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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영화가 정말 필요해서 영화를 만든다.” 홍상수 감독의 16번째 영화에 출연한 뒤 가세 료가 남긴 말이다(‘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보고 싶었다’, 913호 <씨네21> 씨네인터뷰). 클린트 이스트우드, 구스 반 산트, 미셸 공드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그리고 홍상수와의 작업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가세 료는 이렇게 답했다. “그들의 영화에는 내가 좋아하는 유의 어떤 겸허함 같은 것이 있다. 그리고 모두 영화를 만드는 순수함을 지니고 있다. 영화가 영화에 그친다 하더라도…(중략)…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을 만나면 구원받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화로 돈을 벌고 싶은 감독도 있고, 영화로 상을 받고 싶은 감독도 있고, 영화로 이름을 남기고 싶은 감독도 있지만, 그들은 그런 감독들과 분명 다르다고 했다. 가세 료의 그 말이 심중에 오래 남았다. 얼마 전에 작은 대화에서 어떤 영화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개인적인 취향을 캐묻는 자
[에디토리얼] 우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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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도적인 결혼 혹은 결혼식에 전혀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지만, 최근 들어 두 커플의 결혼 소식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냈다. 김조광수, 김승환씨 결혼과 이효리, 이상순씨 결혼이 그것. 한 커플은 미니멈하게 (조촐한 그들만의 공간에서), 한 커플은 맥시멈하게 (가능한 한 많은 하객이 참석할 수 있도록 공개된 야외에서) 결혼을 한다. 단출한 결혼식을 택한 이효리씨는 시간이 흐를수록 멋있어지는 연예인. 결혼도 참 그녀답게 한다. 지켜보는 대중의 한 사람으로 흐뭇하다. 광장의 결혼을 택한 김조광수 감독 커플을 보는 마음은 기쁘면서도 한편 짠하다. 그들이 광장의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들이 소수자이기 때문이므로.
무슨 결혼식을 그리 요란하게 하느냐고 흘겨보는 이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결혼하고 싶으면 결혼하면 된다. (결혼하고 싶지 않으면 물론 안 하면 된다.) 그런데 어떤 사람에게는 이 당연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사랑해서 결혼하겠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광장의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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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되게 세게 찌릿했는데!” “아니요.” “되게 세게 그죠?” “아니요!” 처음 본 남자의 서류에 손가락을 뻗다가 탁 쳐내는 손과 접촉한 느낌을 눈치없이 떠드는 여자.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태공실(공효진)과 주중원(소지섭)의 첫 만남은 이렇게 민망했다. 많은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의 눈치없음은 순수함의 발현인 양 일종의 덕목처럼 사용되어왔다. 남자의 세속적인 조건은 뒤늦게 깨달아야 하고, 작은 조직에서 트러블을 일으키는 왕따나 희생양이 되어 그가 그녀를 위로할 빌미를 제공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공실은 첫 만남부터 서류를 엿보며 “여기(대형 복합쇼핑몰 ‘킹덤’) 사장님이신가봐요?”라고 대번에 찌른다. 그녀가 청소용역으로 취직한 쇼핑몰 사람들도 어딘가 이상한 공실을 핍박하지 않는다. 오히려 머리채를 잡아끌어내는 과격한 쪽은 주중원이다.
시도 때도 없이 접촉을 시도하고, 나사 빠진 사람처럼 ‘이힛’ 하고 웃거나 미간을 찌푸리고 징징대는 여자. 냄새나는 머리로 “
[유선주의 TVIEW] 로코의 변주 어디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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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알트먼이 <야전병원 매쉬>(1970)를 찍을 때였다. 에이전트가 그를 찾아와 “1주일 뒤면 자넨 끝장”이라고 귀띔했다. 촬영 시작 전부터 이십세기 폭스 중역들의 눈밖에 난 그였다. 해고가 임박했다는 전갈에도 놀라지 않고 그는 짧게 응수했다. “이제 이틀이면 끝나.”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하는 에이전트에게 로버트 알트먼은 곧바로 쏘아붙였다. “이 XX놈의 스튜디오와 이별하는 날을 더이상 기다리기가 지긋지긋하다니까.” 피터 비스킨드의 <헐리웃 문화혁명>(2001)에 따르면 로버트 알트먼은 상대가 누구라도 ‘fuck’을 날리는 안하무인의 인간이었다. 그는 누구에게나 명령했지만, 누구도 그에게 명령할 순 없었다. 편집기 근처에 얼씬도 말라는 스튜디오의 엄포를 그는 “내가 만지고 싶은 기계는 다 손댈 수 있다”며 간단히 무시했다. 한번은 편집실 벽에 붙여놓은 핀업 사진을 즉시 다 떼내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그가 즉시 “주목, 주목, 사진들
[에디토리얼] 자유의 삐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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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광화문에 자리한 모 술집에서 잡담을 엿들은 적이 있다. “저 앞 사람, 이송희일 감독 아냐?” “누구?” “아니 왜, 트위터에서 맨날 자니? 하는 사람.” “아, 자니? 감독.”
