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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밤, 별생각 없이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를 보다가 자세를 고쳐 앉은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JTBC 드라마 <SKY 캐슬> 얘기다. 드라마의 중심에 있던 명주(김정난)는 겨울밤 비틀거리며 집을 나와 호화로운 주택지구 한가운데 꾸며진 눈 덮인 연못 옆에서 장총으로 자살한다. <SKY 캐슬> 1회는 이 ‘역대급’ 엔딩으로 즉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파국을 다루는 태도였다. 그동안 다른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감춰둔 비밀이 밝혀지는 건 곧 파국을 의미했다. 하지만 <SKY 캐슬>에서는 다르다. 등장인물들은 잠시 주춤할 뿐 곧 태세를 정비한다. 범죄, 죽음, 광기가 도처에 널려 있고, 이 모든 것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죽음조차 이들을 멈추게 하지 못한다. 명주의 자살은 우울과 무기력으로 삶을 멈추는 행위가 아니라 삶을 살해하는 행위로 매우 스펙터클하게 묘사되었다. 죽음은 슬픔이 아니라 불안을 불러온다.
스카이 캐슬이라는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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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사카의 대학생 아사코(가라타 에리카)는 <자아와 타자들>이라는 사진전에서 마주친 바쿠(히가시데 마사히로)와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바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처럼 사라지고 2년 후 도쿄에서 생활하던 아사코는 바쿠와 똑같은 외모, 판이한 성격을 가진 회사원 료헤이(히가시데 마사히로)를 발견한다. <아사코>에서 바쿠와의 연애를 그린 초반은 순정만화 같은 컷으로 이뤄져 있다. 둘은 만나자마자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입을 맞추고,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처럼 시트를 뒤집어쓴 채 키스한다. 하마구치 류스케가 그리는 연애의 정경은 너무도 환상적인 나머지 상투성을 넘어 기묘한 불안을 자아낸다. 세월이 흘러 돌연 과거가 살아 돌아왔을 때 아사코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것은 두개의 사랑인가, 하나의 사랑인가? 과거의 아사코와 현재의 아사코는 같은 사람인가?
02/06
2019 시상식 시즌에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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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켄 로치 / 출연 폴 브래니건, 존 헨쇼 / 제작연도 2012년
켄 로치 감독의 모든 영화를 사랑한다. 역사물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작품이 하나의 긴 변주곡 같다. 가난한 소년과 야생 매의 우정을 다룬 <케스>(1969)로 시작해 영국 사회복지제도의 문제를 신랄하게 비꼰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에 이르기까지 켄 로치는 일관되게 노동계급의 애환과 연대를 통한 희망을 그려왔다.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이 유사한 주제와 플롯을 가지고 있음에도 다양한 소재, 디테일한 묘사와 개성 있는 해학이 각각의 이야기에 설득력과 존재 이유를 부여한다. 마니아로서 그중 한편을 꼽는 것은 쉽지 않은데, 누구든 재미있게 보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은 아무래도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인 것 같다.
국내 개봉 시 이례적으로 우리말 제목 앞에 원제(‘The Angels’ Share’)가 나란히 적힌
[내 인생의 영화] 밴드 9와 숫자들의 9(송재경)의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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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스캔들에 휘말렸던 톱스타 오윤서(유인나)는 무혐의 처분을 받고도 잠정 은퇴 상태로 2년을 보내야 했다. 유명 드라마 작가의 차기작으로 복귀 계획을 세우지만, 작가는 캐스팅에 조건을 붙였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3개월간 현장실습을 할 것.’ 변호사 권정록(이동욱) 쪽에선 로펌 대표의 압력으로 떠맡게 된 연예인 비서가 달갑지 않다. 첫날부터 지각을 한 데다 복사 용지도 줍지 못할 정도로 꽉 끼는 원피스를 입고, 전화 내선 연결도 하지 못하니 당연히 일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으로 판단한다.
