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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뭇 여성들이 ‘정우성’이라는 이름을 핑크빛 한숨으로 입술에 올리듯, 한때 ‘손창민’도 그런 이름이었다. 지금도 그 이름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여성들에게는 잔물결 같은 설렘을 일으키는 단어다. <고교생 일기> <사랑이 꽃피는 나무> 등 TV하이틴물에서 당시 사춘기 소녀들의 여린 가슴을 콩닥거리게 했던 꽃미남. 누구는 아직도 TV드라마 <빙점>에서의 손창민을 잊을 수 없다 했고, 누구는 <겨울나그네>의 민우로 간직하고 있다 했다.
현대적인 외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멜로드라마는 그의 ‘전공’이었다. 그가 맡은 역할 중엔 재벌2세나 속물적인 의사, 변호사 등의 역할이 유난히 많았다. <불새>에서 재벌2세 민섭으로 등장한 뒤 4년이 지나도록 스크린에서 보이지 않았던 손창민의 이름이 <정글쥬스>에 올라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더 반가웠던 것은 그 ‘어울리지 않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기도 했다. 청량리를 배경으로 양아치들
젊음보다 짜릿한 도전, <정글쥬스>의 손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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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그랬죠. 6살짜리 머리로도 현실이 아니라는 걸 알긴 했지만, E.T.가 살아 있고 영혼이 있는 것처럼 대하면서 점심을 가져다주곤 했어요. 추울 것 같으면 이불도 덮어주고, 어른들이 E.T.를 함부로 다룰 땐 정말 화가 났죠. 헨리(엘리엇 역)도 친오빠라고 믿었고요. 새삼스럽지만 기왕 <E.T.>의 재개봉과 함께 기억의 타임머신을 가동시켜보자면, 2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면 그랬다는 말이에요. 스티븐이 그랬대요. “거티를 위해 많은 6살짜리들을 봤지만, 드루가 걸어 들어온 순간 그때까지의 기억은 싹 지워졌다”고. 곱슬거리는 블론드 머리의 7살짜리가 좀 사랑스럽긴 했나요? 캐릭터를 연기하려고 하지 말고, 그 캐릭터가 돼라는 스티븐의 조언은 지난 20년간 제게 힘이 돼줬어요. 제 대부이기도 하지만, 저한테는 진짜 아버지 못지않은 사람이죠.
사실 좀 일렀죠. <멋진 인생> 같은 고전영화의 명배우였던 할아버지 존을 비롯해서 저까지 4대에 걸친 연기자 집안이니, 배
미국이 사랑한 탕아의 자기증명, <미녀삼총사2>의 드루 배리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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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키스할까요> 이후 영화계를 떠나 있었던 이경영이 햇수로 5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무협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가 96년 <귀천도>에 이어 선보이는 두번째 연출작 <몽중인>은 의외로 가족영화다. “평생 당신 아들이 배우이길 바랐던 노모가 ‘이 감독’이라고 부르셨던 순간, 아! 진짜 감독이 되었다는 걸 실감했다”는 감독 이경영에게 물었다.첫 시사를 마쳤다. 개봉을 앞두고 평가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없나.사실 내 작품의 단점도 장점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평가가 두렵진 않다. 오히려 담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런 건 조금이나마 바란다. 음, 좀더 열심히 하면 세번째 영화 할 수 있겠다, 그 정도? (웃음) 물론 이런 소재의 영화가 요즘 영화계의 흐름에 발맞출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에게 있었다. 하지만 요즘 관객의 취향에 맞지 않을지라도 누군가 해야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몽중인> 개봉 앞두고 무협영화 준비중인 감독 이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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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하다는 말을 이 사람에게 쓸 수 있을까. 물론, 브래드 피트나 이완 맥그리거 같은 느낌으로는 아니다. 솜사탕 같은 미소, 댄디한 발걸음에만 이끌리는 이에게 그의 날선 눈빛은 불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밝고 쿨하고 편안한 것의 반대, 어두움, 복잡함, 다가가기 힘듦에서 그의 매력은 기인한다. 많은 이야기들을 살아낸 사람이 아니고는 지닐 수 없는, 포용과 냉소, 강함과 외로움이 뒤섞인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온하고 그래서 섹시하다. 영매인 어머니로부터 배우가 될 거라는 예언을 듣던 소년 시절, 노래를 부르고 드럼을 치던 청년 시절, 무명 시나리오 작가로 무명 단역배우로 여러 해를 살며 걸린 영양실조, 다섯번의 결혼, ‘칼 차일더스’에의 집착, 뜻밖의 오스카 수상까지. 삶의 흔적은 그 사람을 떠나지 않는다.
