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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 조지와 루소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춤을 추었다. 이제 막 그들의 첫 번째 장편영화가 완성된 것이다. 몇평 되지 않는 작은 편집실에서 둘은 길길이 날뛰었다. 조지는 TV 프로그램 몇개를 연출한 게 이력의 전부였다. 장편 연출은 이게 처음이었다. 루소는 조지와 함께 각본을 썼다. 작가로서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두 명의 젊은이는 이 풍자적인 호러영화가 큰돈을 벌어다 줄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확실히 논쟁적일 것이라는 대화를 불과 며칠 전에 나눈 바 있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었다. 아니 오히려 최종 편집본이 나온 지금에 와서 그런 예감은 더욱 또렷해졌다.
뉴욕에 가자. 지금 당장 뉴욕에 가서 우리 영화를 틀고 싶다는 아무 극장에나 이 필름을 던져주자. 조지의 생각이었다. 둘은 바로 자동차에 올라탔다. 이제 막 완성된 영화는 알루미늄 케이스에 넣어져 트렁크에 쑤셔 박혔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그들은 들뜬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신이 난다! 고물 자동차의 창문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위대한 감독, 조지 로메로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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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을 나름 재밌게 보았다. 당시 KBS <이산가족 찾기> 방송과 얽힌 개인적인 가족사(할머니의 헤어진 언니를 찾았다)와 맞물려 영화를 보며 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지난 몇년간 부모님과 함께 본 유일한 영화이기도 하다. 과거 파독 광부로 일하며 근대화의 중심이었다가 어느덧 사회적 약자로 떠밀려버린 노인 덕수(황정민)를 불량한 한국 학생들에게 해코지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로 치환한 것 역시, 인위적인 설정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의식’을 갖추려고 애썼다는 점에서 딱히 까칠하게 논평하고 싶지 않다. <공조>에서 진태(유해진)가 북한에서 온 철령(현빈)에게 “민주적으로, 아니 공산적으로 얘기합시다”라고 바꿔 말하며 여전히 민주주의의 반대말을 공산주의로 여기는 수준보다는 낫지 아니한가.
하지만 <국제시장>을 보며 마음에 내내 걸렸던 것은, 순박하고 순진했던 덕수가 왜 노인이 되면서 당장 가스통을 등에 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
[주성철 편집장] 각성하는 남자들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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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진 중 제일 많이 알려진 이미지는 아마도 미국 LA의 ‘슈탈 주택’(Stahl House) 사진일 것이다. 사진에는 끝없이 펼쳐진 LA 야경을 배경으로, 유리와 철골로 지어진 ‘현대적인’ 건물이 절벽 끝에 매달려 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온통 투명한 유리로 계획된 주택 안에서 멋진 드레스 차림의 두 여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는 사진 속 두 여인이 도시가 바라보는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사진작가 줄리어스 슐만이 찍은 이 사진은 슈탈 주택을 건축에서 ‘스타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1959년에 완공된 슈탈 주택은, 벅 슈탈과 그의 아내 카를로타 슈탈이 1954년 눈부신 전망을 갖고 있지만 집을 짓기에는 경사가 급한 LA 할리우드 언덕의 땅을 구입하면서 시작되었다. 벅과 카를로타는 주말마다 공사 현장에 버려진 콘크리트 블록을 캐딜락 자동차 트렁크에 담아 현장으로 운반했다. 2년 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집을 꿈꾸며 직접 대지를 조성했다.
슈탈
[영화와 건축] 슈탈 주택과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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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바이닐 앤 플라스틱(VINYL & PLASTIC)에 갔다. 마른장마일 거라던 일기예보가 무색하게 꾸준한 비를 지켜보자니, 차분한 연주곡을 좀 찾고 싶었다. 블루 노트 편집 음반과 음악 축제 단골 헤드라이너들 사이를 서성이다 마지막으로 눈길이 간 곳은 오래된 소니 워크맨과 함께 놓인 카세트테이프 코너였다. LP를 넘어선 카세트테이프는 이제 ‘유행의 첨단’이 되었다. 숱하게 버린 그 테이프들이, 2017년에 말이다.
