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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포레스트 지음 | 열림원 펴냄
‘옛날 옛적에…’라는 말에서 해피엔딩을 기대하는 버릇을 지닌 독자에게, <영원한 아이>는 가장 끔찍한 악몽이 될 수도 있고 또한 가장 아름다운 꿈이 될 수도 있다. <영원한 아이>는 사실 그 해피엔딩의 끝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그들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고 예쁜 딸을 낳았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 세살 난 딸 폴린이 악몽에서 깨어나 눈물을 쏟는다. 설마설마했던 딸의 증상은 골수염이 되고, 마침내 골육종이라는 악성 종양으로 밝혀진다. 그곳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삶은 명료하고 잔인한 동화, 기괴한 채색삽화들이 들어 있는 전설이 된다.
불치병에 걸린 딸과의 마지막 나날을 그린 <영원한 아이>는 투병기가 아니다. 폴린은 흰 가운을 입은 아줌마가 ‘작은 사진들’을 찍고, 때로 기계가 없어서 다른 병원에 앰뷸런스를 타고 가 ‘소리를 내는 사진들’을 찍기도 하지만, 죽음이 삶을 좀먹는 매 순간의
그리하여 삶은 그 의미를 갖는다, <영원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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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영화사>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198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영화에 대한 연구나 저술은 ‘허가받은 개인’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백지한’이라는 필명의 연구자가 쓴 <북한영화의 이해>(1989, 친구)를 예외로 한다면 말이다. 대부분 뼈대만 앙상했던 80년대 저작들에 비해 이제 북한영화에 대한 연구도 꽤 살이 붙고 있다. 북한영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한 이효인의 박사논문 등 연구와 저작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고, 최근에는 소장 북한영화 연구자를 대표하는 이명자가 <북한영화사>를 내놓았다.
그간 출판된 책들이 북한의 문예정책에 초점을 맞춰 서술되었다면 이 책은 문예정책과 사회문화사, 그리고 영화사를 날줄과 씨줄로 엮어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북한영화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려는 영화문학(시나리오) 작가가 있고 더 풍부한 화면을 만들려는 연출가와 촬영감독의 고민이 있다. 물론 그 영화에는 현재
한국 영화의 나머지 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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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학고재 펴냄
<남한산성>은 3년 만에 만나는 김훈의 장편소설이다. 김훈은 병자호란를 버티어 치욕으로 목숨을 부지한 조선의 어느 겨울을 남한산성에서 살핀다. 이 책의 ‘일러두기’는 “이 책은 소설이며, 오로지 소설로만 읽혀야 한다”고 밝히고 있는데, “실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그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될 수 없다”고 미리 못박고 시작한다.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전장의 복판에서 살고 싸우고 고뇌했던 이순신의 시점에서 기술했던 <칼의 노래>와 달리, <남한산성>은 겨울바람처럼 매서운 눈으로 남한산성에 모여드는 자들을 살펴 글로 옮긴다. 채 2개월을 넘기지 않은 병자호란의 고요한 전장, 말(言)이 들끓는 성 안과 말(馬)이 먼지를 일으키는 성 밖의 모습은 역사책으로 다 말할 수 없는 서늘한 생생함을 떠올리게 한다.
