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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인터뷰에 응해주신 한 감독님께 선물받았던 10년 다이어리. 용도가 다했으려니 막연히 체념하고 있었는데 막상 펼쳐보니 4년이나 남아 있다. 진즉 성실했다면 365일이 ‘원데이’가 될 수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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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1’에 <원데이>를 보러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성싶었다. 새벽 5시부터 날리기 시작한 눈을 맞으며 동트기 전 집을 나섰다. 정결히 쌓인 첫눈에 두줄의 점선이 찍혔다. 새해에도 여전히 비뚤고 서툰 나의 궤적. 눈발이 멎지 않았기에 나 다음 이 길을 걸을 누군가도 천진하게 처음의 기쁨을 누릴 거라는 사실이 더 흐뭇했다. 4시에 출근하셨다는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날이 험해 일찍 퇴근하셔야겠다고 참견했더니 “그럼 손님처럼 택시 필요한 사람들은 어쩌고요”라고 웃어넘기고 “시베리아 사는 사람들에 비하면 이쯤은 아무것도 아니죠”라고 덧붙이신다. 그냥 수사인 줄만 알았더니 여행을 다녀오셨단다. 바이칼 호수 깊이가 1740m인 거 알아요?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물은 서른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원데이>로 시작한 DAY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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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 탈출법’을 알려달라는 지인들에게 퉁명스럽게 답하곤 했다. “멘붕 올 시간이 어딨니? 도처에 벼랑이다.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사람들에게 멘붕 따윈 사치라고.” 그렇게 질러놓고는 혼자서 시무룩해져 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 무렵 영화 <레미제라블>을 봤다. 앤 해서웨이가 부른 판틴의 주제가 <I dreamed a dream>을 듣다가 결국 펑펑 울었다. 그날따라 무방비하게도 내 가방 속에는 손수건도 휴지도 없어서 옷소매가 눈물 콧물로 빤질빤질해졌다. 극장에서 돌아와 퉁퉁 부은 눈으로 유튜브를 검색했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수잔 보일이 부른 <I dreamed a dream>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하는 수잔 보일의 영상은 따뜻한 강인함과 희망의 느낌이 확실한 것이었기에 나는 위로를 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울고 말았다. 어릴 적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다는 그녀에게, 근데 왜 여태 가수가 되지 못했냐고 심사위원이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희망에 탑승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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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하고도 초반인데도 여전히 마음이 어수선하다. 대통령선거 후유증과 끝없는 추위가 상승작용을 일으킨 탓이리라. 하지만 이제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자세로 2013년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고 하지 않았던가.
한국 영화계의 2013년은 희망으로 시작되는 느낌이다. <씨네21>이 2주에 걸쳐 소개한 한국영화 특급 프로젝트들 때문이 아니더라도 지난해 말 개봉한 <타워>가 400만 고지를 넘어섰고 <반창꼬>는 250만을 향해 달리고 있으며 새해 들어 개봉한 <박수건달>과 <마이 리틀 히어로>도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으니 말이다. 설 즈음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과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가 개봉하면 2013년 한국영화의 위용이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다.
이처럼 영화를 만드는 쪽은 활기가 넘치는데 이를 좋은 방향으로 부채질해줄 제도적 장치는 요원해 보인다.