오래된 힙합 명반에 홀로그램 표지로 새 단장한 수입 카세트테이프를 보니, 본격적으로 음악에 빠졌던 90년대 후반 음악이 줄줄이 떠올랐다. 그중 하나는 기타 줄 퉁기는 소리가 생생한 언플러그드 음반이다. 로린 힐. 흑인 디바와 슈퍼스타들이 주류가 된 지금, 누구보다 앞서 90년대를 대표하는 명반을 낸 여성 보컬리스트이자 음악가. 후지스로 시작한 정점을 너무 빨리 찍고 내려왔다는, 어찌 보면 씁쓸한 평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전곡을 어쿠스틱 기타로
[마감인간의 music] 로린 힐 《MTV Unplugged No. 2.0》(2002), 언제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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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서 미자가 슈퍼돼지 옥자를 구하러 당장 서울로 간다고 하자 할아버지 희봉은 달력 속 옥자 사진 위에 빨간 크레용으로 선을 그은 후 말한다. “목살, 등심, 삼겹살, 사태. 알겄어? 이번에 가면 이렇게 되는 거여. 이게 이놈이 타고난 팔자여. 팔자!” 옥자는 이 말을 듣고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바로 등을 돌려 집 밖으로 나간다. 산에서 도시로, 강원도에서 서울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궁극적으로는 아이에서 소녀로 떠나는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영화 <옥자>에는 여러 층위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하나의 주요한 테마는 ‘팔자에서 벗어나기’다. 슈퍼돼지 옥자는 값싼 햄과 소시지로 만들어지기 위해 ‘개발’되었고, 그것이 돼지의 팔자다. 우리는 개나 고양이에서는 보지 못하는 고기의 팔자를 돼지에게서는 본다. 미자의 힘은 이 팔자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나온다. 미자는 다른 모두가 보는 돼지의 그 팔자를 인정하지 않고, 옥자를 가족의 하
팔자에서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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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싸움꾼이었다’고 말하는 건 옳지 않다. 그는 오늘도 싸움꾼이다.
누군가, 당신 필름에 가장 많이 담긴 이가 누구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문정현입니다.
그의 곁에서, 그의 싸움을 바라보며, 그 싸움을 사진기에 담으며, 그와 함께한 시간이 어느새 20년이 되어간다. 그는 이팔청춘 투사였다. 유신의 칼에 죽임당한 인혁당재건위 관계자들의 주검을 온몸으로 지킬 땐 말 그대로 청춘이었겠지만, 강산이 서너번 바뀌어 육신이 늙은 뒤에도 펄펄 뛰고 날며 싸웠다. 진압경찰의 고착을 뚫고 쓰레기차에 기어올라 포효했다. 미대사관 앞 은행나무에 올라 불평등한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규탄했다. 매향리 드넓은 폭격장의 철조망을 자빠뜨렸다. 어린 두 학생을 압사시키고 발뺌하는 미2사단 앞에선 삭발했다. 국방부가 파헤친 대추리 들녘 구덩이에 뛰어들어 내 몸까지 파헤치라고 절규했다. 용산참사 참혹한 망루를 올려보며 그것이 십자가인 듯 기도했다. 해군이 파괴한 강정마을 구럼비
[노순택의 사진의 털] 분노한 사제 분노한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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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에이드리언 라인 / 출연 제니퍼 빌스, 마이클 누리, 릴리아 스칼라 / 제작연도 1983년
FlashDance… What a feeling.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 세상이 정말 많이 변했다. 새로운 물건들도 많이 생겨났지만 고마운 물건들이 사라져가고 있기도 하다. 어린 시절 수년간 숱하게 끼고 살았던 VHS 테이프와 재생장치인 VCR도 이제는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컴퓨터 보조기억장치인 플로피 디스크도, 1992년에 개발된 디지털 방식 음성기록 광자기 디스크 기록장치인 MD도 사용하는 이가 거의 없다. 아직은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디지털 정보 저장 광디스크인 ‘Compact Disc’ 즉 CD도 곧 사라지지 않을까.
오래된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이나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혹은 옛것을 사랑하는 수집가들의 진열장에나 남아 있는 노래 테이프. 나에게도 추억 때문에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음악 테이프들이 있다.
