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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는 <지하생활자의 수기>(1864)에서 온 인류가 지향하는 삶의 목적이 ‘2x2=4’가 되는 것은 죽음의 시작이며 인간에 대한 멸시라고 말했다. 2x2=4는 이성과 수학의 추론에 의해 보증된 과학이면서 상식이다. 인류가 마땅히 준수하기로 정한 법칙이며, 이 정상적인 이익에 반(反)하거나 역행하는 것은 곧 비정상이다. 그런데 도스토옙스키는 묻는다. 어떻게 그걸 확신하나? 그것이 논리의 법칙이더라도 왜 모든 인간의 법칙이어야 하는가? 미치광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는 ‘2×2=5’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2×2=4가 꽤 괜찮은 녀석이라면, 2×2=5는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이 불가능한 욕망을 의지로 만드는 건 인간의 자의식이다. 인간이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의미 모를 고통과 그 초월. 이 테마를 건드리는 일은 쉽지 않다.
살다 보면 드문 경우로, 학생들에게 진실을 가르치는 선생을 만나거나 어느 날 선생이 사실을 말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인간의 잠재력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루퍼트 와이어트의 <겜블러>와 카렐 라이츠의 오리지널 <갬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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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노래 중 하나는 클린 밴디트의 <Rocka bye>다. 독특한 것은 여름 음악의 대명사인 댄스홀 장르로 크리스마스 주간 1위를 거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클린 밴디트는 왜 댄스홀을 겨울에 발표했을까?
아마도 클린 밴디트는 최근의 댄스 음악 트렌드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댄스홀은 2016년 가장 사랑받은 장르 중 하나였다. 빌보드 차트 1위를 거두며 저스틴 비버에게 제2의 전성기를 안긴 <Sorry>가 댄스홀이었다. 역시 비버가 보컬을 맡고 메이저 레이저가 프로듀싱해 빌보드 2위까지 오른 <Cold Water>도 댄스홀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빌보드 1위를 거둔 시아의 <Cheap Thrills>도 댄스홀이었다. 2016년 여름은 댄스홀이 지배했다.
클린 밴디트는 이 트렌드를 읽고 ‘나도 한번?’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댄스홀 대표주자인 숀 폴을 섭외한 것도 <Rockabye>가 대세
[마감인간의 music] 진부한 참신함 - 클린 밴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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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어느 배급사의 송년회 풍경. 그곳 배급사에서 영화 몇편 찍었던 인연으로 직원들이 항상 자기네 대표는 부르지 않고 나를 불러 홍어탕에 소주로 조촐하게 한해를 마감하는 자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시, 금세 표정들이 굳어진다. 배급사가 곧 문 닫을 처지에 놓였다고 토로한다. 월급은 차곡차곡 밀렸고, 더이상 손 벌릴 곳도, 곳간도 텅 비어 도저히 차기작들을 배급할 여력이 없단다. 마지막 회식 자리가 된 듯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았다.
‘시네마달’ 이야기다. 국내 유일의 독립다큐멘터리 배급사를 표방하며 2008년 설립 후 현재까지 200여편이 넘는 다큐멘터리를 배급해왔던 곳이다. 곁에서 지켜본 바 워낙에 가진 게 없어 항상 위기였고 문 닫는다는 소문이 수시로 돌았지만 언제나 보란 듯이 그 자리를 지키며 한국 다큐멘터리의 견인차로 엔진을 돌려왔었다. 믿기지 않아 배급사 대표에게 정말이냐고 물어보았다. 그토록 자존심 강한 사람이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떨구는 걸 처음 봤다.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지난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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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씨, 나는 오늘 당신의 목을 꿰맸습니다. 나와 친구들은 우리 사회를 똥통에 처넣은 박근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두달이 넘도록 광장에서 싸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겨울의 광장에서 먹고 자는 우리들은 파렴치한 검열에 항의하는 문화예술가들입니다. 당신들의 손아귀에 삶이 바스라진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노동자들입니다.