세상물정 모르는 여성 톱스타가 나오는 드라마들이 숱하게 반복한 해프닝이다. tvN <진심이 닿다>는 여기에 짧은 부연을 더한다. “누가 비서인 줄 알고 왔어? 알았으면 나도 이렇게 안 입었지.” 어떤 역할로 ‘현장실습’을 하는지 알지 못했던 윤서는 대중이 기대하는 ‘여배우’ 차림을 했고, 15년간 스케줄 관리를 맡긴 매니저가 데려다준 시간에 로펌에 도착했다. 일종의 업무 전달 착오다.
[TVIEW] <진심이 닿다>, 착실한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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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 실업자예요.” 한 영화의 DVD/블루레이 음성해설 녹음은 극장 상영이 종료되고 대략 3~4개월 뒤에 감독, 배우, 스탭이 모여 진행하기 마련이다. 2008년 1월 10일 개봉해 400만 관객을 모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 DVD에서 임순례 감독과 배우 문소리, 김정은, 이렇게 세 사람이 참여한 음성해설을 듣다가 영화의 흥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생순>에 핸드볼 선수로 출연한 여배우 모두 (음성해설을 녹음하는 바로 그 시점에)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고백에 충격을 받은 적 있다. 영화에서 효명건설 핸드볼팀은 핸드볼 큰잔치에서 우승하고도 해체되는 것으로 나오는데(해체와 동시에 직원 신분을 유지하며 일반 사원으로 남는 상황인데, 문소리 배우가 연기한 미숙이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적막을 깨며 ‘정직원인지 계약직인지’ 확인하는 ‘웃픈’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는 해체되지 않고 더 나은 팀에 인수됐었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핸드
[주성철 편집장] 여성배우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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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장소는 레코드 가게. 주인이 직원에게 귓속말로 얘기한다. “지금부터 베타 밴드의 음반 5장 팔 거야.” 그러고는 음악을 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묻는다. “이거 누구죠?” 주인이 대답한다. “베타 밴드요.” 영화를 본 독자라면 감 잡았을 것이다. 맞다.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2000)의 신 중 하나다. 음악 팬들에게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는 끊임없이 회자되는 영화 텍스트다. 그들의 ‘덕후력’에 동질감을 느낀 동시에 감탄했던 사람, 비단 나만은 아니었을 거다. 레코드숍 사장을 연기한 존 쿠색은 실제 음악광이기도 한데 당시 베타 밴드의 음악에 푹 빠져 있었다고 한다. 잭 블랙은 말할 것도 없다. 조연이 주연 잡아먹은 영화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꽤 많을 정도니까. 어쨌든 바로 그 앨범, 베타 밴드의 《The Three E.P.’s》 (1998)는 한동안 구하기 어려운 레어템이었다. 영화 개봉 이후 판매량이 5배 이상 늘어나는
[마감인간의 music] 베타 밴드 《The Three E.P.’s》, 역사는 새롭게 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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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안 그래요? 당신이 좋아하는 음악, 영화, 책, 요리. 전부 준비했어요. 아니 정확히는 당신이 좋아할, 좋아할 수밖에 없는 모든 것이죠. 천국이 따로 있을까요? 당신에게 맞추어진 세상. 당신보다 당신을 더 잘 아는 우리가 마련한 그대의 기호와 취향. 어때요? 파라다이스 크루즈.”
김씨는 반신반의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한 최초의 개인 맞춤형 여행 상품은 새로운 차원의 것이었다. 일단 가격부터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김씨는 의구심이 생겼다. 모든 게 완벽하다니 말이 돼?
