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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배급 날짜를 선점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치열하고, 온갖 관전평이 나오며, 흥행 성적을 점치기 바쁜 여름 극장가 특유의 분주함은 없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는 험난한 상황에서 올해 여름 영화시장은 여러 대형 투자배급사들이 막판까지 개봉을 두고 장고를 거듭할 만큼 신중하고, 또 비장하기까지 한 분위기다.
7월 28일 나란히 극장 개봉하는 CJ ENM의 <방법: 재차의>와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모가디슈>를 시작으로 8월 11일 쇼박스의 <싱크홀>, 8월 18일 NEW의 <인질>이 여름 시장에 차례로 출격한다. 장르도, 소재도, 제작비 규모도 제각기 다르지만 이들이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변수를 뚫고 관객으로부터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지가 올해 여름 극장가를 바라보는 주요 관전 포인트다. 게다가 7월 23일 넷플릭스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킹덤: 아신전> 또한 여름 시장에 뛰어들었다.
<씨네21>은 류승완
2021년 여름 가장 주목받는 K콘텐츠 빅3 '모가디슈', '방법: 재차의', '킹덤: 아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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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과 연애 사이에서 갈등하는 대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JTBC 드라마 <알고있지만,>에서 배우 양혜지가 맡은 역할은 친구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통하는 오빛나다. 밤마다 세상 쿨한 표정을 하고 클럽으로 향하는 이 친구의 모습이 양혜지라는 필터를 통과하니, 위태로워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건강해 보인다.
실제로 빛나와 흡사한 말투를 가진 양혜지는 “평소에는 빛나처럼 꾸미지도 않고 트레이닝복 차림에 민낯으로 다닌다. 촬영이 끝나고 화장 안 한 내 얼굴을 보는 게 낯설다”고 말한다. 2016년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시즌2로 데뷔해 몇편의 드라마 조연을 거쳐 <알고있지만,>의 빛나를 만나기까지, 그에 관해 우리는 아직 모르는 게 많다.
헤어스타일 원작 웹툰의 팬이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앞머리를 빨갛게 탈색하고, 당시 단발이었던 머리에 피스를 사서 붙이고 옷도 웹툰 속 빛나처럼 사 입고 메이크업도 비슷하게 한 채 오디션장에 들
'알고있지만,' 양혜지…빛나는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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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숏버스 이별행>(이하 <이별행>)을 시작으로 각 장르와 소재를 순례하는 단편영화의 유람선이 닻을 올린다. 단편영화 배급사 퍼니콘과 자회사 언더식스티가 보유한 작품 중 동시대 단편영화의 색깔을 보여주는 26편이 엄선되어 6편의 옴니버스 장편으로 재탄생했다. 각각 <이별행> <감성행> <기묘행> <섬뜩행> <감독행> <배우행>이라는 이름으로 관객을 기다리는 6편의 영화는 7월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개봉한다. 단편영화의 항해에 나서기 전 참고하면 좋을 지도를 준비했다. 6편의 영화가 품은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별행>
<뜨거운 안녕.> 감독 유현 / 상영시간 11분40초 / 제작연도 2019년
<언프로페셔널> 감독 김세희 / 상영시간 11분 / 제작연도 2018년
<중성화> 감독 김홍기 / 상영시간 17분5초 / 제작
‘숏필름 유니버스’ 단편 영화의 우주를 항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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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짧아도 인연은 길다.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에 함께 출연했던 김재화·황미영 배우는 같이 등장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이후 인연을 이어오면서 서로의 작업을 응원해주는 끈끈한 선후배 사이가 되었다. 둘의 인연은 ‘숏필름 유니버스’ 프로젝트에서도 이어진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사랑받은 26편의 단편영화를 6편의 옴니버스 장편으로 재구성해 7월부터 6개월 동안 상영하는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먼저 개봉하는 영화 <숏버스 이별행>에 두 배우가 각각 출연한 <중성화>와 <그녀는요>가 포함됐다.
두 영화는 배우들간의 인연과는 정반대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김재화 주연의 <중성화>는 연인과 함께 키우던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을 하러 가는 길에 남자가 지긋지긋해진 여자의 이별 다짐을 그린 이야기이며, 황미영 주연의 <그녀는요>는 소개팅 자리에 나온 상대 남자로부터 외모와 삶의 태도에 대해 손가락질받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다.
제작
'숏버스 이별행' 김재화 배우, 황미영 배우…그래서 단편 영화의 매력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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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작품을 필모그래피에 넣고 싶었다.” 그 짧은 대답만으로도 지현우가 이 영화에 얼마나 큰 애정을 갖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빛나는 순간>에서 배우 지현우는 다큐멘터리 PD 경훈을 연기한다.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지현우’ 이후로 다시 한번 PD 역을 맡은 셈이지만, 경훈은 바다에서 연인을 잃은 슬픔을 지녔다는 차이가 있다. “그 아픔을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드라마 <메리대구 공방전> <도둑놈, 도둑님> <연애는 귀찮지만 외로운 건 싫어!>,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2> <살인소설>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그는 자신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데뷔작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꼽으며 초심을 되새긴다. “매일매일 지금 이 순간을 가장 빛나게 살고 싶다”는 배우 지현우와 나눈 대화를 전한다.
