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의 품격이란 무엇일까. 고 김종학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 최근 케이블 채널에서 재방송한
<모래시계>를 볼 때마다 이 질문을 떠올렸다. 사실 한동안 드라마와 ‘품격’이라는 단어를 함께 떠올릴 일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은 낯선 기분이 들기도 했다. 커다란 서사의 흐름 속에 각자의 당위를 잃지 않는 개인이 있고, 그들이 가장 자신다운 선택을 함으로써 생겨나는 딜레마가 이야기를 힘있게 이끌어나가는 드라마의 재미를 아주 오랜만에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유행하는 장르와 소재가 반복되고, 창작보다 외국 드라마 리메이크가 선호되고, 수출을 위한 문화적 코드가 어색하게 이식되곤 하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점점 만나기 힘든 결과물이라는 생각에 이내 씁쓸해졌다.
하지만 드물어졌다 해서 멸종한 것은 아니다. SBS <황금의 제국>은 여전히 이야기 고유의 힘으로 승부하는 드라마가 얼마나 강한 흡인력을 갖는지 보여준다. 명문대 법대에 다니던 가난한 집안의 착한 아들 장태주
[최지은의 TVIEW] 드라마의 품격
-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에서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교생 다카오는 한마디로 “직접 만든 신을 신고 다니는 소년”이다. 그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수제화를 선물해 같이 걷자는 청을 대신한다. 역시 교사와 학생의 사랑을 그린 <사랑니>에도 아름답게 연결된 신발 이미지가 있었다. 실연으로 눈물짓다 양호실에 지친 몸을 뉜 열일곱 소녀의 가련한 실내화, 그 옆에서 무심히 새 구두를 신어보는 여교사, 첫사랑과 재회하는 자리에 새 구두를 신고 나왔다가 까진 서른살 여자의 발꿈치. 이 모든 신발은 우리가 거듭 사랑에 거는 기대와 실망이다.
7/12
해외 영화인 서면 인터뷰는 종종 묵묵부답이라는 재앙으로 끝난다. 홍보사와 수입사, 현지 에이전시 등 중간단계가 많다보니 불가피한 사태다. 그래서 기자로서는 질문지를 쓰고 ‘보내기’를 누르는 순간 얼마간 유리병에 편지를 넣어 망망대해에 던지는 심정이 되곤 한다. 물론 반대급부로 모니터 앞에서 심사숙고해 단어를 고른 기색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우리는 유령이 아니다
-
기획재정부는 매년 여름 공공기관의 전년도 경영실적을 평가해 발표한다. 공기업, 준정부기관, 중소형기관 등이 공공기관에 포함된다. 그닥 알려지지 않았으나,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6월18일 공개된 ‘2012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B등급(양호)을 받았다. 영진위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받기 시작한 뒤로 가장 높은 등급이다. 강한섭 전 영진위 위원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E등급(아주 미흡)을 맞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희문 전 영진위 위원장 역시 D등급(미흡)을 맞았다. ‘2011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던 김의석 현 영진위 위원장은 1년 만에 두 단계 높은 성적표를 손에 넣었다. 영화인들도 정부의 이 같은 평가에 흔쾌히 동의할까.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경영 지표를 놓고 등급을 매기는 평가이다 보니 영진위에 대한 영화계의 만족도와는 일치하지 않는다. 관(官)과 민(民)의 잣대가 다른 것이다. 일례로
[에디토리얼] 보신과 진흥
-
기사 작성 시의 육하원칙. 모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가 꼭 들어가야만 기사문으로서 효용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요즘은 여기에 칠하원칙으로 ‘네티즌의 반응’이 추가된 것 같습니다.
