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요즘 SF 작가들은 스페이스 오페라를 두려워하는 걸까? 조지 루카스가 이 장르를 서부극처럼 만들어버린 게 마뜩잖아서? 프랭크 허버트의 <듄>을 능가하는 스페이스 오페라를 창조할 능력이 없어서? 그런데 만약 SF의 하위장르인 스페이스 오페라를 ‘하드SF’(과학적 사실이나 법칙을 과학적으로 그럴듯하게 풀어내는 장르)와 아름답고 견고하게 결합한다면? 세상에 그런 연금술이 어딨냐고 묻는다면, 버너 빈지의 <심연 위의 불길1>을 내밀리라.
<심연 위의 불길1>은 지구가 존재했다는 기억조차 거의 사라져버린 먼 미래가 배경이다. 은하계로 진출해 다른 외계 문명과 정쟁을 벌이던 인류는 적색왜성의 주변을 떠도는 행성에서 고대의 종족이 남긴 유적을 발견한다. 그런데 발굴 과정에서 몇 십억년 동안 지하에 묻혀 있던 사악한 정신 ‘신선’이 각성한다. 이 초월적인 정신적 존재는 인근 행성을 모조리 파괴하고, 겨우 탈출한 인류 탐험대의 우주선 한척이 2만광년 떨어진 원
[도서] 기막히게 창조된 이 우주
-
화장실 유머를 글로 구사한다. 데이비스 세다리스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그렇다. 그는 게으르고, 지저분하고, 대책없이 살아가는 그 자신과 가족이 경험한 일을 소재로 한 글을 써서 스타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그중 <나도 말 잘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는 세다리스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하다. 욕의 무지개가 펼쳐지는 듯한 환영을 보게 만드는 세다리스의 막내동생 폴은 그중 최고의 스타(칭찬인지 욕인지는 모르겠으나)다. 그의 아버지도 만만치 않다. 다 썩은 음식조차 버리는 법이 없는 아버지는 독자를 크게 웃게도 하지만 개를 키우는 이야기에서는 눈물을 찔끔 흘리게도 만든다. 세다리스 가족이 키운 개들, 고양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개를 산책시키는 겁니까, 개한테 끌려가시는 겁니까?’는 세다리스가 사랑받는 이유를 근사하게 보여준다. 때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삶을 적극적으로 사는 것 말이다.
여튼, 화장실 유머로 따지면 세다리스를 따라올 자는 없다. 십자
[도서] 웃고 싶으숑?
-
학원물의 매력을 꼽으라면 독자의 나이를 불문하고 십대에만 느낄 수 있는 두근거림을 되살려낸다는 데 있다. 어른들이 말하는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는 표현에서 소외된 채 막연한 불안을 안고 매일매일을 살던 때에만 느낄 수 있었던 그런 두근거림. 요즘 학원물은 그보다는 다양한 소재(예컨대 임신과 따돌림, 가난을 비롯한 문제)를 다루지만, <미스 헴펠 연대기>는 어디까지나 고전적으로 선생님과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그린다.
주인공은 바로 선생님인 미스 헴펠. 20대인 그녀는 결혼을 앞두고 있고, 중학생을 가르친다. 아이들의 생활기록표에 다소 어렵지만 아이들이 평생 기억할 만한 표현을 적어 칭찬을 하려고 노력하고, 학예회를 보며 주인공인 아이들과 들러리인 자신의 거리를 서운해하고, 어린 나이에도 여자들이 평생 꼬일 ‘나쁜 남자’의 싹을 보이는 남학생을 남몰래 좋아하기도 한다. 그녀가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모든 가능성으로부터 멀리 더 멀리 밀려나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구절은 그저
[도서] 성인을 위한 학원물
-
2000년에 퀴어영화제 사무국 일을 잠시 도운 적이 있다. 영화 <벨벳 골드마인>이 막 개봉했을 때였고 트렌드에 민감한 (여자)친구들이 <섹스 앤 더 시티>에 몰입하던 때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때 만난 사람들은 내 인생에 꽤 중요한 영향을 줬다. 지금도 그 시간을 고맙게 여기고 있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거나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말이 아니다. 그때 내가 배운 건 ‘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계속해야겠다는 교훈이었다. <게이 컬처 홀릭>도 그렇다.