-<빛나는 순간>
'빛나는 순간' 지현우, 소년과 어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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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도 1등, 성질도 1등’인 해녀 진옥은 매일같이 깊은 바닷속에서 보물처럼 반짝거리는 해산물들을 건져올린다. 제주의 바다가 삶의 전부였던 진옥 앞에 어느 날, 다큐멘터리 PD 경훈이 나타난다. 그가 매니저를 자처하며 주변을 맴돈 뒤로 진옥의 얼굴엔 맑은 웃음이 피어난다. 일찍이 소중한 이를 잃고 혼자 외롭게 아픈 남편을 돌봐온 진옥에게 경훈의 따뜻함이 스며든 덕이다. 그렇게 <빛나는 순간>은 상실의 아픔을 겪은 진옥과 경훈이 서로의 위로가 되어주는 과정을 그린다.
해녀의 삶과 제주의 아픈 역사까지 고루 조명한 <빛나는 순간>은 배우 고두심에게 “제주 출신인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나”라는 각오를 다지게 만든 작품이었다. 올해로 데뷔 49년차. 드라마 <전원일기> <사랑의 굴레> <목욕탕집 남자들> <꽃보다 아름다워> <디어 마이 프렌즈> <동백꽃 필 무렵>,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빛나는 순간' 고두심, 내면을 비우고 나를 지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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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고진옥, 제주도 해녀입니다.” 바다에서 숨 오래 참기로 기네스북에까지 오른 진옥(고두심). 그런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이 제주로 찾아온다. ‘육지 것’에게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는 진옥은 경훈에게 매몰차게 대하지만, 경훈은 물러나는 대신 해녀들의 일을 돕고 나선다. 촬영 중 물에 빠진 경훈을 진옥이 구해준 뒤로 둘은 서로 같은 상처를 가졌음을 깨닫고, 조금씩 가까워진다.
<빛나는 순간>은 소준문 감독이 <REC 알이씨> 이후 10여년 만에 내놓은 장편이다. 퀴어영화를 꾸준히 연출해온 소준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나이 차라는 편견에 가로막힌 해녀와 PD의 관계를 그리며 이들의 사랑을 무엇이라 정의할 것인지 질문한다. 소준문 감독이 “제주도의 풍광”이라 칭한 고두심은 경훈에 대한 설렘뿐만 아니라 제주 4·3사건의 아픔까지 절절히 표현했고, 지현우는 해사한 웃음 뒤로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경훈의 노력까지 놓치지
'빛나는 순간' 고두심·지현우…사랑으로 빛났던 모든 날, 모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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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의 고등학생 김지영으로 스크린에 데뷔해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제8일의 밤> 현장에서 본격적인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초부터 장르영화의 아수라장에서 자기 분량을 단단히 챙긴 무서운 신인 박세현은 과연 강단과 깊이를 두루 겸비한 준비된 인재였다. 그는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서 80년대 음악다방을 누비는 명랑한 하숙집 소녀를 연기한 데 이어 올여름엔 호러퀸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괴기맨숀> <제8일의 밤>을 통해 박세현은 순진한 여고생과 요괴 사이를 오가며 무섭게 얼굴색을 바꾼다. 올해 스물넷, 데뷔 후 3년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박세현의 또렷한 생각과 취향을 모았다.
오디션 새 <여고괴담> 영화에서 신인배우를 대대적으로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게 어울릴 만한 역할을 정확히 공략하려 했다. 그중 하나가 실제로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박세현…될성부른 떡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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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내가 나온 장면만 보다가 결말에 이르면서 공감이 되고 또 치유를 받게 됐다.”(최리) “피붙이 같던 친구에 관한 이야기니까 눈물이 나더라. 화장이 지워질까봐 하늘 보면서 울지 않는 척했다.”(김형서) 언론시사회 직후 이뤄진 표지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이 쏟아낸 첫 감상평이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가 품고 있는 진심을 담아내기 위해 새롭게 시리즈에 합류한 최리, 김형서 두 배우가 연기한 소연과 어린 시절의 은희는 공포와 한의 정서를 모두 담고 있는 학교 복도의 현대성, 그리고 공포의 역사를 마주하고 있는 캐비닛 뒤편의 시대성을 각각 표현하는 인물들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2018),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드라마 <산후조리원>(2020) 등에 출연하며 구김살 없는 막냇동생의 이미지를 쌓아올리고 있는 최리는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의 옷에 꼭 맞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교실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최리·김형서, “네 잘못이 아니야” 손을 내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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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역할인가요?” 2년 전, 고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의 연락을 받고 김서형은 대뜸 이렇게 물었다. <여고괴담4: 목소리>의 음악 교사는 그렇게 12년 만에 돌아온 <여고괴담> 시리즈에서 예기치 못한 부활의 기회를 맞이했다. 모교에 부임한 비밀스러운 교감 선생 은희로 재탄생한 김서형은 귀신보다 더 슬픈 사연과 광기를 끌어안은 채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드라마 <SKY캐슬> <아무도 모른다>에 이어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에서도 그녀는 아이들 세계의 주변을 맴도는 범상치 않은 어른으로 남게 됐다.
