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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맘마미아!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사랑하는 타인의 죽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규정함으로써 가까스로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살아남은 아이>의 부부 성철(최무성)과 미숙(김여진)에게는 그 과정조차 남달리 길고 험하다. 작은 인테리어 가게를 함께 꾸려가는 부부의 아들 은찬은 물놀이를 갔다가 동급생 기현(성유빈)을 구하고 희생된다. 우연히 괴롭힘당하는 기현을 마주친 성철은 기댈 곳 없는 기현을 돕고 일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반발하던 미숙도 본인의 방식으로 소년에게 다가선다. 말수 적은 사제지간인 성철과 기현은 낡은 집의 내부를 말없이 보수하며 가까워지는데, 이 광경은 마치 공통의 상처를 천천히 씻어내고 덮는 노력처럼 보인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정신적 소생을 벽지를 바르는 행위를 통해 그린 김애란 작가의 단편 <입동>도 떠오른다.
08/04
<미션 임파서블>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거꾸로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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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 출연 사크다 카에부아디, 제니이라 퐁파스 / 제작연도 2010년
그 사람이 좋아하는 영화 10편 중에는 나와 본 영화가 없었다. 대부분 오래전 영화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섭섭한 마음이 쉽게 가시질 않았다. 수많은 영화를 함께 봤고 그중 몇편은 함께 감동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사람이 감동했다는 건 나의 착각일 수도 있다. 그 사람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적 순간과 우디 앨런의 재치를 좋아했다. 피 튀기는 유머가 필수였나 보다. 그 사람은 내게 빌리 와일더의 <선셋 대로>를 보여줬고 ‘007 시리즈’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해줬다. 그 사람은 할리우드영화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즐기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에게 영화는 나보다 당신이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하곤 했다. 하루는 나도 보답이 하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에 그 사람이 만족할 만한 영화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B급 고어물인 이구치 노보루의 <머신 걸
박규택 감독의 <엉클 분미> 잠시라도 삶이 신비로울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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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회에도 십수번씩 예쁘다, 얘가 더 예쁘다. 말라서 부럽다, 너도 말랐다 등 외모를 언급하는 말들을 주고받는다. 처음 만난 사이에서도, 매일 모이는 자리에서도 질리지 않고 외모가 화제로 오른다. 외모 칭찬이 인사나 덕담과 같다면, 주변이 동의하는지 진정성과 객관성을 따지느라 예민하게 곤두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볼 때마다 괴로워서 몸을 뒤틀게 된다. 듣고 흘렸던 말, 무신경하게 건넸던 말, 정색하기 뭣해서 삼켰던 말들이 기억 속에서 거북하게 치고 올라온다.
못생겼다고 공격하는 동급생들 사이에서 어두운 유년기를 보낸 주인공 강미래(임수향)는 한국대 화학과 입학을 앞두고 아버지도 못 알아볼 정도로 성형수술을 한다. ‘티가 나게’ 예뻐진 미래는 간신히 또래와 어울릴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속하게 된 사회는 외모 평가를 권력으로 삼는 쪽과 평가를 내면화하거나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쪽의 갈등이 (이제야) 불거지는 곳이
[TVIEW]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너무 흔한 어떤 수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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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대통령이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1990년 10월 13일이다. 물론 그것은 앞서 10월 4일 육군 보안사 소속 이병 윤석양이 탈영하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양심선언을 하고,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기록을 공개한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였다. 정계는 물론 노동계와 종교계까지 망라한 그 사찰 기록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수환 추기경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야당과 재야단체는 10월 13일 공동 집회를 열고 보안사의 사찰과 노태우 대통령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만약 관련이 있다면 대통령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바로 그날 노태우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새질서 새생활 운동’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이 사건은 박인제 감독이 연출한 <모비딕>(2011)의 결정적인 모티브가 되었는데, 영화 속 발암교 사건이 조작된 것임을 알리기 위해 이방우 기자(황정민)에게 일련의 자료들을 건네는 고향 후배 윤혁(진구)의 모
[주성철 편집장] <공작>과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같은 시대의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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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가서 바다 끝 망망대해를 보고 있으면 기분이 멍해지곤 한다. 제주도 애월읍 소길리에서 이름을 빌려온 《soony eight: 소길花》는 제주도의 그 감성이 음악으로 옮겨온 것 같다. 들려지기보다는 느껴지는 아득한 잔향들이 음악 속 먼 어딘가를 보게 만든다. 장필순의 목소리도 포인트 강한 점보다는 부드러운 선을 그린다. 비록 인공음을 많이 썼지만 자연 어딘가에서 잠시 쉼을 만끽하는 기분이 든다. 이 음악의 편안함을 심호흡으로 힘껏 빨아들이고 싶다.
