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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느끼는 아버지란 존재 너머에는 그의 자식들이 만나지 못한 또 다른 ‘아버지’가 있다. 가장으로서 짊어지는 책임감은 가족이란 소규모 사회를 끌고 갈 권위를 필요로 하고, 그 권위는 아버지를 베일에 싸인 존재로 포장한다. ‘보편적’이라 여겨지는 가정에서 2세들은 아버지에 대해 깊이 알려 하지 않으며 성인이 되면서 아버지는 감정의 교류가 끊긴 상징적인 존재가 되곤 한다. 물론 최근 가장의 역할과 위상이 바뀐 게 사실이지만 아버지는 깨트릴 수 없는, 깨져서도 안 되는 신화와도 같다.
<재미난 집>의 작가 앨리슨 벡델의 아버지 역시 그런 ‘보편적’인 아버지상을 유지하고자 부단히 노력한 사람이다. 그녀는 그런 아버지가 답답하고 부담스러워 일찌감치 마음의 문을 닫는다. 게다가 그녀에게는 아버지가 알면 대경실색할 비밀이 있었으니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달은 뒤 몇번의 망설임 끝에 아버지에게 커밍아웃을 하는 그녀. 그러나 끔찍하게 무거운 침묵이나 모
아버지와 나의 커밍아웃, <재미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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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A. 미치너는 학자였고 편집자였고 해군이었고 작가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 해군으로 복무하던 때로, 나이는 마흔에 가까웠다. 남태평양에서의 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쓴 그의 첫 소설 <남태평양 이야기>는 퓰리처상을 받았고, 이후 영화 <남태평양>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에서 복무한 경험을 <도곡리 다리>라는 책으로 쓰기도 했는데 이 역시 영화화되었다. 현재 한국에서 구해볼 수 있는 그의 소설은 <소설>뿐이지만, 한국에도 잘 알려진 그 두편의 영화는 미치너의 이름을 낯설지만은 않게 해준다.
<작가는 왜 쓰는가>는 작가 지망생들을 가르치던 노년의 미치너가 자신의 작가 수업과정을 되돌아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책을 읽으면서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는가를 회상하면서 “왜” 쓰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순수한 문학적 이상에 엄격하게 설교를 늘어놓는 책
글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주는 충고, <작가는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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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고종석이 기억하는 지구상 도시는 미국 댈러스에서 모로코 탕헤르에 이르기까지 줄잡아 마흔두곳이다. 대개 여행기는 저자가 가본 곳을 되도록 탐스럽게 그려야 책 낸 명분이 선다는 강박을 갖기 십상인데 <도시의 기억>은 그런 면에서 덤덤하고 때론 쌀쌀맞다. 일본의 나라, 스페인의 아랑페스,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 그리고 저자가 서울 외에 지그시 눌러 산 유일한 도시 프랑스 파리 정도가 개중 고종석이 홀딱 반한 도시이겠거니, 독자가 눈치껏 넘겨짚을 따름이다.
서문에 미리 이른 대로 <도시의 기억>은 젊은 보헤미안의 무용담도, 그 나라에 살아보니 어떠하더라는 이주자 수기도, 예술품 답사 지도도 아니다(혹은 그 셋의 개성적인 종합이라 해도 적당하다). 이 책을 채운 에세이들은 저자가 그 도시를 누구와 함께 왜 방문하여 어떤 일을 했는지- 특히 무엇을 먹고 마셨는지!- 또박또박 밝힌다. 문화사에서 그 도시가 점하는 좌표와 한국인 여행자에게 호소하는 바도 꼬박꼬박 언급
이국의 도시를 자신 속으로 끌어들이다, <도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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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가 다시 한번 반복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운을 내게 되는 나이. 운동을 하기 전에 몸이 견딜 수 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는 나이. 육체적 약함으로나 감정적 불안함으로나 다시 어린아이가 되는 나이. 아마 탐정소설 주인공으로 이보다 더 부적격 인물은 흔치 않을 정도다(한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반전이 ‘화자는 사실 할아버지였다’였을 정도로 드문 설정이다). 게다가 할아버지도 아닌 할머니라니. 글래디 골드 시리즈 1권인 <오늘도 안녕하세요?>는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할머니가 주인공인 미스터리다. 비슷한 시기에 세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도 세상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화자인 글래디 골드 할머니와 그 친구들은 직접 나서서 죽음의 진상을 캐기로 한다. 사회의 일선에서 후퇴함과 동시에 그 존재감마저 희미해진 할머니들의 도발인 셈이다.
