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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최근 조그마한 변화가 생겼다. 95년 문을 연 이래 줄곧 원장 자리를맡아왔던 최민 교수가 물러나고 3월부터 심광현 교수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것. 90년대 초반 민중미술계의 날카로운 평론가로 알려지기 시작한그는 문화이론가를 거쳐 요즘 들어선 영화계와 문화시민운동 분야까지 점차 활동 영역을 넓혀오고 있다. 현재 영화인회의 정책위원장,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정책위원,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사무처장, 계간 <문화과학> 편집인 등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그는 불과 보름전쯤 원장으로 내정돼 이전보다도 훨씬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개교 당시부터 이곳의 핵심업무를 맡아온 그답게 “영상원의 2단계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차분하게 이야기한다.급작스럽게 취임하게 됐다.지난 3년간 영화인회의,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등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실무적인 진행의 책임을 맡아왔는데,
“한국영화 산업화,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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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저만치서 걸어온다.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한발 내디딜 때마다 육체의 선이 잠시 흔들린다. 하지만 또각또각 울리는 구두굽 소리에 더 끌린다. 묘하다. 청각만으로도 와락 안기고 싶은 충동을 일게끔 하는 여인의 정체는 뭘까. 모니카 벨루치(33). 적어도 남성의 상상 속 조형물과 일치하는 자태를 지녔다. 그게 이유다. 모니카에 눈먼 이는 <말레나>의 열세살짜리 꼬마 레나토뿐만이 아니다. 감독 또한 모니카의 관능세례에 흠뻑 취해 흐느적거린다. 아니라고 잡아뗄지 모르지만, 필름은 순진한 감독을 대신해 고해성사한다. 고상함 떠느라 식은땀나는 이들에게 슬쩍 끼워준 면죄부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어쨌든 그녀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손가락질과 우악스런 채찍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모니카에 대한 흠모의 감정이 극대화되고 연민의 분비가 그칠 줄 모른다면, 1940년 시실리로 떠나 분통을 터뜨리는 레나토의 돌팔매질을 돕고 볼 일이다.
말레나처럼 모니카도 고향을 떠나 돌아다녀야 했다. 이
또각또각, ‘배우’에의 끝없는 워킹, <말레나>의 모니카 벨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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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이 지쳤던 걸까? 6년간의 휴식없이 쫓기는 연기생활이 “한때는 눈빛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었다”던 소년의 눈빛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나. 스물세살의 나이에 <휴머니스트>로 데뷔한 영화신인 안재모. <파란대문> <닥터K>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등에 단역으로 얼굴을 비치기도 했지만 주연으로는 첫 작품인 <휴머니스트>의 개봉을 앞둔 그는, 여느 배우들과 달랐다. 그의 눈빛엔 첫 작품을 앞둔 신인배우의 얼버무림이나 머뭇거림 따윈 없었다. 그리고 아쉽게도 설렘이나 기대감도 없어보였다. “데뷔 이후 한번도 쉰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일이 끊이지 않았다는 건 복이기도 하지만, 배우에겐 좋지 않은거죠. 다른 모습을 보여줄 틈이 없으니까요.”
