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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0일
서가에 책을 꽂다 말고 퍼질러 앉아 영화제 카탈로그들을 뒤적인다. 주기적으로 반복 등장하는 몇몇 표현들에 슬며시 웃음이 난다. 필자는 영화의 실체를 전달하기 위해 고심 끝에 선택한 표현이지만, 어쩔 수 없이 패턴으로 굳어버린 관용구들. 아트하우스 계열 영화들을 소개하는 경우 나 역시도 무수히 변주했던 일련의 구절들은 이따금 오락으로 영화를 즐기는 대중에게는 대피하라는 빨간불이 되고(“접근하지 마시오”) 예술영화에 익숙한 관객에게는 일종의 듀이 십진분류표(“선댄스 수상작풍의 서사 퍼즐 포스트 누아르인 모양이군”)로 기능할 법하다.
예컨대 “픽션과 다큐멘터리 사이의 균형을 성취하고 있다” 혹은 “대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는 누군가에겐 기승전결이 모호하고 엔딩이 어리둥절할 가능성이 높을 거라는 예고로 해석되고 “다르덴 형제의 미학을 계승한 카메라워크”는 뒷줄 자리의 예매를 권하는 조언으로 “이 영화의 초점은 무드다”는 커피를 두잔 마시고 극장에 들어가라는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그럼에도 나는 당신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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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제작자 스콧 루딘은 불같은 성질로 유명하다. 특히 그 아래서 일하기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그의 보좌진들은 매일, 그리고 24시간 내내 대기 상태여야 하고 통화 불가 지역인 뉴욕의 지하철을 타서도 안된다. 한 비서는 그가 보려던 공연 티켓을 사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는데 차라리 이건 다행인지 모른다. 화가 나면 주변의 물건을 손잡히는 대로 집어던지기로 유명한 그이다 보니 행여 오스카 트로피라도 집었다가는…. 미국 인터넷뉴스인 <고커>가 그를 ‘최악의 보스’로 꼽은 것도 이해가 된다. 문제는 이 폭군이 대단한 능력자라는 사실이다. <디 아워스> <데어 윌 비 블러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머니볼>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등등 숱한 문제작을 제작했고 소설을 영화화하는 데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해온, 손꼽히는 프로듀서란 말씀. “그는 영화를 먹고 영화를 마시고 영화 안에서 잔다”는 파라마운트
[에디토리얼] 충무로 워커홀릭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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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술 마시는 장면에 몹시 집착하는 편이다. 혼자만의 기준이지만 리얼리티와 운치를 따지고 배역에 얼마나 어울리는지 등을 고루 살핀다. 몇 가지 예로, 안주는 따로 시키지 않았지만 소주 한잔에 어묵 국물을 정말 ‘후루룹-’ 소리가 나게 마시며 이별한 남자의 궁상과 초라한 모습을 보여준 이선균. 그는 술 마시는 연기가 두루 뛰어나서 ‘만취연기의 젊은 거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주현 선생도 술을 무척 맛나게 드신다. 와인 잔도 없는 집에 와인 선물이 들어왔는데 별 개의치 않고 평상에 앉아 풋고추를 안주 삼아 소주잔에 따라 드시더라. 극중 연적 사이였던 황정음과 고준희의 술 대작신도 손에 꼽는다. 먼저 취한 고준희가 입을 헤∼ 벌리고 잠이 드는데 마찬가지로 대취한 황정음도 질세라 눈이 반쯤 풀린 얼굴로 테이블의 냅킨을 한장씩 꺼내 고준희에게 꼼꼼하게 덮어주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듣던 중 제일 웃겼던 알코올신은 고통에 찬 중년 남자가 막걸리 집에 가서 떡 벌어지는 한상을 차려놓고 술
[유선주의 TVIEW] 저 술자리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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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3일
로테르담영화제 가는 길. 여행이 다 그럴 테지만 특히 장거리 항공 여행은 어느 주머니에 무엇을 눌러 담을지 정하는 출발 전날 고민부터 비행기 안에서 내 팔다리를 어떻게 건사하고 영역을 확보할지에 관한 눈치작전에 이르기까지 ‘수납’의 전쟁이다. 네덜란드 국적기 K항공사는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을, 다리를 뻗고 등받이를 젖힐 수 있는 여유 공간에 따라 세 등급으로 세분해 차등 판매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비단 K항공사만의 시스템은 아니지만 지구상에서 평균 신장이 가장 큰 사람들이 사는 나라이니만큼 앞장서서 궁리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을 것이다. 유서 깊은 상인의 나라답게 터무니없이 비싼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늘리거나 체크인의 운에 맡기느니 안락한 정도에 맞는 가격을 아예 매겨놓는 쪽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전세계 영화 스탭을 통틀어 가장 고생스러운 사람은 키다리들 위로 종일 장대를 치켜들고 있어야 하는 네덜란드의 붐 마이크 기사가 아닐까 등등의 하등 쓸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영화는 소녀의 좁은 방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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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100년이 조금 넘는 역사 속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은 듯 보인다. 19세기 말 토머스 에디슨과 이스트먼 코닥, 그리고 뤼미에르 형제의 공적으로 탄생한 영화는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 2D에서 3D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뀌어왔다. 그리고 또 다른 기술의 혁신이 찾아올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변화를 ‘발전’이라고 일컬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인한 표현양식의 변화가 영화의 본질까지 바꾸어놓았느냐는 물음과 다르지 않다.
