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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의 아름다움은 오래 묵어 숙성된 상처에서 터져나오는 빛의 아름다움이다. 그건 그래서 관습적인 카메라나 듬성듬성 짜맞춘 미장센에서는 티도 안 나는 아름다움이며, 눈썰미없는 사람들은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아름다움이다. 이윤기 감독이 최초로 발굴한 김지수의 영화적인 아름다움, 그러니까 14년 동안 TV에서 연기를 하고 있었으나 그 참된 매력은 아직 안개 속에 있었던 김지수의 얼굴엔 그렇게 낯선 아름다움이 있다. 물론 그런 상처의 아름다움만 있는 건 아니다. 그는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고, 거기엔 저마다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김지수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과, 공지영과 쓰지 히토나리 작가에 관한 단상과, 스크린쿼터에 관한 단상(미국의 이기주의에 대한 단호함)을 슬쩍 훑어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영화계가 ‘신인영화배우’ 김지수에 열광한 것은, 오랜 세월의 빛과 어둠 속에서만 성장하는 서늘한 아름다움의 존재를 김지수가 알려줬기 때문이다. 문승욱 감독은 <로망스>
서늘한 아름다움, <로망스>의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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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드세 보이는 여자, 대단히 인자해 보이는 남자.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문소리와 지진희를 한 구절로 표현하라면 이보다 무난한 구절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에 관한 정답이 없다 쳐도, 저 구절은 오답이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교수, 선생, 환경단체 회원들같이 사회적 명예와 지위와 고상함을 갖춘 이들에 관한 발칙한 X파일이다. 두 배우와의 만남은 ‘별로 드세지 않은, 별로 인자하지 않은’ 남녀에 관한 X파일에 가까웠다. 표지 촬영 약속시간은 5시. 지진희는 일찌감치 준비를 마치고 “4시쯤 도착할 것 같은데”라는 전갈을 보내왔고, 이날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로 4시간 동안 찬바람을 맞고 온 문소리는 피로로 푹 꺼진 눈을 하고서도 “이따 밥 먹으며 인터뷰해요”라더니 온돌방이 깔린 밥집에 앉아 하염없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지진희는 단호한 어조의 문장을 즐겨쓰는 사람이었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문소리는, 불편한 자리를 편하게 만든 다음 얼른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문소리+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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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기!>는 <키네마준보>와 <아사히신문>이 선정한 2005년 최고의 일본영화다. 원작자, 감독, 배우들 모두 일본인이니 이상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박치기!>는 엄숙한 예술영화가 아니다. 당돌한 유머와 비극의 드라마가 시끌벅적하게 충돌하는 청춘성장영화다. 더욱 특이한 건, 1968년 교토의 시공간으로 당대 일본의 풍모를 담지만 그 속의 진짜 주인공이 재일동포와 분단에 다가서는 진지한 시선이란 점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영화 공로상을 안겨주기도 했던 이봉우 씨네콰논 사장이 제작자로서 입김을 넣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랬다. 그의 여동생인 이애숙 씨네콰논 부사장의 표현대로 그건 “우리 얘기”였다. 김대중 납치사건을 다뤘던 <케이티>에서 김갑수란 재일동포의 비중을 높여놓았던 제작자로서의 ‘전력’이 새삼 떠오른다. 일본을 대표하는 고도(古都) 교토에서 청춘을 보내며, (북)조선 국적을 유지하면서 겪은 이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한국영화와
<박치기!> 제작하고 CQN명동 오픈한 씨네콰논 부사장 이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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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47) CJ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처음 맞닥뜨렸을 때의 느낌은 젊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투자·배급사이자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의 CEO라 하기엔 다소 어려 보이기까지 한다. CJ엔터테인먼트는 현재 변화의 급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인터뷰 내내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작을 맞고 있다”는 말을 반복했던 김주성 대표는 조직과 인력을 바꾸고 이전과는 다른 전략으로 새로운 시장을 향하고 있다. 사실, 변화 지향적인 그의 노선은 젊은 패기에서 비롯된 것만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해 CJ엔터테인먼트의 수익은 나빴고, 배급순위 1위 자리를 쇼박스에 빼앗겼으며, 통신자본과 새로운 배급사로부터 도전받고 있고 있다. 올해 초에는 CJ엔터테인먼트가 물적분할을 통해 CGV, CJ미디어 등의 지분을 놓고 비상장 법인으로 바뀐다는 계획까지 발표됐다. 창사 이래 CJ엔터테인먼트가 맞은 가장 큰 파랑을 돌파해야 할 선장인 그는 짧은 영화계 경력이 어울리지 않는
새로운 시작을 선언한 CJ엔터테인먼트 김주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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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마준보, 마이니치 영화콩쿠르, 블루리본이 한목소리로 선택한 2005년의 일본영화는 <박치기!>다. 각종 영화제의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고 있는 <박치기!>의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은 독설가로 명성이 높다. TV에서 영화를 소개할 때마다 “저질, 최악”이라는 단어를 서슴지 않는 그가 자신의 신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다. 고등학교 시절 영화동아리를 만들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학원분쟁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었고 <아이들의 제국>과 <키시와다 소년우연대>처럼 성장기 소년 소녀에 집중했던 이력, <임진강>을 들으며 자란 나라 출생인 것을 감안할 때 이즈쓰 가즈유키에게 <박치기!>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현해탄 건너편의 그와 주고받은 <박치기!>와 재일조선인에 관한 서면 인터뷰.
