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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지도를 펴보면, 북쪽 국경은 전부 산으로 뒤덮여 있는 걸 볼 수 있다. 여기가 알프스다. 알프스는 유럽의 남부와 북부를 가르는 대륙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스위스가 알프스를 잘 이용한 까닭에, 많은 사람들은 알프스를 주로 스위스와 연결하여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알프스는 여러 나라에 걸쳐 있다. 왼쪽부터 오른쪽 방향으로, 알프스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고 슬로베니아까지 연결돼 있다. 그러니까 이탈리아의 북쪽 국경 전부가 알프스인 셈이다. 알프스의 유명 산들, 이를테면 몽블랑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걸쳐서, 마테호른은 스위스와 이탈리아에 걸쳐서 있는데, 사람들은 이런 산들도 대체로 프랑스, 스위스와 연결하여 생각한다. 아무래도 이탈리아는 지중해의 바다와 연상되는 경우가 더 많아서일 것이다. 이탈리아와 설산은 선뜻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선 이미 동계올림픽이 두번 열렸다. 미국(4번), 프랑스(3번)에 이어, 스위스, 오스트리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돌로미티, 이탈리아의 알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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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테크노 아티스트 덥파이어가 내한했을 때 일이다. 공연 전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아직 테크노가 대중화되지 않았다. 테크노가 더 많이 알려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했다. 덥파이어는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잘하는 이벤트를 찾아가서 배워오라”면서 독일 만하임에서 열리는 타임 워프라는 페스티벌을 추천했다. 친구들은 그곳에 가서야 ‘테크노의 매력이 뭔지 알겠다’고 수긍한다고 했다. 지난 4월 1일, 독일 만하임에 다녀왔다.
직접 보고 느낀 것은 한국에선 아직 안 되겠다는 헛헛함이었다. 일단 올해 타임 워프는 1만7천명가량 몰렸고 매진을 기록했다. 그런데 라인업에 대중적인 EDM 아티스트는 한명도 없었다. 전부 언더그라운드 지향 아티스트였다. 독일에선 이들만 데리고도 1만7천명 매진이 가능한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새벽 내내 놀고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지쳤다며 아침에 발길을 돌리는 관객은 거의 없었다. 공연의 절반은 관객이 만든다는 걸
[마감인간의 music] 관객이 만들 수 있는 공연 - 타임 워프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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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작업실로 이사하면서 필요한 것이 끝없이 생겨났다. 커다란 창문 앞에 책상을 들여놓았고 책상 앞을 떠나지 않으려고 허리가 편하다는 의자를 배치했다. 집중력을 높일 조명도 잊지 않았다. 그래, 이제 작업만 시작하면 되는데. 커피머신 하나만 있으면 완벽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에 들어갔다. 창밖에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공기가 맑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작업실 근처엔 4차선 도로가 있다. 그 때문인지 집 안엔 먼지가 자주 쌓이는데 덕분에 커다란 창문을 여는 데 적잖은 용기가 필요하다. 창‘문’이 아닌 일광용 창으로 전락한 유리를 통해 밖을 보다보면 이 먼지들의 주범이 과연 저 쌩쌩 달리는 차들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곤 하는데 눈앞에 보이는 그 실체적 회색빛 공기는 너무 묵직하게 다가와 혹시 바다 건너 대륙에서 생겨난 아이들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까지 든다. 때문에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연다는 것이 용기를 넘어 무모함과는 다른 무식에 가
[노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믿음을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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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알폰소 쿠아론 / 출연 샌드라 불럭, 조지 클루니 / 제작연도 2013년
어느 겨울날, 패딩을 입고 바닥에 누워 눈을 감으니 그곳은 산소도 중력도 없는, 나의 숨소리만 들리는 우주 같았다. 종종 마음 둘 곳 없고 방향조차 잡을 수 없는 막막한 시간을 마주한다. 그 순간은 지독히 춥고 고독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온전히 홀로 존재하는 이 순간이 축복이 되기도 한다. 마치 <그래비티> 속 샌드라 불럭이 고난의 시간 속에서 우주 속을 떠다니다 방황하던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고 삶의 의미, 사랑 혹은 신일지도 모르는 자신을 붙들어줄 중력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고립무원의 고독을 마주하고 있는 이에게 이 영화는 깊은 위로와 용기를 주리라 생각한다..
