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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1월17일, 해안가 작은 마을에서 총성이 울렸다. 무장대의 습격으로 군인 두명이 죽었다. 시신을 발견한 마을 주민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열명의 원로가 시신을 들것에 담아 군부대를 찾아갔다. 군인들은 흥분했다. 경찰가족 한명을 뺀 아홉명을 그 자리에서 사살했다. 그리고 마을을 급습했다. 가옥 400여채가 화마에 휩싸였다. 1천여명의 주민을 운동장으로 몰아넣은 군인들은 아이들에게 빨갱이 가족을 골라내라고 지시한다. 여의치 않자, 마구잡이 학살이 시작됐다. 경찰 김병석은 증언했다. “군 지휘관들은 적을 죽여보지 못한 사병들의 경험을 위해 박격포 섬멸 대신 총살을 택했다.” 북촌리에서 443명이 숨졌다. 살아남은 남자가 없다시피 했다. 이듬해 전쟁이 터지고 3년이 지나서야 끝났다. 1954년 1월, 주민들은 전쟁 때 죽은 마을 출신 장병의 추도식 자리에 모였다. 이때 누군가 “오늘은 우리 마을이 불타 사라졌던 날이기도 하니 그때 죽은 이들을 위해 묵념하자”고 제안하자, 아이고 아
[노순택의 사진의 털] 촛불은 인민 태극기는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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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가브리엘 액셀 / 출연 스테판 오드랑, 보딜 크예르, 브리기테 페더슈필 / 제작연도 1987년
재미삼아 페이스북에 돌아다니는 ‘나를 설명하는 문장’이라는 검사를 해봤다. 그 첫 번째 특징으로 ‘멋진 요리사’가 나왔다. 결과를 본 페친들이 의외라며 놀려댄다. 정치학을 공부하고 정치권에서 온갖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내게 여전사는 몰라도 요리사는 아니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피곤에 지쳐 영화 한편 보고 싶을 때 내가 주저 없이 택하는 건 요리영화다. 음식은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일본 시골의 소박한 음식을 보여준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2: 겨울과 봄>은 물론 <남극의 쉐프> <아메리칸 셰프> <식객> <줄리 & 줄리아> <라따뚜이> <로맨틱 레시피> 등 요리를 소재로 한 영화는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요리란 내가 힘들고
[내 인생의 영화] 조기숙의 <바베트의 만찬> 음식은 종교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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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영화에서처럼 막 러블리하고 그렇진 않다.” 갓 결혼한 커플이 함께 양치질을 하는데, 막상 상대가 보는 앞에서 거품을 뱉기 민망해서 괜히 길어지는 칫솔질 소리가 욕실에 울린다. 거리낌 없이 방귀를 붕붕 뀌어대는 배우자와 오래 살고 있다면 tvN <내일 그대와>의 송마린(신민아), 유소준(이제훈) 커플의 풋풋함이 귀엽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겐 생활과 습관이 다 섞여들 만큼의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 시간여행자인 소준이 다녀온 미래에선 둘이 3개월 만에 헤어지게 된단다. 3년 후 같이 죽게 되는 운명을 바꾸려 한 결혼인데, 그마저도 곧 깨진다니. 뭐가 잘못된 걸까?
낡은 브래지어를 버리려다 도로 세탁기에 넣고 새 속옷을 사느니 술 사먹는다 흥얼거리던 마린의 삶에서 생활감이 사라진 건 소준과 급하게 결혼한 후부터다. 거실에 걸린 커다란 결혼사진만 치운다면 소준의 집에 마린의 흔적은 남지 않는다. 나쁜 술버릇, 속물 엄마, 아역배우였다가 잘 안 풀린 케이스로
[유선주의 TVIEW] <내일 그대와> 말이 통해야 운명을 바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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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오십인 선배가 난생처음으로 반백년을 멀리하던 드라마에 빠졌다. 그래, 당신이 생각하는 그 드라마가 맞다, <도깨비>. 좋은 날도 좋지 않은 날도 어중간한 날도 <도깨비> 재방까지 돌려 보던 선배는 관심없다는 나를 붙들고 굳이 <도깨비> 스토리를 설명하다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근데 그 비서가 간신의 환생이야. 엄청난 복선이라고 할 수 있지.” … 요새 이런 사람 많다더니.