핫 스프링스라는 이름의 아칸소주 작은 마을에서, 빌리 밥 손튼은 교사 아버지와 영매인 어머니 사이 맏이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수입은 보잘것 없었고 조부모와 함께 살던 그의 집은 수
굶어죽을 뻔한 로커시절, 그리고 오스카, <밴디츠>의 빌리 밥 손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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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인표를 만나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에겐 침묵할 때는 손톱을 물어뜯고, 말할 때는 눈을 찡긋거리는 버릇이 있다. 같은 인터뷰라도 카메라 앞에서는 예의 빈틈없는 모습이지만, 카메라 아닌 사람과 눈맞추고 얘기할 때는 슬그머니 해묵은 습관을 드러내버린다. 차인표에 대한 이런 발견은 지극히 사소한 것이다. 성공한 청년 사업가와 속물적인 양아치 사이에서 외줄 타듯 변주해온 근육질의 ‘나이스 가이’ 이미지가 차인표를 담아내기엔 너무 ‘작은 그릇’이었다는 깨달음에 비하면.
지난해 12월, LA 근교에서 <아이언 팜>의 밤샘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감독과 배우 등 소수의 한국인이 할리우드 현지 스탭 속에 섞여 바쁘게 오가고 있었고, 그 가운데 차인표가 있었다. 노랗게 염색한 머리와 검고 긴 패딩코트 차림의 그는 여느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주연배우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스탭들에게 농담을 하고 장난을 치고, 함께 어울려 간식을 먹었다. 처음엔 차인표를 경계했다
백마 탄 왕자의 변신, <아이언 팜>의 차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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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할리우드가 투자, 배급하는 첫영화의 프로듀서가 되셨네요.” 처음에 한맥영화 대표 김형준(43)씨는 콜럼비아 한국 지사장 권혁조씨의 전화가 무엇을 뜻하는지 감을 못 잡았다. 요즘처럼 투자사가 즐비한 시대에 직배사가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큰 뉴스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결정이 본사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고 연출자로 강우석 감독이 나섰으며 시네마서비스가 국내 배급을 한다면 얘기가 조금 다르다. 한마디로 <실미도>는 한국영화의 해외진출을 가늠할 또 다른 시금석인 셈이다.제작자인 김형준씨로서는 감회가 새롭다. <동감> 이후 2년 만에 제작하는 작품이며 1990년대 초부터 부침을 거듭한 자신의 영화사업에서 비로소 결실을 맺을 기회인 것이다. <실미도> 외에도 그는 올해 한국영화 3편을 제작할 계획이다. “올해는 파워 50위 안에 들어야될 텐데…”라는 말도 그냥 해보는 소리 같진 않다. 김형준씨에게 2002년이 어느 해보다 바쁜 한해가 될 것은 분명해
할리우드가 투자 · 배급하는 <실미도> 제작하는 한맥영화 대표 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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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을 끝낸 차태현과의 인터뷰중이었다. 시종일관 명랑활달하게 모든 대답을 이어가던 그의 얼굴에서 잠시 낯선 긴장의 표정이 스쳤다. “사실 다른 배우를 보면서 긴장하는 법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공동경비구역 JSA>의 하균이 형(신하균)을 보는데, 순간 떨리는 거예요. 아, 큰일났구나. 저렇게 돼야 되는데, 갑자기 걱정이 밀려오더라고요.” 신하균은 그랬다. 한국영화의 허리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최민식, 설경구, 송강호, 유오성의 바통을 이어받을 다음주자들 사이에서 그의 존재는 위협적일 만큼 강렬한 어떤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하균에 대한 무형의 기대는 <…JSA> 이후 1년 반 만에 확실한 증거를 탄생시켰다.