한 1년여 구남친 코스프레를 하며 새벽마다 귀신 씻나락 까먹듯이 트위터에 “자니?” 소리를 종알종알 나열한 대가로 얻은 별명이 ‘자니? 감독’이렷다. 하기는 어느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아예 “이 시간이면 이송희일 감독이 ‘자니?’를 할 시간이네요”라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단다. 상황이 이렇듯 우스꽝스러워졌으니 찌질한 구남친 코스프레도 이제 그만둬야 하나 싶었지만 금단현상의 고통을 차마 이겨내지 못하겠다. 새벽이 되면 어김없이 외롭고 웃긴 표정을 지은 채 누군가의 귓가 솜털을 간질일 욕망으로 기어이 자니? 하고 속삭이는 것이다. 감히 누가 이 중독을 이겨내겠는가. 근대 세계에서 가장 지독한 중독인 ‘외로움’을.
그러나 용기도 없어 술의 힘을 빌려 ‘자니?’라는 문자를 새벽에 보내는 수많은 구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그러니까… 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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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품격이란 무엇일까. 고 김종학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재방송한
<모래시계>를 볼 때마다 이 질문을 떠올렸다. 사실 한동안 드라마와 ‘품격’이라는 단어를 함께 떠올릴 일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낯선 기분이 들기도 했다. 커다란 서사의 흐름 속에 각자의 당위를 잃지 않는 개인이 있고, 그들이 가장 자신다운 선택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딜레마가 이야기를 힘있게 이끌어나가는 드라마의 재미를 아주 오랜만에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유행하는 장르와 소재가 반복되고, 창작보다 외국 드라마 리메이크가 선호되고, 수출을 위한 문화적 코드가 어색하게 이식되곤 하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점점 만나기 힘든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이내 씁쓸해졌다.
하지만 드물어졌다 해서 멸종한 것은 아니다. SBS <황금의 제국>은 여전히 이야기 고유의 힘으로 승부하는 드라마가 얼마나 강한 흡인력을 갖는지 보여준다. 명문대 법대에 다니던 가난한 집안의 착한 아들 장태주
[최지은의 TVIEW] 드라마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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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에서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교생 다카오는 한마디로 “직접 만든 신을 신고 다니는 소년”이다. 그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수제화를 선물해 같이 걷자는 청을 대신한다. 역시 교사와 학생의 사랑을 그린 <사랑니>에도 아름답게 연결된 신발 이미지가 있었다. 실연으로 눈물짓다 양호실에 지친 몸을 뉜 열일곱 소녀의 가련한 실내화, 그 옆에서 무심히 새 구두를 신어보는 여교사, 첫사랑과 재회하는 자리에 새 구두를 신고 나왔다가 까진 서른살 여자의 발꿈치. 이 모든 신발은 우리가 거듭 사랑에 거는 기대와 실망이다.
