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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 <겟 아웃>(2017)을 보고 힐시티(Hillcity)란 제목의 건축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그 이유는 둘 다 ‘이종교배’를 통해서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0년 프랑스의 지방도시 그르노블에서 진행된 한 공모전에 네덜란드 건축가 3명이 한팀을 만들어 건축계획안을 제출했다. ‘2000년을 위한 주거형식’이라는 공모전 주제에 대응한 이들의 안은 ‘힐시티’(Hillcity)라는 다소 평범한 제목을 갖고 있었다. 디자인의 측면에서 보면 고루하다고 할 수도 있는 양식의 주택들(우리식으로 표현하면 ‘집장사’ 집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주택)을 언덕 위에 배치한 계획이다. 이들의 계획안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그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계획 속의 언덕은 콘크리트를 사용해서 만든 인공 구조물이다. 자연을 인공적인 형태로 바꾸는 데 거리낌이 없는 나라의 이 건축가들은, 도시 안에 작은 ‘산’을 건설하기를 제안한다.
[영화와 건축] 공포영화 <겟 아웃>을 보고 건축 프로젝트 ‘힐시티’가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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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아마드 자말은 수십년에 걸쳐 대중적인 인기와 존경을 얻었다. 올해도 8곡을 꽉 채운 한 시간짜리 음반 《Marseille》를 출시할 정도니 말이다. 1940년대 미국 흑인 사회의 전형처럼 그는 일요일마다 침례교 교회에 다니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하지만 20대 초반에 접어들며 이슬람 문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1950년은 자말에게 특별한 해로 남았다. 저명한 재즈 클럽들이 존재하는 시카고로 터전을 옮겼고, 이슬람교로 개종한 것이다. 프레데릭 러셀 존스라는 본명 대신 ‘아마드 자말’로 이름도 바꿨다. 동시에 스리 스트링스라는 트리오를 이끌며 재즈 클럽에서 경력을 쌓았다. 자말의 밴드는 밤마다 클럽에서 연주했다. 재즈 음악가들의 자유로운 선율과 유연한 연주는 이토록 ‘라이브’ 공연이 익숙한 환경에서 나온다. 1958년 1월, 시카고 퍼싱 호텔의 퍼싱 라운지 연주 실황 중 직접 고른 8곡을 담은 음반이 《At the Pershing: B
[마감인간의 music] 아마드 자말 《At the Pershing: But Not for Me》, 이 한장의 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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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네개’를 단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의 소위 공관병 ‘갑질’ 뉴스로 시끄럽다. 여단장이나 사단장이 부대에 시찰 나온다는 소식에 갑작스레 모든 일정을 중지하고 미화공사에 동원되었던 경험이 없는 예비역이 있을까. 박찬주 대장의 ‘갑질’은 그저 군대 내의 특수한 문제가 아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떠오른 ‘갑질 논란’이 말해주듯, 한국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을에 대한 갑질이 자행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갑과 을의 관계가 언제나 변동 가능하다는 데 있는데, 여기서 서러웠던 을은 저기서는 갑이 되어 다른 을에게 갑질을 하기 일쑤다.