최근 개봉한 <아티스트>를 보고 있노라면 ‘그렇다’고 대답하기 망설여진다.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시대의 할리우드를 그린 이 영화는 흑백화면에 무성영화 기법(이 영화의 95%는 무성이지만 중요한 순간 소리가 튀어나온다)으로 만들어졌지만 현대의 관객이 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번주 ‘전영객잔’에서 장병원 평론가는 <아티스트>가 무성영화와 유성영화의 “변증법적 진화론의 역사로 영화사의 한순간을
[에디토리얼] 영화는 왜 영화를 추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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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보다 시트콤을 더 좋아한다. 로맨스보다 코미디가, 그중에서도 블랙코미디가 좋다. 사랑에 목숨 거느니 사소한 데 목숨 거는 인간들에 더 감정이입하고, 주인공들이 운명의 거대한 파도와 맞서 싸우는 것보다 일상의 찌질한 순간들에 맞부딪히는 이야기에 끌린다. 물론 이렇게 ‘안 팔리는’ 이야기나 ‘못 나가는’ 사람들을 TV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김병욱 감독의 <하이킥> 시리즈나 tvN <막돼먹은 영애씨> 정도가 드물게 맥을 이을 뿐이었던 국산 페이소스의 공급자로 얼마 전, 또 하나의 ‘진짜’가 나타났다.
MBC에브리원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2010년 인터넷을 통해 동명의 인디 시트콤을 공개했던 윤성호 감독의 새 버전 시트콤이다. 번뜩이는 재기와 홀롤로한 감성을 동반한 <은하해방전선>이나 <도약선생> 같은 그의 영화를 미처 예습하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윤성호 감독이 직접 밝힌 “위대한 미드 <오피스>가
[최지은의 TVIEW] 완전 제 스타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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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은 1998년 <퇴마록>을 기점으로 탄생했다. 15억원이라는 순제작비는 당시 기준으로도 초대형 규모는 아니었으나 과감한 마케팅과 와이드 릴리즈 전략, 현란한 CG 기술의 도입 등으로 이 영화는 개봉 첫주에 제작비를 회수하는 성공을 거뒀다. ‘더 크게 (만들고), 더 많이 (스크린을 잡고), 더 빨리 (수익을 거둔다)’라는 블록버스터의 원칙을 적용해 한국에서 처음 성공한 <퇴마록> 이후 <유령> <쉬리>가 잇따라 성공하면서 블록버스터의 열기는 충무로를 달궜다. 2000년대 초반 들어 <아 유 레디?> <예스터데이> <내츄럴 시티> 등이 줄줄이 망했고 마침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흥행에서 참패하면서 이 열기가 식는 듯했으나 2003년 말 <실미도>와 2004년 초 <태극기 휘날리며>가 잇따라 대성공을 거두면서 한국형 블록버스터는 다시 부활했다. 특히
[에디토리얼] 블록버스터, 새판을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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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드림’이 ‘하이’라도 꿈꾸는 자의 발이 땅에 붙어 있지 않다면 흥미가 당기질 않는다. 차갑던 마음이 슬슬 녹기 시작한 건 결코 싱싱하고 아름다운 젊은이(!)들이 떼로 등장하기 때문이 아니다. KBS2TV 드라마 <드림하이2>는 겨울방학, 십대 취향, K-POP 특수를 노린 기획으로, 첫 시즌이 꽤 성공을 거두었다. 지난 <드림하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특화된 예술인을 육성하는 예술학교인 ‘기린예고’를 무대로 학생들이 각자의 재능을 가리고 있던 약점을 극복해가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안경을 쓴 뚱보로 특수분장을 한 아이유가 분장을 벗고 날씬해진다는 설정처럼, 어쨌거나 필드에서 재능을 팔고 있는 연예인이 핸디캡을 연기하는 것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머릿속에서 유치하다 아우성을 치던 게 그저 내가 나이든 탓인 줄 알았더니 그사이 회춘했는가. <드림하이2>의 기린예고 아이들의 고민은 분명 전보다 설득력있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유선주의 TVIEW] 꿈꾸는 청춘은 언제나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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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씨네21>도 간략하게 다룬 바 있지만 지난 1월3일 뉴욕의 무가지 <빌리지 보이스>는 영화평론가 짐 호버먼을 해고했다. 