7/12
해외 영화인 서면 인터뷰는 종종 묵묵부답이라는 재앙으로 끝난다. 홍보사와 수입사, 현지 에이전시 등 중간단계가 많다보니 불가피한 사태다. 그래서 기자로서는 질문지를 쓰고 ‘보내기’를 누르는 순간 얼마간 유리병에 편지를 넣어 망망대해에 던지는 심정이 되곤 한다. 물론 반대급부로 모니터 앞에서 심사숙고해 단어를 고른 기색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우리는 유령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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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매년 여름 공공기관의 전년도 경영실적을 평가해 발표한다. 공기업, 준정부기관, 중소형기관 등이 공공기관에 포함된다. 그닥 알려지지 않았으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6월18일 공개된 ‘201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B등급(양호)을 받았다. 영진위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기 시작한 뒤로 가장 높은 등급이다. 강한섭 전 영진위 위원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E등급(아주 미흡)을 맞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희문 전 영진위 위원장 역시 D등급(미흡)을 맞았다. ‘2011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던 김의석 현 영진위 위원장은 1년 만에 두 단계 높은 성적표를 손에 넣었다. 영화인들도 정부의 이 같은 평가에 흔쾌히 동의할까.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경영 지표를 놓고 등급을 매기는 평가이다 보니 영진위에 대한 영화계의 만족도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관(官)과 민(民)의 잣대가 다른 것이다. 일례로
[에디토리얼] 보신과 진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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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시의 육하원칙. 모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가 꼭 들어가야만 기사문으로서 효용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요즘은 여기에 칠하원칙으로 ‘네티즌의 반응’이 추가된 것 같습니다.
정말로 소개를 하고 싶어서인지 아니면 그저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만 이 칠하원칙용 기사 아이템으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유명인들의 SNS 가십입니다. 배우 송중기를 군대에 보낼 수 없으니 조교 출신인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대신 군대 가라는 변영주 감독의 유머 섞인 트윗은 하루 동안 무려 55건의 기사가 송고되었습니다. 변영주 감독의 8년 만의 복귀작 <화차>가 개봉했을 때 단신을 포함해서 818건의 기사(네이버 검색 기준)가 작성된 것을 보면 쓴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거대한 어장 SNS에서 가장 먹잇감이 되기 쉬운 것은 역시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겠지요. 축구선수 기성용은 지인과만 소통하는 페이스북
[김남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SNS 유리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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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외과 레지던트 면접을 보기 위해 기차에 탄 박시온(주원)이 건너편 좌석의 어린 소년을 바라본다. 소년은 엄마가 까준 계란을 입속에 넣었다 뺐다 재롱을 부리던 참이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면접 가는 의사와 눈을 마주쳤으니 얘야 큰일났구나! 너는 곧 계란을 먹다 기도가 막혀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하필 기도 확보도 어려워서 목이나 흉곽에 볼펜대가 꽂히게 될지도 몰라. 그게 공식이니까!’ 하지만 아이의 엄마는 다정하게 사이다를 챙겨주고, 아이는 눈이 마주친 시온에게 다가가 계란 한알을 내민다. 그렇다면? 사고는 역 대합실의 광고판 낙하가 불러왔다.
병원 밖에 있는 주인공 의사 근처에서 ‘때마침’ 전공에 맞춤인 질병이나 사고를 당하는 일반인이 누굴까 짐작하는 건 별스런 일도 아니다. 어린 시절 자폐를 앓았고 폭력적인 아버지의 욕설과 발길질을 보고 자란 시온의 시선이 다정한 모자에게 향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다만, 메디컬드라마에 중독된 나 같은 시청자는 노인이 떡 접시 근처에만
[유선주의 TVIEW] 그의 소박한 활약을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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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이 담은 한국 도시의 주거 공간은, 영화가 겉으로 들려주는 서사보다 훨씬 풍부한 이야기를 이미지로 웅변한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주희(문정희)의 집. 그녀는 쓰러져가는 복도식 아파트에 나름의 ‘펜트하우스’를 꾸미고 산다. 양문냉장고, 본차이나 찻잔, 액자에 든 복제화. 그녀의 집을 채운 가구와 소품은 중산층 인테리어의 처절한 모방이며 무엇보다 빈 곳 없는 과밀함이 그로테스크하다. 아파트 도면과 내부 컨셉 스케치 모두 전수아 미술감독이 그렸다.