중학생 때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들을 공테
강숙의 <플래시댄스> 추억을 재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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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의 나라, 데이미언 라이스의 나라, 그리고 아이리시 위스키 제임슨과 탈라모어 듀의 나라다. 제임스 조이스와 <고도를 기다리며>의 사뮈엘 베케트의 나라이기도 하고, 기네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더블린을 수도로 하는 아일랜드. 이 프로그램이 아일랜드를 그들의 기착지로 정한 것은 그 풍부한 상상력에 얼마간 빚지려는 의도가 아닌가도 싶다. 그냥 아일랜드라서 그랬을지도. 그곳에 아일랜드가 있으니까.
이상순과 이효리, 아이유를 위시한 <효리네 민박>으로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 JTBC에서 가수들을 프런트에 내세운 다른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비긴 어게인>. 여기에 출연하는 가수들의 위용이 만만치 않다. 이소라와 윤도현, 유희열이 아일랜드로 떠난다. 한국에서는 톱가수일지 몰라도, 아일랜드인들이 이들을 알 리 만무하다. 길거리에서 기약 없이 시작한 버스킹. 음악이 울려퍼지고 이들의 노래에 국적을 막론하고 몰려든 청중이 감동한다- 는 스토리라면 프로그램은 1회로
[TVIEW] <비긴 어게인>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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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에서 봉준호 감독이 직접 선곡한 사운드트랙은 두곡이다. 옥자를 생포하려는 ‘미코(미란다 코리아) 4인방’과 미자(안서현), 동물해방전선(ALF) 대원들이 지하상가에서 고속촬영의 난장을 펼칠 때 흘러나오는 존 덴버의 <Annie’s Song>, 옥자와 미자가 미국으로 건너가 수송차에 실려 닥터 조니(제이크 질렌홀)의 도축실험실에 당도하기까지의 몽타주 시퀀스에 흘러나오는 탱고곡인 오스발도 푸글리에세의 <Evaristo Carriego>다. 먼저 후자는 아르헨티나 민중시인 에바리스토 카리에고에게 바쳐진 곡으로, 청년 시절의 보르헤스 또한 그를 우상으로 여겨 전기(傳記)를 남기기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하층민 지역을 중심으로 태동한 탱고에 당시 노동자와 이민자, 그리고 도축업자들의 고통과 향수가 짙게 배어 있다면(<해피 투게더>에서 양조위가 부에노스아 이레스의 도축장에서 일하던 모습도 문득 떠오른다), 뉴욕에 도착해 옥자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인간들
[주성철 편집장] <옥자> 스페셜 에디션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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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 출신 감독 가운데 대중적으로 인기가 가장 높은 사람은 주세페 토르나토레다. <시네마 천국>(1988)이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게 결정적인 이유다. 두 번째 장편 작품인 <시네마 천국> 덕분에 당시 32살의 시칠리아 청년은 일약 세계영화계의 주목을 받는다. 시칠리아의 시골 소년 토토가 유명 영화감독이 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다분히 자전적인 이 영화는 이후 토르나토레의 일관된 테마인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본격적으로 그린다. 소년 토토와 영사기사 알프레도(필립 누아레) 사이의 (유사)부자 관계는 토르나토레가 반복해서 그리는 부모, 자식간의 이상적인 관계다. 이건 시칠리아의 유별난 전통이기도 한데, 부모는 희생하고 자식은 그 희생에 감사하는 이야기다. 이런 이상적인 관계가 펼쳐지는 신화와 같은 공간이 바로 바게리아(Bagheria)다. 시칠리아의 주도 팔레르모에서 오른쪽으로 20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바게리아는 토르나토레의 고향이기도 한데, 영화에서는
[트립 투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바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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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마스에게 마이클 잭슨의 색깔이 있다는 건 굳이 그의 팬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확실하게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는 처음이다. ‘따라했다’거나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좋아서 브루노 마스가 정말 제2의 마이클 잭슨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상상해보게 된다. 특히 <Love Never Felt So Good>의 애틋한 부드러움을 닮았다.
