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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한풀 스러지고 가을 느낌이 바람 속에 막 스미기 시작하는 환절기, 꼭 그처럼 분위기가 달라진 전지현을 만났다. 지난해 <엽기적인 그녀> 이후 거의 1년 반 만에 으로 필름 카메라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는 전지현은, 마치 긴 방학을 마치고 첫 등교를 하는 학생 같은 개운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긴 머리에 투명한 얼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는 여전하지만 군살이 확 빠져 예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몸매와 좋아진 말솜씨, 특히 아무렇지 않은 듯 내뱉는 속깊은 말들에서, 그녀가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아주 잘 나이를 먹었음을 알 수 있었다.
<엽기적인 그녀> 때의 전지현이 풋풋한 여름 같았다면, 을 준비하는 전지현은 내밀한 가을풍을 지녔다고 할까. 어딘가 전지현에게서는 전에 없던 어른스러움이 내비쳤는데, 그건 신작 이 가진 분위기 탓인 듯도 했다. 은 스릴러다. 전지현이 연기할 여주인공 연은 어린 나이에 결혼한 주부. 혼령을 보는 증상에 시달리고, 또 과거 인간관								
		
							
							1년 반만에 <4인용 식탁> 준비 중인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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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의 김유진 감독이 4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10월 중순 강원도 바닷가에서 촬영을 시작할 김유진 감독의 신작은 강력계 형사들의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관찰하는 <와일드 카드>(가제). 30대와 20대의 두 형사가, 지나가는 사람을 때려 기절시킨 뒤 금품을 빼앗는 ‘퍽치기’ 일당을 뒤쫓는 이야기다. “깡패영화가 인기를 얻어 고등학생들까지 깡패를 꿈꾸는 요즘, 정반대로 나가고 싶어서” 형사를 소재로 택했다는 김유진 감독은 <약속>의 파트너 이만희 작가와 함께 1년 넘게 꼼꼼한 취재와 인터뷰를 거쳐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은퇴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심정으로 찍은 <약속>이 흥행에 크게 성공한 98년 이후, 각각 1년을 투자한 두개의 프로젝트가 모두 무산돼 긴 휴식을 가졌지만, 김유진 감독은 “항상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밤샘촬영에 대비해 쑥으로 만든 일종의 대용담배를 피우면서 한약까지 먹고 있는 김유진 감독. 그는 								
		
							
							형사드라마 <와일드 카드> 만드는 <약속>의 김유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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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단연 <가문의 영광>이었다. <가문의 영광>은 개봉 열흘 만에 200만 고지를 가뿐히 넘었고, 이 기세라면 <집으로…>가 세운 올해 흥행 기록까지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막가파 코미디’라며 싸늘히 등을 돌린 평단과 달리, 관객의 80% 이상이 “매우 재밌다”고 ‘강추’하고 있는 걸 보면, <가문의 영광>의 흥행 돌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관객 공략에는 성공한 셈이다.
정흥순 감독에겐 이것이 ‘20년 만의 영광’이다. 김기영 감독과 고영남 감독의 연출부로 시작해 <결혼 이야기> 등의 제작부장을 지낸 뒤 호주 올 로케영화 <현상수배>로 연출 데뷔한 그는 4년 만에 두 번째 영화 <가문의 영광>을 내놓으며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결연함으로 현장을 지켰다고 말하고 있다. 나란히 첫 작품을 내놓고 한가한(?) 시간을 함께 죽이며 친구가 된 김기덕 감독이 <파란 대								
		
							
							개봉 열흘 만에 200만 관객 동원한 <가문의 영광> 감독 정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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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노인이 두명의 사내아이와 주사위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 따뜻한 풍경은 이내 균열을 일으키고 만다. 자신의 아들이 위험에 처할 것을 두려워한 노인은 그 아이들의 아비(톰 행크스)를 제거하라고 명령한다. “마이클, 눈을 크게 뜨고 보게! 이것이 우리가 선택한 인생이고, 우리가 끌고온 인생이야. 하나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중 누구도 천국에 가지 못할 거라는 거지.” 풍모는 여유롭고 인자하지만 냉혈한 생존의 법칙을 품고 사는 1930년대 대공황기의 시카고 암흑가의 보스, <로드 투 퍼디션>의 존 루니는 그렇게 폴 뉴먼과 닮은꼴이다. 세상을 정화시킬 듯 깊고 푸른 눈을 가졌지만 늘 반영웅이었던 그에게서 어차피 인자한 어른이라든지 푸근한 아버지의 모습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았나. 유약하지도 거칠지도 따뜻하지도 냉정하지도 않은 그의 말투와 눈빛은 폴 뉴먼을 일흔일곱의 나이에도 뒤켠에 물러선 ‘올드맨’이 아니라 끊임없이 남자들에게 경쟁심과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경쟁								
		
