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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기성 사장은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60년대 신필림 시절 영화에 투신해 40년 가까이 활동해온 한국영화의 산증인이지만, ‘회고’보다 ‘구상’에 가치를 두는, 현재진행형 영화인이다. 황기성이라는 제작자가 흥미로운 또다른 이유를 <영자의 전성시대> <어둠의 자식들> <고래사냥> <성공시대> <안개기둥>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닥터 봉> <고스트 맘마> <찜> 등으로 채워진 필모그래피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때마다 적절한 이슈를 골라내고, 당대 관객에게 어필하는 영화를 기획·제작하는, 흥행사로서의 녹슬지 않는 감각이다. 젊은 관객과 호흡하려는 노력은 또한 젊은 영화인(장선우, 박철수, 강우석, 김성홍, 이광훈, 한지승)의 발굴과 재발견의 결실로도 이어져왔다. 황기성 사장이 최근 새로이 관심을 기울인 장르는 스릴러. <신장개업>에서 함께 작업한 김성
“나는 영화장이, 정신건강이 허락하는 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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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라…. 내가 왜 이 영화에 출연한 거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폴라로이드 사진을 찾아야 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내게 출연해달라고 전화를 해왔나? 아니군, <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를 촬영하던 중에 처음 만났다고 사진 밑에 써 있네. 내가 그에게 전화를 걸었군. 이런, ‘레너드 역으로 출연시켜 달라고 간절히 요청할 것’이란 메모는 평소의 나답지 않은 것 같은데? 난 언제나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절제하는 사람인데, 아닌가? 기억할 수 없군.
이 녀석은 분명히 내 얼굴인데, 에드 엑슬리 경사라? (1997)이군. 이 성공하니까 러셀 크로와 함께 단숨에 할리우드에 얼굴이 알려진 모양이군. 온갖 신문에 내 얼굴이 실렸네. 하지만 난 사방에서 들려오는 달콤한 속삭임들을 경계했나봐. 같은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었던 러셀 크로와는 다른 길을 걸어갔고. 러셀은 <글래디에이터> 등 블록버스터로 날아갔지만, 난 할리우드 시스템에 들어가기 싫었나봐. 밑에
금발의 카멜레온, 칼날 같은 변신, <메멘토>의 가이 피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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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은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의 매력은 처음 경험하는 홍차의 맛과 비슷해서 쉽게 익숙해지지는 않지만, 한번 빠져들면 쉬이 헤어나오기도 힘들다. 우리는 지금껏 한국영화에서 이런 종류의 배우를 만나본 적이 없다. 그는 강하지만 우악스럽지 않고, 이지적이지만 오만하지 않으며, 유니크하지만 유별나지 않고, 아름답지만 천박하지 않다. 좋은 볕에서 잘 말린 고급 홍찻잎으로 우려낸 기품있는 차 한잔. 10여년간 그를 키운 연극무대에서 스크린으로 제대로 옮겨 심어진 이 서른셋의 배우는 사실, 수식어 가득 찬 글보다는 ‘그저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은 사람이다.
