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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더운 날씨가 계속되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옷차림이 얇아지고 짧아진다. 날씨가 이럴 땐 나를 비롯한 주변 친구들, 특히 여성들의 화두는 다이어트다. 옷차림이 간소해지는 만큼 날씬하고 예뻐 보이는 게 중요해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도 질문을 쏟아낸다. “니가 광고하는 다이어트 보조식품 정말 효과있니?” “채식하면 정말 살이 빠져?” 13년간 연예계에 몸담은 나도 다이어트라면 박사가 될 만큼 많이 해봤다. 작정하고 굶기도 했고 하루 8시간씩 미친 듯이 운동도 했고, 그때그때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에도 도전해봤다. 덴마크 다이어트라거나 원푸드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등 정말 안 해본 게 없을 정도다.
다행히 선천적으로 몸매 유지가 잘되는 체질을 타고났지만, 예전엔 폭식과 폭음을 일삼다가 늘어나는 뱃살과 사라져가는 허리선의 공포에 시달린 적도 있다. 그래서 앨범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땐 수험생 벼락치기하듯 몸도 벼락치기로 급조해야
[이효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진짜 다이어트, 내 손 안에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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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뒤늦게 <추적자>에 꽂혔다. 왜 이 드라마를 진작 보지 않았나 후회스러울 정도다. <추적자>는 권력의 속성에 대해서는 <하얀 거탑>보다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돈의 힘에 관해서는 <돈의 맛>보다 제대로 된 맛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선택의 순간이 오면 그때서야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 드러납니다”라는 김상중의 대사가 함의하듯, 세상이란 결국 만인과 만인의 투쟁이라는 시니컬한 시선이 특히 마음에 든다. 30억원에 죽마고우를 팔고 10억원에 ‘마누라보다 더 많이 밤을 지새운’ 후배를 팔아먹는 친구와 직장 선배를 둔 주인공의 마음이야 무너지겠지만, 세상이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 하여간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 하드보일드 화법으로 한국사회를 이렇게 그럴듯하게 담아낸 적은 없는 것 같다. 굳이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대목을 짚는다면 재벌 회장님이 너무 열심히 일한다는 점일 거다(에이 작가님, 존귀하신 회장님이 언론사 간부 따위와
[에디토리얼] 99%가 응원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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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연하남이고 나발이고 요즘 같은 세상엔 지구 종말보다 원치 않는 임신이 더 두려운 법. 심지어 처음 만난 남자와 하룻밤에 덜컥 임신이라니. 세계적인 구두 디자이너 황지안(김선아)이 임신으로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는 MBC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는 뒤늦게 도착한 손님이 눈치없이 들쑤시듯 불편한 구석이 있다. 근래 보기 드물게 철없고 무능력한 연하남 태강(이장우)은 지안의 회사에 운 좋게 입사하더니 그날 밤이 당신에겐 아무 의미도 없었느냐고 칭얼대고, 지안의 아버지는 딸의 맞선 상대를 찾아가 ‘하필 외간 여자를 상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냐고 불평한다. 아버지의 친구들은 지안의 면전에서 그 나이에도 임신이 가능하냐는 둥 대단히 무례한 참견을 거듭한다.
오지랖 넓은 인물들은 질색이지만 어쨌든 꾸준히 보게 되는 이유는 황지안 캐릭터 때문이다. 식상한 마주침이 반복되다 결국 술에 취해 일을 저지른 다음날 아침. 비명을 지르고 호들갑 떠는 패턴까지 따라갈 줄 알았더니 뭐,
[유선주의 TVIEW] 고민이야말로 의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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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에 관한 다큐멘터리 <두 개의 문>을 보고난 뒤, 내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은 뜻밖에도 루쉰의 것이었다. “희망은 본디 있다고 할 것도 아니고 없다고 할 것도 아니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원래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많은 사람들이 다니면서 길이 되는 것”이라는 문장이 간절하게 머릿속을 맴돌았다. 왜인가.
