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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도사님? 백운학이라는 감독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어느 신문에서 운세를 점쳐주는 도인을 떠올린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짧게 자른 머리와 수염, 그리고 온화한 웃음 또한 그를 어딘가 신통한 구석이 있는 인물로 느끼게 한다.마흔 가까운 나이에 데뷔작 <튜브>를 만든 신인 백운학 감독은, 그러나 다소 지쳐 보였다. 그건 단지 총 3년이라는 제작기간이나 영화규모가 이른바 ‘블록버스터’ 수준이라는 점 때문만은 아닌 듯했다. 한국 최초의 지하철 액션을 만들기 위해 온갖 분투를 해야 했고, 투자사인 튜브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여러 위기를 겪으면서 스스로도 속앓이를 했으며, 50억원이 넘는 제작비에 대한 부담도 짊어지는 등 각종 긴장과 스트레스가 심한 탓이리라.그가 자신의 영화에 대해 “잘하려 했는데 썩 잘되진 않은 것 같다”고 먼저 말을 꺼낸 것도 기자보다 ‘선수’를 치기 위한 건 아니었다. 자신의 영화를 깎아내림으로써 겸양의 미덕을 발휘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
˝홀가분하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하고˝ <튜브>의 감독 백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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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젤 워싱턴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고나서 “흑인 배우들에게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아카데미는 어디까지나 하룻밤 이벤트”라는 말로 섣부른 희망을 경계했다. 워싱턴은 시드니 포이티어 이후 38년 만에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쥔 흑인배우였고, 그 기다림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위기 혹은 환호의 순간 앞에서도 냉정한 남자. 줄리아 로버츠가 “일종의 존재론적 초월”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 워싱턴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자연석으로 쌓아올린 고대 마야의 성벽처럼, 온기가 느껴지면서도 견고하다. 그는 영화 속에서나 현실로 돌아와서나 기대고 싶은 어른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는 “누군가의 삶의 근거가 된다는 것, 당신들은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결코 알지 못할 거다”라고 백인 기자에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워싱턴이 처음으로 연출한 <앤트원 피셔>는 이런 점에서 그 자신과 떼어놓을 수 없는 영화다. 그는 빠듯한 제작비와 카메라 뒤에 섰다는 불안에 시달렸지만
초월적 우아함이여,<앤트원 피셔덴> 연출한 덴젤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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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 일일까. 배두나는 친숙한 느낌을 준다. 스크린 속에서, 카메라 앞에서 혹은 인터뷰어와 함께 있을 때, 그러니까 배우가 자신을 배우로서 드러내는 방식들에 어떤 일관성이 있어서 그 사람의 안과 밖을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투명한 인식이라니, 아마도 착각일 것이다. 그래도 이건 이색적인 착각이었다.
“아니, 배두나! 오늘의 의상 컨셉이…” 하며 친한 체하자 그는 “아아이~ ” 하며 다리를 꼬았다. 그녀 자신도 익숙지 않은 분홍색 치마는 <튜브>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튀는 영화임을 새삼 상기시켰다.
