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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아녜스 바르다의 <방랑자>를 본 기억이 난다. 겨울이었을 것이다. 종로의 그 극장 안에 앉아 있으면 여름이건 겨울이건 추웠다. 오들오들 떨며 영화를 보고 나오다 역시 혼자 영화를 보러 왔던 오래된 친구와 우연히 마주쳤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참 춥다, 날씨도. 영화도.
그리고 며칠 전, 다시 같은 영화를 보게 되었다. 봄이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한기가 몰려왔다. 영화의 첫 장면은 들판에서 동사한 여성의 사체를 비추며 시작된다. 그리고 여성과 조금이라도 접촉이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이 이어진다. 시몬이라는 고리타분한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를 모나라고 부르기를 선택한 주인공은 방랑자다. 지나가는 대사로 미루어볼 때, 그녀는 어느 정도 교육을 받았으며 따라서 충분히 사회로 편입될 수 있었으나 “윗사람들”을 모시기 싫다는 이유로 야영 혹은 노숙을 시작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우리는 모나의 고된 여정이 어떻게 끝나는지 이미 알고
[한유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한기를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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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김선민 / 출연 이윤미, 정대용 / 제작연도 2005년
‘내 인생의 영화’ 원고 청탁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가리봉’이었다. 젊은 시절 아버지가 일하셨고, 내가 중학교를 다녔고, 첫사랑을 만났고, 서른 남짓까지 들락날락했던 동네가 가리봉이다. 성장기 동안 그곳에서 봤던 풍경과 기억들은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도구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 이미지이자, 내가 영화를 하는 이유다. 원고 청탁을 받은 다음날 김선민 감독의 부고를 받았다. 내 기억 속의 가리봉과 <가리베가스>의 이미지들을 떠올리고 있던 차라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단편영화 <가리베가스>는 새로운 것에 밀려 가리봉 쪽방을 떠나는 노동자 선화와 그 자리를 메우며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통해 자본주의 안에서 무력하게 사라지는 삶을 보여준다. 고백하건대, 나는 이 영화에 빚을 지고 있다.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영화인으로 지향한 삶을 망각하고 생활인으로서 영화 일을 하
[내 인생의 영화] 박홍열의 <가리베가스> 김선민 감독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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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또봇: 로봇군단의 습격>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배우 티모시 스폴을 돌아보는 행사를 준비하느라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마이크 리 감독의 영화들을 복습했다. 그러다가 뜻하지 않게 마이크 리 영화 최다 캐스팅 배우인 레슬리 맨빌의 위용에 압도당했다. <세상의 모든 계절>(2010)의 처절하게 외로운 메리 역으로 비로소 해외 관객의 머리에 이름을 새겼지만 그전에도, 후에도 맨빌의 연기는 예외없이 경탄스럽다. <비밀과 거짓말>의 사회복지사, <전부 아니면 무>의 슈퍼마켓 계산원, <미스터 터너>의 19세기 여성 과학자, <뒤죽박죽>의 극작가 부인 등 천차만별 비중과 성격의 역할 속에서 맨빌은 동일 배우임을 알아보기도 어렵다. 그런데 이 스펙트럼이 외모의 굉장한 변형이나 기발한 매너의 발명 없이 완성된다. 조용히 눈부신 배우다.
