이고 그 산을 가리키고 있는 하얀 손가락이 보인다. 그런데 섬뜩해라. 카메라가 전체를 비추고 보니 주인공은 소복 입고 머리 풀어헤친 여인이 아닌가. 게다가 배
상상의 에너지는 통제불능 <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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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진 앵콜 콘서트>4월5일∼7일 6시/ 대학로 CLUB S.H/ 1588-1555, 02-745-8888/ (주)빅뱅 크리에이티브‘한국의 셰릴 크로’라 불리는 여성 로커 우미진의 음반발매기념 앙코르 콘서트. 데뷔앨범 <Return to Zero>에 실린 <Alive> <사랑은…> 등의 곡과 제니스 조플린의 <More over> 등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여성 록 연주자들의 곡을 노래와 연주로 들려준다. 박혜경, 이정열, 비갠후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4월13일에는 부산 가톨릭센터 소극장에서도 콘서트가 열린다.<연대 ‘자! 우리 손을 잡자’> 한양대학교 노천극장/ 3월30일 5시/ 1588-1555, 02-2637-449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사)민족예술인총연합신자유주의에 대한 반격을 기치로 내걸고 노동문화예술인과 노동자 문화패가 대규모로 결합하는 연합공연. 좋은친구들, 꽃다지, 류금신 등 대중적 지명도 높은 문화패들
우미진 앵콜 콘서트 / 연대 `자! 우리 손을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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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뱀포드/ 서울문화사 펴냄/ 각권 1만원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 등장했던, CIA를 능가하는 미국의 정보기관 국가안보국(NSA)의 모든 것을 다룬 책. NSA는 전세계의 통신을 감청하고, 위성을 통하여 모든 것을 감시한다. 이 책은 수천종의 NSA 문서와 전현직 관리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쿠바 침공 구실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본토 내에서 대규모 테러공격을 감행하고 책임을 카스트로 등에게 뒤집어씌운 ‘스노즈 작전’ 등 충격적인 ‘음모’를 공개한다.
<미 국가안보국 NSA>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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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Arms> 피에로 카푸칠리굿인터내셔널 발매비장하면서도 무게있는 저음의 울림이 매력적인 바리톤 가수 피에로 카푸칠리의 전성기 공연 실황을 모은 음반. 이탈리아 출신인 카푸칠리는 두 옥타브 반을 넘나드는 풍부한 표현력과 베르디의 오페라를 잘 소화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64∼171년까지 열린 공연 중 그의 곡을 모은 이 음반은, 납치된 딸 질다를 찾아나선 리골레토의 비통함이 담긴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 등 베르디의 곡을 1장에, 로시니와 도니체티, 벨리니 등의 곡을 다른 1장의 CD에 담았다.<The Gate of Dreams> 양방언 오이뮤직 발매이미 2집부터 4집까지 3장의 음반으로 소개된 재일동포 2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의 데뷔음반이 뒤늦게 나왔다. 키보드를 주선율로 2집에서는 몽골음악과 런던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연주를, 3, 4집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각국의 민속악기와 오케스트레이션의
[Opera Arms] 피에로 카푸칠리 / [The Gate of Dreams] 양방언 / [Spoonface] 벤 크리스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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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음악 사상 가장 인기있는 밴드 중 하나”(롤링스톤즈) 혹은 “공연에 있어서나 (특히) 스튜디오 녹음에 있어서나 가장 혁신적인 밴드 중 하나”(음악전문웹진 <올뮤직가이드>).원하는 만큼의 실험을 하면서도 세상과 소통할 수 있길 바라는 게 창작을 하는 이들 다수의 소망이라면, 핑크 플로이드는 드물게 그 소망을 이룬 록밴드다. 얼핏 상반된 듯한 평가에서 드러나듯, 양날의 칼로 여겨지는 실험성과 대중성을 한손에 쥐었으니 말이다. 핑크 플로이드는 전위적이면서 입체적인 전자 사운드의 실험, 현대인의 의식세계를 파고드는 철학적인 몽상을 담은 프로그레시브록으로 록음악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은 선구적인 밴드. <Dark Side of The Moon> <Wish You Were Here> 등 핑크 플로이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음악적 지주 로저 워터스가, 오는 4월2일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In The Flesh 2002’란 제목이 붙은 이번 공