‘광고 문구는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침실 호수의 숫자조차 내가 좋아하는 숫자로 고려되었고, 식사는 내 입맛에 딱 맞았으며, 유람선에서의 파티나 여가 활동 역시 나랑 잘 어울릴 수 있는 취향과 성격의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도록 미리 동선이 짜여 있었다. 직원들과도 얼굴 붉힐 일이 전혀 없었다. 그들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았다.’ 이 맞춤 상품은 그동안
천국보다 낯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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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이하 <더 페이버릿>)의 역사적 배경은 스페인 왕위계승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의 전쟁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전쟁은 ‘소문’으로만 존재한다. 카메라는 러닝타임 대부분을 앤 여왕의 궁정 실내에 머무른다. 광각렌즈, 어안렌즈를 서슴없이 쓰는 카메라는, 인물을 내리누르고 있는 천장을 프레임에 담는다. 전작 <킬링 디어>(2017)에서도 구사했던 낮은 앵글이 한층 노골적으로 강조된다. 게다가 <더 페이버릿>의 천장은 디자인이 화려하고 층고가 높아 위압적이다. 흔히 낮은 앵글 숏은 <시민 케인>이 보여주었듯 인물에 위엄을 더해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더 페이버릿>의 그것은 배우를 불안하고 기괴하게 잡는다. 어디로 가든 프레임 위쪽에 드리워져 있는 천장은, 이전투구를 벌이는 권력자들을 왜소하고 무상하게 표현한다.
01/22
파멜라 린든 트래버스의 <우산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에는 다음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회자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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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변영주 / 출연 나눔의 집 할머니, 이용수 / 제작연도 1995년
대학교 2학년 때였던 거 같다. 당시 활동하던 동아리에서 통일 문제를 두고 의견들이 오가던 중, 선배들이 주한미군 범죄 사진전을 열자고 했다. 주한미군에 의한 범죄를 근절하고 불합리했던 한미주둔군 지위 협정에 문제를 제기하자는 취지였다. 전시물 중에는 미군에게 잔인하게 살해된 기지촌 여성 윤금이씨의 살해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도 있었다. 전시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내 여성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이가 격분해 찾아와서는 당장 사진을 철거하라고 했다. 당시에는 그가 왜 그렇게 분개하는지,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이후 페미니즘을 만나고 나서야 그가 분노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재현의 윤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던 것이다. 고통스러운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고통을 이용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 고통을 전시하는 것은 의도와 달리 오히려 정반대의 화학작용을 일으키기도
[내 인생의 영화] 강유가람 감독의 <낮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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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거의 모든 이야기는 남자의 것이고, 그중에서도 멍청하고 혈기 왕성한 10대의 성장담은 사내아이들의 전유물이다. 식욕과 성욕이 넘쳐나고, 숨 쉬듯 욕설을 내뱉으며, 생각 없이 덜컥 사고를 치고, 무엇보다 ‘예쁘지 않은’ 여자아이들은 어디에 살고 있을까? 넷플릭스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데리에 있다고 한다.
영화 <블러디 선데이>(2002)로부터 20년이 넘게 흐른 1990년대, 데리의 정치적 상황은 여전히 암담하다. 등굣길 다리 위에는 폭탄이 놓여 있고, 거리에는 늘 무장한 군인들이 서성이며, 피크닉을 떠난 가족의 차에는 탈주자가 숨어든다. 그러나 16살 에린(시얼샤-모니카 잭슨)과 친구들에겐 그게 문제가 아니다. 매사에 엄격하고 진지하면서도 괴팍한 어른들의 통제하에 살아가느라 돌아버릴 것 같은 소녀 넷, 그리고 정치적 이유로 가톨릭 여학교의 유일한 남학생이 된 잉글랜드 출신의 소년은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특별한 무언가를 고대하며 끊임없이 소동을 일으킨다. 이