여간해서는 변치 않는 갑을 관계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관계다. 이 둘의 관계는 나이 차이라는 전통적인 조건에 더해 경제불황의 장기화라는 특정한 경제적 조건으로 인해 철저한 갑을 관계로 구성된다. 2015년 벌어졌다 최근에야 보도된, 전 러시아문화원장의 여대생 성추행 사건이 전형적이다. 50
유구한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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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리안 / 출연 수라즈 샤르마, 이르판 칸 / 제작연도 2012년
‘내 인생의 영화’라는 주제를 듣자마자 ‘아! <라이프 오브 파이>에 대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영화는 나로 하여금 입체영상 공부에 뛰어들게 해준 <아바타>지만, 3D 입체에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시키면서 치유에 관한 콘텐츠(<당신의 기억은 안녕하십니까?> 치매 체험 드라마)를 제작해보니 스토리텔링 안의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더불어 치유에 관한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3D 입체를 활용해 가장 정신적이고 근원적인 이야기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내 인생의 영화라는 주제를 듣자마자 <라이프 오브 파이>가 떠오른 것은 나 역시 새롭게 발전하는 기술을 통해 정신적이고도 근원적인 이야기를 하고픈 욕망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바타>가 내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준
전우열의 <라이프 오브 파이> 기술적인 황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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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종의 전쟁>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엘리자의 내일>은 개혁 운동에 청춘을 바쳤으나 좌절한 채 부모가 된 세대의 이야기다. 의사 로메오(아드리안 티티에니)는 똑똑한 딸 엘리자가 부조리에 전 루마니아 사회를 탈출해 서구의 엘리트로 살아가길 바란다. 그런데 엘리자의 유학길에 뜻밖의 사고로 생긴 장애물은 로메오에게 부정한 청탁을 행하게 만든다. 어느새 혐오하던 부조리의 일부가 돼버린 중년의 이야기는 망연자실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신세’의 네트워크는 거의 희극적이다. 청탁은 금전이 아니라 뒷날의 청탁과 맞교환되고, A가 B에게, B가 C에게 연줄을 빌렸는데 C가 A의 힘을 필요로 한다면 A가 C에게 갚기도 한다. 서클 안쪽에서 보면 공정해 보이지만, 급행을 잡아탄 누군가 대신 기회를 빼앗긴 외부자에겐 그렇지 않다. 누구 한 사람 자유롭지 못한 그물망을 암시하듯 <엘리자의 내일> 속 대부분의 대화는 전화벨 소리에 방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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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헤일, 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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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주제어는 ‘여성’이다. 억압받던 여성의 목소리는 불평등에 대한 본질적인 성찰로부터 시작되어 일상생활 속 구체적인 부분에 관한 문제제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점에서 쏟아지는 중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던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는지 다 함께 놀라고 있다. 방송도 이 트렌드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온스타일의 <뜨거운 사이다>와 <바디 액츄얼리> 등이 그 범주에 속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슈가 목마를 때’라는 부제를 단 온스타일의 <뜨거운 사이다>에는 방송인 김숙과 박혜진을 필두로 영화 저널리스트 이지혜, CEO 이여영과 변호사 김지혜, 배우 이영진까지 여섯명의 여성이 출연한다. ‘이번주 뜨거운 이슈’에서는 ‘여성 중심의 예능이 부재한 시대’라는 주제 아래 채널 결정권자가 주로 남성인 상황과 더불어 예능에 등장하는 온갖 맨스플레인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을 짚어본다. ‘오늘의 문제적
[TVIEW] <뜨거운 사이다> 그녀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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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배우가 사석에서 지난해의 광장에 대해 뜨겁게 감동하는 말을 늘어놓다가 광주 이야기가 나오자 별안간 “그건 북한에서 한 게 맞대”라고 말하는 걸 본 적이 있다.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기념식장에서 특정한 노래를 부르냐 부르지 못하느냐가 그리 중대한 화두였던 사회. 이미 오래전에 허구로 드러난 북한 개입설을 여전히 주장하는 익명들이 있는 사회. 죗값을 온전히 치르지 않은 죄인이 오래도록 많은 것을 누리며 그것은 폭동이었다, 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사회. 세상이 많이 바뀐 것 같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런 곳이었다.