[에디토리얼] 한국영화를 받쳐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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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막을 걷고 방으로 들어서면 오로지 한명의 관객을 위해 새만금 방조제로부터 ‘분재’(盆栽)된 6분47초의 일몰이 시작된다. 장민승과 정재일의 <더 모먼트>(the moments) 전시 중 <sun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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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보지 않은 터라, <레미제라블>에 관한 나의 기억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과 앞서 읽은 아동용 축약본에 한정돼 있다. 문호 위고는 어린이의 조그만 머리를 각종 의구심으로 괴롭혔으니, 우선 고작 빵 한 덩이를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살이시키는 법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그냥 빵이었으니 망정이지 생크림 케이크(당시 베이커리의 최고봉)라도 훔쳤으면 어쩔 뻔했어! 다음으로는 ‘도대체 프랑스라는 나라엔 경찰관이 자베르 경사밖에 없나?’ 의아했다. 포털 사이트가 있는 시대였다면 분명 내공 드리겠다고 자판 두드리고 있었을 거다. 한뼘 자라서는 자베르가 장발장한테 뭐가 됐든 특별한 감정을 가졌을 거라고 믿었다. <레미제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내 뇌에 영사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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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지방에서 영화를 공부하기 위해 상경한 27살 청년을 우연히 만났다. 혈혈단신 상경했단다. 영화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냐고 물었다. “포기하세요.” 청년의 얼굴이 어두워졌지만,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집안이 넉넉해요? 아마 가난의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혹자는 그렇게 단칼로 베어내듯 상처준 것을 나무라며 독려와 위로를 하지 못한 것을 책망했다. 시쳇말로 멘토짓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미안하지만, 난 멘토라는 말을 경멸한다. 요즘 지천에 널린 그 멘토들이야말로 삶의 내밀한 속살을 감추는 꼭두각시 인형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멘토라는 작자들은 그 자신 성공한 사람이라는 걸 과시하며 후배들에게 ‘넌 할 수 있다’고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겠지만, 그 순간, 이 사회의 야만적인 정글의 법칙은 미싱처럼 여전히 잘만 돌아가기 때문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멘토들이 쏟아내는 그 수많은 긍정의 언어들과 값싼 독려의 말들은 성공신화를 향해 질주하는 폭주기관차를 위한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힐링팔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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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옮긴 사무실에는 꽤 너른 테라스가 딸려 있는데, 추운 기온에 눈이 온통 얼어붙어 창밖으로 보면 극지방에 있는 것 같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테라스로 나서면 남극 탐험대원이 된 기분마저 든다. 그럴 정도로 한파에 시달리다 보니 기온이 조금이나마 올라가거나 칼바람이 고개를 약간 숙이기만 해도 따뜻하다, 살 만하다 따위의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기상청 앱은 여전히 ‘현재기온 영하 8도’를 가리키고 있는데 말이다. 그런 스스로를 보면서 사람이란 참 간사한 존재라는 생각을 한다. 영하 1도의 날씨에도 추워 죽겠다고 버둥거리던 게 얼마 전인데 이젠 영하 8도에 감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굳이 진화학을 들이밀지 않더라도 거센 환경에 이토록 잘 적응하지 못했다면 인류는 지구상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란 무서운 생존본능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대선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직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분들이 있
[에디토리얼] 2013년 한국영화, 기대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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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별다른 사고 없이 좋게 마무리를 짓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란 게 기적 같을 때가 있다. 70분물 주당 두편. 당연한 밤샘 촬영. 예고도 내보내지 못할 정도로 급박한 촬영 스케줄. 중반이 넘어가면 작가와 배우, 스탭들 모두 재능과 성실함의 차원을 넘어서는 쥐어짜기로 매 장면 하얗게 불태우는 마당에 “한류 열풍, 자랑스러워요” 뭐 이런 말은 못하겠다. 이따금씩 훌륭한 드라마가 나오는 이유를 손에 꼽을 만한 천재급 작가 몇명에서 찾는 것도 서글프다. 어쨌든간에 이 판에서 방송사는 한계상황을 돌파하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하우가 쌓이는 구심점이었다. 그러나 리스크가 큰 자체 제작 비율은 낮아지고, 편당 제작비와 PD의 파견으로 만들어지는 외주제작 드라마가 일반적인 지금, 제작인력을 양성하고 공급하는 책무까지 소홀히 한다면 방송사에 남은 영향력은 편성뿐. 특히 공영 방송사가 드라마 연출가를 키우지 않는다면 이 판에 기여하는 게 뭐가 남는가.
