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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철 전 편집장의 취재기자 시절 별명은 ‘기사자판기’였다. 편집장이 원하는 대로, 독자들이 바라는 대로, 기사들을 재깍재깍 송고했다. 빨리 쓴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몇달 전에 최용배 청어람 대표가 인터넷에서 검색한 <씨네21> 기사를 보고서는 “이 기사 진짜 재밌는데 누가 썼냐?”고 물어온 적이 있다. 찾아보니 남동철 전 편집장이 쓴 글이었다. 그때 그 시절, 한줄도 못 쓰고 담배만 축내는 후배들을 향해 마감 고수는 날카로운 비수를 던지고서 홀연히 사라지곤 했다. “얘들아, 수고해!”
송경원 기자의 영화평론가 시절 별명은 ‘송 수석’이었다. 어떤 원고를 맡겨도 오케이였고, 마감도 무지하게 빨랐다. 그 역시 허투루 글을 보내는 필자는 아니었다. 10년 만에 드디어 ‘제2의 기사자판기’가 탄생했구나. 송 수석의 등장으로 <씨네21> 기획회의 시간 역시 덩달아 단축됐다. 송 수석은 이를테면 퀴즈 프로그램의 찬스 같은 존재였다. 손 빠른 필자가 필
[에디토리얼] 기자는 기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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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시절 다이어리를 사면 맨 앞장과 뒷장에 적어두곤 하던 말들이 떠올랐다. “당신이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죽은 누군가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시간이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고 성재기씨의 투신 소식이 들려왔을 때 가슴이 답답했다.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던 메이저 언론들이 이 사건에 관련한 기사들을 줄줄이 쏟아내는 것이 몹시 불편하기도 했거니와 목숨을 걸고 벌이는 이런 무모한 퍼포먼스가 버젓이 카메라 앞에서 진행되었다는 것. 도대체 이게 뭔가. 속수무책의 질병, 기아, 전쟁 등 아무 잘못 없이 생사의 극한상황에 내몰려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인데, 목숨을 가지고 이러면 안되지 싶었다. 생각하는 대로 산다는 것과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 사이의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대해서도 한참 생각했다.
그의 사망이 확인된 시점에 ‘남성연대’는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반감과 조롱의 새드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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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의 후반부로 갈수록 ‘서 회장 어록’도 늘어갔다. 가족을 잃은 소시민 백홍석(손현주)의 정의를 응원하는 한편, 노회한 재벌총수가 회고하는 권력과 대중의 속성에 탄식 섞인 동의를 보태고 있으려니 어쩐지 기분이 묘하더라. 서 회장(박근형)이 운을 떼기 시작하면 ‘또 옛날얘기 시작’이라고 지레 바리케이드를 쳤던 것도, 일방적인 회고담 속에서 그가 점차 영향력있는 괴물, 흑막의 최종보스가 되어가는 것에 반발심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박경수 작가의 특장이었던 회고담에 아쉬움을 느꼈던 것은 지난 얘기다. <황금의 제국>은 재벌의 성장과 후계다툼으로 시계를 돌리고, 이해가 얽힌 이들의 시점을 보탠다. 성진그룹 최동성 회장(박근형)의 회고에 또 다른 진술이 겹치며, 그의 인생과 재벌기업의 윤곽이 드러난다. ‘신림동 판자촌 출신’ 장태주(고수)는 최 회장과 가장 먼 곳에서 출발해 그의 삶을 따르는 인물이다. 신도시 개발
[유선주의 TVIEW] 내가 저랬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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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알고 지냈던 취재원이 <씨네21>에 놀러왔다. 영화인이었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영화계 대소사라면 누구 못지않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이다. 관련 지식 또한 많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열린 스크린 독과점에 관한 포럼 발제문을 뒤늦게 읽고 있던 참이었는데, 포럼 참석자들이 누구였고 뭐라 발언했는지를 귀밝은 그에게 흘려줬다. 그리고 슬쩍 떠봤다. “한동안 잠잠하던 분들이 슬슬 나서기 시작하네요. 위원장을 그렇게 하고 싶나?”라고. 요 몇년 사이 영화계와 거리를 두고 있던 그인지라 별다른 답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런데 글쎄. “어디 그 사람들뿐이야. OOO씨는 그 두 사람보다 자기가 더 깨끗하지 않냐며, 자기야말로 진짜 친박이라고 자신하던데~.”