이 책은 한국형 게이 리포트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까지 등장하는 최신 버전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 필자들이 게이 문화에 대해 ‘경험적’으로 쓰고 있다. 대중문화 속 퀴어 코드를 살핀 칼럼과 에세이, 리포트, 설문조사 등이 균형을 잡고 있다. 특히 ‘이성애자 상담실: 자경궁 박씨 언니에게 물어보세요’가 재밌는데, 게이에 대한 편견 혹은 공포 혹은 무지에서 비롯된 얼토당
[도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
참 이상한 일이다. 언제부터 ‘복지’라는 단어에 ‘포퓰리즘’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을까. 복지 포퓰리즘을 응징하겠다는 결의에 찬 시장님의 행보를 지켜보는 시간은 괴롭다기보다는 온통 물음표로 가득 차 있었다. 그와 동시에, 늘 죄사함을 받는 초절정 능력자 이건희 회장님의 손자마저도 무상급식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여기저기서 제기되었다. 복지란 무엇이고 어떻게 실행되어야 하는가. 논란은 계속되지만 불행히도 복지라는 단어는 선거철이 아니면 정책 입안자들의 입에서 구경하기 힘든, 멸종 위기에 처해버렸다.
토니 주트의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는 자유시장과 복지국가 사이에서 제기되어야 하는, 또한 응당 응답받아야 할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포스트 워 1945~2005>로 전후 유럽사를 통찰하는 안목을 보여준 토니 주트의 마지막 책으로, 그가 루게릭병 진단을 받아 전신이 마비되는 상황에서 쓰였다. “한주가 지날 때마다 6인치씩 면적이 줄어드는 감방”이 되어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고민하는 아름다움
-
칠레 사람들은 피노체트 군사 독재 시절이던 1973년에서 1990년 사이에 시민 3천명이 살해당하고 그들의 시신이 ‘사라진’ 일 때문에 오랫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무너진 광산, 지하 700m 아래에 매몰된 광부 33인을 찾기 위한 칠레 사람들의 간절한 노력에는 그런 악몽 같은 현실의 기억이 큰 이유를 차지했다. 생존을 낙관하고 수색 작업을 끈질기게 지속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발견하는 게 그들의 시신이라 하더라도 그 시신을 땅속에 내버려두는 것은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사라지는’ 것이었으며, 그 어떤 오해를 해도 정부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
‘세상을 울린 칠레 광부 33인의 위대한 승리’라는 부제가 붙은 <THE 33>은 그 유명한 실화를 다룬 논픽션이다. 서른세명의 광부의 이름이 차례로 호명되며, 그 갱도 아래에 내려가기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매일매일 어떤 상황에서 희망과 절망을 오갔는지, 매몰자의 가족부터 정치인까
[도서] 33명의 칠레 광부들을 기억하리
-
2011년 들어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웃기는 책’이다. 남극 관측대에 요리사로 파견되어 두번의 월동 생활 경험이 있는 요리사가 쓴 경험담 <남극의 셰프>는 진지하고(남극에서 경험하는 지구 온난화 등) 우아한(백야와 화이트아웃과 고독에 대한 추억담 등)… 것과는 거리가 먼 책이다. 술 마시고 취한 얘기가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읽는 쪽이 되레 헤롱거릴 지경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훈훈한 미담으로 지루하게 하는 대신 적절한 시점에 등장하는 은근한 뒷담화를 빼놓지 않아 저자에게 인간적 매력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하하하). 한국의 고춧가루가 얼마나 추위에 좋은 음식인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영하 60도, 풍속 10m인 날씨에 럭비 시합을 한다든지, 영하 70도인 밖에서 조깅을 한다든지 하는 에피소드를 쿨하게 써놓은 대목들도 은근히 재미있다.