내가 손수 독사진까지 검색해 보여주어도 두 사람이 동일 인물이라고 우기던 선배는 배우 이름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고서야 망연자실, 자학에 빠졌다. 노안이 왔나봐, 아니야, 총기가 떨어진 거겠지, 설마 둘 다인 건가, 중얼중얼.
나는 총체적 노화에 시달리는 선배를 위로하고 싶었다. 남 일 같지가 않았다, 나도 멀지 않았거든. “괜찮아, 헷갈리는 사람 많대요. 도깨비 비서 연관 검색어가 간신이라니까? 그래도 왕여가 여진구인 줄 아는 사람보다는 낫잖아요.” 선배는 화들짝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패셔니스타의 도(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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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캐릭터로는 더 할 얘기가 없어 여성주인공을 내세웠다”,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할까봐 그런 음악을 쓰는 것일 뿐”, “영화감독에게는 무엇보다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등 B무비의 거장 스즈키 세이준은 남다른 상상력과 특유의 ‘쿨’한 태도로 영화계의 기인(奇人)으로 통했다. 자신의 영화 <살인의 낙인>(1967)을 리메이크한 <피스톨 오페라>(2001)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당시 원작과 달리 여성주인공을 내세운 이유, 록음악과 일본 전통음악을 흥미롭게 뒤섞은 사운드트랙, 오랜 영화계 생활을 해오면서 영화감독이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한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뿐만 아니라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으로부터 <피스톨 오페라> 상영 전 감사패를 받고는 ‘손이 풀려’ 감사패를 떨어트리는 해프닝을 연출했는데, 심지어 영화 상영 도중 그 트로피를 가슴에 꼭 안은 채 숙면을 취하기도 했다. 귀엽게도(?) 세계적인 거장이 자기 영화 상영 때 졸았으니 이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스즈키 세이준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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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초상화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독일 화가 티슈바인이 그린 그림일 것이다. 괴테가 흰색 망토 모양의 긴 겉옷을 걸치고, 로마 근교를 배경으로, 그리스 로마의 신처럼 비스듬히 누운 듯 포즈를 잡고 있는 그림이다. 괴테의 오른쪽 옆에는 신화를 조각한 돌이 있고, 가운데 약간 뒤로는 제국의 폐허인 기원전 1세기의 건축물 ‘메텔라의 묘지’(Mausoleo di Cecilia Metella)가 보인다. 신고전주의 그림답게 전체적으로 편안하고 안정돼 보이며, 문호 괴테는 조화로운 자연의 주인공처럼 전면에 강조돼 있다. 작가 괴테와 화가 티슈바인은 친구 사이였고, 로마 인근을 여행할 때는 길동무였다. 두 예술가 모두 로마의 찬양자였는데, 이들이 로마만큼이나 애정을 갖고 방문한 곳이 바로 로마 근교의 ‘카스텔리 로마니’(Castelli Romani)다. 그림의 맨 뒤, 야트막한 산 주변에 형성된 14개의 작은 도시들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 카스텔리 로마니다.
로마 근교의 전원 풍경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카스텔리 로마니’ - 로마 근교 전원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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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너무 쉽게 접하고, 음악에 금세 질리기 쉬운 요즘 다시 찾아 들을만한 노래를 부르는 음악가를 만난다는 건 축복이다. 캐나다 토론토 교외에서 자란 싱어송라이터 대니얼 시저가 부르는 R&B 음악은 곳곳에 부드러운 여운이 느껴진다. 2016년 10월 발표한 최신곡이자 싱글 음반 <Get You>에 달린 익명의 댓글은 그의 음악을 듣고 느낀 감정을 압축한 두 단어였다. ‘부드럽고 독특하다.’(smooth and unique)
알려진 바로 그는 복음음악 가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교회와 신앙이 공기처럼 스며든 삶은 그에게 자연스러웠다. 데뷔 초기 발표한 EP 음반 《Pilgrim’s Paradise》(2015) 수록곡 <Violet> 뮤직비디오에 나온 성가대 신과 교회 시퀀스 역시 경험에서 우러났다. 그러나 그의 터전에서 그와 또래 친구들에게 신앙이란 흔들리는 믿음이었다. 또 다른 그의 대표곡 <Death & Taxes>는 믿음에 관한
[마감인간의 music] R&B 본연의 아름다움 - 대니얼 시저, 《Pilgrim’s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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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처럼 전시를 보러 갔다. 마침 살이 에일 듯 극강 한파가 기승을 부린 날이라 이만저만 귀찮은 게 아니었지만 흔치 않은 건축 전시라 흥미가 동해 온몸을 칭칭 동여매고 집을 나섰다. 엄밀히 말하면 건축 전시가 아니라 ‘건축가의 삶展’이라 할 수 있겠다. 현대건축의 아버지라는 르코르뷔지에의 전시였는데, 들어가자마자 그의 장례식부터 보여줬던 전시 구성은 꽤 신선했다. 그가 자신의 장례식에 쓰일 음악을 생전에 선곡해놓았다는 음악이 전시관 곳곳에서 흘러나왔는데 척박한 내 클래식 상식 중에도 가장 애정하는 곡이 끼어 있어 반가웠다.
