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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지방에서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상경한 27살 청년을 우연히 만났다. 혈혈단신 상경했단다. 영화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냐고 물었다. “포기하세요.” 청년의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집안이 넉넉해요? 아마 가난의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혹자는 그렇게 단칼로 베어내듯 상처준 것을 나무라며 독려와 위로를 하지 못한 것을 책망했다. 시쳇말로 멘토짓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난 멘토라는 말을 경멸한다. 요즘 지천에 널린 그 멘토들이야말로 삶의 내밀한 속살을 감추는 꼭두각시 인형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멘토라는 작자들은 그 자신 성공한 사람이라는 걸 과시하며 후배들에게 ‘넌 할 수 있다’고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겠지만, 그 순간, 이 사회의 야만적인 정글의 법칙은 미싱처럼 여전히 잘만 돌아가기 때문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멘토들이 쏟아내는 그 수많은 긍정의 언어들과 값싼 독려의 말들은 성공신화를 향해 질주하는 폭주기관차를 위한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힐링팔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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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옮긴 사무실에는 꽤 너른 테라스가 딸려 있는데, 추운 기온에 눈이 온통 얼어붙어 창밖으로 보면 극지방에 있는 것 같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테라스로 나서면 남극 탐험대원이 된 기분마저 든다. 그럴 정도로 한파에 시달리다 보니 기온이 조금이나마 올라가거나 칼바람이 고개를 약간 숙이기만 해도 따뜻하다, 살 만하다 따위의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기상청 앱은 여전히 ‘현재기온 영하 8도’를 가리키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 스스로를 보면서 사람이란 참 간사한 존재라는 생각을 한다. 영하 1도의 날씨에도 추워 죽겠다고 버둥거리던 게 얼마 전인데 이젠 영하 8도에 감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굳이 진화학을 들이밀지 않더라도 거센 환경에 이토록 잘 적응하지 못했다면 인류는 지구상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란 무서운 생존본능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대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직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분들이 있
[에디토리얼] 2013년 한국영화, 기대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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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별다른 사고 없이 좋게 마무리를 짓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란 게 기적 같을 때가 있다. 70분물 주당 두편. 당연한 밤샘 촬영. 예고도 내보내지 못할 정도로 급박한 촬영 스케줄. 중반이 넘어가면 작가와 배우, 스탭들 모두 재능과 성실함의 차원을 넘어서는 쥐어짜기로 매 장면 하얗게 불태우는 마당에 “한류 열풍, 자랑스러워요” 뭐 이런 말은 못하겠다. 이따금씩 훌륭한 드라마가 나오는 이유를 손에 꼽을 만한 천재급 작가 몇명에서 찾는 것도 서글프다. 어쨌든간에 이 판에서 방송사는 한계상황을 돌파하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하우가 쌓이는 구심점이었다. 그러나 리스크가 큰 자체 제작 비율은 낮아지고, 편당 제작비와 PD의 파견으로 만들어지는 외주제작 드라마가 일반적인 지금, 제작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책무까지 소홀히 한다면 방송사에 남은 영향력은 편성뿐. 특히 공영 방송사가 드라마 연출가를 키우지 않는다면 이 판에 기여하는 게 뭐가 남는가.
한탄의 이유는 KBS <드라마 스페셜&g
[유선주의 TVIEW] ‘다시 보기’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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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앙리 루소의 <놀랐지!>(Surprise!, 1891). 영화와 그림 사이의 짝짓기 놀이가 있다면 리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와 천생연분이다. 당당한 고아처럼 보이는 호랑이의 표정부터 빗줄기의 은근한 3D 효과까지.
12/10
적절하게도(?) 뉴질랜드 관광 홍보 필름으로 언론 시사회를 시작한 <호빗: 뜻밖의 여정>은 제목과 딴판으로 이보다 작정한 여정일 수 없는 영화다.
워너브러더스와 피터 잭슨 감독은 총 3부작 <호빗> 중 2부를 2013년 12월, 3부는 2014년 7월에 나눠 개봉하겠다고 발표했다. <호빗: 뜻밖의 여정>에서 피터 잭슨 감독이 한 작업은 말하자면 시간을 거스른 다음 부풀리는 일이다. 우선 역행. 새로운 배우(마틴 프리먼)가 분한 젊은 빌보 배긴스와 모태 영구 동안 엘프족을 제외하면 간달프, 골룸, 프로도, 사루만 등 <반지의 제왕> 3부작에 나왔던 인물들은 배우 교체 없이 일일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내려놓기’의 어려움에 심란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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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9일 이후. 어떤 이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지르고 어떤 이들은 길게 한숨을 내쉽니다. 그 소리가 마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증기를 뽑아내듯 귀청을 때리는 것 같습니다. 5년에 한번씩 오는 사생결단의 초대형 이벤트의 결과가 그날 나왔습니다. 지구종말이 온다고 예언했던 마야달력은 왜 틀렸냐며 장난 아닌 불평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도 19일 자정을 넘은 20일 오전 8시까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엄지손가락으로 트위터 앱을 계속 새로고침을 하면서 기적적인 0.8% 역전 또는 에라, 모르겠다 63빌딩 위로 반경 5킬로미터짜리 초대형 UFO가 나타나지는 않았는지 기대 아닌 기대를 했습니다만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 것과 같습니다. 살면서 투표권을 단 한번도 버린 적은 없습니다만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꿈꾸고 있는 미래와 현실간의 괴리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줄 사람이라고 믿는 사람에게 표를 준 것은 말이죠. 멘탈붕괴라는 시쳇말처럼 트위터의 타임라인에는 슬픔이 가득 차 올랐습니다.
