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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남자는 검을 치켜든 사무라이가 아니라 속세의 욕망을 초월한 승려 같다. 절에서 매화나무를 바라보는 무감한 얼굴이나, 알그렌에게 “당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되묻는 강인한 말투는 난세의 이전투구와는 거리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태생부터가 사무라이다.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을 위하여 검을 드는, 결코 자신과 타인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지막’ 사무라이 카츠모토. “카츠모토의 강철과 같은 강인함에 끌렸다. 어떤 것에 대해서는 목숨을 버려도 좋다, 고 하는 그 기분을 충분히 알 것 같다. 인간적인 대범함,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그건 바로 와타나베 겐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라스트 사무라이>의 주인공은 모든 것을 지켜보고 동참까지 하게 되는 알그렌이 아니라 역사를 되돌리려는 카츠모토다. 서구인이 그린 일본인이지만, ‘카츠모토는 할리우드의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나 있다’. 와타나베 겐은 그렇게 생각한다. 처음에는 불신도 있었지만 치								
		
							
							인간적인 대범함, <라스트 사무라이>의 와타나베 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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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를 ‘영화배우 하지원’이라고 부르자 하지원은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응답했다. “‘영화배우’는 정말 멋있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런 말을 들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주인공을 하고 연말 연기대상에 최우수상 후보로 오르는 것이 아직도 꿈 같아요. 제 주위 분이 예전에 그런 말도 하셨어요. 넌 스타성이 없다.”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앉자마자 웃으면서 “이거 드실래요?” 하며 주머니에서 과자를 꺼내드는 그에게는 살갑고 평범한 인상이 지배적이다. “아직 내 연기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고백도 솔직한 만큼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 사실 <폰>과 <색즉시공>의 흥행은 주연배우 하지원의 몫이라고 보기 어렵고, 지금 수준의 관심과 주목은 드라마 <다모>가 만들어낸 것이다.
<다모>의 ‘채옥’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남자 주인을 모시는 몸종 채옥은 연인의 사랑에 기대기보다 혼자 땅을 딛고 서겠다는 의지를 지닌 여성이었고								
		
							
							강단있고 솔직하게 현재를 직시하다, <다모>의 하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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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투가 많으면 심신이 고달픈 법이다. 영화계에서 그런 인물을 꼽으라면 이현승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영화인회의 사무총장. 광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미쟝센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 디렉터스 컷 대표 등등. 굵직한 것만 10개 가까이 된다. 그러니 본인은 어딜 가든 영화감독이라고 소개한다지만, 다들 언제쯤 영화 찍느냐고 닦달이라고.
충무로 대소사에 그가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1년 여름부터서다. 영화인회의 사무총장 직을 시작으로 스크린쿼터, 스탭처우개선 등의 현안들을 풀기 위한 자리에 영화인들을 끌어들이느라 바빴다. 특히 올해는 <여섯개의 시선> <이공> 등의 옴니버스 프로젝트을 꾸리느라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을 터. 학생들의 답안 채점하느라 바쁘다는 그를 약수동 시장통의 한 횟집에서 만났다.
직위가 많다. 몇개나 되나.세어본 적이 없어서. 옛날에 사기꾼들 보면 이름 뒤에 무슨 협회장, 무슨 대표 쭉 늘어놓지 않나. 흡사								
		
							
							영화인회의 사무총장·디렉터스 컷 대표 이현승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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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확한 대조를 위해 약간 앞뒤를 자르고, 조금 감정을 가미한, 하지만 용건만은 진짜 오고간) 두 호빗의 대화. 샘(숀 애스틴)이 말하길, “피터 잭슨이 호빗의 귀여움을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어. 하지만 피터는 호빗을 우스꽝스러운 기분전환거리로 본 것 같아”. 웃음을 띠고, 고개를 저으며 프로도(엘리야 우드)가 말하길, “나는 내가 호빗이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나는 매일매일 그런 자긍심으로 세트장을 걸어다닌 걸요”. 다시 샘이 말하길, “내 말은 그저 호빗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었다는 말일 뿐이야”. 다시 프로도가 말하길, “나는 언제나 우리가 그렇다고 느껴온 걸요”.
호빗을 표현하기에 적당할 만큼의 작은 키뿐만 아니라 절대반지의 유혹에도 맞설 수 있을 만한 “푸르고 순수한 눈”을 가진 덕택으로, 그 고생스러운 영광의 자리에 오른 엘리야 우드는 어느 면에서나 호빗이다. 네명의 호빗 중에 망토를 벗고, 고수머리를 곧게 펴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 도시적인 멋								
		