정말로 소개를 하고 싶어서인지 아니면 그저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만 이 칠하원칙용 기사 아이템으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유명인들의 SNS 가십입니다. 배우 송중기를 군대에 보낼 수 없으니 조교 출신인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대신 군대 가라는 변영주 감독의 유머 섞인 트윗은 하루 동안 무려 55건의 기사가 송고되었습니다. 변영주 감독의 8년 만의 복귀작 <화차>가 개봉했을 때 단신을 포함해서 818건의 기사(네이버 검색 기준)가 작성된 것을 보면 쓴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거대한 어장 SNS에서 가장 먹잇감이 되기 쉬운 것은 역시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겠지요. 축구선수 기성용은 지인과만 소통하는 페이스북
[김남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SNS 유리감옥
-
-
소아외과 레지던트 면접을 보기 위해 기차에 탄 박시온(주원)이 건너편 좌석의 어린 소년을 바라본다. 소년은 엄마가 까준 계란을 입속에 넣었다 뺐다 재롱을 부리던 참이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면접 가는 의사와 눈을 마주쳤으니 얘야 큰일났구나! 너는 곧 계란을 먹다 기도가 막혀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하필 기도 확보도 어려워서 목이나 흉곽에 볼펜대가 꽂히게 될지도 몰라. 그게 공식이니까!’ 하지만 아이의 엄마는 다정하게 사이다를 챙겨주고, 아이는 눈이 마주친 시온에게 다가가 계란 한알을 내민다. 그렇다면? 사고는 역 대합실의 광고판 낙하가 불러왔다.
병원 밖에 있는 주인공 의사 근처에서 ‘때마침’ 전공에 맞춤인 질병이나 사고를 당하는 일반인이 누굴까 짐작하는 건 별스런 일도 아니다. 어린 시절 자폐를 앓았고 폭력적인 아버지의 욕설과 발길질을 보고 자란 시온의 시선이 다정한 모자에게 향하는 것도 자연스럽다. 다만, 메디컬드라마에 중독된 나 같은 시청자는 노인이 떡 접시 근처에만
[유선주의 TVIEW] 그의 소박한 활약을 기대해
-
<숨바꼭질>이 담은 한국 도시의 주거 공간은, 영화가 겉으로 들려주는 서사보다 훨씬 풍부한 이야기를 이미지로 웅변한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주희(문정희)의 집. 그녀는 쓰러져가는 복도식 아파트에 나름의 ‘펜트하우스’를 꾸미고 산다. 양문냉장고, 본차이나 찻잔, 액자에 든 복제화. 그녀의 집을 채운 가구와 소품은 중산층 인테리어의 처절한 모방이며 무엇보다 빈 곳 없는 과밀함이 그로테스크하다. 아파트 도면과 내부 컨셉 스케치 모두 전수아 미술감독이 그렸다.
7/8
영화 리뷰에 간혹 등장하는 ‘의도하지 않은 코미디’라는 표현이 있다. 관객을 웃길 의도가 없었으나 맥락이 생뚱맞거나 어색한 나머지 결과적으로 관객이 웃음을 터뜨리는 연출을 가리킬 때 주로 쓰는 말이다. <미스터 고>를 보던 나는 한 장면에서 ‘의도하지 않은 사실주의’라는 표현을 떠올렸다. 스카우트한 고릴라 선수 링링을 닦달하기만 하던 성충수 에이전트는 어느 속상한 밤 자포자기한 나머지 술판을 벌인다.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여름이라 괜찮아
-
“가방이 왜 두개야?” 오계옥 사진기자가 붙잡고 묻는다. 출근할 때 가방을 두개씩 메고 다닌 지 일주일이 넘었다. 누가 보면 두툼한 법전을 지고 사는 만년 고시생이라 오해할 법도 하다. 실은 지난주부터 집에 있는 책을 회사로 조금씩 옮기고 있는 중이다. 볼품없이 늘어지는 바람에 더이상 사용하지 않던 여분의 가방에 십여권의 책을 꾹꾹 구겨넣는 것이 잠들기 전 의례가 됐다.
세간 정리를 해야겠다고 맘먹은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꽁꽁 얼린 아이스젤을 수건으로 감싼 다음 양쪽 겨드랑이에 끼우고 누웠으나 끈적이는 열대야를 물리치지 못했다. 불을 켜고 멍한 표정으로 다시 앉게 되는데, 그때마다 좁은 방, 삼면에 제멋대로 쌓인 산더미 같은 책들이 눈에 거슬렸다. 먼지만 먹고사는 책들을 수중에 지니고 있어봤자 뭐할까 싶었다.