사실 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아파트를 처음 ‘발명’했다는 정도만 사전에 알고 갔는데 현대건축의 아버지라는 칭호는 인생 대부분 공격만 당하다가 말년이 되어서야 겨우 얻어낸 훈장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건축가보다는 화가가 되고 싶었고 당대 최고의 화가 피카소에게 콤플렉스를 느낀 자였다. 모든 예술가들이 모인다는 파리에 젊은 나이에 와서 그는 실패를
[노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단순하게, 존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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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 출연 톰 크루즈, 필립 베이커 홀, 줄리안 무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윌리암 H. 머시 / 제작년도 1999년
누구나 술 취하면 당기는 음악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영화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누구나 술 취하면 당기는 영화 한편쯤은 있지 않을까. 그런데 내 책 <청춘을 달리다>에서도 밝혔듯이 나는 취향에 관한 한 그리 이성적인 타입의 사람이 못 된다.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거다. “인생의 영화 한편을 고른다면?”이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결코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고르기 힘들다”라고 대답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런 질문을 굉장히 좋아하는 나머지 그냥 <그랜 토리노>(2008)라고 발설해버린다. 물론 이 단 하나의 리스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리고 그건 대개, 기분 탓이다. <빌리 엘리어트>(2000)가 될 수도,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2000)가 내 입에서 나올 수도 있다.
기준이 필요했
[내 인생의 영화] 배순탁의 <매그놀리아> 취중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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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신조어로 ‘탕진잼’이란 말이 있다고 한다. 탕진 + 재미의 합성어로 ‘소소하게 낭비하는 재미’란 의미를 가진다. 또 하나의 신조어인 ‘시발비용’과 어울리는 말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뜻인 이 말은 탕진잼과 교묘하게 얽힌다. 2017년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소소하게 탕진할 돈조차 충분하지 않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욕지거리를 수백번은 내뱉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세태는 미디어에서 가장 먼저 읽어내고 방송 아이템으로 바로 활용한다.
‘패키지로 세계일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는 JTBC의 <뭉쳐야 뜬다>. 먹방 못지않게 많은 여행 프로에 대한 시청자들의 속내를 알고 있는 건지, 첫 모임에서 이들은 “여행 프로 너무 많지 않아?”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네 사람, 정형돈과 김성주, 안정환과 김용만. 예능 새내기이자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는 안정환을 제외한 세 사람은 이미 국
[김호상의 TVIEW] <뭉쳐야 뜬다> 여행 프로 너무 많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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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기 마련이다. 내게는 그런 장면들이 꽤 많다. 그 가운데 두 가지 장면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두 가지 장면에 관한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그것이 결국 하나의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장면은 모두 한명의 배우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평생에 걸쳐 마흔세번 죽었고, 얼마 전 마지막으로 다시 죽었다. 이 원고는 그에게 바치는 글이다.