04/22
토요일의 언론 시사회는 오랜만이고, 다같이 “트랜스포메이션!”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빵과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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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8년차 주부’가 보여주는 비범한 추리. KBS2 수목드라마 <추리의 여왕> 주인공 유설옥(최강희)이 마치 뭐에 홀린 듯, 진실에 다가가는 짜릿함으로 충만한 표정을 지을 때마다 그 열기에 동화되는 나도 추리하는 이의 지성을 조금이나마 나눠 갖는 착각에 빠진다. 설옥 덕분에 추리 장르에서 얻는 쾌락을 곱씹다보니, 내 머리를 쓰며 동참하는 즐거움과 월등히 뛰어난 주인공에게 업혀가는 안락함 둘 다 충족되는 드라마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천재적이어야 하는 주인공의 딜레마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소소한 일상 사건을 통해 구축한 개성과 디테일이 드라마 후반부의 거대한 음모와 강렬한 감정 따위에 휩쓸리면서 애초의 매력을 잃어버리는 것은 16부작 미니시리즈 추리물이 흔히 빠지는 함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리의 여왕>은 시작부터 설옥의 일상 추리와 마약이나 살인 등의 강력범죄 사건을 세트로
[유선주의 TVIEW] <추리의 여왕> 생기 넘치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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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부터 국내뉴스 지면이 조금 달라졌다. 먼저 영화계의 첨예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 두개의 ‘포커스’ 기사가 나란히 실렸다. 지난 <씨네21> 1101호 국내뉴스 ‘포커스’ 기사, 전영문 스푼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가 기고한 “‘한국 영화산업 상생협력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 구성, 영화계의 미래를 위한 고민인가 소수의 이익을 위한 행위인가”라는 제목의 글, 그리고 그가 2주 연속 같은 지면에 기고한 1102호 기사, “영화진흥위원회의 ‘조직개편안’ 졸속 추진과 ‘영화진흥사업 지원체계 개선안’의 ‘의혹’을 말한다”라는 제목의 글에 대해 이지연 한국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과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이 나란히 반론을 보내왔다. ‘한국 영화산업 상생협력을 위한 라운드 테이블’ 구성이 영화계의 미래를 위한 고민인지 소수의 이익을 위한 행위인지 묻고(1101호), ‘영화진흥사업 지원체계 개선안’이 누구에 의한 ‘기안’이며 어떻게 ‘논의’된 개선안인지 묻는(1102호) 전영문 프로듀서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정권 교체기 요동치는 영화계 그리고 <필라델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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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아파트 재개발이 성공한 이유는 재개발과 관련된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개발로 발생하는 ‘잉여의 이익’을 통해 기존의 집주인은 새집을, 은행은 대출이자를, 건설업자는 공사이익을, 개발업자는 자기 몫의 개발 차익을 챙겨간다. 정치인 또한 몫이 있는데, 투표가 가능한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대지 면적에서 건물바닥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건폐율,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 전체 면적의 비율을 표시하는 용적률, 어떤 용도의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 혹은 짓지 못하는지를 규정한 지역 및 지구는 현대 도시를 제어하는 기본 원칙이다. 건폐율을 통해 도시 외부 공간의 공공성을 조절한다면, 용적률은 도시 밀도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특히 도시에서 밀도는 용도제한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데, 이는 경제적인 이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물의 밀도와 용도에 관한 결정은 도시계획이란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서 수립되는 것처럼 포장되지만, 모든 경제적인
[윤웅원의 영화와 건축] <아수라>가 보여주는 ‘유예된 죽음’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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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음반은 개인적으로 콜드플레이의 정규 음반만큼 좋아하는 앨범이자 몇 차례 발매한 라이브 앨범 중 ‘중간’을 차지하는 《Live 2012》이다. 콜드플레이 라이브를 예습(?)하기 위해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자 반복한 노래들의 모음집이다. 이 음반을 낸 2012년은 딱 1년 전 출시한 다섯 번째 정규 음반 《Mylo Xyloto》의 연속선에 존재한다. 초기 음반 세 장을 빼고 평단과 대중 모두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은 4집 《Viva la Vidaor Death and All His Friends》와 같이 프로듀서 브라이언 이노가 지휘한 음반 직후 첫 세계 순회공연 갈무리였다. 그래서인지 5집을 대표하는 곡 <Mylo Xyloto>부터 <In My Place> <Fix You> 같은 초기 음반 대표곡을 함께 실었다. 지난 서울 공연의 ‘떼창’ 곡 중 하나였던 <Paradise>와 리애나가 피처링한 <Princess of China> 같은
[마감인간의 music] 라이브를 다시 한번 - 콜드플레이, 《Liv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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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봤던 마렌 아데 감독의 <토니 에드만>(2016)이 잊히지 않는다. 딸과 아버지가 있다. 딸은 글로벌 기업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부쿠레슈티에 살고, 퇴임한 교사인 아버지는 독일에서 늙은 어머니와 늙은 개를 돌본다. 어느 날 집을 찾아온 딸이 가짜로 통화하며 바쁜 척하는 모습을 본 아버지는 부쿠레슈티로 날아가 딸의 일상에 불쑥불쑥 나타난다. 이상한 틀니를 끼고, 긴 가발을 쓴 허풍쟁이인 ‘토니 에드만’이라는 이름으로. 아버지는 그렇게 딸에게 인생의 의미나 행복에 관해 뭔가를 말하려 하지만 말하지 못한다. 딸은 아버지가 당황스럽고 귀찮지만, 동시에 거짓 옷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자기 인생을 되돌아보며 문득문득 슬퍼진다.