신이 쥐어준 송곳을 원수의 목에 내리꽂고, 복수의 칼날로 도려낸 신장을 소금에 찍어 어그적어그적 씹어삼키는 이 남자의 건조한 표정 속엔 해맑게 미소짓던 우리의 미소년은 이미 증발해버렸다. 병으로 죽어가는 누나를
서글픈 백수, <복수는 나의 것>의 신하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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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의 몸은 천천히, 그러나 몰라보게 변한다. 몸이 어느 한 형태에 안착하기까지, 보기 싫게 부풀었다 단단해지는 그 과정은 보통 시간 속에 묻히고 곧 잊혀진다. 브리타니 머피는, 그런 점에선 불우하다. 그녀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연기경력에서, <클루리스>의 촌스럽기 그지없는 시골 전학생 타이는 빠뜨릴 수 없는 기억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예쁘게 만들어주기 대작전’을 벌이던 뚱뚱한 곱슬머리 여학생 타이. 지금의 머피가 완성된 유리공예품이라면 타이를 연기하던 그녀는 유리공예사가 입김을 확 불어넣고는 아직 매만지기 전 단계의 울퉁불퉁한 유리덩어리였다. “다 조명과 의상과 가발 때문이라구요. 그 영화를 찍었던 건 막 가슴이 부풀어오른 열다섯살 때였어요. 어쩔 줄 모르던 때였단 말이에요.” 뒤늦게 항변을 하건 말건, 어쨌거나 그 발육과정상 제일 못생긴 모습으로, 머피는 뉴저지에서 9살때부터 부풀려온 할리우드 드림을 펼쳐보이기 시작했다.
“말해주지 않겠어요.”
<돈 세이 워드>의 브리타니 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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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계는 ‘비상시국’이다. 3월에 들어서자마자 영화인회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을 비롯한 영화단체들은 수시로 연석회의를 열어야 했다. 문화관광부가 올해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산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영진위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진위는 토론회 등을 열어 이제는 한국영화산업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이제는 다양한 영상문화가 숨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영화계 여론에 귀기울였다. 그리고 이를 위한 방안으로 예술영화전문투자조합 결성,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안을 내놓았고, 이에 대한 예산을 책정했다. 그러나 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문화부의 답변은 간단했다. “원금 보전이 어려운 소진성 예산이니 내줄 수 없다”는 것. 그런 이유로 승인된 예산안에서는 이와 관련한 항목들이 모두 빠졌다. 게다가 영진위의 위탁 사업으로 진행해오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이를 두고 영화인들 사이에서 “과거 영화진흥공사 시절로 회귀하
정부의 일방적 예산 책정에 반대하는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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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그레이엄은 항상 자신이 연기한 인물을 변호하려 애쓴다. <오스틴 파워>는 아이들이 열번이라도 되풀이해서 보려할 재미있는 영화고 <부기 나이트>는 배우들의 재능과 애정이 빛나는 영화라고 자부하지만, 이야기가 그녀 자신에게로 돌려지면, 대답은 한결같다. 섹스가 전부는 아니라고. 숙명이다. 텅 빈 파란 눈동자와 하얗게 빛이 흐르는 육체를 가진 그녀는 마음 깊게 울리는 대사를 내뱉을 수 없는 백치로 갇혀 있었다. “사람들은 여배우가 신음하는 모습을 좋아하지만, 그녀가 스크린 밖에서도 누군가와 그러길 원치 않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나는 현실의 존재다.” 부모와 2년 동안 의절하면서까지 연기를 고집한 그녀에게 배우라는 직업은 스스로 표현하듯 “양날의 칼”이었을지 모른다.