저자 리타 라킨이 ‘미스 마플에 바치는 오마주’라고 이 시리즈를 칭했지만, 미스 마플 특유의 우아한 안락의자 탐정 캐릭터를 여기서도 기대해서
브라보~! 할머니 탐정단, <오늘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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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마지막 의식>은 이언 매큐언의 데뷔 초기를 가늠할 수 있는 단편집이다. <암스테르담> <속죄>와 같은 그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들이 이미 소개된 상태에서 새로 읽는 그의 이 소설집은 거칠고 끈적거리지만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혐오로 가득하다. 성인이 되고도 소년 시절의 철없음을 루저 정서에 맞물려 웃음을 끌어내는 닉 혼비와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이언 매큐언은 꿈꾸지 않는 청춘 군상을 부려낸다. <첫사랑, 마지막 의식>의 주인공들은 곧게 응시하기보다 고개를 돌려버리게 만드는 일그러진 내면으로 침잠해 들어가는데, 그 과정은 주인공들에게도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도 결코 녹록지 않다.
<나비>의 화자는 난생처음 시체를 봤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운하 위를 따라 뛰는 소녀를 봤다. 어린 제인이 익사한 모습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그는 ‘용의자로 찍힐 만한 인상’의 소유자다. 제인의 사건을 담당한 형사도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폐수 거품처럼 끈적이는 인간의 불쾌한 욕망 <첫사랑, 마지막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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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의 기획은 매우 역설적이다. 스타의 고민을 해결해준다는 간판을 걸고, 스타의 치부를 집요하게 파헤치니 말이다. 김혜리의 인터뷰는 그런 면에서 <무릎팍도사>의 정반대편에 서 있다. 그녀의 인터뷰는 한 인물에 대한 무한한 호감에서 시작된다. 그녀의 글은 원래 좋아하던 인물을 더 열심히, 더 정성스레 좋아하게 만든다. 그녀는 스타의 고민을 해결한다기보다 스스로의 고민을 해결하는 구도자처럼 보인다. 인터뷰어가 던지는 질문의 화살이 마치 자기 자신에게 향해 있는 듯, 그녀의 질문은 애잔한 메아리가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간다.
김혜리는 스스로 자기 위치를 바꾸기 위해 살아 움직이는 블랙홀 같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지는 않지만, 인터뷰 상대의 숨소리 하나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듯 무구한 집중으로 상대의 에너지를 빨아들인다. 그녀는 상대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통해 자신만의 새로운 비밀을 만들어내는 듯 보인다. 김혜리의 글 속에는 인터뷰의 모
좋아하던 사람을 더 좋아하게 만들 인터뷰, <그녀에게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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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는 스물세살이었던 1998년 문예지에 투고한 작품 <일식>으로 이듬해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그 한 작품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재래’라는 일견 과분해 보이는 칭찬을 받은 것은 역으로 이 젊은 작가에 걱정스런 시선을 떨구기에 충분했으나, 그는 개의치 않고 계속 소설을 썼다. 히라노 게이치로를 정의하는 지극히 문학적인 탐미주의는 <달>(1999년,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젊은 시인의 환상을 그렸다)과 <장송>(2002년, 19세기 중엽 파리에 살았던 쇼팽과 들라크루아, 조르주 상드 등 젊은 예술가의 삶을 이야기했다)으로 이어지면서 더 깊어졌다. 재미있는 점은, 그가 시대물에서는 비교적 고르게 좋은 평가(재미있다는 말은 못 들어도 의미있고 실험적이며 지적이라는 말은 들었다)를 받은 데 비해 현대물에서는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04년작인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은 그의 책 중 의미있는 방점이
