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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차이밍량 / 출연 이강생, 양귀매 / 제작연도 2003년
영화보다 영화관이 더 좋았던 유년 시절, 집 근처에 극장 하나가 문을 열었다. 두개의 영화관이 함께 있었고 주변에 놀이공원, 스케이트장, 볼링장, 음식점도 있었다. 옛날식 단관 극장이 대세였던 당시로서는 문화적 충격이었다. 극장이 문을 열자 사람들은 매표소 앞에 길게 줄을 섰고 ‘매진’이라는 붉은 글씨는 인기와 위세를 과시했다.
그로부터 20년 뒤. 어느새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대세다. 유년 시절에 인기를 끈 최신식 극장 역시 노후한 시설 때문에 폐관을 준비했다. 그곳이 문을 닫기 직전, 나는 한동안 가지 않았던 추억의 영화관을 찾았다. 예전의 위용은 온데간데없었고 극장엔 사람이 없어 직원을 찾아 영업 여부를 물어야 했다. 표를 끊고 극장에 들어가자 예전 그대로인 상영관이 보였다. 손잡이가 달린 푹신한 미닫이문, 의자 등받이에 씌워진 하얀 시트, 목을 잔뜩 추어올려서 봐야만 하는 커다란 스크린. 텅 빈 극장의 익
[내 인생의 영화] 양경모의 <안녕, 용문객잔> 극장의 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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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 피의자를 신문하는 자리. 검사는 소파에 앉은 피의자 옆에 등받이 없는 보조의자를 끌어다놓는다. 말없이 시선을 떨어뜨린 검사의 눈치를 살피던 피의자는 엉거주춤 일어나 보조의자에 앉는다. ‘당신은 손님이 아닌 피의자로 내 방에 왔다’는 무언의 압박.
tvN <비밀의 숲>의 검사 황시목(조승우)은 어릴 때 뇌수술을 받고 감정을 거의 느끼지 못하게 된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상대를 더 집요하게 관찰해 정보를 모은다. 걸핏하면 고성을 지르는 열혈 검사, 폭력 형사 캐릭터에서 과하게 분출하는 감정을 덜어낸 셈인데, 보는 쪽에선 비로소 사람이 생각이란 걸 하는구나 싶다. 배우에겐 침묵과 시선의 밀도로 캐릭터의 지능을 설득해내야 하는 과제가 생긴 셈이다.
목적이 있을 때만 말할 뿐 남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시목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저마다 다른 화법을 지닌 인물들을 만나 도드라지고 또 비교당한다. 외톨이 검사 시목과 사건에 얽히게 된 경위 한여진(배두나)은 똑같
[TVIEW] <비밀의 숲>, 단단한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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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연락을 주고받다 끊긴 여배우가 있다. 연락이 끊긴 이유는, 당연한 얘기지만 활동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거의 10년도 더 된 2000년대 초반에 처음 만나 인터뷰를 했었다. 이번호 ‘독립영화계 신 여성배우들 7인’ 특집처럼 여러 단편영화의 주인공 혹은 상업영화의 조·단역으로 이제 막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들을 만나는 특집이었다. 그런데 당시 그 배우는 약속시간보다 무려 2시간 늦게 촬영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소속사가 없는 데다 집은 경상도라 기차를 타고 서울로 왔고,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라 노선표만 보고 버스를 잘못 탔기에 늦은 것이었다. 섭외 전화를 했을 때 서울에 있는 것으로 얘기하지 않으면, 혹시라도 (기자와 사진작가가 번거롭게 지방 출장을 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 인터뷰가 취소될까봐 “마침 오디션 보려고 서울에 있는 중”이라고 거짓말을 하고는 부랴부랴 서울로 온 것이었다. 나중에 얘기를 나누며 안 것이지만 “어디쯤 오셨어요?”라는 기자의 확인 전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이 얼굴을 기억해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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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완공된 서울역 공중보행로를 건축유형으로 분류한다면 최근에 생겨난 형식이다. 더 많이 알려진 것은 뉴욕의 ‘하이 라인’(The High Line)이지만, 첫 번째로 완공된 것은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La Promenade Plantee)다. 이 유형이 새로운 이유는 고가철도, 고가도로가 19세기와 20세기에 만들어진 구조물이고, 이 형식의 구조물이 더이상 필요 없어진 것이 최근에 일어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철로가 필요 없어지는 이유는 보통 물류의 이동에 이용되는 철도가 도심에 위치할 이유가 적어진 것 때문이고, 고가도로가 철거되는 이유는 자동차를 우선하던 생각이 변화되었기 때문이다.