							
							골룸을 했어도 좋았을 텐데, <반지의 제왕>의 엘리야 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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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기없는 젊음만 봐서인가. 아니면 신인배우들의 멋쩍고 주눅 든 모습을 당연하게만 봐서인가. 김강우의 첫마디는 자못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거 표지용 인터뷰인가요?” 몰라서 묻는 소리는 아니다. 기자의 반응을 지켜보는 그의 올곧은 눈매에 조롱은 없지만, 그래도 왠지 더듬거리게 된다. “매일 밤 몽상에 잠겨요. 대종상 시상식에서 수상 멘트를 날리는 제 모습을, 청룡상 후보로 호명되는 모습을, 레드 카펫을 당당히 밟는 모습을 그리고 또 그리죠. 두고 보세요. 앞으로 5년 안에 지명도 10위 안에 들어갈 거니까.” 지기 싫어하는 그의 성격을 더욱 부추기는 것은 강력한 이미지네이션, 자기 최면에 있다. “오디션장에 들어설 땐 ‘나는 된다, 꼭 된다’는 생각밖에 안 해요. 그런 생각 없이는 애초에 기싸움이 안 되거든요.”
<실미도> 오디션에서 김강우가 도전한 막내 부대원 역에는 이미 내정자가 있었다. 막판에 뒤집기가 가능했던 이유는 역시 ‘된다’가 아니었을까. 7개월의 혹독한 촬								
		
							
							“5년 안에 지명도 10위 안에 들겠다” <실미도>의 김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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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완_지난 가을, 백현진과 함께 달파란을 뺀 나머지 복숭아 멤버들이 모두 어어부 프로젝트의 멤버로 독일에서 공연을 하고 왔다. 물론 영규씨는 피나 바우쉬의 음악감독을 하기 위해서 간 목적도 있지만. 독일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해달라.
▲ 장영규_ 어어부 공연 때, 우리는 독일에서 역시 각자 놀았다. 공연있는 시간에 맞춰 모이고, 나머지 시간은 개인적으로 돌아다니고 그랬다. 개인적으로 피나 바우쉬와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한국에서 작업하다보면, 제작자가 음악가가 가지고 있는 것을 무조건 ‘빼내려고만’ 한다. 그렇게 뽑아내서 제작자의 요구사항과 비슷하면 오케이를 하는 식인데, 그쪽은 좀 다른 것 같다. 무조건 빼내려고 하지 않고 그 사람의 진짜를 기다린다.
● 방준석_그게 한 단계 높은 방식인 것 같다. 오히려 그게 더 빼낼 수 있는 방법이다. 한 사람의 진짜 모습을 뽑아내려면 그 사람의 자유로운 마음속 깊은 것을 빼내야 하지 않나.
▲ 장영규_ 그래서 그동안 한국에서 작업할 때,								
		
							
							영화음악그룹 ‘복숭아 프레젠트’의 강기영, 장영규, 방준석, 이병훈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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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숭아 사람들과 이야기를 했다. ‘복숭아 프레젠트’는 음악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면서 하나의 회사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주로 영화음악 일로 먹고산다. <복수는 나의 것> <해안선>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ing>….
2002년 이후 이들이 소화해낸 영화 몇편의 소개만으로도 이들은 한국 영화음악계의 주력부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딱히 이 모임의 뮤지션들이 영화음악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달파란(강기영)은 ‘모조소년’이라는 전자음악 밴드를 하며 DJ도 하고 있는 첨단 뮤지션이며 장영규는 어어부 프로젝트를 하면서 피나 바우쉬 등 저명한 서구의 예술가들에게 음악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방준석은 ‘유 앤 미 블루’라는 록 밴드의 보컬, 기타리스트였고 지금도 틈틈이 록 공연을 한다. 그러면서도 <공동경비구역 JSA>나 같은 큰 스케일의 영화음악 스코어를 써왔다. 이병훈은 화성적으로 훈련된 음악을 많이 만들면서								
		