영화 속에서 갖고 다니던 클림트 그림 이야기를 꺼내자 대뜸 “그거 왜 가지고 다니는지 모르죠?”라고 묻는다. 당연히 모른다. 영화 안에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도 몰라…”라고 혼잣말을 한 그는 “아빠의 유품이에요. 그 안에 바이올린이 들어 있는데 돈 때문에 잃었다가 소매치기로 되찾은 거고요”라고 설명했다. 편집과정에서 사라
위엄, 위험, 그리고 나른함, 분홍 고양이, <튜브>의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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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퀴어 감독이라고? 그건 언론이 만든 거다"토드 헤인즈는 확실히 변했다. 그의 장편 데뷔작 <포이즌>은 ‘히어로/호러/호모’를 소제목으로 하여 삼항간의 면면을 분석적인 방식으로 깐깐하게 대비시킨 영화였다. <포이즌>으로 토드 헤인즈는 데릭 저먼이 세워놓은 정치적, 미학적 성과에 필적할 만한 퀴어영화 감독 반열에 올라섰고, 관객과 평단은 그의 다음 영화에서 더욱 정치한 주장과 전개를 예상했다. 하지만 토드 헤인즈는 이후의 진전을 깊이에 두기보다 너비에 두었고, 성 정체성과 섹슈얼리티의 화두는 새로운 접점을 연계하면서 넓어졌다. 줄리언 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릴러영화 <세이프>(1995)에 이어, 토드 헤인즈는 ‘글렘 록’의 전성기를 배경으로 한 픽션과 논픽션의 장엄한 사기극 <벨벳 골드마인>(1998)을 통해 시대적인 대중문화 코드를 재소환했다.70년대 영국 대중문화를 빌려 외적 스타일의 화려함을 마음껏 확장해보았던 토드 헤인즈가 이
멜로드라마 <파 프롬 헤븐>들고 온 퀴어감독 토드 헤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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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의 시고니 위버가 똑똑하고 끈질긴 여전사였다는 것에 토를 달기 어려우나 그는 늘 공포감을 달고 지냈다. <터미네이터>의 린다 해밀턴은 근육질의 터프함까지 갖췄으나 그 역시 좌불안석이긴 마찬가지였다. 이들에 비하면 캐리 앤 모스의 트리니티는 너무나 ‘쿨’한 파이터다. 네오와 모피어스에 대한 신뢰, 게릴라라는 초라한 처지에 아랑곳하지 않는 의지는 굳게 다문 입과 흔들리지 않는 눈빛으로 증명된다. <매트릭스>와 <매트릭스2 리로디드>를 통틀어 딱 한번 흔들렸던 것 같다. <매트릭스> 오프닝 시퀀스에서 요원을 피해 건물 창으로 날아든 다음, 총을 겨누며 잠시 꿈쩍도 안 한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일어나자고 혼잣말로 용기를 내더니 그제야 트리니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가 처음부터 돌처럼 단단했을 리 없다. 캐나다 밴쿠버의 소녀 시절, 그는 평범한 옷을 입지 않으려고 ‘투쟁’하기 일쑤였다. “늘 드레스를 입었다. 심지어
쿨한 여전사 재장전,<매트릭스2>의 캐리 앤 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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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릿빛을 오버한 오동나무색 피부와 헝클어진 머리와 콧수염, 턱수염과 정우성. 여전히 멋들어지고 여전히 아름답지만 그는 지금 저 속에 다른 생각과 말을 품은 채 이 자리에 와 있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발표한 신작 프로젝트에 정우성의 캐스팅 소식이 이어지면서 장안 구석구석이 떠들어온, 영화 <똥개> 때문이다.
그는 요즘 밀양에서 경상도사투리를 억세게 써가며 촬영 중이다. 촬영분량이 5% 정도 남은 이 영화에서 정우성의 역할은 경찰인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백수 청년 철민. 이 친구는 늘 아버지와 티격태격하고, 자기가 정의라고 믿는 일에 대해선 무모할 만큼 대담하게 덤벼들어 사고를 자초한다. 외양이 때깔난다거나 일부러 폼을 재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그런지, 정우성이 철민을 맡기로 했다는 사실이 공식적인 매체물결을 타자마자 많은 언론들은 ‘<똥개>의 정우성, 완전히 망가진다’는 식의 헤드라인으로 정우성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바빴다. 그리고 그의 목소
탈출하라, 자유라는 이름의 감옥을, <똥개>의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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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웃기고 싶다“그거야 <영어완전정복>이죠.” 올해 개봉할 영화 중 가장 궁금한 작품이 뭐냐고 물었더니 류승완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농담삼아 한 얘기지만 “사,랑,해, 대사도 컷 나눠 찍고 연인들이 만나는 장면에 슬로모션 걸리는, 김성수식 코미디 정말 궁금하지 않아요”라며. <무사>의 감독 김성수와 코미디라는 낯선 조합에 궁금증을 느끼는 건 류승완 감독만이 아닐 것이다. 남자들의 청춘영화 혹은 액션영화로 유명해진 감독이기에 <영어완전정복>이 뭐기에,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일단 확실한 것 하나, <영어완전정복>이 로맨틱코미디라는 소문은 거짓이 아니다. 틈만 나면 공상에 빠지는 어리숙한 동사무소 직원이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겪는 해프닝과 로맨스가 이야기의 큰 틀이다. 동사무소 직원 영주로 이나영이 출연하며 여자 꼬시는 일에 열정적인 사내 문수로 장혁이 나온다. 이야기나 캐릭터가 암시하듯 이 영화는 최근 코미디 유행에 발맞춘 기획영화다. 때
로맨틱코미디 <영어완전정복> 찍는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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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댑테이션>의 주인공은 두명의 쌍둥이 형제다. 형 찰리 카우프만은 뛰어난 창의력을 타고났지만 외모를 비관해 우울하고 자기강박적이다. 동생 도널드 카우프만은 이와 대조적으로 똑같은 외모임에도 낙관적이며, 천재가 아닌 대신 소박한 행복의 비결을 아는 인물이다. 풍부하고 사실적으로 표현된 두 캐릭터는 탁월한 통찰력을 지닌 <어댑테이션>의 실제 작가 찰리 카우프만의 재능뿐 아니라 각본만으로 표현될 수 없는 디테일을 창조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의 1인 2역 연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덕분에 관객에겐 한 배우가 소화한 두 인물의 윤곽이 분명했다. 정작 배우 자신은 혼란을 겪었을지라도.
