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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때는 봄. 지난해 내내 불어댄 모음앨범 열풍이 음반업계를 황사처럼 뒤덮고 있는 중. O.S.T 음반업계라고 그 바람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봄에 어떤 영화음악을 모아야 대중에게 다가가기가 쉬울 것인가. 이번엔 음반기획자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본다. 그들에게는 터지느냐, 안 터지느냐, 그게 문제다.그 정답 중의 하나가 바로 ‘이와이 지’ 모음집이 아닐까. <러브 레터>의 빅히트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와이 월드’라는 일본풍의 신조어를 낯설지 않게 만들었다. 그 감각적인 화면에 붙었던 감각적인 멜로디를 모은 앨범. 음….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기 딱 좋다, 뭐 그렇게 생각했을까.하여간, 일본 젊은 감각의 대중적 표본인 이와이 순지 영화들에 쓰인 음악을 한데 모은 앨범이 달뜬 봄 시즌을 겨냥하여 나왔다. <언두> 같은 그의 초기 단편에서부터 <러브 레터>나 에 이르기까지 꽤 많은 영화를 망라하고 있어 이
`이와이 순지` O.S.T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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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봄으로 들어가는 요즈음은 크리스마스와 가장 상관없는 계절인 듯 싶다. 가을과 겨울에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거나 지나가 낯설지 않고, 차라리 여름은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두개의 모순된 상징이 충돌하며 오히려 효과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게다가 한 여름에 생각하는 크리스마스의 풍광은 얼마나 시원한가!). 그러나 겨울의 무거움을 떨어버리려는 봄에는 크리스마스와의 특별한 인연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눈 오는 풍광이나 지나간 트리, 구세군의 종소리 따위의 이미지도 낯설고, 지난 크리스마스를 추억하기도 고작해봐야 몇 개월이 흐른 뒤여서 쑥스럽다.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색상인 빨강과 초록으로 데커레이션되어 있고, 하얀 눈을 맞고 서 있는 코트 입은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진 <그녀들의 크리스마스>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여왕 봄에 맞지 않는 불협화음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새콤달콤쌉싸름’한 크리스마스의 기억이라니. 카피치고는 세월의 흐름에 둔감한
한혜연 단편집 <그녀들의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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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전사 009> <버그> <필승아 놀자> 등을 발표한 김준범은 출판시장의 불황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왜곡된 인터넷만화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자신의 콘텐츠만으로 웹진을 오픈했다. 이 웹진은 보통 다른 작가들이 운영하는 공식 홈페이지처럼 무료로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유료화를 목표로 한다. 웹진 엑스타투(www.xtaatu.com)는 웹진제목과 동일한 신작 컬러만화인 <엑스타투>와 예전의 작품들(<버그> <천둥벼락> <필승아 놀자>)과 각종 게시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용료는 1개월 1000원/ 3개월 3000원/ 5개월 5000원/ 1년 1만원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신작 <엑스타투>다. 어떤 종이잡지에도 연재하지 않고 오직 인터넷 연재만을 목표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1주일에 12페이지씩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어 웹진 연재의 가능성, 인기작가와 작품을 통한 독자의 유입 등
김준범의 1인 웹진 엑스타투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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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바야흐로 월드컵 무드다, 라고 쓰려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닌 것 같아서 말을 바꿨다. 광적인 축구 팬이 아닌 탓에 혼자 국민적 열기를 못 느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돌 맞으려나?). 잘못 말했다가는 다칠지도 모르니 내 경우에 한정시켜 말하자면, 정부와 미디어가 주도하는 열기가 나한테까지는 전달되지 않는 느낌, 먹고살기도 바쁜 데 월드컵에 신경쓸 겨를이 어디 있단 말이냐, 이런 심정이다.월드컵 개최지 국민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내 자세를 새삼 들먹인 건 이번에 소개하는 <우정의 그라운드> 때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축구 애니메이션이다. KBS 미디어와 드림키드넷이 기획한 <우정의 그라운드>는 KBS2TV를 통해 매주 목요일 오후 5시30분에 방영되는 26부작 시리즈. 지난 2월21일 첫방영을 시작한 이 작품은 일본 <NHK BS2>에서 매주 월요일 6시 <킥 오프 2002>란 제목으로 동시에 소개되
승리보다 값진 팀워크 <우정의 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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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헤이든 & 곤잘로 루발카바 듀오 재즈 콘서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월23일 8시/ 서울예술기획/ 02-548-4480, 1588-1555
원래 지난 2월에 예정됐다 급성 맹장염 때문에 한달 연기되었던 찰리 헤이든의 첫 내한공연. 체 게바라에게 헌정한 <Song for Che>를 작곡하는 등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가치관을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감성으로 풀어내는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이 화려하고 강렬한 테크닉을 구사하는 쿠바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곤잘로 루발카바와 함께한다.