“매 순간 살아 있어야 합니다. 카메라가 배우를 쫓아갈 겁니다. 호정씨는 ‘연기’하지 마십시오. 그냥 ‘반응’하시면 됩니다.” 촬영장에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시끄러운 ‘액션’사인도, ‘컷’사인도 없었다. 그저 안나가 비행기를 타는 첫 장면부터 망각의 바이러스를 찾아가는 여정 내내 <나비>의 디지털카메라는 졸졸 그를 다큐멘터리처럼
그윽하고 따사로운, 오후의 홍차처럼, <나비>의 김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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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에 몇편 정도를 제작하거나 수입·배급할 생각인가.= 수입은 재미없다. 한국영화를 하되, 1년에 최대 4개나 5개다. 아다시피 여기저기서 투자도 모아야 하고 마케팅도 해야 하고 캐스팅도 해야 한다. 요즘 캐스팅이 장난이 아니다. (웃음) 4개 하면 정말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달마야 놀자> 하고 있는 KM컬처 있지 않나. 앞으로 구본한 프로듀서하고 씨네2000의 이춘연 사장이 그리 합류할 거다. 그러면 거기서 나오는 영화의 배급라인은 아이엠을 탈 것이다. 아이엠에서 자체적으로 투자하는 영화는 물론 우리가 배급하고, 그렇게 해서 괜찮은 배급사가 될 것이다. 그전에는 조심스럽게 할 생각이다. <달마야 놀자>는 우리가 배급하지 않는다.+ 시네마서비스가 배급사인데, 또다른 배급사에 투자를 해서 그 배급사가 라인업을 갖도록 한다는 게 특이하다.= 특이한 것도 있지만 자연발생적이다. 왜냐? 시네마서비스는 워낙 인하우스 프로덕션이 많지 않았나. 좋은영화도 있고 쿠앤
“삼성 정도면 10년을 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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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기적인 그녀>가 환기시킨, 잊혀질 뻔한 이름이 있다. 첫째는 8년 만에 연출작을 내놓은 곽재용 감독이지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지 않는 곳에 또 한 사람, 최완(49)씨를 빼놓을 수 없다. 90년대 중반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영화사업을 진두지휘했던 그는 사업단 해체와 함께 낯선 길로 접어들었다. 99년 삼부엔터테인먼트 부사장으로 스카우트됐다가 모회사가 공중분해되면서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섰던 최완씨는 지난해 4월 아이엠픽처스라는 배급사를 차렸다. 신씨네가 제작한 <엽기적인 그녀>는 <하면 된다>로 신고식을 치른 아이엠픽처스의 두 번째 투자작. 전국 400만명 돌파가 시간문제로 보이는 이 영화의 흥행으로 최완씨의 건재가 확인된 셈이다. 그를 만나러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아이엠픽처스 사무실을 찾았을 때 그곳엔 낯익은 얼굴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과거 삼성영상사업단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다. “20년 넘게 삼성이라는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혼자 무슨 사업을 하겠
“삼성 정도면 10년을 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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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Mommy)… 당신은 나의 마미….” 창백한 얼굴, 간절함에 빛나는 슬프고 푸른 눈동자, 세상의 걱정, 근심을 모두 떠안은 듯한 미간을 타고 내려온 작은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그 여리고 낮은 음성, “마미… 마미… 마미…”.
할리 조엘 오스먼트, 그는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마치 웃음소리와 함께 지금의 행복이 달아나기라도 할 듯, 그저 슬픈 눈망울로 씩 미소를 지을 뿐이다. 장난감을 망가뜨리지도, 음식투정을 하지도 않는 착한 소년. 그러나 세상은 이 소년을 끊임없이 시험한다. 환희로 가득 찬 마법의 세상을 보여주던 엄마를 죽게 하고 퉁명스런 흑인이모와 살아가라고(<보거스>), 죽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슬프고 고된 운명을 이겨내라고(<식스 센스>), 돌멩이만한 주먹과 자전거 한대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라고(<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그리고 이번엔 로봇 소년의 몸으로 태어나게 한 뒤 ‘진짜 소년’이 되기 위한 2천년이 넘는 긴 여행을
슬픔으로 파닥이는, 신의 작은 새, 할리 조엘 오스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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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사람은 부지런하다고, 신은경이 스튜디오를 찾은 건 아침 9시였다. 맨얼굴이었다. 그러나 한 시간 뒤 그녀는 확연히 ‘헤어스타일리스트’의 손길이 보이는 펑키스타일의 머리에 음영이 강한 화장을 하고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리고는 버튼을 눌러 모니터를 켜듯 블라우스 단추 서너개를 간단하게 풀어버렸다. V자로 드러난, 탄탄한 그녀의 살갗에 어색함 따윈 없었다. 사실 누가 ‘형님’에게 응큼한 생각을 품겠는가. 그렇다 해도 어떻게 티를 내겠는가. 조직의 넘버2 보스인 여자조폭 역을 맡아 <조폭마누라>에 출연한 신은경은, 극중 인물 은진의 ‘권위’를 이양받은 듯 그렇게 시종일관 당당하고 씩씩했다.