그런 세상 안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이야기들의 관심은 주로 ‘오래된 권력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참상을 얼마나 재현해 낼 수 있느냐에 맞추어졌다. 최대한 재현하고 있는 힘껏 알려야 한다는 선의가 존재했다. 광주를 다룬 새 영화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이번 영화는 사실을 얼마나 담아냈느냐’를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느냐’의 리트머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역사를 바꾼 공동체의 양심에 관한 이야기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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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스파이 브릿지>를 다시 봤다. 이 영화의 미덕은 그야말로 차가운 이성의 드라마라는 데 있다. 변호사 도노반(톰 행크스)이 스파이로 의심받는 아벨(마크 라일런스)과 오랜 시간 마주하면서 인간미에 감화되었거나 무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변호에 힘쓰는 것이 아니다. 첫 만남에서도 그저 가벼운 신상정보만 나눌 뿐, 그 어떤 사적 감정도 끼어들 틈이 없다. 도노반은 ‘반역자라도 변론의 기회는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합법적인 증거로 입증하기 전까지는 무죄다’라는 당연한 원칙에 입각해 그저 법조인으로서의 직분에 충실할 뿐이다. 영화의 바탕이 된 실존 인물이 어땠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영화에서 그는 우파도 좌파도 아니다. “법 위에 조국 안보가 있다”는 판사 앞에서 도노반은 자신의 그런 믿음이 바로 좌우를 초월한 ‘당연한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최근 빠져들어 봤던 드라마 <비밀의 숲>의 검사 황시목(조승우)도 그랬다. 그는 일체의 사적 감정 없이 사건
[주성철 편집장] 아벨과 황시목의 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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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2017)의 첫 장면은 신화의 땅 ‘테미스키라’이다. 아마존의 전사들이 사는 곳이다. 산꼭대기에 크고 작은 돌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주변엔 푸른 나무들이 둘러쳐져 있다. 게다가 산 정상의 마을인데 곳곳에 작은 폭포와 시냇물도 보인다. 이곳이 현실이기보다는 신화의 공간이니, 지리적 개연성이 떨어져도 크게 문제될 게 없었다.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이 잔뜩 입혀져 있어서, 환상처럼 보이는 이곳은 산 정상의 바위 집 도시로 유명한 마테라(Matera)다. 이탈리아 최남단인 바실리카타주에 있는 작은 고도다. 폭포, 시냇물, 돌집 외벽의 나무들은 CG의 효과이고, 산 정상에 돌집들로 만들어진 ‘기이한 도시’의 모습은 현실 그대로다. 마테라는 <원더우먼>에 그려진 대로 현실이기보다는 차라리 환상에 가까운 도시다.
바위 산 정상의 고대 도시
이탈리아 남단의 마테라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네오리얼리즘 덕분이다. 노동자, 농민들의 일상을 포착하려는
[트립 투 이탈리아] 마테라, 바위 집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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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를 거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빌보드 차트에서 유일하게 선전하고 있는 록밴드가 일렉트로닉 댄스를 장착한 이매진 드래곤스라는 것만 봐도, 지금의 록밴드들이 빌보드 차트를 훑다가 어떤 마음이 들지 대충 짐작이 된다. 아케이드 파이어도 어쨌든 ‘댄스’란 화두에 대답을 내놓아야 했을 것이다. 2013년작 《Reflektor》는 록밴드가 최대한 클럽 댄스로 달려가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실험한 앨범이었다. 앨범 전체가 마치 ‘리믹스’처럼 들렸다. 록과 댄스의 결합으로 호평받은 프로듀서 제임스 머피를 곁에 두고 장중한 편곡을 뒤로한 채 심플한 디스코 그루브에 도전했다.
4년이 지난 지금 댄스의 존재감은 훨씬 더 커졌다. 그렇다면 아케이드 파이어는 어떤 음악을 해야 했을까. 아예 드럼 머신만 써야 했을까? 신시사이저 비중을 대폭 높여야 했을까? 신작 《Everything Now》는 그룹이 반대 방향을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댄스지만 전처럼 클럽 그루브 수준으로까지 나아가진
[마감인간의 music] 아케이드 파이어 《Everything Now》, 팝이라는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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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산에 사는 30대 여성이 남편이 잠든 사이 5개월 된 아기를 안고 아파트에서 투신해 중상을 입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아내가 평소 육아의 어려움에 괴로워했다는 기사에, ‘애 보는 게 뭐가 힘들다고’, ‘엄마가 돼서 모성애도 없냐’고 말하는 댓글을 읽으며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나는 이상하게도 무고하게 피해를 입은 아이가 아니라 괴로웠을 아이엄마의 마음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가고 있었다. 아마 얼마 전 겪은 처참한 실패 때문일 것이다.