원곡은 이렇게까지 ‘마잭’의 향이 강하진 않았다. ‘베이비페이스가 작곡했나?’ 싶은 1990년대 R&B 느낌과 그즈음 나온 마이클 잭슨의 발라드가 뇌리를 스칠 뿐이었다. 그런데 리믹스를 맡은 데이비드 게타가 30% 정도였던 느낌을 80%로 부풀렸다. 내재된 씨앗 중 하나를 잎이 무성하게 키웠다. 아까 말한 <Love Never Felt So Good> 스타일을 잔뜩 주입했다.
게타 버전은 원곡을 뛰어넘는다. 원곡의 핵심인 보컬 파트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출중한
[마감인간의 music] 브루노 마스 vs. 데이비드 게타 <Versace on the Floor>, 댄스 리믹스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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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중학교에서 여교사의 수업 도중 10여명의 남학생이 집단적으로 자위행위를 한 사건을 뉴스로 처음 접했을 때, 화가 나는 한편 솔직히 안도의 마음이 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 드디어 이런 끔찍한 교내 범죄가 수면 위로 떠올라 기사화되는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그런 일들이 제대로 처벌받겠지. 나름 밝은 미래를 상상하며 조금 들뜨기도 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관할 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대상으로 한 음란행동이 아니라 영웅 심리에 따른 사춘기 학생들의 장난”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여교사는 수업을 중단하고 심리치료를 받으라고 권고받았지만, ‘그저 혈기왕성한 한창때’ 남학생들은 특별교육 8일과 성교육 이수 처분을 받았다. 사건은 그렇게 종결됐다.
아무렴. 그럼 그렇지. 많은 사람의 바람처럼 정당한 조사와 처벌이 이루어지는 사회였다면, 애초에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을. 문득 순진한 희망을 품고 설렌 나 자신이 한심하고 창피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부끄러워하지 않을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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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에드워드 양 / 출연 오념진, 금연령, 오가타 이세이, 조너선 창 / 제작연도 2000년
서른에 잔치는 끝난 줄 알았다. 변변한 잔치를 열어본 적도 없는 나의 30대에 최영미의 선언이 아프게 박혔다. 어느 날 눈을 떠보니 멍청한 30대가 되어 요절할 기회조차 사라진 허망함이랄까. 이미 잔치가 끝났으니 남은 세월을 가끔 <서른 즈음에>나 부르며 일상이나 대충 수습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기실 나는 잔치를 벌여본 기억조차 없었다. 2000년 당시 다큐 전문 채널에서 방송 마감에 허덕이는 나날 속에서 나만의 유사 잔치를 꿈꾸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한달에 한두번 운 좋게 쉬는 주말에 간혹 ‘100만원의 날’을 정하고 하루 새 100만원을 쓰곤 했다. 아침에 현금으로 100만원을 뽑아서는 당일 운좋게 만난 이와 젊은 졸부처럼 탕진하거나, 홀로 맞는 날엔 한두곡외 별로인 음반이나 사도 안 사도 그만인 책들을 수십여만어치 사기도 했다. 공허와 권태에 대한 나름의 반동이었고,
이창재의 <하나 그리고 둘> 사표 유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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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 홈커밍>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많은 이국 감독들이 미국의 광활한 땅과 끝없는 도로, 한적한 노변 식당(diner)과 모텔의 풍경에 매료됐다. 빔 벤더스, 아키 카우리스마키, 왕가위, 월터 살레스로 이어지는 긴 명단에 영국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도 <아메리칸 허니: 방황하는 별의 노래>(이하 <아메리칸 허니>)로 이름을 올린다. 삶의 전망을 찾기 힘든 소녀 스타(사샤 레인)는 월마트에서 우연히 만난 청년(샤이아 러버프)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 ‘가출팸’에 합류한다. <아메리칸 허니>는 모텔과 승합차의 영화다. 아이들은 일 나가는 미니밴 안에 흐르는 음악을 따라 부르고 밤이면 모텔 마당에서 춤을 춘다. “나는 미국의 모텔이 좋다. 방문을 열면 내 차가 보이고, 문 밖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낯선 이들과 대화가 시작된다.” 안드레아 아놀드의 표현이다.
06/28
어떻게 한 거지? 설마 체구를 줄인 건가?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인턴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