정유미 감독. 작가. 단편애니메이션 <나의 작은 인형상자> <먼지아이> <연애놀이> 등을 연출했고 이를 책으로도 엮어 출간했다.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내 인생의 영화] 정유미의 <그래비티> 고독이자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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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오브 마인>의 ‘무대’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몇달 후의 덴마크 서해안의 지뢰밭이다. 해방된 덴마크군은 독일 포로의 손으로 독일이 매설한 220만개의 지뢰를 해체한다는 ‘인과응보’ 정책을 세운다. 누구보다 독일을 증오하는 라스무센 대위(롤랜드 묄러)는 본인이 지휘할 지뢰 해체 부대가 아직 성년도 안 된 소년들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안다. 이 영화는 대부분의 시간을 민가라고는 한채뿐인 망망한 해변에서 보낸다. <소나티네>의 그것처럼 하늘과 바다는 가혹하게 푸르다. 종일 백사장에서 죽음을 어루만지던 소년들은 해가 지면 빗장 질린 오두막에 갇힌다. 툭 터진 자연은 폐소공포증의 극장이 된다. 종전으로 찾아온 해방은 곧 인간성의 해방이 아니었다.
03/17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내 개봉한 <러빙>과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초 미국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주를 배경으로 역사를 진전시킨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한 걸음을 다룬다. 당사자들의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해방과 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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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이용해서 사욕을 채우는 도적을 ‘법비’(法匪: 법을 악용하는 무리)라고 합니다.” 소신 판결을 하던 판사 이동준(이상윤)은 자신을 회유하려는 거대 로펌 ‘태백’의 대표 최일환(김갑수)의 제안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법비 최일환은 동준의 판사 재임용 탈락을 사주하고 그를 태백의 변호사로 끌어들인다. SBS <귓속말> 1회. 자신의 집무실로 향하는 긴 복도를 병마용갱처럼 꾸며놓고, 방문객을 들이기 전 시계나 휴대폰 등을 풀게 하는 보안절차로 위세를 자랑하던 최일환의 악취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불멸을 꿈꾸던 중국 황제의 무덤을 모사한 집무실에 들어앉아 대대손손 노비였던 아버지의 낡은 사진을 품고 있는 늙은 권력자의 콤플렉스에 골몰하다 피식 웃으며 놓여난 것은 4회에 등장한 자장면 덕분이었다. 태백이 배후에 있는 방산비리를 추적하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 주인공 신영주(이보영)가 들렀던 중국집. 그녀 앞에 놓인 자장면 그
[유선주의 TVIEW] <귓속말> 흠… 이 구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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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쓰레기랑 결혼할 줄 알았어.” 배우 김영애를 <변호인>(2013) 개봉 당시 인터뷰한 적 있다. 지금은 천만 영화로 기억되는 <변호인>이 막 600만 관객을 돌파한 시점이었다. 마침 그때가 드라마 <응답하라 1994>가 큰 인기를 끌던 때였는데, 거의 매회 빠지지 않고 보신다고 해 놀란 기억이 있다. 드라마에서 나정(고아라)이 칠봉(유연석)이 아닌 쓰레기(정우)와 잘될 줄 알았지만 “나는 쓰레기와 칠봉이를 반반씩 섞어놓은 남자가 좋아요”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다. 응사뿐만 아니라 당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최고 유행어였던 개그맨 김준호의 ‘자나~ 자나~’도 (나중에는 좀 피곤할 정도로-_-;) 꽤 난사하셨던 기억이 있다. 소속사에서 관리를 잘해주냐고 여쭤봤더니 “잘 케어해주잔나”, 인터뷰가 길어져서 힘드시진 않냐고 했더니 “괜찮잔나, 끄떡없잔나” 그런 식이셨다. 어쨌건 평소 좋아하던 배우를 직접 만났을 때, 환상이 깨지는 것이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배우 김영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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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영화학교에서 장률 감독의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자연스러움’을 좋아하지 않아요.” 감독은 서사의 관습으로 조작한 진실에 거부감을 가지고 내러티브를 감각으로 포장하는 것을 의심했다. 연출자로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민하던 나는 “나의 스타일은 나의 호흡, 이것이 진정성”이라는 감독의 말에 고무되었다. 