지난주, 커다란 두개의 천막을 개조해 ‘궁핍현대미술광장’이라는 소박한 전시장을 하나 지었습니다. 국립이 외면한 궁핍한 사람들의 이야기, ‘관’이 넘어뜨린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려는 ‘광장’의 이야기를 담고자 지은 전시장입니다. 하루 만에 벽을 세우고, 하루 만에 페인트칠을 하고, 하루 만에 작품 설치를 해치운 건 사실이지만, 그 하루를 만들기 위해 보낸 나날은 짧지 않았습니다.
이런 궁핍한 전시장에 당신을 초대한다는 건 궁상맞은 일이겠죠. 나는 당신을 관람객으로 초대하지 않고 작품으로 초대했습니다. 박근혜 헌정 농단의 최고책임자는 이재용, 당신이기 때문이죠.
[노순택의 사진의 털] 이재용의 목을 꿰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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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60~70년대에 충남 금산 시골에서 나고 자랐다. 버스도 없고 전기도 없이 초등학교 시절을 고스란히 보냈다. 누군가가 유랑극단처럼 영사기를 들고 와 초등학교 운동장에 하얀 천막을 치고 동네 사람들이 둘러앉아 보았던 이름 모를 영화가 나의 첫 영화 추억이다. 딱 한 장면, 남녀 배우의 키스 신이 나왔는데 동네 전체가 부끄러워 고개를 돌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또 대전에 있는 어느 극장에 공짜로 몰래 숨어들어가 보았던, 소피아 로렌이 출연한 <해바라기>는 내 눈물을 짜낸 첫 영화였다. 사랑하는 남편이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다른 여자와 가정을 꾸리고 사는 장면을 보고 울부짖던 소피아 로렌. 그녀의 눈물범벅이 된 얼굴 표정과 입가를 타고 흘렀던 미칠 것 같은 묘한 여운이 전율처럼 남아 있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깊은 감동과 많은 눈물을 흘리게 만든 영화는 박정우 감독의 <판도라>다. <판도라>가 빤한 스토리이고 너무 작위적이지 않은가라
[내 인생의 영화] 정청래의 <판도라> 한 사람이 천하이고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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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홈 무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칙 1. 인간은 책임질 능력과 각오가 갖춰졌을 때에만 동물을 가족으로 들여야 한다. 노숙 생활을 막 벗어난 제임스(루크 트레더웨이)도 그 점을 명심해, 부상입은 길 고양이 밥(밥)을 치료한 다음 풀어준다. 그러나 앞의 원칙에 만약 예외가 있다면 동물쪽에서 한 인간을 반려할 의지를 적극 주장하는 경우일 것이다. 고양이 밥은 유일한 식량인 우유와 시리얼을 나눠먹는 도량과 종일 ‘직장’에도 동반할 수 있는 길거리 뮤지션 제임스야말로 최적의 반려인이라고 판단한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은 실질적 차원에서 인간과 동물이 서로의 삶을 개선하는 사례를 보여준다. 실화에 기초한 동물영화는 감동을 위해 얼마간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이 영화는 실제 밥과 제임스의 사진이 영화 스틸보다 더 할리우드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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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두려움을 품고 샹탈 애커만 감독의 <노 홈 무비>(2015)를 보러갔다. <노 홈 무비&g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홈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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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을 읽거나 이를 원작으로 삼은 한국판 리메이크를 볼 때 느끼는 가장 큰 이질감은 사회나 조직 안에서 통용되는 견고한 매뉴얼에 관한 것들이다. 범죄자도 피해자도 사건을 추적하는 이도 모두 사회 시스템의 영향 안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이야기가 한국 배경으로 옮겨지며 맥락이 소거된 채 사건과 반응만 남아 앙상해지는 경우도 많았다. 동급생 사망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고등학생들이 교내 재판을 벌이는 JTBC <솔로몬의 위증>은 어떨까?
미야베 미유키 원작 속 조토 제3중학교 교장과 교사들은 대부분 정해진 매뉴얼대로 움직인다. 매뉴얼은 학생을 보호하는 한편으론 책임의 선을 긋고 감당할 수 없는 문제는 외면하는 심리의 방패가 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체계가 있는 원작의 학교와 달리 드라마 속 정국고등학교는 학생 사망사건과 사고처리에 허둥대기 일쑤고 학교 재단의 법무팀장이 지시하는 ‘대응 매뉴얼’은 재단의 이익을 지키고 비밀을 감출 때만 작동한다.