“시나리오는 지도예요. 배우가 영화를 찍는다는 건 지도를 가지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거죠. 열심히 하는 거요? 누구나 마찬가지예요. 중요한 건 누가 얼마나 정확한 지도를 손에 넣느냐 하는 거죠. <조폭마누라>는, 제게 100점 만점의 정확한 지도였어요.” 촬영을 막 끝낸 배우
나는 날마다 새로워진다, <조폭마누라>의 신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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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은 데뷔작 <메멘토>로 로버트 로드리게즈 이래 뜸했던 꿈의 코스를 밟은 인물이 됐다. 저예산 데뷔작 한편으로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한 뒤 곧바로 메이저로 발탁된 것이다.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하는 범죄스릴러 <불면증>이 그의 차기작. 알 파치노, 힐러리 스왱크, 로빈 윌리엄스 등 쟁쟁한 스타들이 주연을 맡은 5천만달러짜리 영화로 현재 촬영중이며 내년 봄에 개봉한다.1970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놀란은 7살 때 아버지의 슈퍼 8mm 카메라를 만지면서 영화의 감촉을 익힌 전형적인 영화광 출신. 19살 때 슈퍼 8mm로 찍은 단편 <타란텔라>는 영국 <PBS>에서 방영될 정도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놀란은 영국의 칼리지 런던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영국과 미국을 오가며 영화 만들기의 꿈을 키웠다. 1999년 60분짜리 중편 <미행>을 홍콩영화제에 출품했고, 영화제 현장에서 장편 데뷔작 <메멘토>의 제작비를 모았다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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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혼선이 있었고, 그 때문에 정치적 배려니 외압이니 하는 추측이 나돌았다.= 혼선은 인정한다. 시행착오는 의외로 많았다. 하지만 단순히 시행착오로 봐주면 좋겠다. 정치적으로 보려는 시각은 이해하지만 사실과는 다르다.+ 단체사업지원을 두고도 비슷한 추측이 있었다. 생산적이지 않은 특정 단체에 대한 지원에 비해 어렵게 영화를 만들고 상영하는 독립영화계나 시네마테크쪽엔 지원이 줄거나 없었다는 얘기가 많았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의 비판적인 성명서도 나왔고.= 역시 심사위원들의 판단을 존중한 거다. 심사위원 선정에서 정치적 배려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배려는 아직 필요하다고 본다.+ 영화정책의 길은 비타협적인 개혁 노선을 추구하든가, 아니면 보수파에 일정한 지분을 인정하든가 두 가지다. 이 교수는 후자에 가까운 것 같다.= 난 이데올로그는 아니다. 어느 한쪽을 제거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끔 미끄러지고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현실에 존재하는 힘을 인정해야
“아직 우리는 무슨무슨 파가 될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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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관 교수는 한국영화계를 움직이는 실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제작사나 투자배급사 책임자가 아닌데도 문성근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과 그는 빠짐없이 파워리스트의 상위권에 오른다. 영화정책과 행정에 관한 한 이 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워맨은 직책의 힘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거나, 앞장서 뛰다가 이런저런 감투를 뒤집어쓰는 두 가지 경우일 텐데, 이용관 교수는(문 이사장도 그렇지만) 후자에 가깝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사람 좋아하고 일 좋아한다. 그리고 술도 좋아한다. 그래서 건강이 좋지 않으며, 종종 질시어린 세간의 험담을 듣게 되고 시행착오로 인한 비난을 뒤집어쓰면서 마음도 다친다. 이용관 교수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그는 요즘 직책이 애매해졌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부위원장이었지만, 법원이 그 직책을 걷어갔다. 1년 전 부위원장으로 있다가 불신임당한 조희문 교수가 낸 불신임 무효소송에서 법원이 조 교수의