그레이엄이 칼날 위를 걷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그녀가 집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었던 순간부터였을 것이다. FBI 요원인 아버지와 전직 교사인 어머니는 딸이 교회에 어울리는 순진한 카톨릭 교도로
<프롬 헬>의 창녀, 헤더 그레이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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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누구였나. “내 말에 토…토…토다는 새끼… 배신이야 배신… 배반…” 흥분해 더듬거리는 말투로 ‘불사파’건설에 박차를 가하던 삼류건달이었나, “학생은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나”같은 진지한 질문에 “저 학생 아닌데요”하던 엉뚱한 삼촌이었나. 마스크를 뒤집어 쓰고 광화문 네거리를 질주하던 슬픈 소시민이었나. 아니면 쵸코파이를 한입 가득 물고 “우리 북조선에서는 언제 이렇게 맛난 과자를 만드나”며 감격해 하던 사랑스런 전우였던가. 송강호는 어떤 배우였나. 아니 어떤 사람이었나.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실 하나. 송강호는 예민하고 치밀한 사람이다. 본인 말대로 하면 “상당히 민감한 성격의 소유자”다. 영화나 자신과 관련된 작은 기사하나까지 꼼꼼히 읽는것도 유명하고, 인터뷰 중엔 작은 멘트하나까지, 해도 되는 말인지 아닌지를, 고민하는 빛이 역력하다. 물론 대중적으로 소비되었던 송강호의 이미지는 “그래도 니가 쏴라!”며 호탕하게 웃는 ‘희극성 90%’ 스타
그 파괴적 변신의 쾌락,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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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전선 이상있다?’ 최근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의 초반 성적을 두고 충무로의 혹자는 제작사인 좋은영화, 그것도 김미희(38) 대표의 ‘선구안’이 예전 같지 않다고 수군댈지도 모르겠다. <주유소 습격사건>(1999)을 시작으로 지난해 <선물>과 <신라의 달밤>까지, 연달아 내놓은 영화 세편의 평균 서울관객 수가 100만명. 매번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호타준족’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의 초반 기세가 대단한 돌풍을 예고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정작 김 대표는 조급해하는 기색도 아니었고, 당황스런 눈치도 아니었다. 늦잠을 자고 나왔다는 그는 이번 영화가 앞으로 자신의 관심이 가닿는 지점을 분명히 보여준 것에 대해서 오히려 만족스럽다고 했다. 또 ‘흥행제조기’라는 패찰을 고수하는 것보다는 이제껏 미뤄둔 새로운 영화들을 만들어간다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 있다고 했다.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장규성
<피도 눈물도 없이> 개봉한 좋은영화 대표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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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순넷이 돼도, 여전히 날 필요로 할 건가요?” 세월이 흘러도 연인의, 혹은 팬들의 감정이 변치 않길 바라는 마음을 노래한 비틀스의 의 가사를 빌려 얘기하자면, 주디 덴치는 이미 확실한 예스의 대답을 들은 배우다. 예순넷에서도 4년이 지난 예순여덟. 그녀는 여전히 영화가, 무대가, 관객이 원하는 배우니 말이다. 아니, 환갑의 나이를 넘기면서 오히려 영화계의 구애는 더욱 열렬해진 듯하다. 매년 꼬박 2∼3편씩 찍을 만큼 손짓하는 영화가 많아진 것도, 오스카를 비롯한 할리우드의 각종 시상식에서나 매스컴에서 앞다퉈 그녀의 연기에 갈채를 보내게 된 것도, 60대 중반에 접어든 90년대 중반 이후의 일이다. 최근에도 주디 덴치는 <아이리스>로 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고, 골든글로브와 오스카에 나란히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라 있다.
<아이리스>는 영국의 저명한 작가이자 철학자인 아이리스 머독의 삶을 다룬 영화. 머독이 강단에서 갑자기 노래로 인사를 대신할 때의 당당
예순여덟, 스크린의 구애는 계속된다, 주디 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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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영, 아니 추상미가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커다란 눈동자만큼이나 시원한 목소리의 인삿말과 악수를 청하는 작은 손을 한꺼번에 내밀면서. 연극무대에서부터 몸에 밴 직선처럼 명쾌한 음색과 몸짓. 며칠 전 스크린 속에서 만났던 <생활의 발견>의 흐너적거리던 선영은 벌써 어디로 숨어버렸나. 몇 번 눈을 마주친 끝에 권태로운 유부녀의 일상을 깨뜨려준 ‘신선한 장난감’ 경수의 심장을 떨리게 했던 눈웃음. 그건 여전하다.
<꽃잎> <접속> <퇴마록> <세이 예스>에 이어 다섯번째 영화 출연작인 <생활의 발견>은 추상미에게 ‘복잡미묘한 연기의 발견’이기도 했다. 무명배우 경수의 1주일간의 짧은 연애담인 <생활의 발견>에서 추상미는 춘천의 여인 명숙을 뒤로 하고 떠난 경수가 기차 안에서 만난 경주의 여인 선영. 묘한 눈웃음과 진위를 알 수 없는 말로 경수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다음, 막상 뒤따라온 경수를 보고는
<생활의 발견>의 선영, 추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