찰리 헤이든 & 곤잘로 루발카바 듀오 재즈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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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옆 철학카페김용규/ 이론과실천 펴냄/ 1만8천원철학을 전공한 지은이가 사랑, 희망, 행복, 성, 시간, 죽음 등 삶의 6가지 보편적인 주제를 <안개 속의 풍경> 등 18편의 영화를 통해 풀었다. 예를 들어 <나라야마 부시코>에서는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러 떠나는 오린에게서 스토아학파의 존재론적 승화를 떠올리며, 사르트르의 <존재와 무>,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까지를 사고를 확장한다. 지은이는 되도록 비디오를 빌려본 뒤, 책을 읽기를 권한다.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케다 가요코 구성/ 국일미디어 펴냄/ 6800원북미 지역 네티즌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던 “세계의 인구를 100명밖에 안 사는 마을로 축소시키면…”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이 일본을 거치면서 그림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63억 인구가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세계를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동화 같은 가정을 세우고 오밀조밀하게 축소된 숫자의 행진을 시작한다. 행
영화관 옆 철학카페 /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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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erald Forest-The Very Best of Tim Mac Brian헉스뮤직 발매프랑스의 뉴에이지 뮤지션이자 작곡가 팀 맥 브라이언의 베스트 음반. 1996년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7장의 음반 가운데 국내에 소개된 2장을 제외한 나머지 미발표 음반 중에서 선곡했다. 뉴에이지 음악에 주로 쓰이는 피아노와 전자음악을 기본으로, 새소리, 물소리 같은 자연의 음향과 플루트 등의 샘플링까지 좀더 풍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동양적인 선율의 <Song of The Reed>,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돋보이는 <The Memory of The Old World> 등 12곡이 수록됐다.Under Rug Swept 앨러니스 모리셋워너뮤직 발매얼터너티브와 포크록을 바탕으로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을 노래해온 싱어송라이터 앨러니스 모리셋의 세번째 정규음반. 1998년 말 2집을 선보인 뒤 거의 3년여 만이다. 육중한 기타 리프로 문을 여는 첫곡 의 얼터너티브풍 사운드나 귀에
Emerald Forest-The Very Best of Tim Mac Brian/Under Rug Swept/Rememb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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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완’이 한 멤버로 있는 3호선 버터플라이의 음반에 대해 ‘신현준’이 글을 쓰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성기완도, 신현준도 금시초문인 사람이거나, 성기완을 성시완으로 오해하고 신현준을 영화배우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신현준과 성기완이 <씨네21> 지면에서 ‘본업’과는 거리가 있는 글을 써대는 존재로 알고 있는 사람이 이 글을 읽으면 얼토당토않은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더 절망적이다. 어쩌면.성기완도 신현준도 대단찮은 것은 분명하고 그건 본인들도 안다. 물론 성기완은 음악을 직접 만드는 사람인 반면, 신현준은 남이 만든 음악을 듣고 구시렁대는 사람이므로 성기완은 신현준보다는 대단하다. 그렇지만 둘 다 별볼일 없는 이유는 그들이 ‘제3세계 아시아의 록 폐인’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라도 ‘제3세계’만 아니었더라도(일본처럼), 혹은 제3세계라도 ‘아시아’만 아니었더라도(라틴아메리카처럼) 혹은 제3세계 아시아라도 ‘록음악’에 목매지만 않았다면 이렇지는 않았을
3호선 버터플라이 (Numb,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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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은 여자들이 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들이 화들짝 눈을 켜고 긴장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운동권에서만큼은 난 이 말을 거의 명제 수준으로 신봉한다. 술자리에서 인심좋게 책 내주겠다고 호언장담하면 손해가 1천만을 쉽게 넘본다.그렇게 ‘덕’이 쌓이면 뭐하나. 고료를 지불 못하게 되니 덕이 ‘악업’으로 직결되게 마련이다. ‘운동권 여사장’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나병식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로 옮겨가고 그의 아내 김순진이 총책을 맡은 ‘풀빛’출판사를 찾아가는 일은 기분좋았는데 위 책을 선물받아 오니 역사선생인 아내도 반색이다.확실히 이 책은 기존 역사학자들의 구한말관(舊韓末觀)을 기분좋게 깨부순다. 고루가 질타되고 2분법이 극복되고 왜곡이 교정된다. 3∼4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에 이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독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 재미는, 분량 운운했지만, 사실 엄청난 노고의 결과다. ‘서구인이 쓴 한국 풍물지’ 전집 23권을 번역출판한 뒤