7/8
영화 리뷰에 간혹 등장하는 ‘의도하지 않은 코미디’라는 표현이 있다. 관객을 웃길 의도가 없었으나 맥락이 생뚱맞거나 어색한 나머지 결과적으로 관객이 웃음을 터뜨리는 연출을 가리킬 때 주로 쓰는 말이다. <미스터 고>를 보던 나는 한 장면에서 ‘의도하지 않은 사실주의’라는 표현을 떠올렸다. 스카우트한 고릴라 선수 링링을 닦달하기만 하던 성충수 에이전트는 어느 속상한 밤 자포자기한 나머지 술판을 벌인다.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여름이라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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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이 왜 두개야?” 오계옥 사진기자가 붙잡고 묻는다. 출근할 때 가방을 두개씩 메고 다닌 지 일주일이 넘었다. 누가 보면 두툼한 법전을 지고 사는 만년 고시생이라 오해할 법도 하다. 실은 지난주부터 집에 있는 책을 회사로 조금씩 옮기고 있는 중이다. 볼품없이 늘어지는 바람에 더이상 사용하지 않던 여분의 가방에 십여권의 책을 꾹꾹 구겨넣는 것이 잠들기 전 의례가 됐다.
세간 정리를 해야겠다고 맘먹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꽁꽁 얼린 아이스젤을 수건으로 감싼 다음 양쪽 겨드랑이에 끼우고 누웠으나 끈적이는 열대야를 물리치지 못했다. 불을 켜고 멍한 표정으로 다시 앉게 되는데, 그때마다 좁은 방, 삼면에 제멋대로 쌓인 산더미 같은 책들이 눈에 거슬렸다. 먼지만 먹고사는 책들을 수중에 지니고 있어봤자 뭐할까 싶었다.
며칠은 수없이 망설였다. 죽을 때까지 완독하지 못할 것 같은 책들을 밤새 분류해놓고도 아침이면 고스란히 책장과 박스에 다시 밀어넣었다. 좀처럼 떼기 어려운 소유욕의 발
[에디토리얼] 제주도 푸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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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로 예정된 촛불집회. 차가 막힐 줄 알고 조금 일찍 출발했더니 무려 30분이나 일찍 시청역에 도착했다. 묘한 흥분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기분으로 지하철 출구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데, 잔뜩 깔려 있는 경찰들 너머로 보이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은 사람들. 주최자도 아닌데 갑자기 초조해지는 마음에 온몸에서 보송보송 땀까지 올라온다.
다행히 시간을 보니 아직도 시작 십여분 전. 커피 전문점에 가서 찬 음료를 한잔 마시고 돌아올 생각으로 혼자 쫄래쫄래 광장 옆으로 걸어가니 수많은 경찰과 그 안쪽에 조르르 앉아계신 어르신들이 보인다. 어르신들 앞에서 한복을 입은 한 여가수가 전통가요를 힘차게 불러젖히는데, 이상하게도 볼륨을 엄청나게 높인 스피커는 어르신들이 아닌 시청광장쪽을 향해 있다.
그 광경을 희한하다는 듯 쳐다보며 속닥거리는 여경들을 지나쳐 커피 전문점에 들어가니 예의 평화롭게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보인다. ‘혹시 저들도 광장에 가기 전 땀을 식히려고 온 이들일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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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면 좋겠다는 상상을 종종 한다. 세계 4대 쓸데없는 고민임을 알면서도 좀처럼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운 게 있다면 수지 닮은 외모로 태어날까, 설리 닮은 외모로 태어날까 하는 거고, 또 하나의 고민은 만화 잘 그리는 사람으로 태어날까, 춤 잘 추는 사람으로 태어날까 하는 거다. 사실 예쁜 외모로 주목받고 싶다거나 내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마음과 달리 춤을 잘 추고 싶다는 건 굳이 남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행복할 것 같은, 오롯이 자기만족을 위한 바람이기도 하다. 내 몸이 내 의지대로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멋진 동작을 만들어내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유치원에서 나비춤을 배울 때도 선생님에게 왜 그렇게 움직임이 뻣뻣하냐는 타박을 들었고, 초등학생 때 ‘앞으로 가!’라는 구령에 오른발과 오른팔이, 왼발과 왼팔이 한꺼번에 나가서 반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을 만큼 태생적 몸치에게 춤이란 영원한 미지의 영역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지은의 TVIEW] 몸으로 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