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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꼭 그렇지만도 않지만 이십대 초반의 나는 상당히 엄격하고 보수적인 관객이었다. 특히 연기자는 다른 것보다 일단 연기를 잘해야 좋은 배우라 할 수 있고 가수는 얼굴이 잘생겨야… 아, 이게 아니지. 어쨌든 배우에게 ‘꽃미남’이니 ‘패셔니스타’니 하는 호들갑스런 수식어를 붙여 띄우는 매스미디어의 행태에 코웃음을 칠 만큼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차가운 도시 여대생이었단 얘기다. 그러니 ‘강동원’이라는 꽃미남 모델이 ‘귀여니’ 원작의 영화 <늑대의 유혹> 주연을 맡았다며 같이 보러 가자는 친구의 말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패션에 문외한이라 모델 중에 제일 잘생기고 잘나간다는 강동원이 누군지 잘 모르기도 했지만 귀여니라니, 귀여니라니! 당시 “ㅎㅓ걱… ㄸl용… ㅇ_ㅇ…”이나 “꺄악!!!!!!>_<!!!!!!!!!!몰라 난 몰라 >_<” 따위 한글 파괴 소설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금의 현실을 한탄해 마지않던 나에게 그 이름은 한국 문학계
[최지은의 TVIEW] 선입견을 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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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0일
밀린 <BBC> 영화 팟캐스트를 들으며 빨래를 개는데, 서울에 사는 청취자가 보낸 사연이 소개됐다. 주한 영국인으로 짐작되는 이 애청자는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Shawshank Redemption>이 한국에서는 <쇼생크 탈출>로 개봉했다며 제목이 대놓고 스포일러라는 사실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해왔다. 추측하건대 주변 한국인 친구들이 이 지적에도 심드렁했던 점이 고국의 팟캐스트에 호소하고픈 심정을 발동시킨 모양이었다. 진행자 사이먼 마요와 평론가 마크 커모드는 “호오, 과연 그렇군요. 영화가 얼마간 진행될 때까지는 팀 로빈스가 탈옥을 할지 안 할지 모르잖아요?”라면서 공감을 표해주었다. 흠, 나 역시 어찌된 영문인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다. 덧붙여 <장화, 홍련>의 일본 개봉 제목인 <단스>(장롱)를 보고 뭐 이런 노골적인 힌트가 제목이냐고 내가 펄쩍 뛰자 일본 친구가 어깨만 으쓱했던 허무한 추억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싸움 대상 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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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이야기만 들었던 <1991: The Year Punk Broke>가 DVD로 발매된 것이다. 이 영화는 소닉 유스와 너바나 같은 미국의 포스트 펑크 계열 밴드들이 1991년 8월과 9월 사이 유럽 일대를 돌며 공연한 모습을 상세하게 담아낸 다큐멘터리다. 그동안 영화제 등에서만 상영된 이 영화는 투어의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9월 미국에서 DVD로 출시됐다(한국에 공식 수입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서점을 통하면 일주일 안에 배송된다). 슈퍼8mm 카메라 한대로 촬영된 까닭에 화질과 음질은 끔찍하지만 주인공인 밴드들이 DIY 정신과 그런지 사운드를 내세웠다는 점을 생각하면 잘 어울리는 듯 보이기도 한다.
엄청난 관중 앞에서 과격한 연주를 펼치는 무대 위 밴드들의 모습도 흥미롭지만(맨발로 <Smells Like Teen Sprite>를 연주하는 너바나의 모습이란!), 이 다큐의 진정한 맛은 보름 남짓한 투어 동안 이들이 무대 바깥에서 벌이는
[에디토리얼] 21세기의 ‘얼터너티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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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보료를 움켜쥐고 씹어뱉듯 혼잣말을 하는 왕의 얼굴을 본다. 자괴감, 열패감, 수치심 등이 뒤얽혀 온몸을 휩싸는, 그런 순간.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자기혐오에 사로잡힌 그 얼굴. 보아서는 안될 인간의 내밀한 부분을 밝은 형광등 불빛 아래 마주하고 있는 게 어쩐지 죄스럽게 느껴졌다. SBS <뿌리깊은 나무> 8회 이야기다.