“가끔씩은 정말 좌절스러웠다. 두 형제 중에 내가 지금 어느 쪽을 연기해야 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소리를 꽥 지른 적도 있다.” 현장에서 찰리가 도널드에게, 도널드가 찰리에게 던지는 대사를 실제로 상대해준 건 그의 친동생이거나, 테니스공이었다. “역을 바꿔서 연기할 때는 상대역
어두운 역할이 편안해요,<어댑테이션>의 니콜라스 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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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화성으로 간 사나이’와 ‘지구에 남은 여자’라서 그럴까. 신하균과 김희선은 한 공간에서 사진을 찍고 있지만 각자 다른 세계에 발을 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저 어울린다, 안 어울린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이질성은, 어디가서나 주눅들지 않고 당당한 김희선의 태도와 어떤 여배우들과 동석하든지 사춘기 소년처럼 얼굴을 붉히는 신하균의 수줍은 천성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명색이 ‘멜로영화’를 찍은 커플치고는 조금 의외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어떤 상대배우에게라도 ‘오빠’라는 호칭을 스스럼없이 붙여왔던 김희선이 3살 많은 신하균을 매번 “신하균씨”라고 부르는 모습에서는 ‘그저 즐겁게 작업한 친한 오빠’보다는 ‘배우 대 배우’로서의 묘한 경쟁심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카메라 셔터소리에 맞춰 척척 포즈를 잡아내는 김희선의 뒤편에서 그 모습을 미동없이 바라보는 신하균. 평생 한 여자를 바라만보다 결국 사랑을 얻지 못한 채 스스로를 버려야 했던 남자와, 그 사랑의 깊이와
화성 남자 지구 여자,신하균+김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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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관객이 새로운 감각을 느끼길 바란다.일본 퀴어영화 감독 오키 히로유키가 특별전을 계기로 한국을 찾았다. 오키 히로유키를 초청한 이번 특별전의 프로그래머 서동진씨가 대담자로 나섰다. 아직까지 한국에는 정식으로 소개된 바가 없지만, 오키 히로유키는 일본 퀴어영화 진영의 중심에 서 있는 감독이다. 1990년 이미지 포럼 영화제에서 <수영금지>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린 오키 히로유키는 야마가타국제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일본을 대표하는 실험영화 감독으로서 많은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대표작으로는 <천국의 여섯개의 상자> <네가 좋아, 네가 너무 좋아> <G8> 등이 있다. 오키 히로유키와 서동진씨는 공간, 몸, 기억을 통과하며 그의 영화세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일본 퀴어영화의 자유로운 실험가 오키 히로유키를 소개한다.# 공간서동진(이하 서) |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은데, 삶은 이야기인가? 감
프로그래머 서동진,오키 히로유키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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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미스터 디즈>의 애덤 샌들러는 영 아니었다. 작은 피자가게를 운영하던 시골 남자가 생면부지의 삼촌으로부터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으며 인생 대역전을 맞이하지만, 날개없는 천사에 다름 아닌 이 소박한 남자는 그 거액을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희사한다는 이야기. 거기에 우리가 알던 애덤 샌들러는 없었다. 수십년 전 게리 쿠퍼의 역할을 별다른 고민없이 물려받은 듯한 애덤 샌들러는 착한 남자 콤플렉스와 자아도취 증세가 도를 넘어 보였다. 유머도 페이소스도 없는, 애덤 샌들러의 연기는 정말이지 생뚱맞아 보였다.
