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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다보면 이번 연애와 다음 연애가 겹치는 시기가 있다. 갈등과 혼란, 기만과 죄책감이 뒤섞인 진창을 건너며 주변의 가십거리가 되기도 한다. MBC <봄밤>의 도서관 사서 이정인(한지민)은 오래 사귄 애인이 있고, 약사 유지호(정해인)는 여섯살 된 아들이 있다. 아이의 엄마는 출산 후, 외국으로 떠났다. 공교롭게도 정인의 애인은 지호의 대학 선배고 주말 농구 멤버다. 정인과 지호가 ‘친구’로 만나기 시작한 시점은 3월 중순, 벚꽃이 흐드러진 드라마 오프닝 속 봄밤 무렵은 아마도 진창의 복판이리라.
드라마 초반. 정인은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고 관계도 컨트롤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상황은 종종 그의 예상을 비껴간다. 이런 장면이 있다. 정인은 공룡을 좋아하는 지호의 아들에게 보여줄 그림책을 골라 도서관에서 맞이한다. ‘내가 누군지 맞혀보라’고 재촉하는 정인에게 아이는 되묻는다. “음… 엄마?” 정인의 눈빛이 흔들리는 이유가 엄마가 누군지 모르고 자란 여섯살 아이의 마
[TVIEW] <봄밤>, 마음이 벌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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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예고편에도 등장하는 <기생충> 속 아버지 기택(송강호)의 대사는 영화 그 자체에도 적용된다. 마치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하듯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올해 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 역시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이번호 칸국제영화제 결산 기사 중 <기생충> 칸 현지 기자회견에서도 봉준호 감독이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칸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계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괴물>로 59회 감독주간에 초청된 이후,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함께한 옴니버스영화 <도쿄!>가 61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마더>가 62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넷플릭스 영화 <옥자>가 70회 경쟁부문에 진출한 뒤, 네 번째 칸 방문에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 감독에게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건넨다
[주성철 편집장]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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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밤낮이 바뀌었던 몇주 전, 문득 지드래곤(G-Dragon) 노래를 듣다가 아이유(IU)의 <팔레트>라는 곡에 도달했다. 현재 한국에서 인기 있는 대중음악가 중 높은 자리 하나를 차지하는 그에게 지금까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상큼하고 청순한 10대 소녀의 사랑 노래에 보는 이의 심장을 녹이는 안무가 곁들여졌다고 해도, 아무리 많은 사람이 듣는다고 해도 말이다. 한데 이 노래를 듣다가 아이유라는 사람이 궁금해졌다. 어릴 적 무명 생활부터 남들이 기획한 ‘아이돌’로 무대에 섰던 경험, 그리고 세상 모두가 선망하는 연예인이면서도 그 무게와 괴리 등에 고민하던 스물다섯의 아이유를 말이다. 《Palette》라는 앨범에서, 또 같은 제목의 노래에서 그는 파스텔 톤의 물감으로 쓱 칠한 캔버스처럼 조금 ‘내려놓았다’. 모두가 자신을 사랑하고, 또 미워한다는 노랫말을 들으며– 아주 다른 삶이지만– 그 무렵 나는 어떠했나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이 항상 열 몇가지씩 있었고, 인
[마감인간의 music] 아이유(IU) 《Palette》, 젊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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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번역원에서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 디아스포라 작가들을 초대하여 작품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문학축제가 열렸다. 여러 소주제들의 포럼이 열렸고 그중 “왜 쓰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포럼에 사회자로 참여하게 됐다.
왜 쓰는가. 나 자신에게 줄곧 물어온 질문이기도 하다. 질문은 하나이지만 답은 매번 달랐다. 답이 매번 다르다보니 어쩌면 왜 쓰는가에 대한 정해진 답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답은 분명 있다. 나는 쓰지 않는 사람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매일매일 뭔가를 쓰는 사람이 되었다.