인조는 강화로 발걸음하다 남한산성에 기거하기 시작한다. 정묘호란으로부터 1
병자호란, 그 치욕의 봄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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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스> 모히로 기토 지음/대원씨아이 펴냄
중학생이 된 해의 여름방학, 어촌마을의 자연학교에서 만난 열다섯명의 아이들은 우연히 지구를 지키는 ‘게임’에 참여하는 계약을 하게 된다. 로봇을 조종해서 지구를 습격하는 15대의 적을 물리치는 것. 그리고 첫 번째 전투에서 아이들이 알게 된 것은, 전투가 끝나면 파일럿도 죽는다는 사실. 이 로봇은 파일럿의 생체 에너지를 동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구를 지키고 죽을 것인가 아니면 지구가 멸망한 뒤 모두 함께 죽을 것인가. 너무도 가혹한 선택이다. 50억 인구를 지키기 위해 한 아이의 죽음, 아니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의) 피해자까지 합한 수만명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나의 생명은 나머지 생명들을 위해 희생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지어스>는 끝없이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진짜로 <지어스>에서 마음 쓰는 장면들은 이런 거창한 명제들이 아닌, 이제 겨우 질풍노도의 시기에 들어선 아이들이 죽음에
모든 아이들이 자라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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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해냄 펴냄
“신의 가호를 빌어봐야 소용없소, 원래 신은 날 때부터 귀머거리거든.” 우리는 다시 그 도시로 돌아간다. 안과의사의 아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의 눈이 멀었던 곳으로. 주제 사라마구의 <눈뜬 자들의 도시>는 <눈먼 자들의 도시> 이후 4년 뒤의 시점에서 눈먼 것보다 더 거대한 암흑 세상을 보여준다. 전작의 주인공들은 아주 느지막이 무대에 재등장하지만, 막연한 희망을 느낄 여지는 점점 사그라든다.
백색 실명이라는 희귀한 전염병이 있었던 때로부터 4년이 지난 선거일. 수도에서는 과반수가 넘는 백지투표가 정치가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다시 선거가 실시되지만 이제 백지투표율은 83%로 올라간다. 이전과 다른 형태의 백색공포에 질린 것은 정치가들뿐이지만, 권력을 쥔 대통령을 포함한 수뇌부 인사들은 수도를 버리고 도망친다. 그리고 수도에는 계엄령이 선포된다. 외부와의 접촉이 끊긴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눈을 떠도 희망은 보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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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서> 브래드 멜처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운명의 서>를 쓴 브래드 멜처의 팬 목록에는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름이 있다. 그 덕에 멜처는 대통령 암살기도사건 8년 뒤 재선에 실패하고 일반인으로 돌아간 전 대통령 매닝을 보좌하는 인물이 겪는 스릴러인 <운명의 서>를 쓰면서 그 전 대통령들의 도움을 받았다. 멜처는 코끼리처럼 큰 에고와 모양만 아름다운 나비의 날개를 달고 있는 전직 대통령들의 일상을 흥미롭게 노출하는 동시에 <다빈치 코드>와 <내셔널 트레져> 이후 전세계인의 상식이 된 프리메이슨을 끌어들여 <운명의 서>를 완성했다.
주인공 웨스는 대통령 매닝의 보좌관으로 일하다 대통령 암살기도사건에 휘말려 얼굴에 총알을 입었다. 이후 얼굴 근육이 일부 죽었지만 매닝은 재선에 실패한 뒤에도 그를 곁에 둔다. 그런데 사건이 8년 지난 어느 날 웨스는 암살기도 때 사망한 인물이 살아 있음을 알게
백악관과 프리메이슨을 둘러싼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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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 디자인> 김민수 지음/ 그린비 펴냄
9·11 발생 8일 뒤, 뉴욕 <데일리 뉴스>와 함께 밀턴 글레이저의 포스터 수백만부가 배포되었다. 글레이저가 자신의 1975년판 원형을 재해석해 9·11 테러 되새김용 캠페인으로 유포한 이 포스터는 곧 지하철 벽면과 우체통 등 공공장소와 시설물 곳곳에 붙여져 포스터로서 공공성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I ♥ NY MORE THAN EVER’, 즉 ‘어느 때보다 더 뉴욕을 사랑한다’는 문구 때문만이 아니라 맨해튼에서 세계무역센터가 있었던 위치에 해당하는 하트 안에 혈흔을 그려넣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처난 심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치유를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그곳의 상처를 인정하는 것이다.” <필로 디자인>은 글레이저와 같은 여러 디자이너들의 사례를 통해 자본과 기술이 알파와 오메가가 되어버린 21세기의 화두로 ‘인간’을 제시한다. 낭만적이거나 복고적인 정서의 발로는 아니다. 디자