공중보행로의 이유 있는 변형들
공중보행로로는 첫 번째로 만들어진 프롬나드 플랑테는, 1969년 파리 시내 바스티유역으로 연결된 고가철도의 운행이 중단된 후, 바스티유역이 오페라하우스로 개발되고 철로는 1993년에 공중공원으로 계획되었다. 파리를 계속 걸어다니는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영화
[영화와 건축] <비포 선셋>의 프롬나드 플랑테와 뉴욕의 하이 라인, 그리고 서울로 7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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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 5집을 2008년에 샀다. 출근 전,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 음반을 사고는 아침부터 야근하는 밤까지 들었다. 무수히, 반복적으로, 수백번씩. 어떤 곡들은 ‘천’ 단위를 훌쩍 넘겼다.
언니네 이발관이 데뷔했을 무렵에는 고등학생이었고 힙합에 빠져 있었다. 세 번째인가, 네 번째 음반에 와서야 언니네 이발관의 전작을 듣고, 몇번의 공연을 보고- 지금 사라진 홍대 쌈지홀의 ‘월요병 콘서트’ 같은 것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중반 그들이 만들고 연주한 곡들은 내 20대의 노래가 되었다.
정규 6집 《홀로 있는 사람들》(2017)은 이석원이 곡을 쓰고 이능룡이 기타를 연주하며 전대정이 드럼을 연주하는, 우리가 아는 언니네 이발관의 ‘마지막’ 정규 음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도>와 <혼자 추는 춤> 같은 곡의 노랫말은 그래서 더 구슬프다. 앨범 제목과 같은 8번째 곡, <홀로 있는 사람들>은 이석원의 소개 글처럼 ‘세상이 바라던
[마감인간의 music] 마지막에 대하여 - 언니네 이발관, 《홀로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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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윤리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나는 결단코 타인을 알 수 없음을, 혹은 이미 안다고 믿었던 것들도 알지 못하게 되었음을, 혹은 심지어, 내가 누구인지 다시금 모르게 되었음을 깨닫는 것. 모든 위대한 예술은 우리를 ‘모르게’ 만든다. 즉 지금껏 당신이 알고 있던 ‘인간’이라는 것이 사실은 알 수 없는 존재임을 깨우쳐준다? 최근 필립 로스의 <휴먼 스테인>을 다시 읽으며 소설의 윤리에 대해 생각했다. 인종주의자로 찍혀 사임한 백인 노교수 콜먼 실크가 자신이 실은 하얀 피부를 가진 흑인이라는 진실을 밝히지 못했음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질문한다.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다’고 여기는 누군가를 진짜 ‘알고’ 있는가? 이 소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안다고 여기는 이들이 가하는 폭력에 대해 말한다. 문제는 이 폭력이 ‘정치적 올바름’을 등에 업는 경우, 자연스레 정당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올바름은 다 좋지만, 오직 한 군데에서 틀렸다. 타인이
[문강형준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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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게 결국 돈이라는 말은 어디까지 맞고 어디에서 틀릴까.
돈이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말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리다. 부자도 결국 죽는다. 돈으로 산 사람마저 죽일 수 있다는 말은 모두 맞다. 빈털터리는 쉽게 죽는다. 힘센 자들은 이 사실을 예감한다. 약한 자들은, 절감한다.