늙은 개가 죽었을 때 아버지는 딸에게 떠나고, 늙은 할머니가 죽자 딸이 아버지를 찾아온다. 장례식장에서 아버지는 말한다. “문제는, 항상 일들을 끝마치는 것뿐이었어. 그러다 인생은 그냥 지나가지.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가끔씩 앉
[문강형준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순간에 대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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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 5월 29일 새벽, 평양 을밀대.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작은 체구의 여인이 무명천으로 엮은 줄을 타고 기와지붕 위를 위태롭게 기어올랐다. 5m 높이라고는 하나, 11m 축대 위에 지어진 누정이었기에 떨어지면 죽음이었다. 사실 죽기로 작심한 터였다. 목을 매려던 무명천이었다. 허나 마음을 달리 먹었다. 지붕 위에 쪼그려 앉아 아침을 맞은 그녀는 사람들이 몰려들자 비로소 외쳤다. 살인적인 노동시간과 저임금을! 그마저 다시 깎고 해고를 남발하는 공장주의 횡포를! 규탄했던 그의 이름은 강주룡, 평원고무농장 노동자였다. 9시간30분의 점거농성 끝에 그녀는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그로 인해 해고됐으나, 그녀로 인해 노동자들은 임금 인하를 막아냈다. ‘체공녀’ 강주룡, 이듬해 8월 빈민굴에서 31살의 나이로 숨을 거둔 그녀는 최초의 고공농성자였다.
그로부터 80여년이 흘렀다.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까. 지난 15년 동안 노동자들이 공장굴뚝과 교통감시탑, 광고탑, 고
[노순택의 사진의 털] 강주룡으로부터 3137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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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지 루카스 / 출연 마크 해밀, 해리슨 포드, 캐리 피셔 / 제작연도 1977년
어릴 적 TV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이 방영되고 있었다.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가 오비완 케노비(알렉 기네스)를 만나 광선검을 받는 장면을 보는 순간 이 영화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고, 집에 있던 VCR에 급하게 비디오테이프를 넣고 녹화를 했다.
당시 나에겐 시골 소년 루크가 모험을 떠나고, 동료들을 만나 공주를 구출하고, 거대한 악과 부닥치고, 서로 힘을 합쳐서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좋았고, 난생처음 보는 X윙 우주선과 데스 스타 등이 등장하는 제대로 된 SF물을 접하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와 동생은 비디오테이프가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반복 시청을 했는데, 동생은 영화의 후반부 대사를 죄다 외웠고, 난 이 영화의 특수효과에 몰입해 있었다.
10여년 후,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우드 특수시각효과(VFX) 업계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로 일하기 시작했다. 내
[내 인생의 영화] 박재욱의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 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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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더>의 가장 재미있는 대사와 이미지는, 맥도널드 형제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의 개념을 발명하고 디자인한 과정을 회상하는 대목에서 나온다. 딕(닉 오퍼먼)과 맥맥도널드(존 캐럴 린치)는 공산품 조립라인처럼 분업화된 햄버거 조리 프로세스에 맞게 주방을 설계한다. 그리고 테니스 코트에 백묵으로 튀김기계, 그릴, 음료 스테이션 등의 배치도를 그리고 직원들을 투입해 실전 시뮬레이션을 한다. 인력 트레이닝은 물론 실제를 반영해 동선의 설계를 수정하는 이중목적의 리허설이다. 실화에 기초한 이 장면은 존 리 행콕 감독과 안무가 키키의 협력에 의해 일종의 ‘버거 발레’로 연출됐다. 성격은 판이하지만 쌍둥이처럼 합이 잘 맞는 두 형제는 농구 코치처럼 ‘선수’들을 지휘하고 관찰하며 초안을 수정해간다. ‘요식업계의 코언 형제’라는 표현이 떠오른다.