김의석 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새 위원장을 뽑기까지 6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그들이 영화계 이슈와 논쟁에 끼어들어 의견을 제시한 것 자체를 흘겨보는 건 아니다. 스
[에디토리얼] 그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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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때같은 젊은 목숨들이 희생되었다. 어처구니없게도 해병대식 캠프에서 극기훈련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언론은 그 해병대식 캠프가 ‘사설’ 기구였다는 것과 안전 요원들이 ‘자격증’을 갖추지 못한 것을 도마에 올렸다. 그러자 해병대쪽에서 더이상 ‘해병대’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상표 등록을 하겠단다. 교육부는 “정부가 인증한 체험활동 시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사고, 사건들을 해석하는 만능키를 또다시 꺼내든다. ‘안전불감증’이 문제라는 것이다.
정말로 인증과 자격증과 안전이 문제였던가. 안전불감증이라는 만능키로 항상 사태의 본질을 은폐하고 또다시 도래할지도 모를 미래의 비극에 질끈 눈을 감아버리는 저 상식 넘치는 인간들의 입을 볼 때마다 부아가 치밀곤 한다. 대체 한창 꽃피워야 할 청춘들이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왜 극기훈련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은 어디로 실종되었는가.
어떤 이는 남한이 분단국가이기 때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얘들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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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굳이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몇 가지 있다. 일찍 일어나기, 오래 걷기, 낯선 동네 찾아가기. 굳이 변명하자면 저혈압, 평발, 방향치기 때문이고 솔직히 말하면 그저 게을러서일 뿐인 이 모든 태도는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되는데, 바로 여행에 대한 귀찮음이다. 게다가 10년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녀온 유럽 여행은 아름다운 추억보다 카메라를 누구 가방에 넣느냐, 오늘 점심 때 뭘 먹고 내일은 어디를 구경할까 따위의 사소한 일들로 친구와 끊임없이 신경전을 펼쳤던 부끄러운 기억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눈앞의 멋진 풍광에 잠시 감격한 나머지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엄마 아빠 모시고 다시 올게요”라는 엽서를 집으로 보냈던 패기는 수년 뒤 부메랑이 되어 날아왔고, 결국 더치페이로 온 가족이 떠난 미국 여행은 나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여행에서 몸이 힘든 건 당연하지만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심신이 다 힘들구나! 왜 아버지는 가이드의 안내를 듣다 말고 휑하니 먼저 가버리실
[최지은의 TVIEW] 한수 배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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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 도미에의 <삼등 객차>(1862∼64, 맨 위)와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1808년 5월3일>(1814, 위). <설국열차>가 기억에서 끌어내는 두점의 그림이다. 영화에는 그림으로 설국열차의 역사를 기록하는 화백이 등장하는데 그가 그린 ‘꼬리칸’ 사람들은 특히, 도미에가 즐겨 묘사한 고단한 노동자들을 많이 닮았다.