[김남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존엄을 잃지 않고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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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의 예상을 넘어선 흥행이 화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면을 읽어내고 있는데, 이번대선에서 좌절을 겪은 이들이 이 영화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하려 한다는 해석이 많다(이와 관련해서 이번호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를 꼭 보시길 바란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니 <레미제라블>이 힐링 효과 비스무레한 것을 발휘하는 건 확실해 보인다. 영화 한편이 뻥 뚫린 마음을 꾹꾹 메워주지야 못하겠지만 위안이라도 준다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건 영화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인지도 모르겠다.
2013년의 한국영화에 관해 얘기한다면 좀더 위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2012년의 대호황에 힘입어 야심차고 기운 센 영화들이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으니까.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감독이 선보일 해외 프로젝트다. 박찬욱의 <스토커>, 김지운의 <라스트 스탠드>,
[에디토리얼] 그럼에도… 희망찬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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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은행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놓치지 않고 손으로 받으면 원하는 대학에 바로 붙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보충수업을 마친 뒤 저녁을 후다닥 먹어치우고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기다리며 벤치에 앉아 은행나무쪽으로 바람이 부는 모습을 절박한 눈으로 좇던 고3의 가을이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는 몰랐지만 대학은 꼭 가야 한다고 배웠고, 하루가 평생을 결정짓는다는 수능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가슴을 죄는 것 같은 두려움과 마주하는 나날이었다. 불시에 이뤄지던 소지품 검사에서 삐삐 몇개를 찾아낸 담임은 매를 들어 비밀번호를 불게 했고, 점수에 따라 종아리에 가로줄 멍이 선명하도록 맞기도 했다. 머리카락 길이나 구두 굽의 높이에 대한 단속은 엄격했지만, 전교에서 촌지를 받지 않는 선생님이 손에 꼽힌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서울 강북의 흔한 사립여고, 그나마 성적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덜 치이고 살았던 내게도 고등학교 시절의 좋은 추억은 그리 많지 않다.
졸업 뒤 뒤를 돌아본 적은 거의
[최지은의 TVIEW] 꿈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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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당시 가장 친했던 친구가 어느 날 정색이 돼서 내게 끔찍한 비디오테이프를 봤다고 얘기했다. 사람들이 눈알이 빠지고 배가 갈라진 채 죽어 있는 실제 영상을 봤다는 것이었다. 내가 깜짝 놀라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친구는 자신과 가족의 고향에서 국군이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고, 그 비디오테이프에 당시 일어났던 일이 담겨 있다고 설명해줬다.
내가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놀랍게도 ‘신고를 해야 하나?’ 하는 거였다. 어릴 때라 뭐가 뭔진 잘 몰랐지만 왠지 그 친구가 말하는 내용이 학교에서 들었던 ‘간첩’의 그것과 뉘앙스가 비슷해서였다. 하지만 그 친구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였다. 내가 어디서 누군가에게 맞고 있다면 가장 먼저 달려와서 함께 싸워줄 그런 친구 말이다. 난 일단 그 친구의 말을 끝까지 조용히 듣기만 했다.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걸어오면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내일 학교에 가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26년 전 혹은 26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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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지만 연말을 맞으니 마음 한구석에서 온기가 올라온다, 라고 쓰려고 했다. 필시 그렇게 쓰게 되리라고 믿었으나 그리 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그저 추울 뿐이다. 5년 동안 얼음 터널을 지나왔던 것 같은데 또다시 5년간 동토에서 헤맬 생각을 하니 아뜩하다. 덜덜 떨린다. 지난밤 선거 개표방송을 보다가 멘붕에 이르면서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라는 정신과 의사가 정리했다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가 떠올랐다. 말기암이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 대부분의 환자들이 1단계 부정으로부터 시작해 2단계인 분노와 3단계인 타협, 그리고 4단계 침체(절망)를 거쳐 마침내 5단계인 수용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아직은 실감나지 않아서 그런지 멘붕 2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어쩔 수 없이 5단계에 이르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
그 5단계 중 어딘가를 지나고 있을 당신들께 위안이 될지 모르겠으나 송년호를 맞아 2012년 영화계의 알찬 성과를 축하하는 특집기사를 준비했다
[에디토리얼] 행복한 연말 되세요, 라고 말하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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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처지에선 묵묵히 노력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노력할수록, 반짝이는 것을 꿈꿀수록 보잘것없는 처지가 도드라지는 세상이라면, 그렇다면 그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자신을 바꿔 보이겠다며 인생의 목표를 수정한 여자가 있다. “나도 너처럼 남자 잘 잡아서 청담동 들어갈 거야. 천원, 이천원에 벌벌 떨지 않으면서 가족들에게 사람노릇하면서 그렇게 살 거야. 나도 너처럼.” 청담동 디자이너를 꿈꾸던 한세경(문근영)은 그녀와 다른 가치관으로 경멸해왔던 예고 동창 서윤주(소이현)에게 ‘청담동 며느리’가 되는 노하우를 전해 받는다. 그리고 자신을 청담동 부유한 이들이 사는 곳으로 데려다줄 ‘시계토끼’ 타미홍(김지석)을 따라 파티에 참석한다. 세경은 렌털 숍의 명품으로 치장하고 열심히 공부한 매너와 화술로 이목을 끄는 것에 성공하지만, 타미홍이 그녀에게 스폰서를 연결하자 모욕감에 물을 끼얹는다. 그리고 그가 되돌려준 간장을 뒤집어쓴 채 파티장을 빠져나와 눈물을 흘린다. 추위, 초라한
[유선주의 TVIEW] 어쩜 좋을까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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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디추운 날들, 해지는 먼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떠오른 사람이 있다. 아름다웠던 아나운서 정은임. 헤아려보니 그녀가 뜻밖의 교통사고로 지상을 떠난 지 8년이 지났다. 한번 만나본 적도 없는 정은임 아나운서를 나는 왜 이렇게 살갑고도 애틋하게 기억하는가. 그 새벽의 목소리 때문이다.