그리고 정말이지 술 이야기는 수시로 등장하는데, 콩크 위스키 이야기는 남극 괴담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일반 위스
[도서] 술고래 아저씨의 남극 일기
-
1. 신문에 삽지로 들어 있는 동네 슈퍼마켓 할인 광고지를 읽는 엄마의 눈매는 ‘몰입’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세상 모든 할인 안내 전단에 대해 다 그렇다. 어디서 뭘 싸게 팔고 있다는 화제는 지치지도 않고 입에 오른다. 당연하게도 얼마 전에는 통큰 치킨이 화제에 올랐다. 할인폭이 큰 곳은 거의 대형 할인매장이다. 뭐든 싸야 팔린다. 마트나 패스트푸드점에서 ‘1+1’이라는 문구, 선물 증정 이벤트를 볼 때면 자동으로 시선이 가는 건 나 역시 마찬가지다.
2. 7년쯤 전이었나, 뉴욕 여행을 갔던 때 맥도널드 매장을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혼자 하는 여행이라 번듯한 레스토랑에 자리잡기도 애매했고, 무엇보다 먹을 돈으로 보거나 사겠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다리가 아플 때면 늘 타임스 스퀘어 맥도널드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다른 말로 하면 변방예의지국에서 온 단벌 여행객에게 맥도널드는 꿈이요 희망이요 집이자 구원이었던 셈이다. 어디서도 그 가격에 테이블까지 차지하고 끼니를 때울 수는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프렌치 프라이 때문에 고민됩니다
-
트램펄린 위에서 하늘을 향해 뛰어오를 때 기분, 기억하시는지. 발을 구르고 몸이 솟구치는 순간, 마치 총알처럼 몸이 멀리 튕겨져나갈 듯 제어 불능의 희열과 동시에 인정사정없이 땅을 향해 온몸이 처박힐 듯한 추락의 공포가 어지럽게 뒤섞인다. 아저씨들이 동네마다 끌고 다니며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받고 태워주던 트램펄린의 주고객은 중력이 뭔지 모르는 연령대이게 마련이라 아이들은 쉼없이 그 위에서 방방 뛰며 좋아 죽겠다는 비명을 질러대곤 했다(<거침없이 하이킥!>의 이순재가 무아지경으로 타고 놀던 트램펄린 에피소드가 기억난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뭔지 모르겠지만 좋아 죽겠어….’ 그 위에서 내려오고 싶지 않을 만큼. 가능한 한 오래, 가능하면 영원히.
윤이형의 두 번째 소설집 <큰 늑대 파랑>의 첫 이야기 <스카이워커>의 주인공은 핵전쟁 이후의 세상에 살고 있다. 그곳에서 트램펄린은 스포츠이면서 종교의식으로, 그 인기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완전한 환상
-
제목이 참 친절한 책이다. 이 책은 정말 우리 건축과 서양 건축을 함께 읽어준다. 국가와 문화권에 무관하게 건축물에 필수적으로 존재하는 공간, 지붕과 담, 문과 계단을 살피고 그 존재의 이유와 각기 달랐던 건축 개념의 전개 과정을 살핀다. 글에 언급되는 해당 건축물의 해당 공간이 사진으로 제시되어 보기 편한데, 한국 건축물에 대한 자료사진에 비해 서양 건축물 자료사진의 상세함에는 약간 기복이 있다.
어렴풋하게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한국 건축물(이제는 서양식 주거문화에 그 자리를 거의 내어주었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한옥의 구조를 논하기 위해서는 기억보다 상상력을 동원해야 할 판이다)의 구석구석을 들춰보는 임석재의 꼼꼼함은 흥미로운 해석으로 이어지곤 한다. 한옥집에 드나들 때 가장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작은 문에 대해 생각해보자. 옛날 사람이 몸집이 작고 키가 작아서 문이 작았다? 그게 아니다. “아무려면 그 정도 불편한 것도 몰랐을까. 그것이 정말로 문제라면 문을 조금 크게 만들
[도서] 한옥의 문 크기에 비밀이?
-
마지막 기회라니?
더글러스 애덤스, 마크 카워다인 지음 / 홍시 펴냄
리처드 도킨스의 애정어린 서문이 인상적인 <마지막 기회라니?>의 20주년 개정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 더글러스 애덤스와 새똥에 특히 열광하는 세계적인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이 멸종 위기의 동물을 찾아 떠났다. 유머러스한 기행문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20년 사이에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양쯔강 돌고래에 대한 언급을 읽고 있자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올드독의 일러스트는 유쾌함을 더한다.
무엇이 정의인가?
