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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머레이는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다. 그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벌일지를 짐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의 코믹한 분신들이 그러하고, 그의 영화 안팎 행보가 그러하다. 역시 의외의 선택으로 보이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그의 연기는 전혀 새로운 경지다. 낯선 별에 떨어진 몽유병 환자처럼 피로와 권태가 그득한 눈으로 그는 묻는다. 혼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나이가 들면 삶이 나아진다고 말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 ‘중년의 위기’를 온몸으로 체현하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헛헛한 웃음 뒤에 울컥 슬픔이 밀려든다. ‘우리를 눈물이 나도록 웃게 할 줄 아는 사람은 우리를 울게 하는 법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진리를, 그는 조용히 일깨워주고 있다.
빌 머레이는 색깔이 뚜렷한 코미디언이다. 시카고의 극단 세컨드시티에서 연기 수업을 받은 그는 명실상부한 코미디언 배출양성소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등장하면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서의 경력을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빌 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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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승부를 봐야 한다.” 1년 전,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는 의지를 밝히고 각오를 다졌다. 연이은 흥행부진과 CJS 연합 가시화로 이중고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는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가장 잘할 수 있는 영화제작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내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찬물을 끼얹었다. <지구를 지켜라!>의 저조한 흥행 성적은 싸이더스의 위기를 현실로 체감케 했다. 패색 짙은 9회 말 상황. 하늘은 그러나 스스로 돕는 자에게 무심하지 않았다. 곧이어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2003년 한해를 그에게 온전히 헌사했다. 전국관객 525만5376명(서울 191만2725명)으로 흥행 톱을 차지했고, 연말 각종 상을 독식하다시피 했다. 그리고 2004년을 맞았다. 연초부터 미뤄왔던 인터뷰에 응한 차승재 대표를 만나기 위해 삼성동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언제나 북적였지만 유독 활기가 넘친다는 인상을 받았던 건 지난해의 영광이 안겨준 후광 덕분일 것이다. 얼마 전 코스
역할 모델로서의 욕심이 있다, 싸이더스 대표 차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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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홀>의 주인공, 멋진 중년 되다
20여년 전 우디 앨런의 <애니 홀>로 유니섹스 패션 돌풍을 일으켰던 다이앤 키튼. 넥타이에 바지를 입은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 많은 영화팬들은 아직도 “뉴욕에서 애니 홀처럼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는 판타지를 간직하고 있을 정도다.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온 키튼은 80년대 말부터 연기 외에도 제작과 연출에까지 발을 넓혔다. 특히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돌풍을 일으킨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엘리펀트>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키튼의 매력은 약간은 새침해 보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도시여성을 연기할 때 발산된다. 우디 앨런이 키튼의 실제 성격을 바탕으로 쓴 <애니 홀> 이후 이같은 ‘맞춤 배역’을 맡지 못했던 그녀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낸시 마이어 감독 덕분에 또 한번 기억에 남는 연기를 선보였다.
키튼은 마이어가 감독한 <사랑할 때 버려야 할
멋진 중년이 된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의 다이앤 키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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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초반에 나오는 권투신 생각이 난다. 촬영이 열 시간쯤 진행됐을 때 재현이 형이 고통을 호소했다. 특수분장 위로 계속해서 부었던 가짜피가 실리콘과 재현이 형의 피부 사이로 타고 들어가서 눈 안으로 많이 들어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촬영을 일단 중단하고 실리콘을 제거하자고 했고, 분장사인 윤예령씨도 가짜피가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오랫동안 눈 안에 침투해 있으면 위험할 수 있으니 실리콘을 제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만약 실리콘을 제거할 경우 오늘 촬영은 여기서 접어야 될 상황… 재현이 형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목포는 항구다>의 공식 홈페이지에 차인표가 올리고 있는 ‘목항일기’ 중 한 부분을 편집해서 퍼옴)
“그냥 가자.” “내가 원래 좀 미련하다. 잘못하면 실명될 수 있다고 겁을 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까보다는 좀 나은 것 같았다. 사실 떼었다 다시 붙일 생각 하니까 좀 귀찮기도 했고.” 그의 천성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일단 부딪혀보자. 플러스인지 마
나는 그냥 간다, <목포는 항구다>의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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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노 다다노부는 카메라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처럼 초연하고 강인하게 보이고 싶어하는 배우들에겐 분한 일이겠지만, 그 자신도, 그와 함께했던 감독들도, 모두 그렇게 말한다. 가장 치명타는 미이케 다카시의 발언일 것이다. <이치 더 킬러>에서 아사노 다다노부를 탈색한 머리의 킬러로 만들었던 그는 “아사노 다다노부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은 가능한 한 하드하게 연기하려고 애쓴다. 그런데 노력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를 능가하지 못할 테니까”라고 못박았다. 그렇다면 아사노 다다노부가 가지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배우가 되고 싶지 않았다면서 뮤지션으로서의 자신이 더욱 마음에 든다고 무심하게 말하는데, 한번 보면 잊기 힘들어서 많은 감독들이 스크린에 비추고 싶어하는 그만의 서늘한 기운은 어느 곳에 근원을 두고 있는 것일까.