플래시가 터지는 카메라 앞에 서면 TV 드라마 <귀여운 여인>의 ‘준휘’같이 터프한 포즈나 <학교>의 ‘건이’처럼 맑고 순한 웃음을 지어보이던 그는, 조명의
귀여운 남자는 이제 그만! <휴머니스트>의 안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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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만든 장편영화로 에 영국영화 특집 기사가 실리게 만든 <빌리 엘리어트>의 감독 스티븐 달드리(40)는 <조지 왕의 광기>의 니콜라스 하이트너, <노팅 힐>의 로저 미첼,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데스에 이어 영국 연극무대가 영화계에 선사한 또 하나의 재능이다. 셰필드대학을 졸업하고 32살의 젊은 나이에 런던 로열 코트 극장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달드리는 유명세와 대중의 시선에는 일찌감치 단련된 인물. 영화로 창작 야심의 범위를 넓힌 선배들과 마찬가지로 달드리 역시 연극 무대에서 연마한 극적 타이밍과 드라마의 호흡을 조절하는 ‘위기 관리’ 능력을 스크린에서 한껏 과시했다.<빌리 엘리어트>는 <노팅힐>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등을 제작한 워킹 타이틀 영화사의 독립영화 브랜치 WT2의 창립 작품. 스티븐 달드리는 워킹 타이틀에서 단편 <에이트>를 만들고 맺은 3년 계약의 첫 영화로 <
“나의 열정은 아직 어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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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닷가에 살아요. 밤이 오면 그 속으로, 파도도 잠잠한 깊은 그곳으로 뛰어들어 닻을 내리죠. 내가 머물 곳은 바로 여기. 이곳이 내 집이죠.”( 중에서 ‘The Anchor Song’)
사이렌이 있다면, 비욕의 모습과 목소리를 지녔을 것이다. 은회색 하늘과 바다와 대지의 딸. 뱃사람의 넋을 빼앗는 영묘한 자태와 음성의 사이렌. 비욕의 매력은 이처럼 비현실적이다. 동서양이 교차하는 얼굴에 요정처럼 작은 체구, 예민하면서 격렬하고 청아하면서 새된 목소리, 낯설고 신비로운 섬 아이슬란드에서 나고 자란 배경, 생후 일곱달부터 노래하고 열한살에 데뷔한 경이로운 이력까지, 비욕이 ‘미스 디퍼런트’로 불리는 이유를 알아차리기란 어렵지 않다. 비욕이 신화가 되고 전설이 된 것은, 그녀가 치른 혹독한 유명세 때문이기도 하다. 비욕이 만삭의 배를 드러낸 채 노래하는 모습을 본 연로한 시청자가 심장마비를 일으키고, 그녀가 동료 뮤지션 트리키와 사귄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광팬이 수제 폭탄을 배달한
폭파시켜야겠어요, 내 안의 광기를, <어둠 속의 댄서> 비욕 Bj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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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 “1000명이 보면 1000명 다 다르게 보는 영화였으면 한다”는 김대승(35) 감독의 말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예언처럼 맞아들어갔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평단의 엇갈린 평뿐 아니라, 일반관객 사이에서도 싫고 좋음이 분명하게 갈렸다. 어떤 이들은 ‘의도된 동성애 마케팅’이라는 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고, 젊은 여성관객은 이상하다 싶을 만큼 영화 속 사랑에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개봉 첫주 만만치 않은 외화들 때문인지 기대에 못 미쳤던 관객 수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날이 갈수록 떨어지기는커녕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른다섯살의 늦깎이 데뷔감독은 개봉 뒤 보름이 넘은 상태지만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못한 눈치였다. <하얀전쟁>부터 <노는계집-창>까지 10여년의 충무로 연출부 생활을 거친 김대승 감독은, 손마디 굵고 거친 모습일 거라는 예상과 달리 인터뷰 내내 서당에서 잘 배운 도령마냥 조용하고 수줍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가끔 머뭇
“내가 너무 건방을 떨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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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김태연(25)은 들떠 있었다. <거짓말>로 베니스 티켓을 거머쥐고서, 힘들게 찍은 만큼 보답을 받나 싶었다. 그의 말대로 “차도 생겼고, 이름도 알렸다.” 한계를 느끼던 모델로서의 주가 또한 높아졌다. 순식간에 흘러간 2년이었다. 그러다 <그녀에게 잠들다>의 수빈을 만났다. “배우로서 인정받아야겠다”는 오기가 솟았다. 미국의 포드사에서 주최한 한 모델 컨테스트에서 수상, 해외연수 기회가 있었지만 미련없이 포기했다. 데뷔작에서 자신이 흘렸던 눈물에 대해, 이제는 정당한 평가를 받을 때라고 생각했다. 가십거리로 다뤄지긴 싫었다. “전체 극을 끌어가야 하는 역할이라 부담도 컸지만”, <거짓말>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자신이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음”을 일러주고 싶었다. 지난해 여름, 김태연이 제주도행을 기꺼이 택한 이유였다.