서동진, 이권우 외 지음 / 마티 펴냄
<무엇이 정의인가: 한국사회, <정의란 무엇인가>에 답하다>는 정의에 열광하지만 정의없는 한국사회의 모습을 살핀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열광하는 한국사회의 현상, 샌델이 말하는 정의에 대한 본격적인 이해와 비판. 특히 마이클 샌델의 책을 읽고 동영상 강의를 본 뒤에도 미심
[도서] <마지막 기회라니? > 外
-
모든 것이 실감난다. 겉보기엔 품위가 넘치나 속은 썩어 문드러진 대기업 가문도, 좌파도 우파도 꺼리는 폭로 전문 시사 월간지도. 비판적 잡지 <밀레니엄>의 정의파 기자 미카엘 블룸크비스트는 우연히 스웨덴 대표기업 방예르 가문의 미스터리를 추적하게 된다. 몇 십년 전 방예르 가문이 사는 섬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입구가 봉쇄된 날, 후계자로 지목될 영리한 소녀 하리에트가 실종되었던 것이다. 미카엘은 하리에트 사건을 추적하며 대기업 가문에 드리워진 그늘과 마주한다. 가문의 형제들이 차례로 나치 세력에 가담했던 것. 작가 자신이 미카엘처럼 비판적 저널리스트로서 평생 극우파에 맞서 살아간 전력 덕분인지 이야기는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전개된다. 또 후반부는 미스터리를 한방에 풀며 화끈한 재미를 보장한다. 미카엘과 한팀을 이루는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가장 매혹적인 캐릭터다. 그녀는 비쩍 마른 몸을 문신과 피어싱으로 휘감은 펑크족 소녀로, 정신장애 판정을 받고 후견인에게 통장을
[도서] 어른들의 해리 포터
-
2010년의 픽션
<저지대> 헤르타 뮐러, <먼 별> 로베르토 볼라뇨, <달리기> 장 에슈노즈, <밀레니엄> 스티그 라르손
좋았던 책이 많긴 했는데, 읽은 순간 받은 충격이라는 측면에서 헤르타 뮐러의 <저지대>를 넘어서는 책은 없을 것 같다. 독일어와 독일 문학에 대한 나의 편견(독일 음악은 듣겠는데 독일 소설은 도무지 읽히지 않았다)을 깬 책이고, 문장으로 완성해가는 이미지의 구축법이 마음에 꼭 들었다. 볼라뇨의 <먼 별>과 에슈노즈의 <달리기>는 특이한 주인공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원서로 읽은 <잉글리쉬 페이션트>도 빼놓을 수 없다. 막판에 문장 하나로 콸콸 운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미스터리 소설도 참 많이 읽었는데 읽은 편수에 비해 ‘이거다’ 싶은 책은 만나지 못했다(너무 많이 읽어서 불감증 걸렸나). <밀레니엄>은 책과 작가에 얽힌 뒷이야기도 워낙 흥미진진. 연애소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설 합본호를 앞두고 뽑은 2010년 ‘사적인’ 책 결산
-
먼저 고백하자면, 너도 한번 떠나보면 인생의 의미를 알게 될 거라며 싸이월드 잠언을 써내리는 여행기는 내 취향이 아니다. 여행 중에 만난 모든 사람이 사랑스럽고 친절하고 애달픈 인간들인 건 더욱 인정 못한다(나도 여행깨나 해봤지만, 여러분, 그런 저자들은 여러분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씨네21>의 칼럼으로 대기업 광고를 씹었다가 직장도 잃을 뻔한 광고쟁이 손수진이 사표를 내고 통장을 털어 1년간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그녀가 너도 한번 떠나보고 도인이 되어 돌아오라는 여행기를 쓰지 않을 거란 건 분명했다. 심지어 유럽과 북미를 모조리 제외하고 아시아와 중동과 아프리카와 남미라는 고행길을 선택했을 땐 더더욱 확신했다.
맙소사. <서른 살의 일요일들>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아찔한, 거의 쥘 베른식 모험이다. 처음 도착한 발리에서 그녀는 잭나이프를 든 강도 가족에게 여행자금을 털리고, 중국 윈난성에서는 대중 앞에서 궁둥이를 까고 볼일을 보고, 가슴을
[도서] 쥘 베른식 아찔 모험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