<타임> 아시아판은 “아사노 다다노부는 배우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성에 무관심할 수 있다”고, 주류와 인디를
야만적 하드보일드, <자토이치>의 아사노 다다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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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는 정말 최초로 전국 1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될 것인가? 지금까지 추세로 보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친구>가 갖고 있던 최고 흥행기록(전국 820만명)을 다음 주중 돌파하는 것이 기정사실로 드러난 지금 시점에선 불가능이란 없어 보인다. 과연 강우석이다. <실미도>가 처음 공개된 뒤 있었던 설왕설래를 무색게 하는 이 흥행기록은 지난 8년간 한국 영화계 최고의 실력자로 손꼽혔던 그의 이름에 또 다른 광채를 더하고 있다. 강우석 감독에 대한 영화인들의 질시나 선망이 이제는 “우리, 강우석 앞에선 모두 조용히 있자”는 체념 혹은 외경심으로 바뀌는 상황이다. 한 영화인은 “이건 개인의 재능과 능력을 뛰어넘는 하늘의 뜻”이라고 말한다. 정말 세상엔 재운을 타고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일까? <실미도> 흥행에서 놀라운 점 가운데 하나는 이 영화가 시네마서비스의 운명을 다시 한번 상승궤도로 돌려놓았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잇단 흥행실패로 위기
전국 1천만 관객 동원 눈앞에 둔 <실미도>의 감독 강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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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은 질문을 가린다.
일상에 관해서 물으면 짧게 답한다.
따져묻지 않는 한 그렇다.
연기에 관해서 물으면 장황하다.
다음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다.
얼마 전 하루 반을 꼬박 기다려 김하늘과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 공포영화 <령>의 밤샘 촬영을 끝냈다는데 목소리에 피곤은 묻어 있지 않았다. 마감에 쫓기던 터라 몇 가지 질문만을 던졌다. 원하는 답을 받아내면 서둘러 휴대폰을 접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계획은 틀어졌다. 외려 통화를 끝낼 무렵 미안하기까지 했다. 인터뷰가 있던 날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본격적으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지자 동석했던 제작사 관계자와 매니저를 멀찍이 쫓아내고선 응대했다. 본인은 “쑥스럽고 부끄러워서 그랬다”지만 배우로서의 자의식을 가슴에 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그게 언제부터였는지는 본인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닥터K>(1999)를 끝낸 뒤 <해피투게더> <햇빛속으로> 등의 드라
도약하기, 하늘 높이,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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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픽처스 한선규 대표는 배우 한석규의 형이자 매니저로만 알려져왔다. 그러나 그는 <초록물고기> <넘버.3> 〈8월의 크리스마스〉등을 알아본 안목의 소유자이기도 했고, 젊은 시절 감독을 꿈꾸던 영화청년이기도 했다. 힘픽처스의 문을 열고 3년이 지난 지금, 그의 역할은 한석규가 출연하는 영화 <소금인형>의 제작자다. <소금인형>은 사고로 아들을 잃은 상처가 있는 변호사가 아내의 납치사건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스릴러. 납치의 충격으로 기억을 잃은 아내는 뒤늦게 남편이 들려주는 사고 경위와는 전혀 다른 기억을 떠올리고 그를 의심하게 된다. <소금인형>은 촬영이 20% 정도 진행된 상태. “아직 만든 영화도 없는데, 할말없는 사람을 왜 불러냈는지 모르겠다”던 한선규 대표는, 그러면서도 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기 위해 가끔 말을 멈추기도 하면서, 한선규 대표와 느리고도 긴 인터뷰를 가졌다.