진실
[유선주의 TVIEW] <솔로몬의 위증> 어떤 연상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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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학교 선배가 취직을 했다. 선배는 삼수 끝에 대학에 합격, 졸업은 5년 만에 하고 그로부터 12년 뒤에 박사 학위를 딴, 인생을 남들 두세배 길이로 늘려 사는 사람이었다(왠지 죽는 것도 남들보다 늦을 것 같아). 당연하게도 마흔이 넘도록 시간강사로 일하던 선배는… 공무원이 되었다, 그것도 특채로.
어떻게 된 거지? 요즘 젊은이들은 스무살 때부터 10년을 공부해도 9급 공무원 되기 힘들다던데 17년간 사회학 한길을 걸은 선배가 단번에 6급으로 채용된 걸 보면 역시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삶의 진리가 가슴으로 다가오면서 3년째 실업자 신세로 새해를 맞은 나에게도 인생 잘 살고 있다는 한 줄기 위로의 서광이… 아, 이게 무슨 말이지.
아무튼 우리는 거의 20년 만에 처음으로 선배에게 술을 얻어 마시기 위해 모였다. 선배의 첫 월급은 내가 10년 넘게 일해서 받던 월급보다 많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박봉이었기에 유혹의 기술이 필요했다. “그냥 오겹살 말고 흑돼지 오겹살 먹을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공무원의 도(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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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입사 전, 영화평론가 공모 당선은 물론 게임비평상공모전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는 ‘겜수저’ 송경원 기자와 그냥 봐도 게임 캐릭터 같은 윤혜지 기자가 고생한 이번호 특집은 게임 원작 영화들의 찬란하고도 어두웠던 역사다. 개인적으로 보태고 싶은 영화는 대전액션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의 범아시아적 인기에 힘입어 일찌감치 영화화됐던 홍콩영화 <스트리트 파이팅>(원제 ‘초급학교패왕’, 1993)이다. 당시에는 정말 전자오락실에서 열에 아홉은 다 <스트리트 파이터>를 하고 있었고,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깡말랐던 내 별명은 바로 ‘달심’이었다.(-_-;) 아무튼 당시로선 유덕화가 베가, 곽부성이 류, 장학우가 가일, 정이건이 켄, 구숙정이 춘리를 연기하며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했던 <스트리트 파이팅>은 그들의 흑역사이기도 하다. 누가 왕정 감독 영화 아니랄까봐 심지어 춘리가 두명이나 등장했던 황당한 영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스트리트 파이터>와 존 버거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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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아침 출근길 지하철역 입구의 진풍경은 무가지를 나눠주고 그것을 받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지하철 객실의 선반에는 읽고 버린 무가지와 조간신문들이 쌓여 있었다. 지하철역 앞에서 받은 무가지를 다 읽고 선반 위의 신문들 중 하나를 골라 펼쳐보던 나는 창간한 지 얼마 안 된 신문 <스포츠 투데이>의 만화 연재 페이지에 <고우영 수호지>가 새롭게 연재되는 것을 보았다. 과거 <일간 스포츠>에서 연재를 하다 외압에 못 이겨 연재를 중단한 지 20여년 만에 다시 연재를 시작한 것인데 과거 연재를 중단한 부분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싹 다시 그린 것이었다. 게다가 1970년대 <일간 스포츠> 연재 당시 신문 한 귀퉁이 협소한 지면에 실렸던 모습이 아니라 신문 한 페이지 전체를 차지하고 있었다. 넓고 여유로운 화면은 물론 과거에 비해 만화 검열의 압박이 많이 사라진 시대에 새롭게 그려진 <고우영 수호지&g
[오승욱의 뒷골목 만화방] <고우영 수호지>의 여러 판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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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을 보내며 2017년을 전망하는 음악을 얘기해야 마땅하겠지만 나는 본래 미련이 많은 성격이다. 머뭇거리며 고민을 거듭했고, 그리하여 얻은 결론은 이 아티스트만큼은 짚고 넘어가야 마땅하다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꽤나 후회할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일단 이 글을 읽기를 잠시 멈춘 뒤 바로 이 뮤지션, 마이클 키와누카의 <Love & Hate>를 검색해 들어보기 바란다. 이 음악은 그냥, 듣는 이들에게 직관적으로 가서 닿는 걸작이다. 섬세하고, 우아하며, 강렬하고, 압도적이기까지 한 이 10분짜리 대곡 하나에 매달려 하루를 보냈던 기억을 결코 잊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해왔듯이, 음악은 어쩌면 언어로 형상화될 수 없는 성질의 예술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같은 음악평론가라는 족속들은, 대개 이런 음악 앞에서 자신의 무력감을 느끼고는 한다. 그러나 이 무력감은 슬픔이라기보다는 기쁨쪽에 가깝다. 위대한 음악이 아직도 써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기쁨, 그