한편 <도가니>의 아역으로 데뷔해 최근 드라마 <펜트하우스>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김현수는 은희의 과거와 닮은 모습을 한 재학생 하영으로 분했다. “죽은 친구를 그리워하지만 겉으로는 아픔을 내색하지 않는” 소녀의 날 선 결기를 커다란 눈동자에 새기는 동안 김현수는 자신에게서 “전에 없던 거칠고 강한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김서형·김현수, 절박했던 초심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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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시리즈가 12년 만에 귀환해 여름 극장가에 선득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다. 과거의 기억을 잃은 채 모교에 부임한 교감 선생 은희(김서형)가 단짝 친구의 죽음을 더듬어가는 이야기인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는 학교라는 소우주 속의 지독하고 슬픈 정념에 머물렀던 지난 다섯편과 달리 1980년 광주의 사회적 아픔까지 호러 장르 안에 포섭하려 시도했다.
<여고괴담> 시리즈의 확장이자 번외편이며, 드라마 <SKY캐슬> <마인>으로 커리어의 정점에 오른 배우 김서형의 날 선 독주라 할 만하다. 물론 그동안 청춘 스타의 등용문이라 불렸던 <여고괴담> 시리즈의 부활이기에 젊은 배우들의 면면도 세간의 관심사다. 드라마 <펜트하우스>로 데뷔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 김현수는 친구의 자살로 방황하는 학생 하영을 연기하며 김서형과 함께 극을 이끌고 가는 중심축으로 자리했다. 학교의 ‘고스트 스폿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김서형·김현수·최리·김형서…다시, 학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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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치켜세운 파마머리에 선글라스와 붉은색 피케 티셔츠. 어리둥절해하는 친구 하늘(이홍내) 앞에 전동 킥보드를 타고 나타난 봉식은 덥다며 슈퍼의 아이스크림 판매대에 머리를 쑥 집어넣는다. 엉뚱한 매력을 지닌 봉식에게 하이 텐션으로 끝없이 말을 쏟아내야 하는 BJ는 의심할 여지없이 천직이다. “하지만 그렇게 밝은 면이 내면의 아픔을 감추기 위함이란 걸 알게 되면서 봉식에게 더 마음이 갔다.”
봉식을 연기한 정휘는 2013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베어 더 뮤지컬>, 연극 <에쿠우스> 등에 출연했다. 무대에서의 모습이 더 익숙한 그에게 <메이드 인 루프탑>은 “운명처럼 찾아온” 첫 장편 주연작이다. 평소 가명이냐는 오해를 많이 받지만 자신은 ‘진짜 휘’라는 자부심이 있다며 정휘는 시종 유쾌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매 순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변을 내놓았지만, 그 속에 녹아든 고
'메이드 인 루프탑' 정휘, 하이 텐션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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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귀여운 매력이 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의 하늘과 자신의 공통점을 꼽으며 이홍내가 씩 웃는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악역 지청신을 맡았을 때와 달리, 어깨에 힘을 빼고 대화를 이어가는 그에게서 전과 다른 여유가 느껴진다. 배우 이홍내가 연기한 하늘은 남자 친구 정민(강정우)에 대한 애정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특유의 사랑스러움 외에도 취준생으로서 불안정한 현실을 버티는 하늘을 보며 이홍내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경찰, 보디가드, 근위대 부대장 등 강렬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이홍내는 자신에게서 하늘이 잘 연상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용기 내 김조광수 감독을 찾아갔다. 김조광수 감독은 그에게서 하늘과 같은 “소년미”를 발견했고, 이홍내의 바람대로 <메이드 인 루프탑>은 그의 첫 주연작이 되었다.
-올해 초 <씨네21>과 인터뷰에서 “어릴 때 보던 잡지에 내가 나온다니”라며 감격했는데, 반년 만에 표지를 찍게 됐다.
'메이드 인 루프탑' 이홍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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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거 의상이 완전 (김조광수) 감독님 스타일인데?” 하와이안 셔츠를 나란히 입고 촬영장에 나타난 이홍내, 정휘 배우가 서로를 보며 웃는다.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다가도 중간중간 농담을 건네며 장난치는 모습이 영락없는 하늘과 봉식이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김조광수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으로, 하늘(이홍내)이 친구 봉식(정휘)의 옥탑방에서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퀴어 로맨스다. 영화는 하늘을 통해 이별한 연인의 깊은 감정을, 봉식을 통해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설렘을 그린다. 성소수자로서 마주한 고민들뿐만 아니라 취준생 하늘과 BJ로 활동하는 봉식의 개인적인 삶까지 면밀히 들여다본 작품이다.
“지는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촬영하다 말고 다같이 옥탑방에서 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확실히 옥탑방엔 감독님이 말씀하신 낭만이 있는 것 같다.”(정휘) 옥탑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이야기엔 과연 어떤 낭만이 담겨 있을까. 이홍내, 정휘 배우와 함께 &l
'메이드 인 루프탑' 이홍내,정휘…Summer Rom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