`In The Flesh 2002`, 로저 워터스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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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희는 30년 경력의 사진기자다. 그에게 사진 취재를 당한 적이 한번 있는데, 어찌나 집요하고 주문이 많은지, 화를 내기 직전까지 갔었다. 작가를 배우 취급하다니…. ‘배우’가 ‘작가’보다 낮은 직업이라는 게 아니라, 각기 할 일이 다르다는 뜻으로 나는 발끈했었다. 뭐, 그렇단들, 시‘창작’과 시‘낭독’은 다르다고 아무리 주장한들 축시나 추도시, 기념시를 쓰고나면 어쩔 수 없이 식장에서 읽을밖에 없었던 경험을 숱하게 갖고 있는 나로서야 취재를 거부할 용기는 애당초 없었던 것인지 모른다.그런데, 그가 찍은 나의 사진을 보니 정말 ‘나에게 예술적’이다. 그의 흔적은 전혀 없고 내가 나에게 나의 풍경을 전달해온다. 대단하다, 참. 당신의 이런 면을 찍은 사진기자 혹은 작가는 없었는데…. 마누라도 영 신기한 모양인지 자꾸 들여다보았다.그리고, 그가 그렇게 찍은 문인 일흔일곱명의 사진을 모아 얼마 전 책을 냈다. 책 제목은 (과연) ‘作家 일흔 일곱의 풍경’인데, ‘박경리에서 김영하에 이르
한영희 <作家 일흔일곱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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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스, 정류장>의 음악은 루시드 폴이 맡았다. 처음에 ‘미선이’라는 인디밴드의 리더로 출발한 조윤석은 밴드가 군대문제로 일시적으로 와해되고 나서 솔로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루시드 폴’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얻었다. 지난해 발매된 루시드 폴의 데뷔음반은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섬세하면서도 담백한 멜로디로 풀어냄으로써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때의 개성이 이 O.S.T 음반에도 죽지 않고 그대로 살아 있다.그의 음악은 한편으로 ‘어떤날’ 같은 밴드로부터 이어져오는 서정적인 포크음악에 맥이 닿아 있다. 내성적인 보컬 스타일과 자기토로 형식의 가사, 그리고 텐션 노트를 짚으면서 굴곡있게 이어지는 아르페지오 기타가 그의 음악을 지탱하는 중심 요소들이다. 루시드 폴은 거기에 트립합, 브릿팝 등의 서구음악에서 들을 수 있는 리듬 패턴과 노이즈들을 가미하면서 그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Everything but the Girl’과 같은 일렉트로니카 그룹의 서정적인 측면을 루
<버스, 정류장>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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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애니메이션,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들은 소비자(시청자)의 시선과 관심을 얻어내기 위해 전개속도나 이미지의 전환이 매우 빠른 작품이 주류다. 15분에서 5분 정도에 한 에피소드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보니 스토리는 더욱 가팔라지게 마련이다. 이렇다보니 많은 애니메이션들이 캐릭터의 매력에 의존한 코믹물이나 현란한 액션이 가미된 로봇 및 SF물로 제작되고 있다.‘멸망해가는 고도 문명사회’와 ‘여자 로봇’이라는 소재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아마도 시로 마사무네의 <공각 기동대>나 <애플시드> 같은 액션물이나 <메트로폴리스>나 <로봇 카니발> 같은 문명비판적인 SF판타지물이 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아시나노 히토시의 원작만화 <요코하마 쇼핑 기행>(국내 소개명 <카페 알파>)을 바탕으로 제작된 동명 애니메이션에서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 흔한 총격신이나 격투신이 등장하지
커피 한잔 더 드릴까요? <카페 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