여기서 잠깐. <빌리지 보이스>는 1955년 작가 노먼 메일러 같은 이가 주류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 만든 주간 무가지로, 한때 뉴욕을 대표하는 진보 독립언론으로 꼽히던 매체다. 그리고 짐 호버먼은 독립영화, 실험영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주류 영화에 대한 신랄한 평론으로 유명한 영화평론가다. 그는 1977년부터 이 잡지와 함께해왔고 1988년에는 평론가이자 실험영화감독인 조나스 메카스와 저명한 평론가 앤드루 새리스에 이어 수석 영화칼럼니스트가 됐다. 따지고 보면 뉴욕 바깥 사람들에게 <빌리지 보이스>를 널리 알린 건 호버먼이었다. 그의 원칙주의적이고 정묘한 평론을 읽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무가지에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사실 그의 해고는 예견된 바였다. 종이 매체의 전반적인 침체 속
[에디토리얼] 어느 평론가의 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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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과 폭식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미식과는 거리가 멀다. 가장 배고프고 힘들 때 생각나는 최고의 만찬이 김밥천국 김밥과 라볶이인 걸 보면 상당히 싸게 먹히는 입을 가진 셈이다. 그럼에도 두어해 전 상하이 여행을 갔을 때 미식가인 친구들 손에 이끌려 별이 몇개라는 프렌치 레스토랑에 발을 들인 적이 있다. 맛은 있으나 장장 세 시간에 걸쳐 먹고 또 먹어도 다음 코스가 나와 호흡 곤란을 유발하던 프렌치 디너에 대한 가장 뚜렷한 기억은 푸아그라를 먹는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 정도다.
그러니까 사실 그 레스토랑의 대표인 유명 셰프 장 조지가 출연한다는 것 때문에 최근 올리브TV에서 방송 중인 <김치 크로니클>을 보기 시작했던 건 아니다. 라면 물을 맞추는 것 외에 요리라고는 연간 행사에, 그 결과 또한 대재앙에 가까운 내게는 손닿는 화분의 허브 잎을 뚝뚝 따서 팬에 넣는 제이미 올리버든, 유려한 손놀림을 지닌 유학파 훈남 셰프가 주인공이든, 대저 음식 프로그램이란 봐봤자 배만 고프
[최지은의 TVIEW] 한식, 옆에서 볼까? 아래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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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보다가 무릎을 쳤다. 주인공 최익현 역할을 맡은 최민식의 연기가 너무도 절묘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 영화에서 비굴한 하급 공무원과 거만한 폭력조직의 수뇌부를 오가며 버라이어티한 연기를 펼친다.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 최형배(하정우)에게 자신이 먼 친척이라며 뻐기다 혼쭐이 난 뒤 다시 친척 어른 댁으로 불러들여 기어이 형배의 무릎을 꿇게 하는 장면의 코믹한 모습이나 매거진이 빈 권총을 휘두르다가 얻어맞는 장면의 비애 서린 모습은 지금까지도 눈에 선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그의 얼굴 위에 로버트 드 니로, 알 파치노, 제임스 갠돌피니의 얼굴이 겹쳐지기도 했다. 수많은 젊은 ‘수컷’들 사이에서 이 중년배우는 주눅 들기는커녕 영화 전체를 쥐고 흔든다(묵직한 뱃살이 안쓰럽긴 했지만 그게 영화를 위한 설정이라고 굳게 믿어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악마를 보았다>의 그에게 실망했더랬다. 영화 속 그의 모습은 너무 무시무시해 극
[에디토리얼] 최민식, 살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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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선 작가의 KBS 새 미니시리즈 <난폭한 로맨스>에 이상한 사무실이 등장했다. 상호명만 봐선 짐작하기 어렵지만 ‘케빈장의 오두막’은 여주인공 유은재(이시영)가 일하는 사설 경호업체 이름이다. 그리 넓지 않은 사무실엔 오두막 마크가 그려진 큼지막한 깃발과 대표 케빈 장의 사진액자가 걸려 있고 도로쪽을 향해 있는 작은 유리창엔 사무실 이름을 선팅해놓은 게 얼핏 보인다.