지금이라도 쓰는 것을 멈출 수 있을까? 있다. 하지만 무언가가 계속 쓰라고 내게 명령한다. 그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일본, 덴마크, 한국에서 온 작가들이 함께 이야기했다. 다들 고통스러운 삶을 겪었고 그 고통과의 투쟁에 글쓰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 작가는 자신의 깊은 상처를 드러냈다.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감정에 북받쳐 낭독을 이어갈 수 없
왜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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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페리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태평한 보호자를 둔 덕분에 나는 다리오 아르젠토의 <서스페리아>를 열살 무렵 비디오로 보았다. 무서운 드라마와 영화를 싫어하는 어린이였는데도 브라운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예쁜 영화도 있구나! 십수년 후 재회하기까지 내게 <서스페리아>는, 오직 스테인드글라스와 눈뜬 시체의 얼굴을 수직으로 갈라놓은 유리 파편이었다. 줄거리나 인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루카 구아다니노의 리메이크 개봉으로 다시 꺼내본 오리지널 <서스페리아>는 화면에 흉기가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이미지로 우리의 시각을 공격한다. 어린 내게 피와 사이키델릭한 조명이 인상적이었다면, 이번에는 분홍이 소름끼쳤다. 발레 학교 벽을 덮은 핑크는, 감쪽같이 소녀적이면서도 어떻게 해도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만의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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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미국 여성이 대서양을 건너 독일의 유명 무용단체를 찾아와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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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티븐 크보스키 / 출연 제이콥 트렘블레이, 줄리아 로버츠, 오언 윌슨 / 제작연도 2017년
‘어기’를 처음 만난 건 영화 <원더>의 원작 소설 <아름다운 아이>에서였다. 안면 기형 장애아로 태어나 집에서만 지내던 어기 풀먼(제이콥 트레블레이)이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된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불편한 어기는 우주인 헬멧 속에 자신을 숨긴다. 그는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의 시선과 관심 받길 두려워한다. 어기를 괴물이라 부르며 괴롭히는 아이에게 벌을 준 교장선생님은 그 아이의 부모에게 말한다. “어기의 외모는 바꿀 수 없어요. 그러니 우리의 시선을 바꿔야죠.” 싸늘한 시선은 남에게 상처를 줄 수도, 심지어 죽일 수도 있다. 내가 무심코 한 행동 또한 그랬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과거를 되돌아보게 됐다.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는 친절함을 선택하라”는 선생님의 말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었을 것이다. 누군가를 ‘
[내 인생의 영화] 배우 안지호의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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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된장찌개 어떻게 끓여요? (예상 답안: 보글보글)
할머니: 파도 여코(넣고).
질문: 여행 가기 전에 가슴이 어떻게 뛰어요? (예상 답안: 두근두근)
할머니: 약을 묵고 댕기지.