다루는 테마, 스토리텔링 방식, 앨범 커버까지 하나같이 ‘자연’스럽다. 화자의 감정을 깨우는 매개는 대개 달빛, 바람, 숲 같은 자연이며, 가사 전개도 일상적인 소재에서 시작해 상념으로 나아간다. <외로워> <그림> 같은 단순한 제목에서도 최대한 꾸미지 않으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저녁 바다> <고사리 장마>처럼 아예 자연을 소재로 쓴 곡도 있다.
2015년 봄부터 시리즈로 발표해온
[마감인간의 music] 장필순 《soony eight : 소길花》, 제주에서 온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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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렵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는데 그 속도를 따라잡기가 점점 숨이 차다. 때로는 변화하는 흐름에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내가 못내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친숙하고 정든 것들과 아쉬운 작별을 해야 할 때면 모든 변화가 못마땅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고작 이 나이에, 이런 말을, 이토록 사무치는 마음으로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결국 그냥 늙어서 그런 것 같다. 이렇게 갑자기 늙어버려 서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늙고 서럽다고 그대로 주저앉아 세상 탓만 할 수는 없으니 어떻든 변해가는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려 애쓰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다시 여러 종류의 다양한 충격과 마주하고 있다. 최근 내가 겪은 가장 큰 쇼크는 최신 유행과 새로운 사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나를 풍성하게 키우는 일이 더이상은 내 본능과 감각에 의지해 저절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새롭고 젊은 문화와 생각을 알려면 노력해서 배워야 하는 시기가 벌써 온 것이다.
특히 몇달간 작품 준
안다고 말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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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유튜브에 게시된 <휴먼 보이스>(Human Voice)는 장 콕토의 1930년작 동명 모노드라마를 각색한 패트릭 케네디 연출, 로저먼드 파이크 주연의 단편영화다. 약 18분의 러닝타임 동안 주인공은 5년의 사랑 끝에 헤어진 연인의 전화를 기다리고 의연한 척하다 무너지고, 전화가 끊기면 다시 걸려오길 초조히 기다린다. 침대에 흩어진 폴라로이드 사진과 넘쳐나는 재떨이가 깊은 우울을 웅변하는 가운데 관객은 문득 이 대화의 상대방이 존재하긴 하는 걸까 염려하게 된다. 아직 전화가 신문물이던 시대에 초연된 <휴먼 보이스>는 로베르토 로셀리니에 의해 영화화됐고 공교롭게도, 성악가인 로저먼드 파이크의 어머니가 과거 이 작품의 1인 오페라 버전을 공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08/01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하 <폴아웃>)을 보다가 불쑥 버스터 키튼이 영화 촬영 도중 목뼈 골절 사고를 당했다는 일화가 떠올랐다. 앞서 쓴 대로, 톰 크루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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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하라 가즈오 / 출연 오쿠자키 겐조 / 제작연도 1987년
“만약 그 장면을 못 찍었다면, 너는 주인공에게 다시 부탁할 거냐?”라는 질문에 나는 “예”라고 대답했고, 그는 더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면접시험에 합격해 하라 가즈오 교수님과 박사과정의 다큐멘터리 연구를 하게 되었다. 16mm 아리플렉스의 강철스러움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하라 가즈오 감독의 <천황군대는 진군한다>는 몇번을 다시 보아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영화, 에너지가 뼛속까지 진군하는 영화다. 원제인 <유키유키테 신군>을 직역하면 ‘가자 가자 신군(神軍)’쯤 된다. 신군은 천황의 군대가 아니다. 주인공 오쿠자키의 1인 군대다. 그의 자동차에는 신군이란 글자가 크게 쓰여 있다. 그러므로 ‘유키유키테 신군’이라 쓰고 ‘신의 군대가 천황의 군대를 심판한다’라고 읽을 수 있겠다.