[TVIEW] <데리 걸스>, 10대 성장물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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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역대 한국 멜로영화 흥행 순위’, ‘역대 한국 코미디영화 흥행 순위’, ‘역대 한국 공포영화 흥행 순위’라는 타이틀이 붙은 기사나 보도자료를 보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특정 영화에 대해 흥미를 유발하는 기사를 작성하고 마케팅 차원에서 이슈화하기 위한 것일 뿐 사실상 그런 공식 집계는 없다. 독자 입장에서도 순간적으로 ‘아 그렇구나’ 할 뿐이다. 역대 음식영화 흥행 순위, 역대 아웃도어영화 흥행 순위 등 작정하고 장르를 세분화하기로 마음먹으면 세상의 많은 영화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흥행 1위를 차지할 수 있다. 아무튼 기존의 기사들을 훑어보면 현재 한국 멜로영화 흥행 순위 1위는 665만 관객을 동원한 <늑대소년>(2012)이고, 한국 공포영화 흥행 순위 1위는 315만 관객을 동원한 <장화, 홍련>(2003)이다. 그런 관점에서 <늑대소년>이 411만 관객의 <건축학개론>(2012)을 제치고 역대 한국 멜로영화 흥행 1위로 올라섰
[주성철 편집장] 한국 코미디영화의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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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힙합/팝을 돌아볼 때 래퍼 주스 월드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98년생인 그는 2018년 들어 대중 앞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그의 두 번째 싱글 《Lucid Dreams》는 빌보드 핫 100 차트 2위까지 올랐다. 현재 유튜브에서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2억8천만회이다. 하지만 당신은 이 노래를 듣는 순간 당황할지도 모른다. 도무지 ‘훌륭한’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 이 노래는 지금껏 다른 뮤지션에 의해 수없이 샘플링된 스팅의 노래를 다시 샘플링했다. 별다른 독창성 없이 게으른 방식으로 또 사용했다는 점이 포인트다. 주스 월드의 랩 기술과 표현력 역시 평범하기만 하다. 물론 흥행과 완성도는 별개일 때가 많다. 하지만 훌륭함은 곧 매력과 연결되거늘, 이 노래는 모든 것이 평범하기만 하다. 2만9천원 주고 산 LP를 들으며 생각한다. 어째서 이 노래는 몇억명 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을까. 이리 뻔하고 평범한 노래가. 그러다가 문득 ‘공감’이나 ‘감성’
[마감인간의 music] 주스 월드 《Lucid Dreams》, 새로운 세대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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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때 나는 동네에 처음 생긴 서예학원의 첫 수강생으로 등록했다. 상가에 막 들어선 학원을 구경하다 부드러운 화선지와 향긋한 먹 냄새에 취해 서예가 뭔지도 모른 채 엄마를 졸라 학원에 등록한 터였다. 의자에 무릎을 꿇고 올라서야만 글씨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어렸던 나는, 그래서 실수로 벼루도 종종 깨먹고, 먹물도 자주 쏟아 책상도 망쳐놓았지만, 느긋하고 인자하신 선생님 덕분에 꾸준히 즐겁게 서예를 배울 수 있었다. 그 후 몇년간 나는 그 학원의 최장수, 최연소 우등생으로 활약했다. 제일 먼저 등록해 쭉 개근한 터라 진도가 제일 빨랐으니 당연한 결과였지만, 평범하고 별 볼일 없던 내가 오직 열정과 근성으로 성취한 영광의 자리를 나는 꽤 자랑스러워했다. 몸살로 열이 펄펄 끓는 날에도 나는 부득불 서예학원만은 가겠다고 떼를 썼다. 마음을 고요하게 가다듬고 오직 붓 끝에 집중하다 보면 아픈 것도 잊었고, 모든 복잡한 걱정에서 벗어나 그저 내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서예를 진심으
그 사랑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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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줄라(요안나 쿨리크)와 음악가 빅토르(토마시 코트)는 1949년 폴란드의 민중음악을 발굴하고 공연하는 악단에서 만난다. 둘의 사랑은 빅토르의 서방 망명에 줄라가 동행하지 않은 다음에도 재회와 이별을 거듭하며 그치지 않는다. 한쪽이 다른 이와 결혼해도, 큰 실망을 주고받아도 둘의 사랑은 마치 삶 자체인 양 질기게 지속된다. 그러나 <콜드 워>는 철의 장벽이 만든 안타까운 순애보가 아니다. 서방 사회와 그 안의 생활 역시 둘을 회의에 빠뜨린다. 줄라와 빅토르의 사랑은 성적 매혹과 예술적 동경에서 출발해 단절이 부추긴 갈망과 헌신, 동지적 비판, 환멸을 거쳐 더 멀리 간다. 막상 파리에서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줄라와 빅토르는 어쩔 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이것은 서로를 명분으로 자기를 유지한, 그러니까 냉전 같은 사랑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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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미래의 미라이>는 동생 미라이의 탄생으로 가족의 제1 관심사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칠드런 오브 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