7/5
일부러 암기하거나 메모해두지 않았어도 개봉연도와 관람한 극장을 대뜸 댈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학창 시절 본 영화들이 주로 그렇다. 함께 보러간 친구만 기억나도 바로 학년이 나오니까. <지존무상>은 교실 뒷줄의 키 큰 친구들끼리 어울려 단성사에서, <굿바이 칠드런>은 대학 입시를 마친 겨울에 씨네하우스에서, <미드나이트 런>은 파고다극장에서 두 학번 선배였던 사촌오빠와 봤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데뷔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한국 개봉은 1990년 봄이 확실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입체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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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제대를 앞두고 대형 사고가 터졌다. 오후 근무 중이었는데 부대 내 순찰을 돌던 옆 소대 동기가 당직실에 들어와 뭔 일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뭔 일은 뭔 일. 혹시나 싶어 소대원들이 생활하는 내무반 문을 열었다. OOO 병장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다. 몸살이라도 걸린 건가. 다른 후임병에게 물었지만 우물쭈물 답이 없었다. 한숨 자고 나면 낫겠지 싶어 돌아섰다. 그때 침상 아래 누군가가 뚝뚝 흘린 핏자국이 눈에 들어왔다. 심상치 않아 이불을 젖혔다. 누워 있던 OOO 병장의 눈두덩은 새까맣게 멍이 들어 있었다. 의식도 전혀 없었다. 구급차를 불러놓은 뒤 소대원들을 모두 소집했다. 하극상이었다. 바깥에서 주먹을 쓰고 살았다는 OOO 상병이 OOO 병장이 쏟아낸 욕설을 참지 못하고 폭행을 가했던 것이다. OOO 상병은 내무반에서 스스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그러는 동안 구급차가 도착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OOO 병장을 부축
[에디토리얼]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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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화백을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의 작품 목록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영화로 히트를 친 <식객>과 <타짜>는 모두 한번씩 들어보셨을 겁니다. 허 화백이 지난 6월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만화미래발전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당시 토론회에서의 그의 발언이 칼럼니스트 서찬휘씨의 블로그를 통해서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스마트폰용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콘텐츠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식객2> 연재를 시작했고,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과 다수의 히트작을 가진 레전드의 만남은 큰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성과는 미비했던 듯합니다. 몇몇 이들은 그의 이런 모습에서 작가의 도전을 본 것 같습니다만 전 좀 달랐습니다. 유료결제비율보다도 제가 주목했던 것은 “<식객> 이후 연재할 곳을 찾아서 8개월을 허비했다”라는 그의 한숨 어린 토로였습니다.
물론 매체의 사정과 합당한 대우라
[김남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문화생태계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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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일치 일기에 <마스터>의 스포일러가, 7월4일치에 <사이드 이펙트>의 가벼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2013년이 절반이나 남았지만,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에서 라이언 고슬링이 뒤집어 입고 나오는 군데군데 해진 큼직한 흰색 반팔 티셔츠는 ‘올해의 영화 의상’ 부문의 강력한 후보다. 옷이 인물과 상황을 대변한다.
7/1
2차대전에서 살아 돌아온 <마스터>(2012)의 프레디 퀠(와킨 피닉스)과 <데어 윌 비 블러드>(2007)의 19세기 석유 개발업자 대니얼 플레인뷰(대니얼 데이 루이스)는 모두 몸을 의탁할 공동체를 은밀히 갈망하는 부서진 개인이다. 두 사람은 세상이 번영할 거라는 확신이 지배하는 시대에 남몰래 정신적 미아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겪는데, 대니얼은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프레디는 뒤틀린 방식으로나마 토로한다는 점이 다르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이 두 영화에 앞서 만든 현대극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알약처럼 삼키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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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가을이었다. 