제주도가 달콤한 것만은 아니었다. 팔과 등에 2도 화상을 입어 두달 동안 입원해야 했다. “짓무른 살 한꺼풀을 단번에
‘자유’에게 잠들었으면, 김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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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권택 감독은 <춘향뎐>을 찍으면서, 내색은 안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이거 괜한 짓을 시작한 게 아닌가’ 하는 불안을 떨치지 못했다. 판소리와 영화가 한몸이 된 <춘향뎐>은 다시 생각해도 식은땀 나는 프로젝트였다. 패기 넘쳐야 할 젊은 감독들이 세공술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영화와 평생을 살아온 노감독은 영화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었다. 임 감독은 편안하게 영화 만들고도 좋은 평판 들을 수 있는 길을 잘 알고 있다. 그 길에 유혹을 느끼면서도, 정작 일을 벌일 땐 몸은 정반대로 간다. 자책하면서도 그 길을 또 간다.임 감독의 새 영화는 조선말기의 화가 오원 장승업에 관한 영화다. 오원은 전설적인 풍운아로 알려져 있으니 인물이야기만 재미있게 푸는 쪽이면 좀 편하겠지만, 임 감독은 그렇게 가진 않으려 한다. 회화를 이야기의 소품으로 삼는 게 아니라 회화의 이미지가 이야기와 만나 만들어내는 새로운 리듬과 합주가 임 감독의 관심사다. 세계적인 갈채를 받은 &l
장승업을 보면, 내가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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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지독한 사랑이다. 그 시절.CF와 잡지를 도배했던 ‘하이틴 스타’에서 동네 아줌마들의 사랑을 흠뻑 받던 브라운관의 히로인으로, 첫사랑의 두근거림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고, 노란손수건 속에 연하청년의 사랑을 받아들이던 스크린의 연인으로. 수많은 스타들이 소리없이 피고 졌던 긴 세월 동안 김혜수(31)는 그렇게 오래고도 지독한 사랑을 받아왔다.
한번도 스타덤의 외곽으로 내몰리지 않았던 그에게 연기는 벌써 인생의 절반 동안 해온 습관 같은 일. “연기란 인생을 아는 만큼 나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연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안 하고 그냥 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엔 어려워요. 왜? 연기하지 않는 순간에도 늘 인간적으로 잘살아야 좋은 연기가 나오니까, 결국 잘살아간다는 게 어려운 거니까….”
특유의 건강함과 활발함에는 감량이 없어보였지만 김혜수는 요사이 자칫 예민해 보일 만큼 살이 내렸다. “한번 크게 아프고 나니까 살이 빠지더라구요. 내 참, 옛날엔 빼려
첫사랑, 그후로도 오랫동안, <신라의 달밤>의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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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만난 남자에 대해 한 마디로 표현하는 게 허락된다면, 여명은 소년의 호기심을 키워가는 남자라 말할 수 있다. 그를 만난 곳은 그가 묵고 있던 호텔 룸의 거실. <천사몽>이라는 꿈같은 제목의 영화에서 한국남자로 분한 여명은 일요일 저녁 계속된 인터뷰에 조금은 지쳐 있었다. 하지만 인사를 건네니 곧 파란 광택성의 점퍼를 걸쳐 입고 SF얘기를 꺼냈다. 영화에 나오는 대로 ‘전생’을 물었을 뿐인데 말이다. “친구들과 수다떨 때 UFO얘기를 잘 해요. 공상과학에 관심이 많거든요. 6년 전 친구와 내기를 한 적 있죠. 10년 안에 공중에 떠서 달리는 차가 나올까 안 나올까 하는 거였고, 홍콩달러로 10만달러를 걸었어요. 제가 이기겠죠?” 공중을 달리는 차라거나 외계인의 비행접시를 얘기하며 ‘판타지’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는 여명. 생소한 한국영화 <천사몽>에 출연하게 된 것도 그의 이 호기심 때문이었다.