한탄의 이유는 KBS <드라마 스페셜&g
[유선주의 TVIEW] ‘다시 보기’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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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앙리 루소의 <놀랐지!>(Surprise!, 1891). 영화와 그림 사이의 짝짓기 놀이가 있다면 리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와 천생연분이다. 당당한 고아처럼 보이는 호랑이의 표정부터 빗줄기의 은근한 3D 효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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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하게도(?) 뉴질랜드 관광 홍보 필름으로 언론 시사회를 시작한 <호빗: 뜻밖의 여정>은 제목과 딴판으로 이보다 작정한 여정일 수 없는 영화다.
워너브러더스와 피터 잭슨 감독은 총 3부작 <호빗> 중 2부를 2013년 12월, 3부는 2014년 7월에 나눠 개봉하겠다고 발표했다. <호빗: 뜻밖의 여정>에서 피터 잭슨 감독이 한 작업은 말하자면 시간을 거스른 다음 부풀리는 일이다. 우선 역행. 새로운 배우(마틴 프리먼)가 분한 젊은 빌보 배긴스와 모태 영구 동안 엘프족을 제외하면 간달프, 골룸, 프로도, 사루만 등 <반지의 제왕> 3부작에 나왔던 인물들은 배우 교체 없이 일일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내려놓기’의 어려움에 심란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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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9일 이후. 어떤 이들은 승리의 환호성을 지르고 어떤 이들은 길게 한숨을 내쉽니다. 그 소리가 마치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증기를 뽑아내듯 귀청을 때리는 것 같습니다. 5년에 한번씩 오는 사생결단의 초대형 이벤트의 결과가 그날 나왔습니다. 지구종말이 온다고 예언했던 마야달력은 왜 틀렸냐며 장난 아닌 불평을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도 19일 자정을 넘은 20일 오전 8시까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엄지손가락으로 트위터 앱을 계속 새로고침을 하면서 기적적인 0.8% 역전 또는 에라, 모르겠다 63빌딩 위로 반경 5킬로미터짜리 초대형 UFO가 나타나지는 않았는지 기대 아닌 기대를 했습니다만 결과는 여러분이 아시는 것과 같습니다. 살면서 투표권을 단 한번도 버린 적은 없습니다만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꿈꾸고 있는 미래와 현실간의 괴리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줄 사람이라고 믿는 사람에게 표를 준 것은 말이죠. 멘탈붕괴라는 시쳇말처럼 트위터의 타임라인에는 슬픔이 가득 차 올랐습니다.
[김남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존엄을 잃지 않고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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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의 예상을 넘어선 흥행이 화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이면을 읽어내고 있는데, 이번대선에서 좌절을 겪은 이들이 이 영화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하려 한다는 해석이 많다(이와 관련해서 이번호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를 꼭 보시길 바란다).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니 <레미제라블>이 힐링 효과 비스무레한 것을 발휘하는 건 확실해 보인다. 영화 한편이 뻥 뚫린 마음을 꾹꾹 메워주지야 못하겠지만 위안이라도 준다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건 영화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인지도 모르겠다.
2013년의 한국영화에 관해 얘기한다면 좀더 위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2012년의 대호황에 힘입어 야심차고 기운 센 영화들이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으니까.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감독이 선보일 해외 프로젝트다. 박찬욱의 <스토커>, 김지운의 <라스트 스탠드>,
[에디토리얼] 그럼에도… 희망찬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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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은행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을 놓치지 않고 손으로 받으면 원하는 대학에 바로 붙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보충수업을 마친 뒤 저녁을 후다닥 먹어치우고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기다리며 벤치에 앉아 은행나무쪽으로 바람이 부는 모습을 절박한 눈으로 좇던 고3의 가을이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는 몰랐지만 대학은 꼭 가야 한다고 배웠고, 하루가 평생을 결정짓는다는 수능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가슴을 죄는 것 같은 두려움과 마주하는 나날이었다. 불시에 이뤄지던 소지품 검사에서 삐삐 몇개를 찾아낸 담임은 매를 들어 비밀번호를 불게 했고, 점수에 따라 종아리에 가로줄 멍이 선명하도록 맞기도 했다. 머리카락 길이나 구두 굽의 높이에 대한 단속은 엄격했지만, 전교에서 촌지를 받지 않는 선생님이 손에 꼽힌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서울 강북의 흔한 사립여고, 그나마 성적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덜 치이고 살았던 내게도 고등학교 시절의 좋은 추억은 그리 많지 않다.