“아직 우리는 무슨무슨 파가 될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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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족의 후예답게 새하얀 피부, 부서질 듯 섬약한 눈동자, 내 의지대로 세상을 헤쳐나가겠다는 오만한 턱선을 가진 영국의 장미. <전망좋은 방>(1986)에서 헬레나 본햄 카터는 치렁치렁한 머리와 드레스 자락을 펄럭이며 섬세한 오만함과 사랑스러운 건방짐을 동시에 갖춘 귀족 아가씨의 아이콘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혹성탈출>은 코르셋을 잠재우려는 꽤나 극단적인, 최후의 시도였다. 그러나 난 약간 사도마조히즘적인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코르셋의 구속에선 벗어났지만, 여전히 머리와 얼굴을 압박당하고 있으니까.” 이 뼈있는 농담 속엔 그녀의 이력이 그대로 드러난다. 1985년, 영화 데뷔작 <레이디 제인>을 본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전망좋은 방>에서 오만하지만 사랑스러운 귀족 아가씨 루시 역에 그녀를 기용했다. <전망좋은 방>이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등 성공을 거둔 뒤, 그녀는 영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던 케임브리지대학을
코르셋과 드레스는 더이상 입지 않겠어요, 헬레나 본햄 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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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의 계절’은 참으로 길었다. 꼬리를 무는 인터뷰, 해외영화제 순례, 일본 개봉에 따라붙은 홍보에 이르기까지 송강호(34)는 1년을 꼬박 ‘공동경비구역’에서 살았다. 그 사이 송강호의 책상에는 서른편 남짓한- 멜로드라마도 두편 포함된(!)- 시나리오가 쌓였다. 그리고 <복수는 나의 것>이 그를 차지했다. <복수는 나의 것>은 나긋한 회유의 손길이 아니라 막무가내의 손아귀로 송강호를 잡아 끌었다. <…JSA> 밤샘 촬영을 끝낸 지난해 봄 어느 새벽 박찬욱 감독이 들려주는 스토리에 그냥 “어어, 그렇군” 했던 송강호는, 시나리오를 손에 잡던 순간 치밀어오른 생경함과 두려움의 포로가 됐다. 작품 선택의 동기를 묻는 좁은 질문에 송강호는 넓게 답했다. “내가 아는 어떤 한국영화와도 딴판이었다. 누가 더 세련되고 예쁘게 영화를 만드나, 누가 더 세련되고 예쁘게 연기하는가를 지상 과제로 다들 앞을 다툰다. 그러나 중요한 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밑에
그 안에 우는 사막의 바람, <복수는 나의 것>의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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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보다 무서운 건 사람”+ <올가미> 시절부터 품어온 기획이라고 들었다. 특별한 동기가 있었나.= 그동안 한 가지 틀에 얽매어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톱> <올가미>의 삼각관계라는 구도와 이야기가 고루하게 느껴졌다. 과거의 이야기틀과 심리요소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담백하고 깔끔한 얘기는 다시 하고 싶지 않았다. <세이 예스>는 스릴러가 아니라 공포영화다.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모르는 사람이 이유없이 괴롭힐 때 당하는 사람은 영문을 모르고 또 피할 길이 없으니까 공포스럽다. <죠스>에서 ‘죠스’가 보여주는 식의 무차별적이고 맹목적인 폭력을 사람이 휘두른다. 그게 현대적인 공포다. 그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표현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것 같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길 위의 공포에 관한, 오픈된 드라마다. 심플한 얘기를 넒은 공간에서 조여가기 위해선 스피드가 필요했고, 그래서 자동차 추격신을 넣었다. 차는
김성홍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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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리수의 연기 연출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려운 일이었다. 이번 영화를 하고 난 뒤 깨달은 건데, 트랜스젠더는 보통 여성들보다 몸짓이 더 여성적이다. 흐느적거린다고 느껴질 정도로. 첫 촬영하는데, 하리수 걸음걸이를 보고 식은땀이 났다. 그걸 얼마간 자연스럽게 만들고 나니까, 이번엔 발성이 문제였다. 역시 지나치게 여성적이었다. 성우를 쓸까도 생각했는데, 다행히 영화를 찍는 동안 하리수가 인터뷰를 많이 하면서 말투가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그것만 빼면 이 친구는 성격도 좋고 촬영을 즐기는 편이어서 큰 문제가 없었다. 어떤 평에선 하리수 연기가 어색하다고 했는데, 너무 의식하고 보지만 않는다면, 그녀의 연기도 괜찮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전편 얘기로 가보자. <노랑머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원작이 통신에 올려진 손정섭씨의 시나리오인데,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그게 나온 지 3년쯤 지난 뒤에 보게 됐는데, 읽고 전율했다. 구성은 그저 그런데 유나
“에로가 아니라 솔직함에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