신복룡, <이방인이 본 조선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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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영화의 긴 서두는 소니 리스턴과 캐시어스 클레이의 타이틀 매치를 중심으로 유색인 전용 버스와 어린 시절, 말콤 X의 설교 등이 전설적인 흑인 가수 샘 쿡의 콘서트 장면과 한데 버무려진다. 샘 쿡 자신의 노래가 아니라 데이비드 엘리어트가 다시 부른 노래가 나오긴 하지만, 이 여러 시간대의 알리를 받쳐주는 음악으로 샘 쿡의 걸작 <Bring It Home to Me>가 흐르도록 한 것은 당연한 선택이다.스물두살의 알리(클레이)가 골리앗 같이 거대한 소니 리스턴을 때려눕히는 기적의 순간이 다가올수록 점점 고조되는 이 노래의 주인공 샘 쿡은 흑인의 ‘자존심’ 중 하나이다. 불세출의 음색을 가졌을 뿐 아니라 애절하면서도 신명이 담긴 멜로디를 끝도 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 천재 가수는 솔 가수가 되기 전 이미 십대 시절에 전 미국을 휩쓴 가스펠 가수였다.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솔 가수로 데뷔한 그는 리듬 앤 블루스를 재정의했다. 그 이후 솔은 더이상 걸쭉한
<알리>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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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배에서 떨어져 무인도로 표류해간다. 처음에는 ‘살려달라’고 외치며 어쩔 줄 몰라 하지만, 금세 현실을 깨닫고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 카메라 렌즈로 모닥불에 불을 붙이고, 판초에 맺힌 이슬로 식수를 해결한다. 성경에 나오는 다윗의 물맷돌을 직접 만들어 새를 잡고, 대나무로 낚시하는 법도 어렵지 않게 익힌다. 겨울이 다가오자 나무와 짚을 엮어 집을 만들고, 썩은 머루로 만들어낸 술로 한껏 취해보기도 한다. 정말 대단하다. <마스터 키튼>이나 <고르고 13>도 두렵지 않은 프로페셔널한 생존의 능력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난 뒤 소년은 더이상 참지 못하고 뗏목을 만들어 육지로 향한다. 약간의 시련은 있지만 역시 예상 밖으로 쉽게 도착. 그러나 진짜 비극은 이제부터 시작이다.예상치 못한 사고로 한 소년이 고립된다. 천신만고 끝에 바깥 세상으로 나온다. 그러나 자신이 이전에 알던 안락한 세상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 이제 어디로 탈출할 것인가? 우리는 동아시아
박흥용의 <그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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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임>의 만화가 쓰토무 니헤이가 그린 또 다른 사이버펑크만화 <노이즈>(세주문화)가 출간되었다. <노이즈>는 쓰토무의 <블레임> 세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어린아이의 연쇄유괴살인을 추적하는 와중에 특이한 교단과 싸우게 되는 여경찰의 이야기다. <블레임>은 거대한 건축물과 예측불허의 변종 생명체들이 날뛰는 방대한 스케일과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그려낸 미래세계의 착상 등이 상당한 난해성을 던져주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노이즈>는 네트 유전자, 규소 생명체 등 <블레임>의 세계관에 상당한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개념들을 또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의 마지막에는 쓰토무 니헤이의 사계상 수상작이며, 데뷔작인 <블레임>의 단편 버전이 나온다.김준범의 <아니타 레바> 완간 월간 <나인>에 연재되었던 김준범의 고전풍의 SF <아니타 레바>(출판
쓰토무 니헤이의 <노이즈>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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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관한 한 ‘왕국’이라는 칭호가 어울리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인 ‘일본’에서는 최근 이 두 분야의 시장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주소비층인 어린이와 청소년층의 감소, 여타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의 증가 같은 요인도 무시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 큰 원인은 <드래곤 볼> <슬램덩크> <에반게리온> <세일러문>으로 대변되는 1990년대 황금기의 거품이 꺼진 뒤 ‘대박’이라 불릴 만한 히트작의 부재다.이러한 시장축소에서 나온 제작경향은, 일정 수의 고정팬을 가지고 있고 자금력이 있는 중장년층의 소비자를 유인해낼 수 있는 ‘리바이벌’ 붐이다. 이러한 붐의 최대 수혜 작가는 <마징거 Z>와 <게타로보> 등 ‘거대 로봇물’의 아버지인 나가이 고와 <파워레인져> <백터맨> 같은 이른바 ‘특촬물’의 개화기를 장식한 <가면 라이더> <레인보우 전대> 등의 창시자 이시
나는 인간으로 살겠다 <인조인간 키카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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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월14일(목) 7시30분/ (주) PMG Korea/ 02-749-1300
화이트 데이를 겨냥한 기획 콘서트. 지난 2월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발렌타인 콘서트의 2부격이다. 조관우, 윤종신, 조규찬, 하림 등 부드럽고 따뜻한 이미지의 남자 가수들의 노래와 신관웅(피아노), 김희연(드럼), 장응규(베이스) 등 재즈 트리오의 라이브 연주가 펼쳐진다. 영상 프로포즈 등의 이벤트도 곁들인다.
화이트데이 콘서트-Men’s Confe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