졸업 뒤 뒤를 돌아본 적은 거의
[최지은의 TVIEW] 꿈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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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당시 가장 친했던 친구가 어느 날 정색이 돼서 내게 끔찍한 비디오테이프를 봤다고 얘기했다. 사람들이 눈알이 빠지고 배가 갈라진 채 죽어 있는 실제 영상을 봤다는 것이었다. 내가 깜짝 놀라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친구는 자신과 가족의 고향에서 국군이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고, 그 비디오테이프에 당시 일어났던 일이 담겨 있다고 설명해줬다.
내가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놀랍게도 ‘신고를 해야 하나?’ 하는 거였다. 어릴 때라 뭐가 뭔진 잘 몰랐지만 왠지 그 친구가 말하는 내용이 학교에서 들었던 ‘간첩’의 그것과 뉘앙스가 비슷해서였다. 하지만 그 친구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내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였다. 내가 어디서 누군가에게 맞고 있다면 가장 먼저 달려와서 함께 싸워줄 그런 친구 말이다. 난 일단 그 친구의 말을 끝까지 조용히 듣기만 했다.
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걸어오면서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내일 학교에 가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26년 전 혹은 26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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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지만 연말을 맞으니 마음 한구석에서 온기가 올라온다, 라고 쓰려고 했다. 필시 그렇게 쓰게 되리라고 믿었으나 그리 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그저 추울 뿐이다. 5년 동안 얼음 터널을 지나왔던 것 같은데 또다시 5년간 동토에서 헤맬 생각을 하니 아뜩하다. 덜덜 떨린다. 지난밤 선거 개표방송을 보다가 멘붕에 이르면서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라는 정신과 의사가 정리했다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가 떠올랐다. 말기암이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 대부분의 환자들이 1단계 부정으로부터 시작해 2단계인 분노와 3단계인 타협, 그리고 4단계 침체(절망)를 거쳐 마침내 5단계인 수용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이다. 아직은 실감나지 않아서 그런지 멘붕 2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어쩔 수 없이 5단계에 이르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니 답답하다.
그 5단계 중 어딘가를 지나고 있을 당신들께 위안이 될지 모르겠으나 송년호를 맞아 2012년 영화계의 알찬 성과를 축하하는 특집기사를 준비했다
[에디토리얼] 행복한 연말 되세요, 라고 말하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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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처지에선 묵묵히 노력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노력할수록, 반짝이는 것을 꿈꿀수록 보잘것없는 처지가 도드라지는 세상이라면, 그렇다면 그 세계에 진입하기 위해 자신을 바꿔 보이겠다며 인생의 목표를 수정한 여자가 있다. “나도 너처럼 남자 잘 잡아서 청담동 들어갈 거야. 천원, 이천원에 벌벌 떨지 않으면서 가족들에게 사람노릇하면서 그렇게 살 거야. 나도 너처럼.” 청담동 디자이너를 꿈꾸던 한세경(문근영)은 그녀와 다른 가치관으로 경멸해왔던 예고 동창 서윤주(소이현)에게 ‘청담동 며느리’가 되는 노하우를 전해 받는다. 그리고 자신을 청담동 부유한 이들이 사는 곳으로 데려다줄 ‘시계토끼’ 타미홍(김지석)을 따라 파티에 참석한다. 세경은 렌털 숍의 명품으로 치장하고 열심히 공부한 매너와 화술로 이목을 끄는 것에 성공하지만, 타미홍이 그녀에게 스폰서를 연결하자 모욕감에 물을 끼얹는다. 그리고 그가 되돌려준 간장을 뒤집어쓴 채 파티장을 빠져나와 눈물을 흘린다. 추위, 초라한
[유선주의 TVIEW] 어쩜 좋을까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