2009년 1월20일 발생한 용산참사로부터 3년이 흐르는 동안 많은 다큐가 제작되고 책도 나왔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두 개의 문>에 이르렀다. 기존 다큐들의 정서적 뜨거움을 간직한 채 매우 지적이며 섬세하게 진화한 이 영화는 21세기 대한민국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진 참혹한 사건의 배후에 대해 침착하게 따져 묻는다. 영화는 이분법을 넘어서 질문한다. 진압당하던 철거민과 진압하던 특공대원은 모두 ‘그것’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렸다. ‘그것’은 무엇인가. ‘그’는 누구인가.
‘어떤’ 사건은 사회구성원 전체의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지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용산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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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며 그 안에 등장하는 음식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경험은 수도 없이 많다. <걸어도 걸어도> 초반 일본 가정식 요리를 만드는 장면을 봤을 때 당장 극장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고, <음식남녀>의 수많은 요리를 볼 때는 ‘앞으로 평생 중국 음식만 먹으리라’고 다짐하며 참아내야 했으며, <줄리&줄리아>를 보면서는 ‘저 음식들은 모두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라는 자기최면을 걸어야만 버텨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영화 속 모든 음식을 탐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채플린의 <황금광 시대>에 등장하는 ‘구두 스튜’나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원숭이 해골 요리까지 먹고 싶진 않다. 물론, 어떤 맛인지 궁금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박기용 감독의 <낙타(들)>를 볼 때였다. 40대 유부남과 30대 유부녀가 보내는 하룻밤을 담은 이 영화를 나는 식사를 거른 채 봤는데 그게 실책이었다. 섹스를 마친 남녀가
[에디토리얼] 더이상 (비빔국수의)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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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다니엘이 소지섭이 됐어.” 뭐, 뭐라고? 또다시 한날한시에 쏟아진 수목드라마 2차전, 몸이 하나인 탓에 모든 드라마를 본방 사수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미션이었지만, 첫주부터 이렇게 중대한 스포일러를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심지어 폭발 사고 현장에서 전신화상을 입은 박기영(최다니엘)이 죽은 김우현(소지섭)의 위조한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던 바람에 성형수술과 성대복원술을 통해 외적으로 거의 완벽한 김우현이 되다니! 이것은 화상을 완벽하게 커버하는 파운데이션을 개발해 자신의 실체를 숨겼던 SBS <아내의 유혹>의 구은재(장서희)도 다다르지 못했던 경지 아닌가. SBS <싸인>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라는 소식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었지만 초장부터 페이스오프라는 과감한 수를 던지다니, 더이상 뒤처질 수는 없었다. 아, SBS <유령> 얘기다.
천재 해커와 강직한 경찰, 사이버 범죄라는 분야로 옮겨졌을 뿐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
[최지은의 TVIEW] 우리가 사는 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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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평론가들의 무덤이 되려나 보다. 1회 정성일, 김소영부터 얼마 전 해임된 유운성까지 유수의 프로그래머들이 전주에서 추방당했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6월5일,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해임 통보를 받았다. 유운성에 따르면 전주지역 언론들이 이사회를 압박해 내린 결정이란다. 이에 대해 유운성은 기자회견장에서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도 트는 축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영화제”라고 이야기했는데, 지역 신문 기자가 “영화제가 영화만 틀면 됐지”라고 기사를 실었다고 토로했다.