10년에 걸친 해군기지건설 강행으로 마을공동체 파괴를 겪은 제주 강정마을에 34억5천만원 구상권이 청구됐다.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의 방해로 공사가 지연됐다는 이유다. 700여명의 연행, 60여명의 투옥, 4억여원의 벌금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국가는 돈 폭탄을 던졌다. 2009년 하루아침에 일터를 정리당한 쌍용차 노동자들의 저항은 거셌다. 경찰은 테이저건을 쏘는 등 강경진압으로 일관했다. 충돌로 발생한 장비파손 등을 근거로 국가는 해고노동자들에게 16억7천만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임금과 퇴직금, 부동산이 가압류됐다. 94명 구속, 300여명 형사처벌, 28명의 희생자로 상
[노순택의 사진의 털] 앙갚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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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크리스 마르케 / 출연 알렉산드라 스튜어트 / 제작연도 1982년
영화를 대하는 나의 태도는 다큐멘터리를 알기 전과 후로 나뉜다. 2009년 봄학기 ‘다큐멘터리 역사’를 수강하면서 많은 작품을 보게 되었고, 이후 다큐멘터리의 언어에 대해 조금은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경천동지’까지는 아니지만 ‘상전벽해’와 같은 경험이었다. 그즈음 나는 구조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던 한국영화계에 질려 있었다. 엇비슷한 상업 극영화들에 갈증을 느끼던 때, 다큐멘터리는 나의 편향된 영화 관람 이력에서 하나의 돌파구가 되었다. 크리스 마르케의 <태양 없이>는 그런 나의 변화를 이끈 기폭제가 된 작품 중 하나다.
<태양 없이>의 내레이션은 충격적이다. 산도르 크리스나라는 인물이 쓴 편지를 한 여성이 읽고 거기에 주석을 덧붙인다. ‘사실의 기록’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이러한 형식은 전통적인 다큐멘터리의 가정들에 질문을 던진다. 또 파편화되고 분절적인 몽타주 형식은
[내 인생의 영화] 한선희의 <태양 없이> 영화, 나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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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일기에 <원더우먼>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임신 기간을 제목으로 삼았다는 점은 같지만 <24주>는 <나인 먼쓰>의 대척점이다. 성공한 스탠드업 코미디언 아스트리드(율리아 옌치)는 행복하게 기다리던 태내의 둘째 아이가 이중고를 안고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24주>는 어떤 경우에도 생명의 소중함을 예찬하는 매끈한 휴먼 드라마로 흘러가지 않는다. 남편과 어머니는 긍정적 격려를 보내지만, 매순간 체내에서 아이를 느끼고 출산 후에는 더욱 강력하게 아이의 운명과 연결될 아스트리드는 누구도 공유할 수 없는 고뇌 속에 혼자다. 아네 초라 베라헤트 감독은 조산아들이 체감하는 세계와 유사하게 디자인된 병동에서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시각화한다. 그녀와 아기를 더없이 사랑하는 남편이 동행했지만 그와 유리문으로 분리되자마자 아스트리드는 미지근한 물 같은 적막속을 혼자 걷는다.
06/04
21세기 슈퍼히어로영화에 제3막이란 무엇일까. 7부 능선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캐츠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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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를 통해서 외국인 출연 프로그램 JTBC의 <비정상회담>, 스핀오프 격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다루었다. 이제 외국인들이 게스트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메인으로 나선 프로그램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MBC 에브리원의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도 그중 하나다.
래퍼 딘딘과 먹방 전도사 김준현, 그리고 신아영 아나운서가 패널이다. ‘내 친구의 집’을 찾아온 이들은 이미 반쯤은 한국 사람인 ‘알 차장’ 알베르토의 고향 친구들이다. 세명의 친구들은 공항에서 지하철로, 지하철에서 식당으로 복잡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들의 행보에는 계속해서 웃음이 남는다. 흡사 우리가 관찰예능의 메인 패널이 된 느낌이다.
서울이 론니플래닛이 선정한 ‘세계 10대 여행하고 싶은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 하고, 한국에 살고 싶어 하고, 한국인과 결혼하여 정착하는 외국인이 많아지고 있다(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투수 더스틴
[김호상의 TVIEW]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한국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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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윙>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가끔 그렇게 때늦은 궁금증이 생길 때가 있다. 토비 지글러? C. J. 크렉? 아니 바틀렛 대통령 자신이었을까? 이제는 극중에서도 현실에서도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리오 맥게리를 빼놓을 수는 없겠지. 우리의 영원한 비서실장 리오의 명복을.