청년 이도(송중기)에서 세월을 훌쩍 건너뛴 중년 이도(한석규)의 첫 등장은 소탈하고 솔선수범하며 백성을 생각하고 학문을 사랑하는, 익숙한 성군 세종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드라마는 그런 성군이 돌연 역정을 내거나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순간들을 파고든다. 앞서 비단보료 장면은 자기 사람이 비밀결사에 의해 궁 안에서 죽임을 당한 사건을 목도하고도 주위를 물리며 “자야겠다”고 신하들을 뜨악하게 한 다음 장면이다. 극도의 스트레스 앞에서 자러 들어간 왕이라니!
자리를 털고 일어난 이도는 왕의 권위를 위협하는 비밀결사 ‘밀본’의 색출 대신
[유선주의 TVIEW] 나는 나의 길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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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기너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0월24일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오브라이언가의 요절한 둘째 아들을 연기한 소년 배우는 아버지로 분한 배우 브래드 피트와 혈연이라 해도 믿을 만큼 닮았다. 확실히 연출 의도가 개입된 캐스팅이다. 외양만이 아니다. 소년은, 피아니스트를 꿈꿨으나 결국 회사원으로 주저앉은 아버지가 여가에 건반을 두드릴 때면 먼발치에서 기타로 바로 받아 변주할 만큼 음악적 재능까지 이어받았다. 오브라이언씨가 차남에게 유독 엄하고 가혹하게 굴었던 까닭은 이 소년 안에서 ‘남자’가 되기 전 여리고 어렸던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자란 열아홉의 청년이 자신이 가장 사랑받은 자식이었다는 사실도 미처 알지 못한 채 먼 곳에서 죽어갔으리라는 짐작이 <트리 오브 라이프>의 비탄을 사무치게 한다.
마이크 밀스 감독의 <비기너스>는 평생 우정어린 관계를 유지했으나 열정은 결여된 부모- 아버지는 게이였다- 사이에서 외동으로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귀퉁이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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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르지만 올해의 한국영화를 돌아보면 성과도 많았고 한계도 존재했다. 성과라면 임권택, 홍상수, 김기덕 같은 대감독이 여전히 한국영화계에 당당하게 존재함을 일깨워줬다는 사실이나 <무산일기>의 박정범, <파수꾼>의 윤성현, <돼지의 왕>의 연상호 같은 젊은 감독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 <도가니>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는 점이나 <최종병기 활>이 한국 대중영화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는 사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해줬다는 점 또한 성과에 속한다. 한계도 많았다. 대기업 시스템 아래 만들어지는 영화의 틀은 더욱 완강해지는 듯하고, (이와 연관해서) 프로듀서의 뚝심을 느낄 수 있는 영화는 손에 꼽을 만했으며, 눈에 보이는 해외에서의 성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그건 스타 감독의 부재였다.
반면 2012년에는 스타 감독들이 줄줄이 영화
[에디토리얼] 빨리 보여줘, 뿌잉뿌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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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리 오브 라이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0월16일
유치원에서 말굽자석이라도 삼킨 건지, <엑스맨>에 나오는 매그니토의 피가 흐르는지 내 수중에 들어온 전자기기들은 죄다 골골댄다. 평생 주말의 1/3을 가전제품 수리로 소일하는 게 아닌가 싶을 지경이다. 지난달에는 배전반이 타버렸고, 지난주에는 세탁기 문이 잠겼으며 이번주에는 냉장고가 운명을 달리했다. 일요일 아침 찾아온 A/S 기사님은 땀을 뻘뻘 뺀 다음, 미안스러워하는 나의 치하에 이렇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저는 일요일에 일하는 게 제일 좋아요. 원하는 만큼만 할 수도 있고.” 어쩐지 그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무실이 즐비한 시내 한복판 8차선 도로변에 사는 내겐 주말이 가장 일하고 싶어지는 시간이다. 주말의 서울 중심가는 흡사 촬영이 끝난 오픈 세트다. 그 ‘유령도시’ 복판에 혼자 있다고 느낄 때 비로소 컴퓨터 자판 앞에 앉는 일이 평화롭다. 근면한 시민들이 열심히 일하는 시간에는 도저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완벽한 퇴행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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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밤 늦은 시간에 채널을 돌리다 초현실적인 장면과 마주쳤다. 2002년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고 이주일의 공연 포스터가 광화문 광장과 덕수궁 돌담길을 뒤덮었다. 선술집 TV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을 바라보며 “(이주일은) 대한민국 최고 바보요. 거기에 인기가 있는 거요”라 읊조리던 노인의 얼굴에서는 그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배어나왔다.
