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모자란 뇌 용량을 탓했던 수많은 순간들을 기억한다. 혹시 당신에게도 있었나. 분명 어디에선가 들어본 음악인데 도무지 제목이 떠오르지 않던 그 절망의 순간들 말이다. 그 순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내가 꾸준히 반복하여 습관화한 행동 하나가 있다. 바로 기억이 희미하다 싶으면 조금 귀찮더라도, 스마트폰 앱을 일단 들이대고 보는 거다. 이 최신 테크놀로지를 통해 내 안에서 구원받은 노래의 리스트는 무진장인데 그중 최근 사례를 소개하려 한다. 때는 2019년 1월 8일 밤. 방송 준비를 위해 그간 스마트폰으로 들이대본 곡들의 목록을 쭉 살펴봤다. 다행히 대부분 내가 ‘왜’ 들이댔는지 기억이 났다. 한데 딱 한곡, 데스 캡 포 큐티의 <Gold Rush>라는 곡을 도대체 내가 언제 찾아본 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일단 곡을 플레이해봤다. 과연, 들이댈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모던 록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이 곡은 한마디로 깔끔하다. 만듦새는 맵시
[마감인간의 music] 데스 캡 포 큐티 <Gold Rush>, 이 곡에 들이댐
-
지난 연말 모 방송사의 연기대상을 받은 한 드라마는 한 남자 가장의 영혼이 다른 사람의 육체를 빌리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뤘다. 올 1월에 시작하는 다른 방송사의 한 드라마도 육체가 서로 바뀌어 다른 삶을 사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장가에도 두 주인공이 우연한 사고로 서로 몸이 뒤바뀌는 내용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아니, 영혼이 바뀌는 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서의 삶은 상상 속에서나 살아볼 수 있다. 보디 체인지가 픽션의 소재로 자주 채택되는 이유다. 극적 효과를 위해 다름의 간격은 멀수록 좋다. 따라서 인물들은 주로 대조되는 위치에 있다. 남자는 여자와 몸이 뒤바뀌고, 어른은 아이와, 범인은 형사와, 가진 자는 못 가진 자와 바뀐다. 심지어 사람은 개가 되어 인생이 견생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바뀐 몸으로 세상을 경험하면서 비로소 나와 다른 처지를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삶 역시 진정으로 변화한다. 분명 전과 같은 세상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에 가능한 일이다.
타인으로 살아보기
-
감독 카를로스 사우라 / 출연 아나 토렌트, 제랄딘 채플린, 모니카 랜달, 플로린다 치코, 헥터 엘터리오 / 제작연도 1976년
좁은 극장 입구로 삼삼오오 관객이 모여든다. 인파에 떠밀려 나는 그만 잡고 있던 손을 놓친다. 공포가 엄습한다. 울음이 터지려는 순간 몸이 붕 떠오른다. 시야가 열리며 사람들의 머리 꼭대기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아빠 어깨 위에서 극장 안으로 향하는 행렬을 내려다본다. 영화에 관련된 내 최초의 기억이다. 무슨 영화를 보았는지는 잊어버렸지만 이 장면만은 아직도 생생하다.
배울수록 영화는 어렵고 멀게 느껴졌다. 내가 여기 있어도 되는지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고군분투했다. 그날도 그런 숱한 날 중 하루였다. 지하철에 유난히 사람이 많았다.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극장에서 아빠 손을 놓친 어린애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다만 그때와 다른 건, 나를 들어 올려줄 아빠는 여기 없단 사실이었다. 이러다 끝내 영화로 들어가는 문을 찾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내 인생의 영화] 차성덕 감독의 <까마귀 기르기>
-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혹은 잘해내고 싶은 일에 착수할 때마다 불안하다. 감히 내가 이걸 해도 될까? 망치면 어떻게 하지? 사람들이 욕하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쟤도 하는데 뭐 어때?’라고 정신승리하는 것인데, 요즘은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몇몇 ‘사장님’들이 ‘쟤’를 담당하고 있다.