오래된 저층 건물의 유리창 선팅을 구경하다보면 전당포나 대부업체, 기원과 철학관들 사이 ‘평생 늙지 않는 연구소’나 ‘축지법과 비행술’처럼 뭔가 알 수 없는 이름의 간판이 한두개씩 있게 마련이다. 낡고 촌스러운 간판을 품은 오래된 건물은 인근 상권의 풍경과 함께 머릿속에 깊게 남는다. ‘케빈장의 오두막’도 서울 안 적당한 동네를 물색해 건물의 외경을 담는 컷이 있다면 아마 저 엉뚱한 이름의 사무실이 위치한 동네의 분위기도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괜한 욕심이 생기는 건 아마 박 작가의 2007년작 <얼
[유선주의 TVIEW] 공릉동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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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설이 빨리 다가온 까닭에 극장가만 부산한 게 아니다. <씨네21> 또한 송년호, 신년호를 만든 지 두주 만에 설 합본호를 내게 됐다. 새해를 맞아 처리해야 할 잡무까지 겹친 탓에 식구들의 피로도 두껍게 쌓여 있는 분위기다. 그래도 일년에 두번 있는 ‘합본호 휴가’에 대한 희망 덕분인지, 합본호를 만드는 동안 모두 힘을 짜내준 듯해 고마운 마음이다.
독자 입장을 헤아려볼 때 합본호는 여러모로 괜찮은 아이템일 법하다. 같은 값에 보다 많은 읽을거리가 있으며 선물까지 주니 말이다. 만드는 입장이지만 나 또한 <씨네21> 합본호가 은근히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그건 이영진 기자가 썼던 한국영화의 회고담 때문이다. 명절 극장가의 풍경이라든가 한국영화 마케팅사, 추석 한국영화 라이벌전 등 옛 충무로의 뒤안길을 여행하게 해주는 이 기사들은 연휴에 볼 만한 쏠쏠한 재미를 줬다.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최근 몇년 회고담을 싣지 못했는데 여간 섭섭한 게 아니었다.
[에디토리얼] 가족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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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 그중에서도 경찰소설을 좋아한다. 영화를 고를 때도 경찰이 주인공이면 ‘일단 볼까’로 마음이 기운다. 대학 졸업반 시절 방황하다 본 <춤추는 대수사선>에 감명받아 경찰공무원의 길을 잠시 상상하기도 했고(비록 두달 만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그만뒀지만), 그리 만듦새가 좋지 않은 영화임에도 <강력3반>은 극장에서 세번이나 봤다. 제일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가 기괴한 총기난사사건을 풀어나가는 <웃는 경관>이며 가장 공감했던 소설 주인공이 스웨덴의 나이든 워커홀릭 이혼남 발란더 형사인 이 처자, 그러니 <특수본> 같은 제목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물론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홈스 오라버니는 나의 태양이시지만 나이가 들수록 경찰, 정확히 말하면 경찰들의 이야기에 감정이입하게 되는 것은 그들이 초인이나 변신 만능의 천재가 아니라 나처럼 조직에서 관계를 맺고 일하는 직장인이라 그런 것 같다. 성향도 취향도 개인사도 모두 다른 타인
[최지은의 TVIEW] 참 영리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