하지만 MBC 다큐멘터리 <웃으면 복이 와요>는 이주일과 또 한명의 코미디언 고 김형곤을 그리워하되 그 시절을 추억하지는 않았다. 전두환과 은근히 닮은 이주일이 “혐오감을 주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당했던 코미디 같은 시대, 그의 유행어이자 히트곡 <못생겨서 죄송합니다>가 흐르는 위로 72만명의 서민이 강제퇴거당하던 5공 정권의 야만이 되새겨졌다. “큰 도적 노태우 구속하는 날 냉면과 소주 무료 제공합니다”라는, 울분과 유머가 뒤섞인 식당 벽보가 나붙던 90년대에는 김형곤이 있었다. “저희 전투포졸이 도둑놈은
[최지은의 TVIEW]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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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의 승부는 짜릿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말이다. 예상보다 저조한 투표율 때문에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는 순간 탄성이 절로 튀어나왔다. 마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축하주를 주고받았던 것도 그 흥분을 붙잡아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이번만큼 투표결과를 놓고 긴장한 적도 없는 것 같다. 그건 절박했다는 얘기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처한 상황이 절박했고 우리의 삶이 절박했으며, 그래서 변화에 대한 욕구가 절박했다는. 물론 지난 몇년 동안 극도로 악화된 정치, 경제, 사회 등을 생각해보면 우린 여전히 절박한 상황이다.
부산영화제에서 <돼지의 왕>을 보면서도 그 절박함을 느꼈다. 중학생 시절 경민과 종석, 그리고 철이는 모두 돼지였다. 그 돼지들은 좋은 집안 출신에 힘깨나 쓰는 강민이나 송석응 같은 개들의 먹잇감 노릇을 한다. 그 어린 개들 위에는 상급생들과 학생회라는 큰 개들이 있다. 시스템을 장악한 개들은 폭력을 매개로
[에디토리얼] 강추! <돼지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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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신병자냐, 이 악질 반동분자 같은 자식아!” 이 얼마 만에 들어보는 고색창연한 욕설인가. 나는 SBS <천일의 약속> 예고편의 이 한마디로 대가 김수현의 귀환을 실감했다. 파르르 분노하는 이미숙이 반동분자로 지목한 김래원은 사회적, 정치적 변화에 대한 반동을 꾀하는 구성원… 일 리는 없고 그저 결혼을 앞두고 다른 여자가 있다며 파혼을 입에 담은 몹쓸 예비사위일 뿐이다. ‘악질 반동분자’라는 표현은 일제 부역자나 지주를 지목해 ‘숙청’하는 특정한 세대체험을 했던 조부 세대가 공유하고, 또 그 수사에 노출되었던 자식 세대는 본래 맥락과 관계없이 ‘처단, 응징’의 뉘앙스로 사용하던 일종의 오래된 유행어다. 극중 50대로 추정되는 이미숙 또래라면 본인이 생각하는 최상급의 나쁜 놈을 욕할 때 자연스럽게 튀어나올 법한 대사다.