현대 일본의 존재에 대한 사실적인 물음,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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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란 제목을 보고 고개를 갸웃한 적이 없는지? <도로시의 모험>도 아니고, <오즈의 도로시>도 아니고, 어째서 <오즈의 마법사>일까? 어린 시절에 읽기로는 <오즈의 마법사>는 캔사스에 살던 도로시가 우연한 사고로 낯선 땅에 떨어지고, 동쪽 마녀를 죽이게 되고, 오즈의 마법사의 도움을 받기 위해 서쪽 마녀를 죽인 뒤 고향으로 행복하게 돌아오는 모험담이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면, 이 책은 오즈의 마법사의 욕망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다른 이의 힘을 빌려 적을 처치하는, 오즈의 마법사에 관한. 오즈의 마법사는 도로시에게 말한다. “네가 나를 도와주면 나도 너를 도와주마.” 무엇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서쪽의 못된 마녀를 죽이고 오너라.” 마법사는 동쪽 마녀의 구두에 갇힌 도로시를 마녀를 죽이라고 보냈다. 소녀에게 남자가 할 일을 맡겨서 보낸 것이다. 마녀가 승리했다면 그 골칫덩이 소녀를 제거할 수 있는
오즈의 마법사가 두려워한 서쪽 마녀의 일대기, <위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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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남에게 밝힐 수 없는 부끄러운 욕망이 들 때가 있다. 이를테면 만원인 엘리베이터에서 방귀를 뀌고 후다닥 뛰쳐나가고 싶다든지 좋아하는 이성이 앉았던 의자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고 싶다든지 막 페인트를 칠한 벽에 손도장 쿡쿡 찍고 도망가고 싶다든지… 뭐 이런 욕망 말이다. 물론 입 밖으로 냈다간 ‘천하에 유치한 변태’ 취급을 받을 게 뻔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은 스스로 자기검열을 거치게 마련이다.
혹시 이런 욕망들을 표출하지 못해 답답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레제르>는 생면부지의 외국에서 한국 사람을 만난 것처럼 반가울 작품이다. <레제르>는 프랑스의 풍자 만화가 장 마르크 레제르의 모든 만화를 총망라한 작품집으로 이번에 A4의 큼직한 판형으로 2권이 새로 출간되었다. 짐작했겠지만 이 작품집에는 앞서 이야기한 그런 욕망의 표출이 그득하다. 소개하자면 이런 식이다. 작품 중 <지저분한 뚱땡이>의 주인공은 냄새나고 뚱뚱한 백수인데 남들에게 무
착한 척하는 세상에 어퍼컷을 날리다, <레제르> 1,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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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중에 소설가나 영화감독, 혹은 만화가가 있다면 당신의 말이나 행동 혹은 실수담이 ‘작품’의 일부가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작품의 재미(혹은 예술적 성취)를 위해 약간의 과장은 불가피하므로, 당신의 캐릭터는 좀더 극적으로 바뀌어 당신 마음에 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코듀로이 재킷과 청바지, 그리고 가족 스캔들>의 데이비드 세다리스는 그런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는 대표적인 작가다. 대놓고 세다리스 가족이 등장하는 에세이집 <코듀로이 재킷과…>를 쓴 것만 봐도 그렇다. 세다리스는 자신을 착한 넝마주이로 여기지만 그의 가족들은 투덜댄다. “이건 절대 어디 가서 말하지 마!” 그러거나 말거나 이 책은 결국 쓰여져 미국에서 많이 팔렸고 세다리스는 유머 작가로 정점에 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을 요약하면 ‘세다리스 가족 삽질기’쯤 될 것이다. 세다리스가 애인과 프랑스에서 지낸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웃다보면 눈물이 난다는 식의 가족 감동사연은
내 주위에도 있을법한 웃기는 가족 이야기, <코듀로이 재킷과 청바지, 그리고 가족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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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된 뒤 전설이 되는 책들이 있다. (너무 뛰어나) 시대가 알아보지 못해서, (번역본인 경우) 정서가 맞지 않아서 등등의 이유로, 그런 저주받은 걸작들이 생겨난다. 이윤기씨가 번역을 다시 손봐 문학동네에서 재출간한 <비밀의 계절>은 그런 ‘절판의 전설’ 중 하나였다. 읽은 사람은 누구나 잊지 못하는, 하지만 읽지 않은 사람에게 쉽게 설명하기는 힘든 <비밀의 계절>은 미국에서 1992년 첫 출간 당시 계약금만 45만달러에, 초판 부수 7만5천부를 찍었다는 도나 타트의 전설적인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다.