영화는 자신의 감정, 곧 관객에게 전하는 연출가의 감정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는 허구”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허구를 사랑함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까지 반복적인 현실을 만들지 못해 안달한다. 관객은 극장에서 두 시간의 기승전결 말고 다른 스타일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영화가 서사 드라마가 아닌 하나의 순수 예술품으로 보였던 개인적 경험. 20세기 후반에 태어나 21세기를 사는 내게 처음으로 각인된 작품은 훗날에 본 고전들 이전에 가스파르 노에의 <돌이킬 수 없는>(2002)이었다. 극장에서 관객이 욕설을 내뱉으며 영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가스파르 노에의 <돌이킬 수 없는>과 필립 그랑드리외의 <새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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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트) 록’은 장르가 아니다. 장르라기보다는 스타일이며,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어떤 태도에 가깝다. 설명하자면 “누구의 간섭도 없이 그저 우리가 하고 싶은 록을 한다”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적어도 나에게 인디 록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밴드는 둘 정도로 수렴된다. 그랜대디와 차르다. 인디 록이 장르가 아닌 것은 이 두 밴드의 음악만 감상해봐도명확히 알 수 있다.
인디 록 신의 지난 20여년을 되돌아보건대 신시사이저를 통해 다이내믹한 기반을 구축하고, 거기에 서정적이면서도 풍성한 스케일의 멜로디와 사운드를 쌓아올리는 것만큼은 그랜대디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이는 11년 만에 발표한 컴백 앨범 《Last Place》 (2016)에서도 마찬가지다. 《Last Place》에서 ‘가장 먼저’ 돋보이는 건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변함없는 기질이다. 그러나 ‘더욱 돋보이는 건’ 보편적으로 호소할 만한 이 선율을 다채로운 변주로 포장하는 재능이다. 자연스레 멜로디는 풍요로워지고, 곡
[마감인간의 music] 변하지 않아 좋구나 - 그랜대디, 《Last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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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31일 금요일. 한국 현대사에 남을 두 가지 장면이 연출됐다. 하나는 구치소로 실려가던 초췌한 얼굴의 박근혜 전 대통령, 다른 하나는 1080일 만에 육지로 돌아온 상처투성이의 세월호. 박근혜가 내려가니 세월호가 올라왔고, 그가 구속되니 세월호가 바닷속 유폐에서 풀려났다. 수인번호 503번이 3.2평 독방 앞에서 울었다는 소문이 돌던 그 시각, 미수습 유가족들은 귀환하는 세월호를 향해 오열을 터뜨렸다. 하나의 추락이 하나의 상승에 길항하는, 하나의 구속이 다른 것의 해방으로 도약하는 이 운명의 엇갈림을 두고 사람들은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말이 맞을 것이다. 한때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의 소유자라고 찬양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인번호 503번으로 전락한 채 눈물을 쏟아냈다며 TV조선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타전하더라도, 시민들의 눈은 귀환하는 세월호를 향해 있었다. 정말로 거짓말처럼, 금요일에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왔기 때문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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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 미술관에서 전시할 때 나는 작은 화분 하나를 선물받았다. 분홍빛 리본에 ‘축 전시’라는 글씨가 매달려 있었다. 뜻밖의 선물에 몹시 부끄러웠다. 꽃을 건넨 이는 용산참사 유족이었다. 그는 화염이 치솟는 남일당 빌딩의 망루와 참사 뒤 오래도록 방치되었던 잔해를 찍은 커다란 사진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나는 다가가 ‘작품’을 ‘설명’하지 않았다. 그럴 수도, 그럴 필요도 없었다. 미술관에 걸려 있으니 소위 작품이라지만, 그에게 그 장면은 깊은 상처이자 5년이 흘렀기에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응시할 수 있게 된 고통일 뿐이었다. 그런 이미지에 작품이라는 기이한 호칭을 붙이고, 어색한 축하를 받으며, 죄송한 감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다른 언어를 알지 못했다. 집으로 가져온 화초는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어쩐지 리본을 버리기 힘들었다. 그것은 내 서랍 속에서 쉬고 있다.