첫 번째 장면. 데이비드 린치의 초기작 가운데 <엘리펀트맨>은 실존했던 존 메릭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기승전결이 꽤 뚜렷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린치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가장 그답지 않은 영화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야기보다 이미지와 그것을 둘러싼 공기로 먼저 기억된다는 점에서 <엘리펀트맨> 또한 감독의 인장이 곳곳에 박혀 있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존 메릭은 다발성 신경섬유종이라는 희귀병을 앓았던 실존 인물이다. 그의 얼굴에는 거대한 섬유종이 달려 있었다. 이러한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엘리펀트맨>과 <1984>의 잊지 못할 장면으로 존 허트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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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기자라는 직업은 참 애매하다. 뉴스를 발굴하고 이슈를 추적하는 일간지 본위의 이른바 ‘언론인’으로 분류되지도 않을뿐더러 <씨네21>의 경우 잡지협회나 한국영화기자협회에 등록돼 있지도 않다. 그래서 아무리 뛰어난 기사를 써도 ‘올해의 영화기자상’은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잡지로서의 <씨네21>이 모기업인 <한겨레>로부터 다수의 기자들이 넘어와 출발했음에도, 오래전 그보다 앞섰던 영화월간지 <스크린>과 <로드쇼>가 생겨나 사실상 기자보다는 영화평론가나 영화애호가에 가까운 사람들이 이른바 ‘영화기자’가 되면서 형성된 전통이 이식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자’를 꿈꿨다 해도 ‘언론고시’라 불리는 시험을 통과한 정식(?) 기자도 아니고, 보다 멀리 영화현장으로 나가 감독이나 프로듀서를 꿈꿨다 해도 어쨌건 ‘영화인’은 아닌, 그럼에도 영화현장과 밀착된 기자로서의 자질과 뛰어난 혜안을 갖춘 평론가로서의 자질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반달 영화기자의 잃어버린 명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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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영화 속 남자주인공들의 직업군이 대부분 형사, 군인 아니면 범죄자, 자경단이었다. 그들은 법의 집행자가 아니라면 반대로 범법자였고, 그 공권력마저도 위법하게, 지극히 사(私)적으로 집행하는 일이 예사였다. 그들은 위험한 외톨이들이었다. 생겨먹은 성격이 처음부터 고집불통에 수구꼴통인 그들은 걸어다니는 인간흉기였고, 항상 개인적인 원한과 증오에 불타는 프로페셔널이었다. 나는 그런 영화들을 좋아했고 거기 나오는 그런 남자들을 사랑했다. 사실 지금도 좋아한다. 하지만 솔직히 인정하자. 그들은 모두 각자 나름의 파시스트였다는 걸.
요즘 영화 속 남자주인공들의 직업은 대체로 무엇일까? 글쎄, 외국은 슈퍼히어로와 스파이라면 한국은 검사와 조폭? 통틀어 직장인 아니면 아빠라고 하면 어떨까. 법이 곧 정의를 상징하던 시대는 지났다. 위험한 외톨이는 주인공쪽에선 사라지는 추세다. 론 울프는 주로 테러범을 칭하는 말이 되었다. 영웅이든 악당이든 남자들은 모두 어딘가 시스템에 소속된다. 그리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토니 스콧의 <맨 온 파이어>와 엘리 슈라키의 <격노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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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30일, <에스콰이어>는 장문의 칼럼을 통해 EDM 그룹 체인스모커스를 통렬히 비판했다. 요약하면 체인스모커스는 EDM 신의 니클백이라는 것이다(니클백은 과도한 대중성 때문에 마니아들의 혐오에 시달려왔다). 첫 문단만 인용하면 이렇다.
“니클백 혐오는 이제 니클백만큼이나 진부해졌다. 니클백이 얼마나 구린지 더이상 아무리 영특한 글을 써봤자 전혀 재밌지 않다. 할 만큼 했기 때문이다. 고맙게도, 우리의 집단 조롱 대상이 될 만한 새로운 이들이 나타났다. 체인스모커스다. 그들은 니클백이 포스트 그런지 아레나 록에 대해 했던 짓을 EDM에 하고 있다. 해당 장르가 내놓을 수 있는 최악의 클리셰들을 이용해 단시간에 인기를 얻었다.”
칼럼이 화제가 되자 체인스모커스가 즉각 반격에 나섰다. SNS에 니클백의 히트곡 <How You Remind Me>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자신들의 신곡 <Paris>를 부르다가 갑자기 <How You Re
[마감인간의 music] 팝 EDM 변화 예고 - 체인스모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