그러나 김수현 작가가 동시대를 배경으로 한 현대물에서 20대 젊은이들의 대사까지 예스런 표현을 고집할 때는 도리없이 흠칫 놀라게 된다. 예를 들면
[유선주의 TVIEW] 중년 유머… 마저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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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9일
동시통역으로 진행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부산국제영화제 마스터클래스는 녹음이 불가능했다. 끝나자마자 행여 기억이 새어나갈까봐 몸을 웅크리고 재빨리 적어내려간 메모를 여기 옮겨둔다. 우선 감독으로서 적성에 관한 독특한 해석. “나는 누나 둘에 터울이 많이 지는 장남이자 막내로 일본에서는 최악의 신랑감이다. 그런데 그 응석받이 천성이 감독의 일과 잘 어울린다. 감독은 스스로 뭘 못해도 된다. 잘하는 스탭한테 시키면 되니까. (웃음) 술도 못하고 가라오케도 싫어하고 지도도 못 보고 운전도 못하는 내가 회사원이 됐다면 대박이었을 거다. 감독이란 직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경위도 맥락이 비슷하다. 촬영감독에게 야단맞고 심지어 손찌검당하는 집단 작업이 싫어서 궁여지책으로 혼자서도 만들 수 있는 다큐멘터리에 입문했는데 거기서 불현듯 영화에 매료된 거다. 도피가 기회로 승화된 형국이다. 한편 좋은 배우의 정의를 묻는 연기자 지망생 청중의 질문에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움직임의 소용돌이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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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진흥사업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MB 정권 들어온 이래 몇 차례 비슷한 발표가 있었지만 이번이 특별해 보였던 건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 발표에 앞서 여러 영화인들을 모셔놓고 좌담회를 가진 것만 봐도 김의석 위원장 체제의 영진위가 영화인들의 의견에 귀기울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다. 위원장 스스로 영화인 출신인데다 전임 위원장 두명이 현장의 아우성을 듣지 않아 비판받았으니 당연한 행보인지도 모른다.
영진위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한국영화를 진흥하는 기관이다. ‘국내의 영화 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고 한국영화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준다’고 영진위의 업무를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겠지만 사실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의 1기 영진위가 한국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자본 확충에 힘을 기울였고, 2기가 시스템 정비에, 3기가 다양성영화의 생존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펼쳤지만 2008년 이후 영진위는 초점을 잃은 듯
[에디토리얼] ‘공정 영화계’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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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심한 문자중독이었다. 집에 있는 책, 신문, 전단지는 물론 상품설명서까지 쉬지 않고 읽어대는 걸 보다 못한 부모님이 나가 놀라며 등을 떠밀어도 그네에 앉아 옆집에서 빌린 책을 몰래 읽었을 정도로. 그 흔한 위인전 전집이 집에 없었음에도 신사임당이니 광개토대왕이니 하는 ‘유명 위인’들부터 임진왜란 때 전사한 송상현처럼 어지간한 인물들의 일대기는 거의 읽을 수 있었던 것 역시 옆집의 가지런한 책꽂이 덕분이었다. 하지만 <오성과 한음>처럼 위인전 중에서도 시트콤류의 에피소드를 좋아했던 초등학생에게 세종대왕 혹은 충녕대군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이를테면 위인계의 ‘엄마 친구 아들’ 같은 존재였다. 술과 여자와 노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바람에 세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큰형이나 아예 불가에 귀의해 떠난 작은형과 달리 어린 시절부터 백성을 생각하는 착한 마음씨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하다 건강을 해칠 뻔한 성실함의 소유자라니. 물론 한글을 창제해서 그
[최지은의 TVIEW] 우리가 알던 세종 맞아? 꽃도령 송중기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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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6일
나는 짐 싸는 일에 젬병이다. 가방 꾸리기에 대략 전체 여행일정의 3/5에 해당하는 시간을 소요한다. 여정이 4박5일이면 2박3일가량 슈트케이스를 열어 놓고 물건을 넣었다 빼기를 반복한다. 막판에는 슈퍼마켓 치약 진열대 앞에서 찾아오는 패닉과 유사한 마비 상태에 이른다. 바지를 한벌 더 넣을 것인가 바람막이를 넣을 것인가 하는 사소하기 짝이 없는 갈등이 엄습하고,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민에 소모한 시간만큼 그 결정이 중차대하게 느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요컨대 생활에 무엇이 긴요한지 우선순위를 가리는 판단력이 떨어진다. 그 와중에 지난 1, 2년 사이 내 여행 보따리 구색에 일어난 극적인 변화는 전자제품의 급격한 증가다. 노트북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지만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무선 키보드, 혹시 운동이라도 할까 싶어서- 결코 하게 되지 않는다- 챙기는 소형 MP3에다가 이 모든 기기에 딸린 충전기와 어댑터, 헤드폰과 USB, SD카드 리더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이렇게 또다시 영화제와 사랑에 빠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