회사 이름이 독특하다.
이제 활시위를 당긴다, 힘픽처스 대표 한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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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하는 것은 대개의 경우 곤혹스러운 일이다. 하물며 그 일이 공중으로 펄쩍펄쩍 점프 중이던 열두살 사내아이에게 닥쳤다면 사태는 상당히 위험해질 수도 있다. 교훈의 주인공은 바로 영화 <피터팬>의 스타 제레미 섬터. 그의 ‘웬디’ 레이첼 허드-우드가 처음 세트에 오던 날 섬터는 트램펄린 위에서 도약 연습을 하고 있었다. 저 소녀에게 기필코 깊은 인상을 남기리라 0.1초 만에 작심한 어린 로미오는 높이 더 높이 뛰어오르다 매트 바깥에 떨어져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자못 영웅적인 행동으로 레이첼 허드-우드의 첫 번째 팬이 된 제레미 섬터는 바야흐로 무수한 라이벌을 물리쳐야 할 판국이다. 얼마 전 공개된 영화 <피터팬>에서, 스크린 안팎을 통틀어 웬디의 매력에 무심할 수 있는 강철심장은 샘 많은 팅커벨 정도가 고작일 터이기 때문이다. 신동의 연기라는 호들갑은 아니다. 아마도 스크린에 생동하는 힘의 정체는, 짜릿하고 거대한 경험을 함께하는 사춘기
피터가 팬이 됐어요! <피터팬>의 레이첼 허드-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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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은 꽃미남목(目) 미소년과(科)에 속한다. 세월도 비껴가는 동안(童顔)과 저 눈웃음은 신이 여자라는 증거다. ‘맑다’류의 형용사로 설명할 수 있는 그의 미모는 그러나 고고하게 떠다니지 않는다. <꼭지> <킬러들의 수다> 등에서 확인된 친근함과 유약함 때문에, 오히려 낮은 데서 여성의 보호를 요청해온다. 자신의 이런 이미지를 잘 아는 원빈은 그것만 살려서 가는 게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이미지로 봐주는데 굳이 그걸 또 할 필요가 있느냐”고 되묻는다. 꽃미남목 미소년과의 배우종(種)들에 대한 수요가 절대적으로 높은 이 계통에서 양순한 미소를 조금 헤프게 흘리고 타고난 미모를 좀더 자랑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했던 걸 또 한다는 게 지겨워요”라고 대답하는 원빈은 단지 자기 고집을 꺾지 않을 뿐이다. “방송도 많이 나가서 여러 사람을 즐겁고 유익하게 해줘야 되는데 제가 그런 걸 잘 못해요. 노출 많이 안 하면서 고급스럽게 간다, 그런 생각은 없어
소년의 눈, 남자의 책임감, <태극기 휘날리며>의 원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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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있기 전, 두밀령 전투신과 평양 시가지 전투신에 대한 후시녹음을 꼬박 6시간 동안 치러낸 장동건은 목이 쉬어 있었다. 홍보 일정이 빽빽한데, 거친 목소리도 그렇고 얼굴엔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먼저 후시녹음을 끝낸 원빈이 “형, 형도 그랬어? 왜 그렇게 두밀령 고개를 넘는 게 힘들던지, 현장도 아닌 데서 혼자 소리지르려니 쑥스럽기도 하고…”라며 너스레를 떨 듯 위로한다. 2월6일 개봉하는 영화는 현재 녹음과 믹싱, CG와 편집을 마치지 못한 상태다. A 프린트(사운드와 색보정을 거치지 않은 편집본)를 봤는지 원빈은 연신 ‘끝내주는 작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그걸 본 장동건의 얼굴에 불안한 기운이 조금 가신다. 이번 영화의 결과를 기다리며 그는 전에 없던 두려움이 엄습한다고 했다.