며칠은 수없이 망설였다. 죽을 때까지 완독하지 못할 것 같은 책들을 밤새 분류해놓고도 아침이면 고스란히 책장과 박스에 다시 밀어넣었다. 좀처럼 떼기 어려운 소유욕의 발
[에디토리얼] 제주도 푸른 책
-
오후 8시로 예정된 촛불집회. 차가 막힐 줄 알고 조금 일찍 출발했더니 무려 30분이나 일찍 시청역에 도착했다. 묘한 흥분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기분으로 지하철 출구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데, 잔뜩 깔려 있는 경찰들 너머로 보이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은 사람들. 주최자도 아닌데 갑자기 초조해지는 마음에 온몸에서 보송보송 땀까지 올라온다.
다행히 시간을 보니 아직도 시작 십여분 전. 커피 전문점에 가서 찬 음료를 한잔 마시고 돌아올 생각으로 혼자 쫄래쫄래 광장 옆으로 걸어가니 수많은 경찰과 그 안쪽에 조르르 앉아계신 어르신들이 보인다. 어르신들 앞에서 한복을 입은 한 여가수가 전통가요를 힘차게 불러젖히는데, 이상하게도 볼륨을 엄청나게 높인 스피커는 어르신들이 아닌 시청광장쪽을 향해 있다.
그 광경을 희한하다는 듯 쳐다보며 속닥거리는 여경들을 지나쳐 커피 전문점에 들어가니 예의 평화롭게 수다를 떠는 사람들이 보인다. ‘혹시 저들도 광장에 가기 전 땀을 식히려고 온 이들일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
다음 생에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면 좋겠다는 상상을 종종 한다. 세계 4대 쓸데없는 고민임을 알면서도 좀처럼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운 게 있다면 수지 닮은 외모로 태어날까, 설리 닮은 외모로 태어날까 하는 거고, 또 하나의 고민은 만화 잘 그리는 사람으로 태어날까, 춤 잘 추는 사람으로 태어날까 하는 거다. 사실 예쁜 외모로 주목받고 싶다거나 내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마음과 달리 춤을 잘 추고 싶다는 건 굳이 남에게 보여주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행복할 것 같은, 오롯이 자기만족을 위한 바람이기도 하다. 내 몸이 내 의지대로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멋진 동작을 만들어내는 건 대체 어떤 기분일까. 유치원에서 나비춤을 배울 때도 선생님에게 왜 그렇게 움직임이 뻣뻣하냐는 타박을 들었고, 초등학생 때 ‘앞으로 가!’라는 구령에 오른발과 오른팔이, 왼발과 왼팔이 한꺼번에 나가서 반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을 만큼 태생적 몸치에게 춤이란 영원한 미지의 영역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지은의 TVIEW] 몸으로 말해요
-
남동철 전 편집장의 취재기자 시절 별명은 ‘기사자판기’였다. 편집장이 원하는 대로, 독자들이 바라는 대로, 기사들을 재깍재깍 송고했다. 빨리 쓴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게 아니었다. 몇달 전에 최용배 청어람 대표가 인터넷에서 검색한 <씨네21> 기사를 보고서는 “이 기사 진짜 재밌는데 누가 썼냐?”고 물어온 적이 있다. 찾아보니 남동철 전 편집장이 쓴 글이었다. 그때 그 시절, 한줄도 못 쓰고 담배만 축내는 후배들을 향해 마감 고수는 날카로운 비수를 던지고서 홀연히 사라지곤 했다. “얘들아, 수고해!”
송경원 기자의 영화평론가 시절 별명은 ‘송 수석’이었다. 어떤 원고를 맡겨도 오케이였고, 마감도 무지하게 빨랐다. 그 역시 허투루 글을 보내는 필자는 아니었다. 10년 만에 드디어 ‘제2의 기사자판기’가 탄생했구나. 송 수석의 등장으로 <씨네21> 기획회의 시간 역시 덩달아 단축됐다. 송 수석은 이를테면 퀴즈 프로그램의 찬스 같은 존재였다. 손 빠른 필자가 필
[에디토리얼] 기자는 기계가 아니다
-
십대 시절 다이어리를 사면 맨 앞장과 뒷장에 적어두곤 하던 말들이 떠올랐다. “당신이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 죽은 누군가가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시간이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순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고 성재기씨의 투신 소식이 들려왔을 때 가슴이 답답했다. 한달째 이어지고 있는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던 메이저 언론들이 이 사건에 관련한 기사들을 줄줄이 쏟아내는 것이 몹시 불편하기도 했거니와 목숨을 걸고 벌이는 이런 무모한 퍼포먼스가 버젓이 카메라 앞에서 진행되었다는 것. 도대체 이게 뭔가. 속수무책의 질병, 기아, 전쟁 등 아무 잘못 없이 생사의 극한상황에 내몰려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세상인데, 목숨을 가지고 이러면 안되지 싶었다. 생각하는 대로 산다는 것과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 사이의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대해서도 한참 생각했다.