2차 세계대전 말, 파푸아뉴기니에 주둔 중인 일본군. 연합군은 반경 4km 내로 일본군을 포위했고, 모든 보
이일하 감독 <천황군대는 진군한다> 다큐멘터리는 인간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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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밤에는 간식을 준비한다. 좋아하는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찬장을 뒤적여 찾아낸 팝콘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TV 앞에 앉는다. 예능 프로그램을 ‘본방 사수’할 이유는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모처럼 예외가 생겼다. “브라자 풀고 같이 먹어요”라는 김숙의 명언과 함께 시작된, 올리브TV <밥블레스유> 때문이다.
<밥블레스유>는 시청자들의 사연을 받아 ‘이럴 땐 이런 음식’을 먹어보라고 추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사연은 거들 뿐, 네명의 베테랑 예능인 최화정, 이영자, 송은이, 김숙의 우애 넘치는 식탁은 마치 내 친구들과의 식사처럼 두서없이 즐겁다. 서러웠던 신인 시절부터 망한 연애와 좌절의 경험까지, 인생의 굴곡마다 함께해온 ‘언니들’은 오래된 만큼 가깝지만 친밀함을 핑계 삼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고기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코스만 짜와도 “네가 자랑스럽다”라며 칭찬하고, 사소한 농담에도 크게 웃어주며, 이렇게 좋은 곳에 데려와줘 고맙다고 말
[TVIEW] <밥블레스유> 다정이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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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변영주 감독이 말했다. JTBC <#방구석1열> 8·15 특집 ‘아직 끝나지 않은 가슴 아픈 이야기’ 편에서,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시리즈를 만들었던 그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할머니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일본 욕이 아니다. 성폭력 피해자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이 할머니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아닐까? 우리나라만큼 성폭력 피해자에게 예의 없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삽입된 영상은 김현석 감독의 <아이 캔 스피크>(2017)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옥분(나문희)이 뒤늦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뒤, 엄마의 산소를 찾아 “엄마, 왜 그랬어? 왜 그렇게 망신스러워하고, 아들 앞길 막힐까봐 전전긍긍 쉬쉬하고…. 내 부모, 형제마저 날 버렸는데 내가 어떻게 떳떳하
[주성철 편집장] 8월 14일, ‘위안부’ 기림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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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정을 좋아한다. 특유의 중저음을 기반으로 하는 소리의 울림이 일단 좋고, 무엇보다 가사 전달력만큼은 국내 최고 수준이 아닐까 싶은 가수다. 그가 규현과 함께 2016년에 발표한 <두 남자>를 예로 들어볼까. 이 곡의 전개는 우리가 발라드에서 기대하는 그것과 거의 일치한다. 두 남자가 각자 이별을 겪었음을 알아보고는 담담한 톤으로 헤어짐을 노래하더니, 종국에는 슬픔을 격정적으로 토해내는 식이다. 그러니까, 익숙한 형식의 곡임에 분명하지만 그 익숙함으로 일궈낸 성취가 탁월하기에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노래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영화로 비유하자면 아주 잘 만들어진 장르(발라드)영화라고 할까. 박재정이 얼마 전 발표한 신곡 <가사> 역시 유사한 궤도를 맴도는 곡이다.