04/11
다큐멘터리 <댄서>의 대상은, 고작 20살에 영국 왕립발레단 솔로이스트로 뽑힌 걸로도 모자라 조연에는 부적절한 카리스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우유 뺀 밀크셰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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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온다고 떠들썩하다. 흔히 말하는 ‘위기는 기회다’라는 슬로건 또한 넘쳐난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의 맞댄 얼굴을 보지도 못한 청년층에게 이건 명백한 사치다. 최근의 뉴스를 보자. 독일 아디다스사가 23년 만에 본국에서 공장을 가동했다고 한다. 사실 운동화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OEM 산업으로 베트남, 중국 등지의 공장에서 하청으로 생산되어온 지 오래다. 하지만 이젠 10명의 직원이 연간 50만 켤레의 운동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MADE IN CHINA’가 ‘MADE IN GERMANY’로 바뀌었다. 이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실체다.
‘밥벌이 연구소’를 표방한 JTBC의 <잡스>. 스티브 잡스를 차용한 동시에 ‘직업들’의 의미를 가진다. 박명수, 노홍철, (또)전현무가 3잡스로 공동 MC를 맡는다. AI로부터 직업을 빼앗길 위기에 직면한 우리 모두를 위한 직업 연구가 이들의 메인 잡이다. 야구 해설가이자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김호상의 TVIEW] <잡스> 제대로 직업 탐구를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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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본지의 설문에 응답한 일이 있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여자 캐릭터를 묻는 질문이었다. 나는 <충녀>의 윤여정과 <밀양>의 전도연,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그리고 마지막으로 <깊은 밤 갑자기>의 김영애를 꼽았다. 어쩌면 식상해질 게 빤한 이 리스트에 <깊은 밤 갑자기>의 김영애를 거론한 것에 대해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조만간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답을 보내고 나서 하루 이틀이 지난 날이었다. 김영애 선생님의 부고가 들려왔다. 차를 갓길에 세우고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는 그날 밤 <깊은 밤 갑자기>를 다시 꺼내보았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무시무시했다.
한국의 60년대에서 80년대 사이의 공포영화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거의 대부분의 영화들이 <하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그렇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기록적인 흥행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배우 김영애의 절정의 순간 <깊은 밤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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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호 특집은 전주국제영화제 프리뷰다. 올해도 <씨네21>은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데일리로 참여한다. 이화정, 장영엽, 김성훈, 김현수 기자가 전주의 곳곳을 누비며 다채로운 소식들을 전해줄 것이다. 김지훈 평론가도 ‘익스팬디드 시네마’에 관해 소중한 원고를 보내주기로 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익스팬디드 시네마의 취지를 강화하기 위해 대상의 다양성, 실험의 과단성을 기준으로 양적, 질적인 확대를 기했다. 장편 초청작 수가 13편으로 늘었고, 개별 작품의 면면도 다채롭다. 사진과 회화, 필름의 교합을 꾸준히 시도해온 실험영화의 대가 패트릭 보카노프스키의 <태양의 꿈>, 전설적인 유럽의 실험영화작가 보리스 레만의 예술적 유서로 보이는 <장례식(죽어가는 예술에 대하여)>, ‘한여름밤의 꿈’을 영감의 모태로 하여 셰익스피어에 대한 창조적 재해석을 다시 시도하는 마티아스 피네이로의 <허미아와 헬레나>, 미국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대표하는 왕성한 생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전주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