그의 사망이 확인된 시점에 ‘남성연대’는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반감과 조롱의 새드엔딩
-
SBS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의 후반부로 갈수록 ‘서 회장 어록’도 늘어갔다. 가족을 잃은 소시민 백홍석(손현주)의 정의를 응원하는 한편, 노회한 재벌총수가 회고하는 권력과 대중의 속성에 탄식 섞인 동의를 보태고 있으려니 어쩐지 기분이 묘하더라. 서 회장(박근형)이 운을 떼기 시작하면 ‘또 옛날얘기 시작’이라고 지레 바리케이드를 쳤던 것도, 일방적인 회고담 속에서 그가 점차 영향력있는 괴물, 흑막의 최종보스가 되어가는 것에 반발심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박경수 작가의 특장이었던 회고담에 아쉬움을 느꼈던 것은 지난 얘기다. <황금의 제국>은 재벌의 성장과 후계다툼으로 시계를 돌리고, 이해가 얽힌 이들의 시점을 보탠다. 성진그룹 최동성 회장(박근형)의 회고에 또 다른 진술이 겹치며, 그의 인생과 재벌기업의 윤곽이 드러난다. ‘신림동 판자촌 출신’ 장태주(고수)는 최 회장과 가장 먼 곳에서 출발해 그의 삶을 따르는 인물이다. 신도시 개발
[유선주의 TVIEW] 내가 저랬다면 말이야…
-
오래 알고 지냈던 취재원이 <씨네21>에 놀러왔다. 영화인이었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영화계 대소사라면 누구 못지않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이다. 관련 지식 또한 많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열린 스크린 독과점에 관한 포럼 발제문을 뒤늦게 읽고 있던 참이었는데, 포럼 참석자들이 누구였고 뭐라 발언했는지를 귀밝은 그에게 흘려줬다. 그리고 슬쩍 떠봤다. “한동안 잠잠하던 분들이 슬슬 나서기 시작하네요. 위원장을 그렇게 하고 싶나?”라고. 요 몇년 사이 영화계와 거리를 두고 있던 그인지라 별다른 답을 기대하진 않았다. 그런데 글쎄. “어디 그 사람들뿐이야. OOO씨는 그 두 사람보다 자기가 더 깨끗하지 않냐며, 자기야말로 진짜 친박이라고 자신하던데~.”
김의석 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새 위원장을 뽑기까지 6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그들이 영화계 이슈와 논쟁에 끼어들어 의견을 제시한 것 자체를 흘겨보는 건 아니다. 스
[에디토리얼] 그러지 맙시다
-
생때같은 젊은 목숨들이 희생되었다. 어처구니없게도 해병대식 캠프에서 극기훈련을 하다 참변을 당했다.
언론은 그 해병대식 캠프가 ‘사설’ 기구였다는 것과 안전 요원들이 ‘자격증’을 갖추지 못한 것을 도마에 올렸다. 그러자 해병대쪽에서 더이상 ‘해병대’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상표 등록을 하겠단다. 교육부는 “정부가 인증한 체험활동 시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사고, 사건들을 해석하는 만능키를 또다시 꺼내든다. ‘안전불감증’이 문제라는 것이다.
정말로 인증과 자격증과 안전이 문제였던가. 안전불감증이라는 만능키로 항상 사태의 본질을 은폐하고 또다시 도래할지도 모를 미래의 비극에 질끈 눈을 감아버리는 저 상식 넘치는 인간들의 입을 볼 때마다 부아가 치밀곤 한다. 대체 한창 꽃피워야 할 청춘들이 물속에서 허우적대며 왜 극기훈련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은 어디로 실종되었는가.
어떤 이는 남한이 분단국가이기 때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얘들아,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