그렇다. 그는 여전히 자기 노래 안에서 자전하는 이별의 슬픔 속을 맴돈다. 모든 드라마가 끝난 뒤에야 찾아오는 슬픔을 노래한다. 바뀐 점이 없지는 않다. 무엇보다 이 곡은 그의 첫 자작곡이다.
[마감인간의 music] 박재정 <두 남자>, 꾸준한 발라더라는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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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에서 인간들은 혁명적 위기의 시기에 과거의 망령들로부터 의상과 전투구호, 언어를 빌려와 새로운 장면을 연출한다고 했다. 이 주장은 2016년 탄핵 때 한국군 엘리트들이 채택한 대응 방식을 해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 대비 계획에 따르면 일부 군 엘리트들은 과거 쿠데타를 참조하여 시민사회를 무력화하는 레퍼토리들을 구체화하고 현대화했다. 이를테면 통금에 인터넷 검열이 추가됐다.
마르크스는 세계사적 사건은 한번은 비극으로, 다음번은 희극으로 나타난다고 했지만 내게 이번 기무사 사태는 전혀 희극적이지 않다. 비밀문서는 과거의 망령들이 언제든 되살아나 “민주주의는 이제 그만”이라고 명령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 또 다른 비밀문서가 공개됐다.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당시 사측이 작성한 비밀문서에는 경찰·검찰·노동부 등 정부 부처와 공조를 통해 파업을 강경진압하고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전략이
비밀문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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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족>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좀비 채널 개국 기념으로 원테이크 원컷의 라이브영화가 기획된다. 높은 리스크를 고려해 애드리브가 금지되지만 방송 당일의 온갖 돌발 사건은, 이 좀비 호러를 희대의 임기응변 향연으로 만든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프레임에 보이는 것과 그것이 보이기까지 프레임 밖에서 이루어지는 고역에 관한 애잔한 코미디다. 중년 배우는 알코올 문제가 있고 아이돌 출신 배우는 이미지 유지에 급급하고 촬영감독은 허리가 아프다. 수전증과 설사도 엄습한다. 그러나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소동극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순수하게 물리적으로 숏이 지속되도록 지탱하는 스탭과 배우들의 아슬아슬한 발버둥이다. 물론 최고의 곡예사는 두겹의 영화를 각본, 편집까지 겸해 연출한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이다. 정말이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07/26
가족은 사회의 기본 단위라고 우리는 배운다. 그러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하나부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그렇게 가족이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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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켄 로치 / 출연 마틴 콤프스턴, 윌리엄 루앤 / 제작연도 2002년
처음 원고를 청탁받고 어떤 영화를 추천하고, 어떤 이야기를 풀어가야 하나, 라는 고민과 나의 버킷리스트 영화들을 생각해보았다. 이제야 첫 장편 <박화영>을 완성한 내가 과연 이런 글을 감히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쯤 켄 로치 감독의 <스위트 식스틴>이 떠올랐다, 그래서, 결정했다. 켄 로치 감독의 <스위트 식스틴>. 이 영화는 사실 내가 배우로 출연한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를 찍을 당시 감독님이 레퍼런스 영화로 보여줘서 처음 만났고, 제법 강렬한 인상과 기억이 꽂힌 영화다.
이야기와 플롯은 심플하다. 영화는 오프닝에서 두 소년이 가게 안 손님들을 상대로 싸구려 담배를 암거래하는 모습을 비춘다. 이 이미지에서 개인적으로 지금은 사라져 버린, 왠지 모르게 내 중·고등학교 시절인 90년대… 길거리 가판대에서 가치담배를 팔았던 이미지와 지금은 사라져버린
이환 감독의 <스위트 식스틴> 아이들에게 세상은 잔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