준비 없이 식당을 차려놓고 노력 없이 돈이 벌리기만 바라며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상한 고집까지 부리는 바람에 ‘빌런’이라 불리는 이들이 대체로 20, 30대 남성이라는 점은 무척 흥미롭다. ‘홍탁집’ 가니 ‘고로케집’ 오고, ‘성내동 피자집’ 가면 ‘청파동 피자집’ 왔듯 계속 새로운 분노유발자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에겐 많은 공통점이 있다. 근거 없는 자신감, 금세 들킬 거짓말, 앞뒤 안 맞는 주장, 영혼 없는 수긍, 회피하는 듯한 자세, 끝나지 않는 핑계 그리고 당장 오늘 장사를 시작해도 자신들보다 나을 MC 조보아를 그저 ‘
[TVIEW] <백종원의 골목식당>, 창업 빌런과 그 사회
-
-
‘서울아트시네마 관객운동모임’이라는 곳으로부터 조그만 책자를 하나 받았다. 나만 받은 게 아니고 취재기자들에게 수신인도 딱히 지정하지 않은 채 10권 가까이 무차별 발송되었다. 이제 막 출간된 시집처럼 예뻤다. <씨네21>은 그 모임으로부터 이미 수개월 전 ‘공개질의서’와 ‘법률의견서’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씨네21>의 ‘미투’ 기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이의 명예회복을 목표로 한 것 같은 내용들이었다. 앞서 공개질의서와 법률의견서를 받았을 때도 굳이 답변할 필요가 없었기에 따로 대응을 하지 않았으나, 이미 그 모임의 회원으로 보이는 분들이 책자의 내용을 공개적으로 인터넷상에 일부 게시하였기에 몇자 적으려 한다.
책자 표지에는 ‘2018년 트위터상의 제3자 폭로와 단순동조 트윗이 촉발한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 디렉터 사임 사건의 사이버 인권 침해를 기록하며’라는 긴 제목이 붙어 있는데, 말 그대로 본래 있었던 사건과 별개로 그
[주성철 편집장] A프로그래머, B평론가, C감독, 알파벳이 모자라
-
평소처럼 테이블 앞에 앉았다. 노트북과 커피잔을 내려놓은 후 지갑을 꺼냈다. 응? 이게 뭐지. 매일 들고 다니는 것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살바토레 페라가모? 내가 이런 걸 살 리가 없는데. 그렇구나. 네가 준 것이구나. 그러고 보니 일체형 스킨로션도, 필터가 남다르다는 샤워기도 모두 네가 준 것이다. 의식도 못하고 한참을 살았다. 튼튼하고 유용한 것만 주었기에 버릴 고민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 넌 좋은 사람이었구나.
2018년 마지막 날 이문세 콘서트에 다녀왔다. 체조경기장은 컸지만 1만2천명은 오순도순 모여 앉았다. 가장 좋았던 순간은 역시 그가 <시를 위한 시>를 부를 때였다. 가장 아끼는 노래다. 하지만 새로 얻은 노래는 <희미해서>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듣고 있다.
<희미해서>는 헤이즈가 작사·작곡한 노래다. 그리고 헤이즈의 말이 맞다. 멀어지면서 아름다워졌고 희미해서 더 아름답다. 이제 나쁜 건 생각나지 않는다. 마음을 다쳤던
[마감인간의 music] 이문세 <희미해서>, 멀어지면서 아름다워졌고
-
오랜만에 짧은 휴가를 받았다. 일주일의 꿈같은 방학이 지나면 더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에 소중하게 얻은 시간을 최대한 알차고 효율적으로 쓰려고 계획을 촘촘히 세웠다. 일단 작품 하는 내내 방치된 집안 대청소를 시작으로 수년간 버리지 못한 케케묵은 짐들을 싹 비우고, 전력질주한 한해를 돌아보는 반성과 성찰의 일기를 쓰고 밀린 가계부를 정리하는 한편,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들을 몰아 만나고, 고마운 동료들에게 다정한 손편지를 보내기로 마지막으로는 혼자만의 고요한 시간 속에서 진지하고 소박한 신년계획을 세울 예정이었다. 진짜로 나는 그럴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냥 잤다. 그렇듯 고대하던 황금 휴가를 받아든 즉시, 나는 자고 또 잤다. 그러다 깨면 조금 먹고, 누군가 부르면 그냥 없는 척하고, 쓸데없는 웹 서핑만 하다 다시 잠들고, 또 먹고, 또 누군가 찾아도 그냥 모른 척하고, 넷플릭스만 잔뜩 몰아보다 다시 잠들었다. 그저 존재하는 것 말고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실상 아무
추락이 아니야 도약이야
-
<미스터 스마일>의 영화관 데이트 신은 마치 스크린의 전설 로버트 레드퍼드와 시시 스페이섹이 오붓하게 그들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는 정경처럼 보인다. 다른 관객이 포함되지 않은 이 프레임에서 보듯, 데이비드 로워리 감독은 포레스트(레드퍼드)와 쥬얼(스페이섹)이 조우하는 장면의 다수를, 한적하고 비현실적으로 연출했다. 두 사람만 두고 휑뎅그렁하게 화면을 비워내고 대화 안에도 넉넉한 여백을 둔 연출은, 관객이 목격하는 대화가 극중 사건인 동시에 두 사람의 스타 페르소나에 관한 코멘트로도 읽히도록 유도한다.