사실 <웨스트 윙>의 주인공은 어느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두번의 임기 동안 백악관을 거쳐간 바틀렛 정부의 모든 참모들일 것이다. 이게 정답이다. 도중에 하차한 사람, 사망한 사람, 나중에 돌아온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말이다. 비이성의 험로로 돌진했던 현실의 부시 정부를 견딜 수 있었던 건 브라운관 속 바틀렛 행정부의 상식인들 덕분이었다.
나는 아직도 9·11 테러 직후 이 드라마가 보여준 훌륭한 태도를 잊지 못한다. 이들은 테러가 벌어지자 본래 예정되었던 시즌 프리미어를 취소하고 긴급 에피소드를 편성했다. ‘이삭과 이스마엘’이라는 제목의 이 에피소드에서 그들은 이슬람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웨스트 윙> <캐빈 인 더 우즈> <겟 아웃>의 브래들리 휫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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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액션배우도, 아시아 배우도, 여배우도 아닌 그냥 배우입니다.” 2007년 출연작 <북극>으로 양자경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인터뷰를 한 적 있다. <북극>에서 그녀는 툰드라 지역에서 사람을 피해 도망다니며 힘겹게 살아가는 주인공이었다. 양자경을 여전히 <예스마담>이나 <와호장룡>으로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적잖이 당황할 수도 있는 영화였다. 물론 오래전에 출연한 <송가황조>(1997)를 시작으로 <게이샤의 추억>(2005) 등에 출연하며 이른바 (개인적으로 몰아내야 할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정극 연기’라는 것을 보여주긴 했다. 하지만 나로서도 <북극>에 대해 “보다 현실적이고 잔인한 역할에 끌렸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당시로선 낯설었다. 여전히 양자경은 많은 팬들에게 ‘액션배우’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 이후 <선샤인>(2007), <황시>(2008)를 비롯해 아웅산 수치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최고의 전사 양자경과 혜영홍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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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전통 가운데 하나가 ‘일상성’의 강조다.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매일 반복하는 일에서 독특한 의미를 찾는다. 이런 태도는 촬영장소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 관광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역사적 유적지가 아니라, 로마의 평범한 사람들이 늘 걷고 지나치는 무명의 장소가 영화의 주요 배경이 된다. 네오리얼리스트들, 그리고 이들의 후예들이 피하고 싶은 게 윌리엄 와일러의 <로마의 휴일>(1953)처럼, 또는 우디 앨런의 <로마 위드 러브>(2012)처럼 로마가 관광의 대상으로 소비되는 것이다. 현대 이탈리아 감독 가운데 도시에 대한 낭만적 환영을 깨고, 네오리얼리스트들처럼 이웃마을 같은 ‘평범한 로마’를 그려내는 대표적인 작가가 난니 모레티다.
모레티의 ‘관광지 기피증’
영화사적으로 볼 때 ‘로마의 주인’은 페데리코 펠리니다. 그의 <달콤한 인생>(1960)은 로마에 대한 영화적 찬사일 테다. 펠리니의 대표작들은 주로 로마를 배경으로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난니 모레티의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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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의 사랑을 공유할 때 ‘연애한다’고 한다. 같은 말을 검정치마의 조휴일은 뭐라고 표현했을까? 새 앨범 《TEAM BABY》의 수록곡 <한시 오분>에서 그는 사랑하는 상대와 자신을 “같은 템포의 다른 노래”라고 표현했다. 음악가다운 음악적 사랑 고백이다.
그의 가사는 공감대가 높으면서도 위트가 있다. 연애가 꽤 진행돼 “사랑한단 말이 맨 정신엔 자꾸 뜸해지는” 시기가 오면 “변했다”며 지적하는 애인에게 이런 후렴구를 반복해 들려주기도 한다. “변하지 않는 건 다이아몬드하고 널 사랑하는 나밖에는 없다고.” 수록곡 <Diamond>의 내용이다. 이번 앨범은 온통 사랑 이야기로 가득하다. 앨범 커버부터 결혼식 사진이다. 앨범 제목 ‘TEAM BABY’도 ‘커플’의 다른 말인지도 모른다. 수록곡 <Love Is All>에선 계속 이렇게 반복한다. “love is all, all is love, love is all, 사랑이 전부인 거야.”
가사
[마감인간의 music] 음악적 사랑 고백 - 검정치마, 《TEAM B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