지난해 4월, 세월호참사 2주기를 맞아 안산 기억저장소는 3인의 전시를 기
[노순택의 사진의 털] 부끄러움이 고마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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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허우샤오시엔 / 출연 진송룡, 양조위, 신수분, 잭 카오 / 제작연도 1989년
<위켄즈> 편집을 하다 말고 부산으로 향했다. 2015년 가을, 여름 내 손에 들고 있었던 <위켄즈> 편집은 마감을 넘긴 지 오래였다. 편집이 진행될수록 ‘나는 왜 이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가’라는 맨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와서 쉽사리 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거대한 밀림 속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느낌. 다큐 편집은 그 밀림 속을 헤쳐나가는 것과 비슷했다. 어디든 길이 될 수 있지만 길은 언제라도 막힐 수 있었다.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산개한 햇살 같은 실마리가 절실했다. 그러던 차에 허우샤오시엔의 <자객 섭은낭>(2015) 표를 구했다. 예매 오픈 하자마자 매진된 영화의 표를 가까스로 구했는데, 포기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던져두고 부산행 기차를 탔다. 부산국제영화제로 가는 길 내내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것처
[내 인생의 영화] 이동하의 <비정성시> 처음 마주한 영화의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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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베이커 스트리트에 가면 밀랍인형으로 유명한 마담 투소의 본점이 있다. 마릴린 먼로와 마이클 잭슨에서부터 데이비드 베컴까지 다양한 셀러브리티들의 실물을 본뜬 밀랍인형이 전시되어 있는 곳인데, 인형의 완성도가 실로 놀랍다고 한다. 이들을 이용해 말을 하게 한다면? 실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겠는가.
SBS Plus의 <캐리돌 뉴스>는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탄핵과 관련된 일련의 상황에서 무언가 역할을 기대했던 공중파 방송에서 뒤늦게나마 내놓은 정치시사 풍자 프로그램이다. 캐리커처(Caricature)와 인형(Doll)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캐리돌 뉴스>는 다양한 실제 인물들이 인형으로 출연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자 김상중은 ‘김상중하’로 출연해 심도 있는 주제들을 코믹하게 다룬다. ‘4면 퀴즈’ 코너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와 똑같은 인물 GH님이 등장한다. ‘순SIRI’, ‘차감독’, ‘기춘대원군’ 등 쉽사리
[김호상의 TVIEW] <캐리돌 뉴스>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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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믿어본 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너는 아무도 믿지 않느냐, 라고 묻는다면 딱히 그런 건 또 아니다. 이를테면 누군가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할까, 아니 믿는 것도 믿지 않는 것도 아닌 그냥 그런 상태로 사람을 대한다, 라는 정도가 가장 걸맞은 대답이 될 것 같다. 반드시 믿음이 전제되어야만 그 사람과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물론 완전무결한 믿음을 딛고 섰을 때 비로소 보답처럼 가능해지는 인간관계들도 있다. 그래, 그런 관계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전력을 다한 관계란 대개 사람을 속에서부터 갉아먹는 것이라 아무쪼록 젊고 건강할 때 해야 몸에 축이 나도 별다른 무리가 따르지 않는 것이다. 이제는 무리다 무리.
믿는 것도, 믿지 않는 것도 아닌 그냥 그런 삶이 좋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다. 뭔가를 믿고자 하는 건 일종의 본능과도 같은 것이다. 본능에 반하는 행동이 기쁘거나 좋을 리 없다. 나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누군가를 믿어야 하는 이유에 관한 역설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