12/16
알폰소 쿠아론은 기예르모 델 토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과 묶여 ‘스리 아미고’로 불린다. 이들은 단순히 국적으로 묶인 삼총사가 아니라 실제로 영화 만드는 과정을 공유하고 조언하며 때로 협업까지 하는 동지다. 그러나 <로마>의 시나리오에 관해 쿠아론은 델 토로와 이냐리투의 의견을 구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영화만큼은 즉자적 기억과 직관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세리머니
-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 / 출연 더크 보가드, 비오른 안드레센 / 제작연도 1971년
어릴 때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끝까지 채 못 보고 잠든 적이 있다. 자막도 없이 수염 난 백인 할아버지와 이국적인 마을을 무겁게 쫓아다니더니 결국 나의 VCR은 이 영화를 단숨에 뱉어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호텔방에 갇혀 대기하면서 피 말렸던 베니스의 시간들 때문이었는지, 귀국 후 다시 이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다. 노 작곡가 구스타프(더크 보가드)는 요양차 베니스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마주친 완벽한 미소년 타지오(비오른 안드레센)에게 인생의 마지막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말 한번 못 걸어보고 소년의 뒤만 쫓아 헤매다 호텔 지배인으로부터 소년의 가족이 그날 오후에 떠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노인은 어설픈 화장으로 치장한 채 소년을 찾지만 노을이 지는 바닷가 저 멀리서 소년의 찬란한 모습을 바라만 보다가 숨을 거둔다는 이야기다.
스토리는 단편영화 분량이지만 글로 표현할
[내 인생의 영화] 채수응 감독의 <베니스에서의 죽음>
-
IT기업 대표 유진우(현빈)는 자사가 개발한 증강현실(AR) 기기인 스마트렌즈를 끼고, 수수께끼의 게임개발자 정세주(찬열)가 만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테스트한다. 게임의 가치를 알아본 진우는 재빨리 게임의 특허권리를 사들였다. 라이벌 회사 대표 차형석(박훈)을 게임으로 불러내 유저간 결투를 벌이고 승리까지 했다. 여기부터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기술인지 마법인지 모를 세계로 진입한다. 어찌된 일인지 현실의 차형석이 사망했고, 게임 속 NPC로 되살아나 진우를 공격한 것. 스마트렌즈를 벗어도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Dr.Cha’가 나타나 칼을 휘두른다. 진우는 게임하다 미친 CEO일까, 미친 게임의 CEO일까?