촬영이 끝나던 날, 일년 만에 집에 돌아와 방에 누웠자니, 내일이면 다시 촬영장에 나가야 할 것 같았단다. 가장 오래 머물렀던 합천의 여관방도 떠올랐다. 합천에서는 두밀령 전투와 평양 시
무릎에 찬 물, 연기에 고인 광기,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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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면에서 올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좋은영화의 김미희 대표는 인터뷰 도중 몇번씩이나 강조해서 말했다. 지난해 <선생 김봉두>를 개봉한 것 외엔 표면적인 활동이 거의 없었던 좋은영화가 모아뒀던 힘을 올 한해 한꺼번에 뿜어낼 태세다. 현재 후반작업 중인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장풍대작전>을 신호탄으로 김대승, 변영주, 장규성 감독의 신작을 포함, 각기 다른 장르의 작품 4∼5편이 속속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1998년 창립한 이후 가장 많고 다양한 영화를 제작하는 것말고도 좋은영화에 큰 변화의 조짐이 있다면, 그동안 절대적이다시피 의존 및 협력관계를 맺어온 시네마서비스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된다는 점이다. 일단은 영화제작 물량 증가에 따른 것이라 해도, 시네마서비스의 주요 제작사인 좋은영화가 다른 투자·배급사와 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은 충무로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기에 더욱 주목을 끈다. 여러 개의 작품을 동시에 매만지느라, 투자
제2의 도약기, 기대하시라! 좋은영화 대표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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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와이즈는 고집이 무척 세다. 그녀는 원래 ‘바이스’(vice)라고 발음해야 하는 자신의 유대계 성(姓)을 “포르노 배우 같은 느낌이 나기는 한다”면서도, 끝끝내 바꾸지 않고 에이전트와 맞섰다. 한밤처럼 어두운 머리카락과 눈동자를 가진 와이즈는 홀로코스트를 피해 맨손으로 유럽 대륙을 탈출한 부모의 핏줄 덕분인지, 흔들림이 없고 단호하다. “할리우드 대작에는 흥미가 없다. 가난한 독립영화가 나와 맞는다”던 단언 몇년 뒤 “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진 영화를 선택한다. 제작비가 얼마인지와는 상관없이”라고 바꿀 때조차도. 그리고 그런 고집, 자신의 욕망을 따르는 또렷한 자세가 지금 레이첼 와이즈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녀는 학교 친구들에게 따돌림받기 싫다는 이유만으로 리처드 기어와 <다윗왕>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버린 열다섯 버릇없는 소녀였다.
<미이라> <미이라2> <어바웃 어 보이> 덕분에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기억되지만,
까마귀 깃털처럼, 검은색 위의 다채로움, <런어웨이>의 레이첼 와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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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주인공 역은 권상우에게 딱 맞아 보였다. 비뚜름한 반항기와 단단한 터프함과 상대로 하여금 대꾸할 말을 잃게 하는 거만함은, 권상우의 이미지의 정체이자 그 인간의 정체 같아 보였다.
그러나 세상엔 오해가 많다. 배우들이 떠 안고 사는 오해는 더 많다. 권상우는 자기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몸에 체화되지 않은 사람이다. “이젠 그런 이미지 좀 제발 깨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순하게, 때론 소심하게, ‘가오’보단 실리를 따져가며 천연덕스럽게도 살아왔을 것 같은 인상을 풍겨 준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잘 생긴 얼굴에 싸움도 잘 하고 여자도 잘 다루는 우식 역이 권상우가 으레 할 법한 캐릭터라면, 조용하고 숫기 없고 말주변도 없는 현수 역은 권상우가 공감할 법한 캐릭터다. 우리가 짐작하기 어려웠던 권상우의 일면을 현수가 갖고 있다.
말하자면 권상우의 침묵은 무게가 아니라 얌전함이다. 표정이나 어조에는 자의식이 딸려 있지 않다. 그에
거만 혹은 자신감, 소심 혹은 겸손함, <말죽거리 잔혹사>의 권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