[마감인간의 music] 2016년의 베스트 - 마이클 키와누카, <Love & H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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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 나와 친구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은, 물론 진짜 일을 하기도 하지만, 물건 사기다. 우리에게는 실로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다. 공기청정기 필터(얼마 전 전면 케이스를 열어젖혔더니 필터에 먼지 더께가 융단처럼 덮여 있었다)나 프린터 토너, 재활용품 수거용 봉투처럼 공용 물품에서부터 적당히 필요한 물건, 그리고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사소하고 예쁜 물건들까지. 우리는 거의 날마다 결제 버튼을 누르면서 어째서 이토록 많은 물건들이 필요한지 궁금해한다. 우리의 주머니 사정은 편차는 있지만 대개 비슷하다. 늘 아등바등하며 돈이 부족한 것은 정부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난 몇달간, 우리는 뉴스를 통해 얼마간은 정말로 그들 탓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의 주머니를 채워주지 않으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어쨌거나 없으면 없는 대로, 물건 사기는 계속되고 있다. 며칠 전 한 친구가 배낭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친구가 고른 배낭을 살펴보았다. 노트북이 들어가는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쇼핑의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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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의 질주>(1988)를 처음 보게 된 건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멋지다고 생각했던 제목과 리버 피닉스 때문이었다. 친구들끼리 키아누 리브스와 리버 피닉스 중 누가 더 좋냐고 서로 묻고 답하던 시절이었다.
<허공에의 질주>는 그가 세상을 뜬 이후에야 찾아보게 됐다. 리버 피닉스가 피아노 치는 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안경을 벗거나 머리를 쓸어올리는 자잘한 동작까지 그에게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다. FBI의 추적을 피해 도망다니면서도 이렇게 아들을 잘 키워낸 부모가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모든 감상은 리버 피닉스로 귀결됐다. 마지막 장면은 그 자체로 슬펐지만 아름다운 배우가 이제 세상에 없다는 게 겹쳐 배로 슬펐던 것 같다.
<허공에의 질주>를 다시 본 것은 <오래된 정원>(2006) 스크립터로 일할 때였다. 극중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현우(지진희)의 ‘도바리’ 시절 장면 레퍼런스 영화로 찾아봤는데, 여전히 예민
[내 인생의 영화] 박현진의 <허공에의 질주> 삶의 무게를 견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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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배우이며 작가인 캐리 피셔가 지난 12월27일 심장질환으로 타계했다는 비보가 들린 지 하루 만에 피셔의 어머니인 <사랑은 비를 타고>의 스타 데비 레이놀즈의 부고가 날아들었다. 캐리 피셔가 반자전적 소설을 직접 각색한 영화 <헐리웃 스토리>(Postcards from the Edge)는, 대스타 엄마를 사랑하면서도 그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는 덜 유명한 배우 딸의 성장담이다. 메릴 스트립과 셜리 매클레인의 호연으로 <헐리웃 스토리>는 모녀관계에 대한 훌륭한 드라마 중 한편이 되었다. 캐리 피셔는 생전에 <헐리웃 스토리>가 얼마나 본인 경험이냐는 질문을 그녀답게 “오, 사람들은 물론 내가 상상력이라곤 없는 녹음기 같은 작가라고 여기겠죠”라고 가볍게 튕겨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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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한 꿈을 자주 꾼다. 주로 정해진 시각까지 어딘가에 도달하려 발버둥치는 여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먼 목소리, 흐르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