담임 선생이 갑자기 수업을 멈추더니 모두 밖으로 나가라고 했다. 운동장에 전교생이 모였다. 선생들은 곧이어 정문 바깥으로 학생들을 몰았다. 무슨 일인지 도로엔 지나는 차가 전혀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학생들은 정문 앞 대로변에 쭉 늘어섰다. 조금 있다가 보이지도 않는 대열의 끝에서부터 박수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리고는 고급 승용차 몇대가 눈앞을 쓱 하고 지나갔다. 모두들 손을 흔들었으나 영문을 아는 이는 없었다. 검은 차에 누가 타고 있었는지 아무도 몰랐다. 교실에 돌아온 담임 선생은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날 학교 앞을 지난 사람이 전두환이었음은 아버지가 말해줘서 뒤늦게 알았다. 그때 고작 여덟살이었다. 특별한 감정이 들진 않았던 것 같다. 인지하지 못했던 수치심과 모멸감은 10년이 다 돼 갑자기 찾아왔다. 김진경 시인이 쓴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를 읽다가, 내가 다닌 초등학교가 광기의 폭력으로 무장한 계엄군의 최초 집결지였음을
[에디토리얼] 울지 마라 냄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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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짝사랑하던 변호사에게 눈물의 키스를 하고 훌쩍 떠났던 소년이 1년 뒤, 사체 손괴와 은닉 혐의를 받는 피고인이 되어 돌아왔다. 기억을 잃고, 타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신비한 능력도 사라진 소년 박수하(이종석)는 자신이 정말 죄를 저지른 게 아닐까 두려워한다. 정황도 범행동기도 증거품도 증인도 불리한 사건. 게다가 피고인이 죄를 부인할 의지도 없으니 변론을 맡은 장혜성(이보영)은 난감하기 그지없다. 지난 기억이 없는 수하에게 혜성은 그저 국선전담 변호사일 뿐이고 “아무도 내 편 안 들어줄 때,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다.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10회, 국선전담 변호사의 의미를 담은 수하의 말에 마음이 울컥한 한편으론 어쩐지 지나치게 감상적인 정의가 아닌가 싶어 한발 물러서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째서일까. 아마 평소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인에게 품은 인상이나 기대가 ‘내 말, 나의 진실을 믿어주는 공명정대한 사람’에 가까웠기 때문이겠지
[유선주의 TVIEW] 내 편 들어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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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거인>(1808∼12. 고야의 제자 작품이라는 주장도 있다)은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방영에 이어 <퍼시픽 림>이 개봉하면서 부쩍 눈에 밟히는 그림이다. 도시를 부수는 거대 로봇과 괴수야 여름마다 보는 화상들이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특유의 짐승 냄새나는 스펙터클은 고야가 그린 몇몇 무서운 그림의 직계로 보인다.
6/17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이 출연한 팟캐스트 <필름메이커와의 만남>(Meet the Filmmaker)을 듣다 귀를 쫑긋했다. <코스모폴리스> 개봉 즈음인 2012년 8월 크로넨버그 감독과 주연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함께 뉴욕 증권거래소를 찾아 개장을 알리는 종을 울렸다는 일화가 언급된 대목이었다. “유령이 세계를 홀리고 있다. 자본주의의 유령이”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하는 영화로서 확실히 특이한 홍보 이벤트 아닌가. 나와 비슷한 의아함을 표하는 사회자에게 크로넨버그 감독은 &l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보여주지 않는 그래서 알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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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해도 되죠?” <신라의 달밤>(2001) 개봉을 앞두고 김혜수를 인터뷰할 때였다. 사진 촬영을 끝낸 뒤 김혜수는 너무 피곤하다면서 누워서 인터뷰를 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했다. 인터뷰가 취조도 아니고 면접도 아닌데요, 그럼요, 라고 말하기 전에 김혜수는 이미 하이힐을 벗고 소파에 몸을 뉘였던 것 같다. 그때 무슨 질문을 하고 어떤 답변을 들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정신분석이라도 받는 사람처럼 편히 누워서 촬영장에서의 기억을 하나씩 토해내는 모습은 뇌리에 오래 남았다. 그리고 그의 답변은 진실에 가까운 것처럼 느껴졌다.
<오로라 공주>(2005)를 끝낸 뒤 문성근을 인터뷰할 때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스튜디오나 카페 대신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만나자고 했다. 인터뷰 도중 잠깐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그 곳에서 있어서라고 했다. 기념관 회의실을 인터뷰 장소로 따로 구해야 하나 싶어 두리번거렸는데 문성근은 뭐하냐면서 그냥 풀밭에 앉아서 하
[에디토리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