무엇이 진실이든, 영화제가 영화가 중심이 되는 축제면 됐지, 다른 그 무엇이기를 바라는지 그 속내가 의뭉스럽기 짝이 없다. 덕분에 로카르노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세계 영화인들이 협력 중단을 선언했고, 전주국제영화제 스탭 16명이 해임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파국의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전주 언론들은 올해 영화제 기간 내내 불만을 토로했다. 전주영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누가 영화제를 망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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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말 2012년에 살고 있는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으면 시간을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두환은 육사 생도들의 사열을 받은 것도 모자라 국가보훈처 골프장에서 귀빈 대접을 받으면서 ‘29만원 할아버지’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정부기관이 스님, 재벌 회장, 대법원장까지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사찰했지만 검찰은 실체를 모른다고 한다. 어떤 국회의원은 조선시대 십자가를 밟게 해 천주교 신자를 가려냈듯 종북 좌파를 척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5·16은 구국의 혁명”이라거나 “전두환은 사면된 사람이니 사열 논란은 오버”라고 발언해 ‘과거회귀 종결자’로 등극했다.
영화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육영수 여사에 관한 영화 제작 붐이 그것이다. 충무로의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여러 영화사가 육영수 여사 영화를 준비 중이다. 아직 공식화된 프로젝트는 없으나 주인공을 누가 맡게 됐다거나 어떤 감독이 연출한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떠돌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에디토리얼] Back? To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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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죽고 정신을 놓아버린 아내가 평화롭던 일상의 환영 속에서 차려둔 세 사람 몫의 식탁. 아내마저 떠나보낸 빈집에서 백홍석(손현주)은 안쪽에 생활 흠집이 가득한 숟가락 두개를 들고 오열한다. 만약 이 숟가락이 반짝거리는 새 소품이라면, 매일 입속을 들락날락하며 끼니를 함께하고 씻고 닦던 가족의 시간도 증발할 테지. 몹시 꼼꼼한 드라마인 SBS <추적자>는 막후인물인 강동윤(김상중)이 대선 출마 선언 뒤 현충원에 참배를 하고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장면의 필체나 카메라의 각도까지 보도화면을 떠올리게 할 정도다. 디테일에 감탄하다 보니 다시 숟가락의 주인, 홍석의 딸 수정에게 생각이 미친다.
같은 차에 연달아 치이는 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의식을 찾는가 싶더니 아버지 친구인 의사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수정에게 약물을 주입한다. 죽은 수정은 세상을 떠날 수도 없다. 강력계 형사 홍석이 뺑소니범을 법정에 세웠지만 사고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에는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례와
[유선주의 TVIEW] 선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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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작 중인 다큐멘터리는 40년대 해방 전후의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 덕에 때늦은 역사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이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다. 워낙 배경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어떤 자료든 한줄 읽어내려가다 보면 새롭게 찾아야 할 인물이나 사건이 꼭 하나둘씩 등장하는 식이다. 정규교육과정에서 내가 근현대사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접하지 못했는지 피부로, 아니 뼛속 깊이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나를 서글프게 하는 건 단지 나의 무식함만은 아니다. 오히려 조금씩 더 유식(?)해질수록 해방 전후의 대한민국의 상황이 지금의 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다는 바로 그 점이 나를 가장 서글프게 만든다. 아니 어디 지금의 현실만 그렇겠는가? 해방 이후 60여년간의 우리나라 사회는 당시의 모순과 굴레를 그대로 간직한 채 계속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도대체 몇 번째 매트릭스이고 몇 번째 네오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매트릭스>를 떠올리니 ‘스미스’가 생각이 났다. 모든 대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오래된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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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상전벽해다. 내가 사는 아파트 주변은 몇년 전만 해도 작은 연립주택들이 다닥다닥 모여 있는 평온한 동네였다. 그런데 뉴타운 계획이 추진되면서 순식간에 거대한 아파트 숲이 돼버렸다. 그렇게 되기 전에는 철거라는 과정이 있었다. 이곳의 철거는 떠들썩하지도 않았지만 조용하지도 않았다. 수시로 철거민대책위원회와 이들을 지원하는 전국철거민연합의 까만색 봉고차가 투쟁가와 구호를 방송하며 돌아다녔고 근처 사거리에서는 때때로 작은 집회와 시위가 벌어졌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모든 일들을 무심하게 지나쳤다. 얼마 전까지도 이 네모나고 딱딱한 콘크리트 덩어리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이 씨X, 전망이 가로막혔잖아’이거나 ‘아이 X발, 집값 떨어지겠네’ 같은 것 따위였다.