살아 숨쉬는 디자인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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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만들기의 비밀> 니콜라스 T. 프로페레스 지음/ 한길아트 펴냄
영화연출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영화만들기의 비밀>은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원제 <영화 연출 기초>라는 말에 걸맞게 구체적인 사례와 이론적 접근의 균형을 맞춘 책이다. 저자 니콜라스 T. 프로페레스는 1969년 베니스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마침내 자유를>의 연출, 촬영, 편집을 했으며, 엘리아 카잔 감독의 <방문자>에서 촬영, 편집, 프로듀서로 일했고 컬럼비아대학 영화학과에서 20여년간 영화연출을 강의했다. <브로크백 마운틴> <와호장룡>의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제임스 샤무스는 이 책이 “영화를 어떻게 연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실제 영화를 만들 때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알려준다”고 평하기도 했다. 실제로 <영화만들기의 비밀>에서는 연출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 신 분석, 리허설
영화 연출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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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SF> 조남준 지음/ 청년사 펴냄
먼저, 시사주간지에 시사만화를 8년 동안 연재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아는 사람만 안다. 시사만화는 안팎의 검열에 시달리면서 통렬한 한방을 내장해야 하는, 칼로리가 꽤 많이 소비되는 작업이다. 상상력의 푸른 숲은 곧 쩍쩍 갈라지는 마른 논바닥이 된다. 매주 마감을 가리키는 시곗바늘이 면도날이 돼서 목 근처를 간질인다. <시사SF>는 그 8년의 결과물이다. <한겨레21>에 연재되었던 만화 중 시의성과 관계없는 작품들을 묶었다. 조남준씨는 <시사SF>의 시간을 “내 인생의 10분의 1”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그게 홍보용 멘트가 아니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만 안다.
작품들은 주인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 그의 만화엔 잔재주가 없다. 그에겐 요리조리 치고 빠지면서 독자들을 시시덕거리게 만드는 말솜씨가 없다. 그는 우직하게 우리를 괴롭히는 문제들의 정면으로 파고들어가서 결정적 한방을 날린다. 따라서 그
현실을 향한 조용한 똥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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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공포> 파스칼 키냐르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섹스 토킹> 앙드레 브르통, 만 레이 외 지음/ 싸이북스 펴냄
섹스에 대한 두편의 논픽션이 출간되었다. 파스칼 키냐르의 <섹스와 공포>는 로마로 거슬러 올라가 섹스를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예술적으로 해석, 에이즈로 인해 섹스가 공포와 맞닿아 있는 현대인의 태도의 뿌리를 로마시대에서 찾는다. <섹스 토킹>은 앙드레 브르통과 만 레이를 위시한 초현실주의 그룹의 40명이 12회에 걸쳐 섹스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눈 일종의 대담집이다. 전자는 섹스가 공포와 저주로 변하기 시작한 로마시대에 대한 일종의 주석서와 같은 구실을 하며, 후자는 해설이 아닌 섹스라는 행위에 대한 자신의 내밀한 경험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그 본질에 다가가려는 시도이다.
“욕망은 매혹한다. 파스키누스(fascinus)란 음경을 뜻하는 라틴어이다. 돌이 하나 있다. 돌에는 음경이 거칠게 조각되어 있고,
섹스? 하거나 읽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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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하는 제국 투영하는 식민지> 김려실 지음/ 삼인 펴냄
최근 한국 영화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박찬욱, 봉준호 등 충무로의 젊은 감독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터뷰 지면 혹은 시네마테크 프로그램을 통해 김기영, 이만희 등에 대한 애정을 표하고 있다. 현상의 한축이 젊은 감독들의 ‘아버지 찾기’라면 다른 한축은 한국 영화사 연구에 대한 다양한 학계의 관심과 그로 인한 시각의 확장이다. 한국 영화사 연구가 더이상 영화학계만의 관심은 아닌데, 김려실의 <투사하는 제국 투영하는 식민지>가 바로 대표적인 성과이다.