지난 주말, 제주에 사는 남동생 부부가 한돌 반이 된 딸과 서울을 찾았다. 그간 마감에 치여 조카를 볼 수 없었던 나만 속 모르고 신났지 엄마는 집 안 구석구석 아이용 안전장치를 장착하느라, 동생 부부는 온갖 짐을 둘러업고 어린 아기까지 비행기에 태우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했다. 어쩐지 좀 미안해진 나는 책임지고 조카를 봐주겠노라 큰소리쳤다. 그동안 밀린 고모 노릇 다 할 테니 안심하고 나가라고, 둘이 데이트도 하고 오라며 동생 부부를 밖
온 마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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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스탠리 큐브릭 / 출연 커크 더글러스, 진 시먼스, 로렌스 올리비에 / 제작연도 1960년
내 꿈은 영화배우였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생활기록부 장래희망란에 그렇게 기록돼 있다. 그 시절은 그랬다. 한주 동안 <주말의 명화>를 기다렸다. 설날과 추석을 기다리는 이유도 극장에서 ‘특선영화’를 볼 수 있어서였다. <주말의 명화> 시그널 음악인 <영광의 탈출> 주제곡이 흘러나오면 지금도 설렌다. 영화에 관한 기억은 그만큼 강렬하다.
추석과 설날 말고 영화 볼 기회가 또 있었다, 바로 크리스마스다. 아버지가 큰맘 먹고 영화 <스팔타커스>를 보여주셨다. 커크 더글러스가 주연이었다. 로마의 폭정에 맞서 싸웠던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 이야기다. 지금은 유명하지만 당시엔 초짜 감독이었던 스탠리 큐브릭이 연출을 맡았다. 그 시절엔 믿고 본다는 오스카상도 네개나 받았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3학년쯤이었다. 어리지 않았다. 적어도 어른들이 생
강원국의 <스팔타커스> 장래희망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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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성향 일간지에 맞서는 대안언론을 그리는 드라마가 적지 않았다. 한데 언론사 탐사보도팀 해체에서 출발해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 ‘기레기’가 상용되는 현재시점을 조망하는 SBS <조작>의 언론생태계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극중 근본 없는 매체로 분류되는 <애국신문>의 자칭 기레기 한무영(남궁민)과 유력 일간지 <대한일보> 나성식(박성훈) 기자가 멱살잡이를 하는 장면이 있다. 이들의 다툼은 서로 이익을 취하는 일종의 공생 관계가 깨졌기 때문이다. 무영은 사건에 직접 개입해 얻은 정보로 기사를 쓰고, 낮은 매체 신뢰도로 보도할 수 없는 정보는 성식에게 팔아넘겨 출력을 높이는 앰프로 <대한일보>를 이용했다. 또한 자사 탐사보도팀이 해체된 <대한일보>쪽은 무영을 익명의 제보자로 삼아 특종을 내보냈다. 하지만 앰프는 전원이 뽑혔고, 제보자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는 파괴되었다.
<조작>은 기자 출신 경영진 구태원(문성근)을 언론
[TVIEW] <조작> 언론에 대해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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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편의 장편을 만들고, 35편의 단편을 만들었으며, 48편의 각본을 제공한 자. 영화감독치고는 비교적 덜 이기적이었던 자, 여기 잠들다.” 과거 2003년 영화잡지 <키노>에서 두꺼운 2권짜리 <영화감독사전>을 만들면서 여러 한국 감독들을 대상으로 앙케트를 진행한 적 있다. 그중 ‘당신의 묘비명을 직접 쓴다면?’이라는 다소 민망한 질문에 대한 박찬욱 감독의 답이었다. 약속한 편수를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 동생 박찬경 감독과 함께 ‘파킹찬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지금까지 단편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시나리오작가로서도 왕성하게 써나가던 시절의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역시 연출부로서, 시나리오작가로서, 실패한 데뷔작을 내놓은 감독으로서 얼마나 혹독하게 충무로 생활을 했으면, 감독의 여러 덕목, 아니 자신의 다짐으로 무엇보다 ‘덜 이기적’이고 싶어 했을지가 가장 흥미로웠다.
같은 <영화감독사전>에서 또 다른 앙케트 질문 중 ‘
[주성철 편집장] 박찬욱관 개관에 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