“미친 사람한테도 논리가 있고 미친 세상에도 법칙이 있어.” 살기 위해, 그리고 실종된 세주를 찾기 위해 레벨을 올리는 진우에게 매료되는 한편, 그가 몰두하는 게임에도 관심을 두게 된다. 출시를 앞둔 즈음에선 궁금증이 대폭 늘었다. 애초 스
[TVIEW]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
‘형나경’의 원조 감독이 세상을 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에서 언더커버(위장잠입경찰) 현수(임시완)가 재호(설경구)에게 자신이 경찰이라고 고백하는 “형, 나 경찰이야” 장면은 그로부터 30년 전 임영동 감독의 <용호풍운>(1987)에서 볼 수 있었다. 언더커버로 활동하던 추(주윤발)가 그와 깊은 우정을 나눴던 조직원 호(이수현)에게 “나도 경찰이야” 하고 고백하는 것. 물론 <용호풍운>에서는 마지막에 경찰의 포위망에 걸려든 뒤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는 점에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그리고 현수는 정체가 발각되어 최후를 맞는 것이 아니라 그 스스로 선택한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는 것도 중요한 차이점이다. 어쨌건 <용호풍운>은 쿠엔틴 타란티노가 훗날 <저수지의 개들>(1982)을 만들며 ‘거의 베꼈다’고 고백했을 만큼 언더커버 영화의 진정한 원조라 부를 만한 작품이다. &l
[주성철 편집장] 추모 임영동 감독, 변방의 대가들을 돌아보며
-
도쿄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두 시간의 짧은 비행, 기내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설명할 수 없는 의식의 흐름으로 조원선의 목소리가 생각났다. 롤러코스터 음반을 한창 자주 들었을 때는 아이폰도, 아이팟도 아닌 소니의 MD 플레이어 시절이었다. 이름을 검색해 나타난 재생 목록을 비행기 출발 직전 서둘러 내려받았다. <그녀 이야기> <어느 하루> <너에게 보내는 노래> <습관> 등 1집부터 4집까지 수백번은 들었을 음악을 이어서 들으니, 그 노래들을 듣던 20대 시절 만난 사람과 다닌 동네가 어슴푸레 떠올랐다. 그리고 5집 《Triangle》이 나타났다. 조원선의 허밍으로 시작하는 <Triangle>부터 <숨길 수 없어요>와 <아무도 모른다>처럼 이상순의 기타 선율과 지누의 베이스가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과 어울리는 곡들을 10년 넘는 세월 동안 들었다. 4집까지는 여전히 익숙한데 5집부터는 당시 취향이 바뀌었던
[마감인간의 music] 롤러코스터 《Triangle》, 다시, 지금의 노래
-
록의 레전드, 퀸의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음악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나는 솔직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예전에도 퀸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 나는 퀸에 대해 아는 바가 그리 많지 않았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나는 <월간팝송>의 열독자도 아니었다. 나는 ‘전영혁’보다는 ‘황인용’의 애청자였다. <Bohemian Rhapsody>는 금지곡이었다. 퀸은 내한공연을 하지도 않았다. 당시 한국에서 히트를 친 퀸의 노래는 마니아들에 따르면 ‘범작’에 가까운 <Radio Ga Ga>나 <I Want To Break Free> 등이었다.
그럼에도 세운상가를 들락거리며 백판을 수집하던 ‘쿨한 음악광’ 친구들은 퀸을 치켜세웠고, 그 멋진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과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어설픈 감탄사로 맞장구를 치며 맹목적인 퀸 숭배의식에 동참해야 했다.
솔직
퀸이여, 당분간만이라도, 영원하라
-
* <로마>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로마>를 여는 4분여의 도입부는 그 자체로 미니 영화다. 입주 가정부 클레오(얄리트사 아파리시오)가 물청소하는 마당의 포석을 카메라가 오랫동안 지켜보는 숏 위로 크레딧이 깔리는 긴 숏이다. 바닥은 반복해서 밀려드는 물로 찰나의 거울이 되어 창공을 머금고 비행기가 땅으로 임한 조각난 하늘을 건너간다. 알폰소 쿠아론은 그렇게 “이 영화가 당신을 씻어내리도록 그냥 허락하세요”라고 권고한다. 동시에 희로애락이 출렁이는 개인의 삶 바깥에는 언제나 거대한 세계가 초연히 운동하고 있음을 말한다.
12/13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칠드런 오브 맨>(2006)을 마무리한 시점에 생후 9개월부터 본인을 키우고 가족을 돌본 여성 리보에 대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로마>는 감독의 유년기를 재현한 영화지만 일인칭 회고록이 아니다. 깊이 사랑하고 사랑받았지만 어렸기에 그 사랑을 당연시하고 나의 필요를 채워주는 편한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사랑, 디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