-당신은 핑크무비로 영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 수오 마사유키, 오스기 렌, 에모
2005년 각종 일본영화상을 휩쓴 <박치기!>의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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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5세대의 얼굴, 첸카이거 감독이 신작 <무극>과 함께 한국을 찾아왔다. 전날 미국에서 아카데미 노미네이션을 위한 상영을 마치고 내한한 그는 “판타스틱하다”는 관객의 반응에 고무된 얼굴이었다. 1984년 단 7만달러의 제작비로 만든 <황토지>로 로카르노 영화제 은표범상을 거머쥐며 5세대의 개막을 전세계에 알린 첸카이거는 지난해 중국 역대 최고인 3000만달러의 제작비에 한·중·일의 간판 배우를 조합해 <무극>을 완성했다. 과거의 예술영화 감독은 지금 중국 상업영화의 대변인을 자처한다.
-<무극>은 중국에서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중국 국내에서 극장 흥행성적이 어떠한지 궁금하다.
=지난 주말 2500만달러를 돌파했고 손익분기점에 근접했다. <무극>은 중국에서 흥행에 관련된 기록을 일곱개나 경신했다. 최고 흥행작 <영웅>을 능가할지 장담할 순 없지만 비슷한 결과를 예상한다. 인터넷 게시
중국식 블록버스터 <무극> 만든 첸 카이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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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늘씬하다. 그녀와 똑같은 청바지를 입었다고, 그녀와 똑같은 스커트 아래 똑같은 로퍼를 신었다고, 아무나 그녀 같은 피트가 나올 리 없다. 그녀는 말 그대로 모델 피트, 쇼윈도 마네킹 몸매다. 그 청바지를 평민이 입으면 엉덩이가 끼어 애초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요, 들어갔다손 치더라도 바지단이 한뼘 반은 남을 것이다. 로퍼? 다리 길이 그녀와 같지 않고, 알토란 같은 종아리라도 키우고 있다면, 굽 1cm짜리 로퍼를 신는 건 차라리 자살행위다.
그리고 그녀는 예쁘다. 부어 있는 눈두덩이와 목 위로 주머니를 이룬 턱살들이 약간은 자주 목격되곤 하지만, 그런데도 그녀는 예쁘기 그지없다. 긴 생머리와 도시적인 마스크. 귀엽게, 청순하게, 때론 사연 많은 소녀처럼 변하는 표정. 아니, 누가 그런 부은 눈과 턱주머니를 하고도 그녀만큼 예쁠 수 있단 말인가. 평민으로선, 역시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그녀는 내숭을 떨지 않는다. 본인이 예쁜 줄을 분명 알 터인데, 예쁜 척 얌전한
엽기적인 그녀의 새 출발, <데이지>의 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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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티크 가구점이 모여 있는 보광동 거리는 한밤이 되어 인적도 없고 불빛도 없었다. 그러나 그중 한곳만은 밤늦도록 불을 밝히고 파티장을 찾은 듯 성장한 두 남자와 한 여자를 맞아들였으며 또 차례로 떠나보냈다. 제작보고회를 마치고 달려온 <음란서생>의 세 배우, 한석규와 이범수와 김민정이 오래된 가구와 벽을 메운 장미꽃 사이에 앉아 함께 그리고 혼자 카메라 앞에 서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미지와 나이가 너무 다른 이들을 하나의 구도 안에 담을 수 있을까, 잠깐 의심도 했지만, 터울이 크게 지는 오누이처럼 혹은 서로를 두고 다투는 삼각관계의 연인처럼 다정한 긴장이 흘러나왔다.