<두 개의 문>은 그런 소시민적인 생각을 난타하는 영화다. 2009년 1월20일 용산 재개발지구의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벌어진 끔찍한 참사를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그런 안일한 사고만이 아니라 한동안 잊고 있
[에디토리얼] 상전벽해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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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완성은 가방이다. 얼마 전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 행사에 초청을 받아서 갔다. 요즘 그런 행사에는 포토월이 설치되어 있다. 나 역시 사진에 잘 찍히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들여 빼입고 포토월에 섰다.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액세서리, 신발까지 나름 완벽하게 준비를 마쳤는데, 뭔가가 허전했다. 가방, 그것이 문제였다.
동물보호 활동을 시작한 이후 가죽가방을 들지 않겠다고 내 자신과 약속을 했다. 그 탓에 공식적인 자리에 갈 때마다 그날의 의상과 어울리는 가방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제일 듣기 싫은 건 “이효리, 동물보호하더니 요즘 스타일이 밋밋해졌어”라는 소리다. 동물보호 활동을 하고 채식을 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멋지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행사에는 드레스에 어울릴 만한 에코백을 발견하지 못한 터라 그냥 맨손으로 가야 했다.
솔직히 아쉽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나 역시 20~30대 또래 여자들처럼 가죽으로 만든 가방에 열광했
[이효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엣지와 에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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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끝난 새벽, SNS을 비롯한 인터넷 바다에 “20대 개새끼론”이라는 쓰나미가 삽시간에 몰려왔다. 20대 여성 투표율이 8%밖에 되지 않는다는 소문도 삐라처럼 도처에 날렸다. 야권이 선거에 패배한 건 20대 개새끼들 때문이다, 비분강개한 야권 지지자들의 성토와 비난이 그 새벽을 하얗게 불태웠다.
그리고 며칠 뒤, 출구조사를 통해 20대 서울 투표율이 60%를 넘는다는 게 밝혀졌다. 그러자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표정을 바꾸고 서울에서 야권이 승리한 건 20대들 때문이라며 찬양하기 시작했다.
타깃 사냥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엔 여성단체였다. 장자연 사건에는 침묵을 지키던 여성단체들이 김용민 후보와 나꼼수를 헐뜯었기 때문에 이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그럴 시간에 김형태 당선자나 비판하라고 다그쳤다. 하지만 여성단체들은 장자연 사건 때도 시위를 했고, 오늘도 새누리당 앞에서 김형태 제명 시위를 하고 있다. 단지 그들은 애초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그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20대 개새끼론’에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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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무렵 나는 과 동기였던 정유신과 학교 앞 주점에 앉아 있었다. 정확히 어떤 이유로 모인 자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는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내게 이러저러한 위로의 말을 던지고 있었고,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 있었다. 3년간 사귀던 여자와 헤어진 내게 그가 던지는 위로의 말이 들어올 리 없었다. 하나 어쨌거나 열심히 이런저런 위로를 하려고 애쓰는 그가 참 고마웠다.
그의 목소리는 학교 등굣길 방송에서 늘 흘러나왔다. 대학 방송국 DJ였던 그가 015B의 노래를 소개할 때면 난 한없이 따스한 봄 햇살을 맞이하며 캠퍼스를 오르는 순간이 참 행복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그때의 행복감이 기억이 날 정도로, 그 순간은 내 삶의 중요한 스틸컷 중 하나다. 그렇게 눈을 감고 있던 어제 새벽 3시경 그에게서 트위터로 멘션이 날아왔다.
“안 자고 뭐 하냐? 졸리지 않으면 와서 타파 좀 도와라!”
그는 현재 YTN 해직기자다. 아마 노종면 YTN 전 노조위원장의 요청으로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정유신과 김수진 그리고 월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