							
							영화음악그룹 ‘복숭아 프레젠트’의 강기영, 장영규, 방준석, 이병훈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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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디 열심히 해주세요. 당신의 노력은 우리 영화의 성패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한데 당신의 연기는 후반작업으로 다 지워서 스크린에는 하나도 안 나올 겁니다.” 첫날 감독에게 ‘이따위’ 당부를 듣는 배우는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악전고투 끝에 근사한 장면을 만들어낸 흡족한 하루의 끝에서 불현듯 “그런데 아무도 내 모습을 못 보겠지”라고 깨닫는 느낌은 얼마나 고약한 것일까. <반지의 제왕> 3부작의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과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서 CG 캐릭터 골룸을 연기한 앤디 서키스가 감당한 마음의 짐은, 말하자면 그런 것이었다.
영국 배우 앤디 서키스(40)는 애초 골룸에게 목소리를 입힐 성우의 자격으로 피터 잭슨 감독의 중간계에 발을 들였다. <아메리칸 뷰티> <로드 투 퍼디션>의 샘 멘데스 감독이 이끄는 돈마르 웨어하우스 극단을 비롯한 다양한 무대 연기로 단련되고, 각종 TV드라마와 마이크 리, 마이클 								
		
							
							CG만으로는 2% 모자랐겠지만! <반지의 제왕> 골룸의 앤디 서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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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강신일이 <이재수의 난>으로 처음 영화현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낯설었던 건 카메라나 조명기구 따위가 아니었다. 스탭들은 세분화된 팀별로 나뉘어 제 일에만 열심이었고 이전부터 알아왔던 박광수란 사람은 “쉽게 범접치 못하는” 감독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 같이 모여 북적대고 한데 뒹구는 연극무대의 뒤와 전혀 다른 별세계였다. 그때까지 20년 가까이 연극만 해왔던 강신일의 눈에는 “스타배우와 무명배우, 영화 ‘유경험자’와 ‘무경험자’의 층”도 보였다. 오히려 카메라는 무섭지 않았다. 꼼꼼하고 테이크 많이 가기로 유명한 박광수 감독이 강신일의 테이크는 서너번에 끊었다. 살수기와 조명기기의 NG로 여덟번까지 반복한 게 최대다. 그곳은, 마흔번 넘게 테이크를 간 장면도 있을 만큼 지독한 현장이었다.
강신일은 연극무대에서 연기자로 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연극을 해오던 그는 80년에 몇몇 사람들과 극단 ‘증언’을 만들었다. 1년에 1∼2회씩 일반 극장에서 정기공연								
		
							
							연극과 영화를 넘나드는,<실미도>의 배우 강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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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늙은 항해사처럼 완고한 영화다. 명색이 해양액션블록버스터인데 1억3500만달러를 웃도는 제작비를 메우겠다는 품어 마땅한 조바심은 보이지 않는다. 캐치프레이즈는 ‘러셀 크로 선장의 영웅담’이지만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은 19세기 영국 해군의 생활상과 교전 절차에 더욱 애착하고 있다. 물결에 편승하는 듯 자세를 취하면서, 고집을 관철한다. 쌓아올리는 데에도 즐기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는 구식의 재미를 굳게 믿는 이 영화의 감독은 피터 위어(60)다.
피터 위어는 언제나 자신이 만든 영화보다 덜 유명한 감독이었다.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위어의 초상을 뭐라고 딱 꼬집어 기억하기 어려운 이유의 하나는 그가 교차로에 서 있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 중반 유럽 예술영화의 기운이 물씬한 스타일로 호주 특유의 자연과 정서를 포착한 <행잉록의 소풍>으로 호주 뉴웨이브의 첫 파도를 일으킨 피터 위어는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위트니스&								
		
							
							사려 깊은 상업감독, <마스터 앤드 커맨더>의 피터 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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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월1일 CJ엔터테인먼트가 박동호(48)씨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맞았다. 1995년 CJ그룹이 처음 영화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멀티플렉스 관련 업무를 맡아 2000년 8월부터 CJ CGV 대표로 일했던 그는 이번 인사로 CJ엔터테인먼트, CJ CGV, 조이큐브 등 3개 회사의 대표 업무를 동시에 보게 됐다. 1980년 입사해 제일제당 기획실, 육가공본부, 멀티미디어사업부 등을 거쳐 23년간 CJ그룹에 몸담아온 박동호씨는 CGV극장 체인을 극장업계 1위로 올려놓으면서 그룹의 신임을 얻은 걸로 알려졌다. 올해 CGV는 관객 2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영화계의 관심이 박동호 대표 체제의 CJ엔터테인먼트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쏠리는 건 당연하다. 내년도 올해와 비슷한 투자규모라면 최소한 12편 이상의 영화가 박동호 대표 체제에서 제작되고 배급될 것이고 CGV 극장의 위용도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CJ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출근한 지 1주일밖에 안 된 그를 12								
		