							
							`올드맨`이 아닌 `뉴맨`으로,<로드 투 퍼디션>의 폴 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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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두나는 웃음소리가 무척 크다. 얼마나 우렁찬지 <복수는 나의 것> 마지막을 촬영한, 개울이라 하기엔 지나치게 폭이 넓은 냇물 건너편에서도, 겨울바람을 헤치고 달려오는 그녀의 웃음소리를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늘도 활기차겠군, 기대한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 선 배두나는 뜻밖에 기어들어가는 난처한 목소리로 “그러면 안 되는데”, “싫은데”를 되풀이하고 있었다. “사진 찍는 게 너무 좋아” 카탈로그 모델에서 CF로, 드라마와 영화로 폴짝폴짝 뛰어온 배두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이십대 중반을 코앞에 뒀는데도, 배두나는 가슴이 깊이 팬 파란 니트와 고개를 살짝 들어달라는 사진기자의 요구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그렇게 하면 에로틱하단 말이에요. 난 에로틱한 거 잘 못해요.” 그녀는 알고나 있는 걸까. 어떤 낯익은 주문이라도 배두나가 받아들이면 화학구조가 완전히 뒤바뀐 ‘배두나 식’이 돼버린다는 사실을.
사진촬영을 끝내고 털썩 주저앉은 배두나, 역시 								
		
							
							<굳세어라 금순아>의 귀여운 금순이,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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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근데, 꼭 인터뷰를 해야 하는 건가.” 총제작비 110억원, 순제작비 92억원, 제작기간 2년여 등의 기록을 자랑하는 한국영화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하 <성소>)의 개봉을 이틀 앞둔 9월11일, 튜브엔터테인먼트의 김승범 대표는 손사래를 쳤다. 기껏 인터뷰 약속을 잡아놓고도 멈칫거릴 정도니 개봉을 앞둔 부담감이 대단했던 모양. 사실, 튜브엔터테인먼트와 <성소>의 인연은 악연에 가깝다. 이 영화에 돌입한 이후 튜브는 끊임없이 자금압박에 시달렸고, 김승범 대표는 2001년 한해를 돈줄을 찾는 정처없는 여행길에서 보내야 했다. 경영권을 다른 업체에 넘길 뻔한 위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이런 튜브의 ‘방황’은 물론 <2009 로스트 메모리즈> <내츄럴 시티> 등 대작이 한꺼번에 제작에 들어간 탓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성소>에 대한 온갖 안 좋은 소문으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때문이었다								
		
							
							110억짜리 프로젝트 <성냥팔이‥> 투자사 튜브 대표 김승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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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미는 30분에 불과한 인터뷰 도중에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했다. 잠깐 시간이 빈 사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려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가 하면, 자리로 끌려온 뒤에도 옆에 앉은 서기의 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언니 같은 막문위와 소곤소곤 수다를 멈추지 않았다. <소림축구>에 이어 <버추얼 웨폰>으로 몇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조미. 몸매가 확연하게 드러나도록 옷을 입은 동료들과 달리, 통넓은 바지와 셔츠 차림으로 편하게 주저앉아 떠드는 그녀는 직접 총을 들고 싶다며 언니를 조르는 <버추얼 웨폰>의 아군과 참 많이 닮아 보였다. 배우의 신체리듬을 파악해 그에 맞는 액션을 부여했다는 원규 감독이 조미를 가장 잘 설명해주지 않을까. “서기는 다리가 유연해 발차기를 많이 시켰고, 막문위는 자유자재로 움직임이 나와 강렬한 액션을 만들었다. 조미는… 거침없이 뛰어드는 성격이니까, 그냥 막….”
드라마 <황제의 딸>로 인기를 얻었고, 대만의 베스트셀러								
		