시체가 발견된다. 이야기의 화자 리처드 페이펀은 그 시체에 자신(들)이 연관있음을 비추며 이야기를 과거로 돌린다. 페이펀은 캘리포니아의 가난한 시골뜨기였다. 애초에 대학 진학을 반대했던 부모님과의 반목과 별볼일없는 대학 생활에 지친 그는 우연히 발견한 버몬트주 햄든대학 요람(要覽)을 발견하고 고향을 떠날 계획을 세웠다. 학자금을 지원받으며 햄든대학에 진학한 페이펀
절판의 전설, 새롭게 되돌아오다, <비밀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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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대해, 과거를 묻어버릴 방법에 대해 떠들어대는 다른 사람들의 말은 엉터리이다. 아무리 깊이 묻어둬도 과거는 항상 기어나오게 마련이다.” 어떤 과거는 시간이 지난다고 잊혀지지도 옅어지지도 않는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났으나 고향을 떠나 다른 나라에 자리를 잡아야 했던 사람들에게 과거는 현재와 거의 구분되지 않는 고통에 다름 아니다. 고통은 끝나는 법이 없고 시간이 간다 해서 안녕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그런 아프가니스탄의 아들 중 하나다. 1965년에 카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를 따라 테헤란으로, 파리로 옮겨다니다가 1980년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한 인물이다. 의사로 살면서 그는 데뷔작인 <연을 쫓는 아이>와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발표했는데, 두 소설 모두 아프가니스탄 사람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이 아프가니스탄의 소녀들 이야기라면, <연을 쫓는
아프가니스탄 소년의 슬픈 성장통, <연을 쫓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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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기름이 바다를 뒤덮고 있다. 길거리에는 내일의 희망을 약속하는 말들이 흘러넘치지만, 세상은 그런 말장난 같은 약속만으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런 말들보다는 차라리 ‘내일 아침은 된장국에 생선을 구워야겠다’는 소박한 약속이 오히려 우리의 오늘을 평안하게 한다. <소라닌>(애니북스 펴냄)으로 현실과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의 오늘을 사실적으로 그려 호평받았던 아사노 이니오의 신작 <이 멋진 세상>과 <빛의 거리>는 검은 기름으로 덮인 세상에서 내일 아침의 평안을 말하는 듯하다(이번에 나온 두편의 옴니버스 단편집은 사실 <소라닌>보다 먼저 출간되었지만, 국내에는 한발 늦게 도착했다).
<이 멋진 세상>의 세상은 전혀 멋지지 않다. 세상엔 원인 불명의 괴질이 떠다니고, 어린 양아치들은 이유없이 어른들을 폭행하며, 왕따소녀는 목숨을 걸고 언덕에서 자전거를 굴리고서야 아이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세상 모든 주변인을 위한 송가, <이 멋진 세상> <빛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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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은 중국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다. 중국인의 관점에서 본 중국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두권의 책이다. 외국인들이 중국을 겉으로 훑어보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다양한 계층의, 광범위한 시대의 중국인들의 삶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제법 맛깔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기 위한 입문서로도, 깊이 이해하기 위한 담론의 시작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이야기의 시작은 뜻밖에도 ‘영욕의 발해 유적지’다. 과거 아시아 최대의 도시였던 발해국의 성대했던 절정기와 야만적이었던 최후를 짐작할 수 있는 여러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척에 있는 경박호의 고즈넉한 웅장함(모순적인 설명이지만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과 대조되는 화려함을 갖추었을 도시가 돌덩이가 갈라지도록 불타버렸다는 이야기는, 한국사의 관점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글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진 자료가 이해를 돕
중국인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 1,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