애덤 샌들러가 우습거나 찡한 건, 그가 열두살짜리 남자애처럼 굴 때였다. 할머니 집을 지키기 위해 골프 선수가 되려 한다거나(<해피 길모어>), 태클에 재능을 보여 풋볼 선수로 발탁된다거나(<워터 보이>),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생아를 입양하려 한다거나(<빅 대디>), 자기 앞가림은 못하면서 남의 결혼식 축가를 도맡아 부른다거
˝ 멍청하고 소심하다고? 그게 재미 있잖아 ˝,애덤 샌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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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와일드’하게 비가 내렸다. 그리고 <와일드카드>의 두 형사들을 기다린다. 먼저 형님이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담배를 물어 피우고는 천천히 걸어다니며 공간을 익힌다. 깡패들에게는 무섭게, 가족에게는 부드럽게, 그렇게 이중의 생활을 오차없이 끌어나가는 형사 오영달의 노련함은 그 느긋한 걸음에도 배어나온다. 그건 배우 정진영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함이다. 방제수 역의 양동근이 들어섰다. 거침없이 자리에 앉는다. 물어보기 전까지는 한마디 말도 없다. 범인을 잡으러온 형사 방제수처럼 거친 숨을 가라앉히며 시선을 내려꽂는다. 우회하지 않고 숨기지 않는, 그래서 친구와 적이 분명한 양동근, 발로 뛰고 주먹으로 생각하는 돌출적인 형사 방제수 역에 그보다 더 어울리는 적임자를 찾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영화를 보러가도 같은 영화는 안 볼 것 같고, 음악을 들어도 다른 종류만 들을 것 같은 두 사람. 빼어난 말솜씨로 ‘그것을 알려주는’ 형님과 말보다는 ‘구리뱅
와일드 와일드 투캅스,정진영+양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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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액션 스릴러 에로 코미디를 기대하시라.”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다기에 그럼 하겠다고 했죠.” “전 최민식 선배가 출연한다기에 그럼 내가 감독하겠다고 했어요.” 박찬욱 감독과 배우 최민식은 이렇게 만났다. 지난 4월29일 열린 <올드 보이> 제작발표회에서 털어놓은 이야기는 마치 신혼부부가 언제 어떻게 사랑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상대방 몰래 서로 사랑하던 이들이 마침내 약혼발표를 하며 그들의 만남을 추억하는 듯한. 듣기에 따라 낯간지러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감독과 배우의 친밀감이 관객에게 나쁠 것은 하나도 없다.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의 찰떡궁합이 입증한 대로다. <올드 보이>는 여기에 한 사람을 더한다. 최근 캐스팅이 확정된 유지태, 그는 최민식과 대결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유지태의 마음이 <올드 보이>에 끌린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박찬욱, 최민식이라는 이름이 주는 두터운 신뢰감을 따라
<올드보이>의 박찬욱,최민식,유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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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빠아~” “봉자야!”
비 내리던 4월의 어느 오후, 김민종과 김정은이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영화 속에서 ‘애틋한 연인’으로 분했던 두 사람은 우산을 내던지고 빗속에서 뜨거운 포옹을 나눠도 시원찮을 판에, 나란히 앉아 가끔씩 눈을 맞추며 실실 웃기만 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당신이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는 듯이. 그 품새가 꼭 죽이 잘 맞는 오누이나 단짝 친구 같다. 아닌 게 아니라 김민종이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김정은을 배역(은지/혜미)의 초기 이름인 ‘봉자’라고 부르는 걸 듣노라면, 아무리 영화 속이라도 이들 사이에 비극적이고 강렬한 로맨스가 싹텄다는 것을 상상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역시 배우는 배우다. 이날 촬영의 컨셉은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라고 조용히 절규하는 듯한, 연인의 간절하고 뜨거운 눈물. 촬영기자의 ‘울어달라’는 주문에 난감해하던 두 배우는 그러나, 구슬픈 배경음악을 슬쩍 흘려주는 것만으로도 이내 ‘감정이 업’되어, 손을
再見男女, <나비>의 김정은+김민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