							
							`작은제비`라는 별명처럼 천진하게 <버추얼 웨폰>의 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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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봐도, 이은주는 머리를 참 잘 잘랐다. <오! 수정>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그녀의 긴 검은 머리는, <연애소설>에서 싹둑 단발머리로 짧아져, 한결 가벼워지고 발랄해졌다. 머리모양이 주는 느낌만큼이나, <연애소설>은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한층 가벼운 영화로 보인다. 속내를 알 수 없게 응큼한 <오! 수정>의 수정이나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군대 가는 남자친구를 배웅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마는 비운의 여대생 태희에 비해, <연애소설>의 ‘경희’는 겉으로 보기엔 퍽이나 털털하고 숨김없고 밝다. 이은주의 출연작 중, 상대적으로 기가 덜 센 영화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같은 느낌은 영화의 후반부로 가면서 바뀐다. 경희 역시 비운의 주인공임이 알려지고, 묘하게도 그렇게 되고난 영화 후반부에서 그녀의 머리는 다시 옛날 길이를 되찾는다.
단짝친구와 카페에 앉아 있을 때 카페 종업원이 다가와 자신이 아닌								
		
							
							˝노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연애소설>의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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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전에 일본에서 날아왔다는 빈 디젤은 여독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밝고 활기찬 얼굴로 나타났다. 허락된 인터뷰 시간은 20분.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느긋하게 커피를 따르는 빈 디젤은 “원하는 건 뭐든 말하라”(Your wish is my command)며 음료를 권하고, 기자의 이름이 영어로 왜 그렇게 표기되는지를 물어왔다. 셔츠 밖으로 터져나올 기세인 근육질 몸매, 다스베이더처럼 신비로운 저음을 지닌 빈 디젤은, 겉모습과 달리, 호기심과 에너지를 주체 못하는 개구장이 소년 같았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실베스터 스탤론이 환갑을 바라보는 이즈음, <분노의 질주> <트리플X>의 빈 디젤이 할리우드의 차세대 액션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어려서부터 극단에서 활동한 ‘준비된 배우’ 빈 디젤은 그의 표현에 따르면 ‘오프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 시절을 오래 거쳤다. 직접 제작하고 연출하고 출연한 단편영화 <멀티 페이셜>이 스필버그의 눈에 들어, <								
		
							
							<트리플 X>개봉 앞두고 내한한 빈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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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나(42) 교수는 대중에게 잘 알려진 스타평론가 중 한명이다. 오랫동안 방송에 출연해서 영화 관련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와서인지 낯익은 얼굴. 그런데 요즘은 브라운관에서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어려워졌다. 연구에 전념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인가. 그렇게 여길 법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종횡무진 뛰어왔고, 뛰고 있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장, 한국영상자료원 자문위원, 한국영화학회 감사, 영상문화학회 부회장,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 편집위원 등 수많은 직함이 그 증거의 일부다. 지난 5월에는 또 영화진흥위원회 2기 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한번 터진 일복은 좀처럼 추스르기 힘든 것인지, 얼마 전에는 사의를 표한 문성근 전 이사장에 뒤이어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사장하려고 로비한 적 없고 그냥 떠밀려서 됐다”지만, 어쨌든 ‘슈퍼우먼’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맞은 것. 개강한 지 2주밖에 안 돼 밀려드는 학사업무와 강의준비도 만만치 않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신임 이사장 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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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무살 무렵엔 세상이 더없이 만만해 보인다. 존재하지도 않는 해변을 향해 떠날 수 있고, 불륜과 동성애적 긴장이 뒤얽힌 관계 속에 하룻밤쯤 던져볼 수도 있다. 멕시코의 햇살처럼 빛나는 시간. 그처럼 두려움 없이 엉뚱한 모험을 벌이는 <이투마마>의 소년 훌리오가 바로 일년 전 혼돈으로 부서진 <아모레스 페로스>의 거리 한복판에 던져졌던 옥타비오였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빛과 어둠처럼 서로를 등진 두 인물을 연기한 배우는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지금 멕시코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스물넷의 예쁘장한 젊은이다. 미(美)의 절정을 누리고 있어 소녀들에게 사랑받는 가르시아 베르날이지만, 온기어린 갈색 눈동자를 덮은 그늘 때문에, 그는 쉽게 스러진 다른 배우들과는 조금 떨어진 영토의 대기를 안고 있다.
가르시아 베르날은 <아모레스 페로스>에서 이상한 풍습을 가진 고장이라고 농담처럼 인용되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태생이다. 이국적인 발음을 가진 고향과 거칠								
		