저자의 교토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조선영화-내용은 친일 영상은 반일”(<경향신문>), “‘아리랑’ 애초에 민족영화는 아니었다”(<한겨레>), “‘웰메이드 친일영화’ 있는 그대로 봐야”(<조선일보>) 등 1월 첫주 주요 일간지의 책 코너를 통해 큰 관심을 받았는데, 기자들은 최근 인문사회과학에서
조선 영화사 연구,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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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블루스> 김보현 지음/ 허브 펴냄
높은 콘크리트 장벽에 가두어져 이제는 유대의 바다에 떠 있는 외로운 섬이 되어버린 곳. 차별과 탄압, 유혈사태가 일상이 되어버린 곳. 바로 팔레스타인이다. <나블루스>는 팔레스타인 중부에 위치한 도시 나블루스를 배경으로 그곳의 젊음이 폭탄과 함께 사라져가는, 사라져갈 수밖에 없는 풍경을 보여준다.
누구보다 예술의 힘을 믿었지만 팍팍한 현실과 인티파다 도중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순교자가 되려는 하나딘, 분리장벽에 벽화를 그리며 세상과 사랑하는 하나딘을 위로하고 싶은 나세르 그리고 이스라엘의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는 형 때문에 이중첩자 노릇을 해야 하는 라자. 수용소와도 같은 나블루스의 생활에서 이들에게 남은 건 이스라엘을 향해 폭탄을 안고 몸을 던지는 목표뿐이다. 작가는 아이들이 던진 돌멩이에, 평화를 그리는 페인트병에 날아드는 무심한 총탄을 보여주며 팔레스타인이 우리에겐 “잠깐이면 가봐도 괜찮은” 곳이지만
팔레스타인에 평화를,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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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한길사 펴냄
일본의 고전 <겐지 이야기>가 최초 완역되어 10권으로 출간되었다. 무라사키 시키부가 쓴 책을 세토우치 자쿠조가 현대 일본어로 옮기고, 김난주가 한국어로 번역한 이 책은 <겐지 이야기>와 관련된 옛 그림이 컬러로 삽입되어 있어, 읽는 즐거움만큼이나 보는 즐거움을 준다. 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겐지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구조를 살려 구어체로 옮겨놓았기 때문에 어려운 고전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옛이야기를 듣는 듯 편하게 읽힌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악기와 의복, 건물 구조, 탈것 등의 참고도판은 옛 삶의 방식의 이해를 돕는다.
<겐지 이야기>는 히카루 겐지라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연애소설이다. 저자 무라사키 시키부는 헤이안 시대 사람으로 남편과 사별한 뒤 궁녀로 생활했는데, 화려한 귀족사회를 무대로 70여년간 펼쳐지는 남녀상열지사를 맛깔나게 그려냈다. 천황이 총애하던 여인의 아들로 태
일본 고전 소설의 진수, <겐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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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마 유키오의 <사랑의 갈증>
미시마 유키오의 <사랑의 갈증>은 우아하고 감상적인 통속소설이다.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 그랬듯 단순히 도덕이라는 잣대로 재기 힘든 한 여자의 삶과 그 속내를 섬세하게 발라낸다. 그리고 묻는다. ‘편견이 아닌 도덕이 있을까?’ 거기에 대한 교과서적인 답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미시마 유키오는 주인공 에쓰코가 왜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가의 문제를 기가 찰 정도의 천연덕스러운 문장으로 풀어간다.
에쓰코는 시댁 식구들과 살고 있다. 에쓰코의 남편 료스케는 장티푸스로 죽었는데, 죽기 전에 이미 상당한 여성 편력을 자랑했다. 그는 아내에게 여자 관계를 숨기는 정도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분한 마음이 든 에쓰코가 두 번째로 음독을 시도하려한 날 밤 남편은 병이 드는데, 며칠이 지나 장티푸스임이 밝혀져 병원에 갔을 때 남편은 이미 위독한 상태였다. 신혼 이후 처음으로 에쓰코는 행복을 맛보지만, 남편의 여자들이 하나씩
그녀의 스캔들 그리고 나의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