2003년 10월의 어느 새벽. 신문과 방송을 통틀어 소위 ‘메이저 언론’에서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은 한 노동자의 죽음. 129일간의 크레인 고공농성 중 목숨을 끊은 김주익 한진중공업 전 노조위원장에 대해 그녀는 자신이 맡고 있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오프닝에서 이렇게 전했다. “새벽 세시, 고공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00여일을 고공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올가을에는 외롭다는 말을 아껴야겠다고요.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조용히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그 외로움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제 목소리 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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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앞으로 5년, 나아가 한국의 미래가 걸린 대통령 선거가 곧 치러진다. 대다수 사람에게 이번 선거는 누가 이길 것인가라는 흥밋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다. 모두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승리해야 향후 5년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된다면 끔찍한 5년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 속에서 12월19일 한표를 던지리라. 여러분 모두의 한표에 축복 있으라!
투표하기에 앞서 <MB의 추억> <맥코리아> <남영동1985> <26년> 같은 영화들을 꼭 보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는데, 여기 추가할 작품이 생겼다.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시리즈가 그것이다. 1편인 <두 얼굴의 이승만>과 2편인 <프레이저 보고서 1부>는 지난달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모양인데, 며칠 전에야 접하게 됐다. 보고 나니 왜 이 다큐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에디토리얼] 즐거운 변화여, 어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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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첫 직장은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제작팀이었다. 보도연맹, 인혁당 사건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그늘을 하나하나 들춰낸 이 프로그램의 취재가 이루어지던 지난한 시간들을, 당시 막내작가였던 나는 가끔 떠올린다. 옆자리 작가 언니는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과 관련된 의혹의 실마리를 얻기 위해 30년 전 조선호텔 근무자와 운전사 등 이름조차 제대로 남아 있지 않은 이들의 연락처를 추적했고, 또 다른 언니는 80년대 운동권 학생 조직에서 별명으로만 불리던 누군가를 찾아내려 애썼으며, 과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이라 명명되었던 사건을 맡은 나는 육사 졸업생 연락망을 샅샅이 뒤져 조금이라도 입을 열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옛 장성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제주 4.3 희생자 가족, 삼청교육대 피해자, 늙고 병든 북파 공작원 등 취재원 대부분은 가난하고 불행했으며 ‘과거사’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그들의 고통은 현재형이었지만 방송은 오래된 상처를 헤집을 뿐 보상도 치유도 해줄 수 없었다. 그리
[최지은의 TVIEW] ‘17 대 1’의 카타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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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만 뜨면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를 하러 극장에 간다.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만 쉴 뿐, 개봉 이후 매일매일 GV와의 전쟁이다. 다음주엔 지방 GV 투어에 나서야 한다. 감독과 배우의 GV가 잡혀 있어야 그나마 관객이 들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엊그제 서울독립영화제 조영각 집행위원장은 GV 순례에 나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쩔 수 없잖아. 이제 그런 시대가 됐다니까.”
‘그런 시대’란 어떤 시대를 말하는 걸까? 예술-독립영화가 극장에서 텍스트 자체로 소비되지 못하고, 감독과 배우들과 함께 하나의 이벤트로 묶여 소비되는 시대란 어떤 시대일까?
사실, GV 자체가 영화제 행사. 90년대만 해도 일반 극장에서 이런 형태의 행사를 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영화가 개봉되면 ‘무대인사’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2000년 들어, 해외 아트하우스영화들이 속속 수입되고, 국내에서도 장편독립영화 개봉이 현실화되면서 영화제용 행사였던 GV가 관례화하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의지 혹은 안간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