							
							<이투마마>의 배우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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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을 만나는 날, 불청객의 습격을 당했다. 김정은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여중생이었는데, 김정은을 인터뷰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와 사진촬영이 당하는 이의 진을 빼는 일임을 아는 까닭에, 본게임 앞으로 끼어든 오픈게임만큼은 막아내고 싶었다. 그런데… 기자보다 먼저, 매니저보다 먼저, 김정은이 입을 열었다. “그래, 얼마든지. 이리로 들어올래?” 그리고는 머리와 화장을 매만지는 분장실로, 문전박대 내지는 정중한 거절을 각오했을, 그래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어린 팬의 손을 잡아끌었다. 곧 반쯤 문이 열린 분장실 밖으로 김정은의 빠른 말들과 잔웃음들이 새어나왔다. 무슨 얘기를 그리도 재미나게 하는지, 궁금증이 발동해 분장실 앞을 서성댈 참이었는데, 누군가 “기자 체면이 있지, 엿듣긴 좀 그렇죠” 하는 바람에 자리에 눌러앉고 말았다.
사진촬영과 병행하느라, 분장실 담소는 끊어졌다 이어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념촬영도 하고 살갑게 작별인사를 건넨 뒤, 김정은이 다가와 마주 								
		
							
							<가문의 영광> 개봉 앞둔 배우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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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독 ‘향’이 강한 배우가 있다. 은은히 다른 배우들의 개성에 녹아드는 대신, 의도하건 안 하건 영화 전체에 자신의 개성을 퍼뜨리는. 그로 인해 영화의 맛이 달라지는. <언페이스풀>에서 다이앤 레인을 몸달게 하는 젊은 남자 폴 마텔 역의 올리비에 마르티네즈가 그런 배우다. 어깨에 닿을락말락 기른 갈색 머리, 푸른 눈의 서양인들이 동경한다는 ‘아몬드색’의 눈동자, 남국의 관능이 묻어나는 모델 같은 몸매, 그리고 불어 악센트가 실린 희한한 영어발음. 스페인계가 섞인 프랑스인인 그는 <언페이스풀>에서 리처드 기어, 다이앤 레인 등 다른 스탠더드한 미국 배우들 속에서 유난히 튀는, 이국적인 존재다. 올리비에 마르티네즈로 인해, 뉴욕의 서적상 폴 마텔은 낯선 이방인의 아우라를 갖는다.
올리비에 마르티네즈는, 북아프리카의 프로복싱 챔피언이었던 스페인계 아버지와 프랑스 어머니 사이에 나서 파리 외곽에서 성장했다. 그의 부계는 ‘더이상 하지 못할 때까지’ 권투를 하는 인생을								
		
							
							<언페이스풀>의 그남자 올리비에 마르티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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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아퀘트는 자신이 광대라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는 우편배달부로 출연해 안쓰러운 슬랩스틱 코미디를 펼치는 <스팟>이나 매력적인 여성 리포터에게 바보처럼 이용당하는 <스크림>을 떳떳한 필모그래피로 내세운다. 심지어 그는 서커스의 어릿광대 쇼에 출연하면서 “멋지지 않아요? 거기선 진짜 광대옷을 입을 수 있고 진짜 광대 분장도 해줘요!”라고 자랑까지 한다. 눈코입이 오밀조밀하게 가운데로 몰린 얼굴만으론 당연한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퀘트는 진지하다 못해 그늘로 뒤덮인 두 여배우, 로잔나와 패트리샤의 막내동생이고, 배우 혹은 제작자로 미국 독립영화의 중심인 선댄스영화제에 5년 연속 참가한 경력이 있다. “블록버스터는 무서워서 싫다”는 아퀘트는 그저 광장공포증 환자에 불과한 것일까. 여동생마저 무시하는 지진아에서 냉소적인 성인으로, 마음 깊은 보호자로, 시리즈 내에서 변화를 거듭하는 <스크림>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프릭스>의 배우 데이비드 아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