<천사몽>에서 여명은 현생에서는 비밀경찰 성진, 딜
UFO를 기다리던 소년, 아직 있다, <천사몽>의 여명 黎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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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소비츠 하면, 먼저 악동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매번 엉뚱한 기행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악동. 첫 장편 <증오>로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을 때 그는 천재로 추어올려졌다. 방리유 청춘들의 삶에, 사실적으로 참신하게 접근해간 <증오>에는, 전복의 에너지가 있었다. 그러나 카소비츠는 ‘천재’가 되길 거부했고, 자신에 대한 기대를 조롱하듯, <암살자(들)>이란 애매한 영화로 칸에 돌아왔다. 킬러들의 일상 속에서 세대간의 단절과 미디어의 폭력성을 이야기하려 했다지만, 자극적인 화법으로도 지루함과 거부감을 불러일으켰고, 이런 작품에 맹공을 퍼붓는 기자들에 맞서, 그는 영화제 기자회견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크림슨 리버>. 우생학과 나치즘이라는 심각한 이야기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타일로 포장한 이 영화는, 카소비츠의 지향점과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그는 어떤 것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 것
“관객에게 봉사하는 영화다”...<크림슨 리버>선보인 마티유 카소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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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행크스를 ‘나이스 가이’라고 부르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멀게는 <스플래시>, 가깝게는 <포레스트 검프>부터 <그린 마일>까지 순수하고 선량하면서도 강직한 캐릭터를 그가 도맡아왔기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남성 스타와는 달리, 그는 자신의 영웅적인 행동 밑바닥에 자리한 두려움과 유약함을 보여줌으로써 오히려 관객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그가 연기한 <필라델피아>의 베케트, <포레스트 검프>의 검프, <아폴로13>의 로벨,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밀러 대위 등은 모두 외부적 환경이나 적과 맞서기 위해 이보다 훨씬 어려운 스스로와의 투쟁을 겪어야 했던 인물이었다. 결국 그의 ‘나이스 가이’ 이미지는 지적이진 않지만 사려깊어 보이는 인상과, 근육질은 아니지만 자신의 믿음을 관철시키는 행동력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신작 <캐스트 어웨이>는 이같은 그
무인도에 불어온 ‘착한 남자’ 바람,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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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이나영 | “저기요. 공룡은 어디로 갔을까요?” 당황스럽다. 이렇게 멀쩡히 예쁜 배우가, 그 큰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궁금하지 않으세요? 난 당연히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 같아요….” 집 한켠에 고등학교 지구과학, 생물책을 버리지 않고 고이 모셔두고, 늘 엉뚱하고 괴상한 상상을 즐긴다는 이나영(22). 그러고보면 드라마 <카이스트>의 호기심 가득한 천재소녀 캐릭터도 영 뜬금없어 보이진 않는다. “이런 얌전한 옷은 답답해요.” 보기엔 예쁘기만 한 화사한 봄 드레스가 그에게는 영 불편한 듯싶다. 조금 뒤 매니시한 바지정장으로 갈아입고 나서야 맨발로 스튜디오를 헤집고 다닌다. “싫고 좋은 게 얼굴에서 티가 난대요. 안 내키면 같이 밥도 못먹는 스타일이에요. 하지만 굳이 고치고 싶지도 않아요. 일 때문에 그렇게 맞춰살다보면 어느 순간, 참 서러워질것 같거든요.” 때론 세상 모든 게 다 궁금한 일곱살배기 소년의 호기심으로, 때론 당황스러울 만큼의 솔직함으로 인간 이나
7살 소년의 호기심, 전사 쇼쇼의 냉정 사이, <천사몽>의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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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 남자를 보자. 떡 벌어진 어깨, 숱검댕 눈썹, 자상한 미소, 게다가 멋지게 쪼개진 턱이라니…. <인어공주>의 다정한 왕자님인가? 아님 <미녀와 야수>의 터프한 왕자님? 그도 아니면 혹시…, 타잔인가? 그의 이름은 크롱크, <쿠스코? 쿠스코!>에서 마녀 이즈마의 충실한 심복으로 출연중이다. 이처럼 완벽한 외형조건을 가진 그가 입을 여는 순간…, 엥? 여자들이 다 쓰러진다고? 에이, 농담은. 사실 그는 ‘니가 뭘 하든 하지마’란 말이 튀어나올 만큼 말 한 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까지 사고와 직결되는 사고뭉치인데다 자신이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을 판단할 때까지 너무도 긴 시간이 요구되는 ‘느림보 뒷북맨’이다. 황제 쿠스코를 독살할 계획이 꼬여 그를 라마로 만들어놓고도 크롱크에겐 오로지 한 가지 걱정뿐. “이즈마님, 저녁 디저트는 어떻게 하죠?”
정교한 신기술의 영상미보다 4명의 독특한 캐릭터들이 펼치는 캐릭터 코미디에 공을 들인 <쿠스코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사고뭉치, <쿠스코? 쿠스코!>의 크롱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