창의적인 대답에 웃음이 터졌다. 그러고 보면 개가 꼭 ‘컹컹’ 짖으리라는 법도 없다. 평생 개와 함께 살아온 사람이 개는 ‘공공’ 짖는다는데, 틀렸다고 할 수 있나? 85살 이남순씨가 말씀하셨듯 “이, 글이 참 신기한 기라”. 여자아이를 뜻하는 방언 ‘가시나’에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라는 해석을 붙인 MBC 파일럿 예능 <가시나들>은 어린 시절 가난해서, 여자라서 배울 기회를 박탈당했던, 노년 여성들의 한글 학교에 20대 연예인들이 찾아가 짝꿍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는 시대를 잘못 타고났거든”이라는 박무순씨의 한마디에 너무나 길고 깊은 한이 담겨 있지만, 읽고 쓰기에 조금 서툴 뿐 자신의 세계를 단단히 꾸려온 이들은 낯선 젊은이와 스스럼 없이 이야기 나누고 함께 생활하는
[TVIEW] <가시나들>, 삶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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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 스토리>(1985)가 성룡의 이전 영화들과 비교해서 가장 다른 점이 뭘까. 도심에서 펼쳐지는 현대 액션물? 홍금보, 원표와 함께했던 ‘가화삼보’로부터의 독립선언? 아니다.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성룡이 사람들 많은 데서 싸운다는 것이다. 사실 그전까지 세트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 배우나 스탭들이 다른 데 신경 쓰지 않고 집중하여 클라이맥스 액션 신을 찍는 것은 홍콩 액션영화의 오랜 전통이기도 했다. 저 멀리 이소룡을 봐도 <맹룡과강>(1972)의 콜로세움, <용쟁호투>(1973)의 거울방, <사망유희>(1978)의 사망탑을 비롯해 성룡의 과거 수많은 사극 무술영화들은 물론 <쾌찬차>(1984)의 고성 등 굳이 부언하지 않아도 사실상 거의 세상 모든 액션영화들이 그랬다. 사고나 부상 등 현장의 안전문제가 가장 중요하기에 예민하고 조심스런 촬영이기도 할뿐더러 배우나 무술감독 입장에서는 대역을 비롯해 액션 연출의 노하우와 비밀이 노
[주성철 편집장] <걸캅스>와 <배심원들>, 많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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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은 지난해 히트곡 <instagram>에서 자괴감에도 끊을 수 없는 SNS의 유혹에 대해 노래했다. 내일이 올 걸 알면서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나만 빼고 다들 잘난 것 같아 좋아요를 누르지 않으며, 마음의 구멍을 채우려 하지만 “네모난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다. “낭비인 걸 알면서도 계속 SNS를 하게 되고 그 반복인 것 같아요.” 인터뷰에서 말하기도 했다.
딘과 함께 요즘 세대 ‘최애’ 뮤지션 중 한명인 라우브도 최근에 소셜미디어를 비판하는 노래를 발표했다. 신곡 <Drugs & The Internet>에서 그는 인터넷 댓글과 반응이 자신의 생각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솔직히 풀어냈다. “그들이 뭐라든 어떤 반응을 보이든 거기에 얽매여 행동하고 싶지 않아. 그들이 싫어하는 내 부분들을 지우고 싶지도 않아.” 인터넷을 “사실상의 마약”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와 거리두기는 시대의 목소리가 되어가고 있다. 노래는 그 시대를 드러낸다. 많은 뮤지션들
[마감인간의 music] 라우브 <Drugs & The Internet>, 인터넷이라는 이름의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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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성함께쓰기를 한 지 벌써 이십년이 넘어간다. 사람들에게 처음 이름을 말하면 세번에 한번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권김현영과 박이윤재가 결혼하면 아이 성은 박이권김 네 글자가 되나요?” 성이 길어지는 걸 걱정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 좀 놀랄 정도였는데, 그럴 때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말씀드리곤 했다. “조한지영과 전영록이 결혼해서 두 아이가 태어났어요. 자신도 부모성함께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아들은 아버지의 부계성과 어머니의 모계성을 따라 자신을 전한지훈으로 부른대요. 딸은 어머니의 모계성과 아버지의 부계성으로 성을 만들어 조전미영이고요.”