							
							CJ엔터테인먼트 새 대표이사 박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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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의 이혼과 가난,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친구가 생길 만하면 떠도는 생활, 그리고 난독증. 톰 크루즈의 환한 미소를 두고 그런 성장기의 그늘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탑건>과 <폭풍속으로>의 80년대 젊은이는 영화 속 인물들처럼 건강한 투지와 탄탄한 긴장이 장착된 육체로 현실의 장애를 넘어 스크린으로 뛰어들었고, 20년 넘는 할리우드 크루즈에서 흥행을 보장하는 대표 스타의 자리에 앉았다. 내리 5편의 영화가 북미 수입 1천만달러의 흥행을 올린 배우라면 할리우드에서도 아주, 아주 드문 존재다. 그는 또 자신의 말마따나, ‘자신의 가치를 보호할 줄’ 안다. 폴 뉴먼(<컬러 오브 머니>)이며 더스틴 호프먼(<레인 맨>)과 동행하며 연기작법을 익히던 80년대의 ‘청춘스타’는 시장가치가 상승하는 동안에도 <매그놀리아>와 <제리 맥과이어>를 통해 폭발과 이완의 가능성을 확인하는가 하면, 스탠리 큐브릭의 난해한 프로젝트에 ‘황금의								
		
							
							톰 크루즈, “영화를 만든다는 것, 나의 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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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재영이 카메라 앞에 선다. 수직으로 라이트가 떨어진다. 선한 눈매와 사람 좋은 웃음이 언덕 너머로 지고 도드라진 광대뼈와 불거진 턱선의 시간이 도래한다.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인형 같은 미소년들은 잠자리에 들어라. 거친 말투와 원초적 생명력이 지배하는 세상은 이제, 늑대의 시간이다.
정재영은 웃기는 사람이다. 몇번 허를 찌르는 그의 유머에 당하고 나면, 다시 한번 이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게 된다. 어디 보자. 웃을 때 주름이 자글자글 지는 게 영락없는 삼돌이다. 그러나 우리는 영화에서 이렇게 웃는 그의 모습을 본 일이 별로 없다. <킬러들의 수다>의 쿨한 킬러도, <피도 눈물도 없이>의 투견장 ‘독불이’도, <실미도>의 상필도, 물론 기억은 안 나겠지만, <박봉곤 가출사건> <조용한 가족> <공포택시> <간첩 리철진> 등의 조·단역에서도 그는 늘 거칠고, 강하고, 무서운 사내였으니까								
		
							
							미소년들은 가라, 늑대의 시간이다! <실미도>의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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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설 때쯤 윤제균 감독은 “이렇게 진지한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몇번을 거듭 말했다. 뜻밖이었다. 굉장히 심오한 질문을 한 게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상대방이 불편할 수 있는 질문이 좀더 많았던 것 같은데. 그동안 왜 말을 아꼈냐고 되물었다. “(기자들이) 물어봐야 말을 하죠.” 이건 ‘윤제균표 코미디’와 윤제균 감독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어떤 것이냐를 보여주는 증언처럼 들렸다. <두사부일체> 350만명, <색즉시공> 420만명이란 연타석 홈런을 쳤지만 그 이유를 헤아려보기보단 ‘쌈마이 코미디’의 상업적 공략에 따른 우연한 성공쯤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낭만자객>에서도 그의 연출 색깔은 특별히 달라지지 않았다. 욕하고, 때리고, 망가지는 인물들이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신파라고 해야 할 만큼 눈물과 슬픔의 장치를 후반에 배치하는 건 여전하다. 평단은 이들의 결합 방식을 쓰레기 취급하고 있고, 관객의 반응은 현재로선 미지수다. 하지만 								
		
							
							<색즉시공> <낭만자객> 감독 윤제균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