그러면 그렇게 복잡해서 등록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다. 우선 큰 오해부터 풀자. 애초에 부모성함께쓰기운동의 목적은 부모 성을 공동으로 등록하자는 데 있는 게 아니었다. 1997년 3월 8일 여성대회 이이효재 선생님을 비롯한 170여명의 여성계 인사들이 부모성함께쓰기운동에 동참하며 호주제 철폐를 외쳤다. “호주제,
부모 성을 함께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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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와이 슌지 / 출연 나카야마 미호, 도요카와 에쓰시, 사카이 미키, 시노하라 가쓰유키, 가시와바라 다카시 / 제작연도 1995년
큰 군부대가 인접한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군 주둔지 내의 복지회관에서는 매달 한편의 영화를 무료로 상영했는데, 친구들과 모여 보러 가곤 했다. 그 시절 접한 대부분의 영화를 그곳에서 만났다. 1999년, 학교에서 가장 떠들썩하게 화제가 된 영화는 <매트릭스>였다. 하지만 나의 1999년을, 아니 청소년기 전체를 온전히 사로잡은 영화는 따로 있었다. 복지회관의 한 좌석에 앉아 <러브레터>의 오프닝을 보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설원 위에 죽은 듯 숨을 참고 누워 있던 여자가 숨을 몰아쉬며 눈을 뜨는 장면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눈을 털고 일어난 여자가 넓게 펼쳐진 설원을 걸어내려가는 원경이 오랫동안 펼쳐진다. 그때 느낀 감정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날 이후 용돈을 모아 <러브
[내 인생의 영화] 박근영 감독의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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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자료를 찾다보면 남자주인공을 캡처해 보정한 사진들을 자주 접한다. 얼굴이 가무잡잡한 40대 모 배우는 밀가루 같은 피부에 귤색 입술을 하고 온라인을 떠돈다. 그의 혼백이라 해도 그처럼 희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아무튼. tvN <그녀의 사생활>이 다루는 덕후의 세계에서 “보정은 사랑”이란다. 미술관 큐레이터 성덕미(박민영)는 업무가 끝나면 카메라를 들고 아이돌 사진을 찍는 ‘홈마’(홈마스터)로 활동한다. ‘가짜 연애’라는 단서를 달고 만나던 신임 관장 라이언 골드(김재욱)에 대한 마음도 ‘덕질’을 하다 깨닫는다. 덕미는 카메라에 찍힌 관장의 사진을 뽀얗게 보정하다 화들짝 놀란다. “널 보정했어요”는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확증이다.
덕미는 아이돌과 팬의 관계를 유사연애 감정을 거래하는 판매자와 소비자 관계로 보고 양쪽의 상도덕을 말할 만큼 분별력 있는 인물이다. 또한 보정한 작업물을 일반 팬에게 배포하는 ‘홈마’의 위치는 일정 부분 창작자이며 유통자를 겸한다.
[TVIEW] <그녀의 사생활>, 보정과 왜곡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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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칸국제영화제가 지난 5월 14일 개막했다. 올해는 장영엽, 김현수 기자가 칸으로 떠나 생생한 소식을 전해줄 예정이다. <씨네21> 칸 라이브 방송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며 거기에 더해 댓글로 궁금한 영화, 만나보고 싶은 경쟁부문 감독들을 알려주면 이후 취재에도 적극 반영할 생각, 이라고 장영엽 기자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더 하겠다고 의욕적으로 SNS에 썼기에, 나 또한 순수한 독자의 심정으로 이렇게 이야기를 전해본다. 영화제 개막과 동시에 보내준 소식에는, 전세계 영화기자들이 빼놓지 않고 보는 칸국제영화제 <버라이어티> 데일리 1호에 ‘South Korea Needs to Clean Up Biz’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승리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린 기사도 있었다. 한국영화 소식이 자주 실려도 시원찮을 판에,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시 짐 자무시의 개막작 <데드 돈 다이>가 가장 궁금했다(
[주성철 편집장] 올해 칸국제영화제가 쏘아올릴 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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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7일. 미세먼지 따위는 거의 없는 화창한 봄날이었다. 휘파람이 절로 나올 만한 날씨인데 실내에 계속 처박혀 있을 수는 없는 법. 재빨리 일을 끝마치고 방송국을 나섰다. 시간은 오후 5시. 생방송까지는 대략 30분 정도가 남아 있었다. 이미 기분이 좋은 상태였지만 이 상태를 더욱 끌어올려줄 음악이 필요했다. 휘파람을 잘 불지 못해서일까. 대신 휘파람을 불어줄 누군가를 내 아이팟 안에서 찾아봤다. 빌리 조엘의 <The Stranger>? 명곡이지만 너무 많이 들었다. 시티즌 제인의 <So Sad and Alone>? 불과 며칠 전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나간 곡이다. 최근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서 순항 중인 조너스 브러더스의 <Sucker>? 좋은 선택이지만 좀 뻔했다. 치열한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뮤지션은 앤드루 버드였다. 미국 출신 인디 포크 뮤지션으로 2019년 3월 통산 12집 앨범 《My Finest Work Yet
[마감인간의 music] 앤드루 버드 <Sisyphus>, 휘파람이 있는 초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