한석규와 이범수와 김민정은 정작 영화 속에서는 거의 한자리에서 만나지 못했다. <음란서생>은 한석규가 이범수와 연기하고, 한석규가 김민정과 밀회하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2005년 마지막 날 새벽에야 촬영을 마친 <음란서생>은 평생을 샌님으로 지내온 사대부 윤서(한석규)가 음란소설의
<음란서생>의 한석규·김민정·이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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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은 마법과 같은 영화다. 온전한 하나의 세계와도 같은 소도시에서 살아가는 평범하고 평범한 인물들, 그러나 이들이 서로에게 짧은 순간 강렬하고 절대적인 그 무엇으로 다가서는 과정은 점묘법을 통해 완성한 소박한 캔버스를 연상시킨다. 사소해서 더욱 특별한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관객의 좌뇌를 거치지 않은 채 우뇌를 자극한다. 미란다 줄라이 감독은 언어 혹은 논리가 아닌 감성과 주관이, 때로 타인과 소통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방법임을 알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 감독은 물론이고 주연배우까지 소화한 그는, 일찌감치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했고, 행위예술의 일환으로 밴드 활동을 하면서 두장의 앨범을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단편소설을 완성하여 출판을 기다리고 있다. 마치 그간 타인과 소통하는 수단을 하나씩 더해온 듯 보이는 그의 행보들. 영화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지 않은 상태에서 완성한 첫 장편 안에, 자신의 섬세한 낙관주의와 상냥함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 미란다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의 미란다 줄라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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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바나는 니콜 키드먼, 휴 잭맨, 러셀 크로에 이어 호주가 선물한 대형배우다. 그러나 선물은 너무 늦게 도착했다. 할리우드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은 <블랙 호크 다운>(2001)에서 주트 중사 역이다. “식당에선 조종간을 안전으로 하라”는 장교의 명령에 검지손가락을 까딱이며 “내 검지손가락이 안전 스위치”라고 대꾸하는 그의 모습은 신선했다. 거칠고 반항적이면서도 가슴에 진한 전우애를 품고 있는 주트 중사 역이었다. 가슴은 전우를 구하기 위해 다시 전쟁터로 뛰어들 정도로 뜨겁지만, 얼굴은 그걸 쉽게 드러내지 않는 포커페이스다. 하던 일 마저 정리하러 간다는 듯한 시큰둥한 얼굴이다. 리안 감독은 그 얼굴에서 마블 코믹스 <헐크>의 주인공을 보았다. 브래드 피트는 호주영화 <차퍼>(2000)에서 괴물 같으면서도 우아한 위력의 남자 에릭 바나에게서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의 귀족적인 얼굴을 보았다.
189㎝의 헌칠한 키에 깊고 따뜻한 눈매,
부드러운 듯 거칠고 거친 듯 부드럽다, <뮌헨>의 에릭 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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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자살 기도를 한 여자의 칙칙한 무기력감, 알코올 중독자에 폭력 아버지 밑에서 자란 소년의 메마른 그늘은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공지영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두 주연배우 이나영과 강동원은 까맣고 큰 눈동자와 작은 얼굴을 반짝일 따름이다.
송해성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이기도 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1월 말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아는 여자> 이후 길고 건강한 휴식기를 가진 이나영의 여자 ‘유정’은 생의 의욕이 불투명한 사람이며, 하늘거리는 몸짓과 슬픈 눈동자가 많은 말을 대신했던 피사체 강동원의 남자 ‘윤수’는 고달팠던 삶과 그럼에도 버려지지 않는 생의 의지를 눈물로 쏟아내는 사람이다. 영화와 캐릭터에 대해 워밍업 중인 두 배우를 미리 만나고 싶었다. 스튜디오 안에 들어선 그들은, 상대 배우에 대한 낯섦과 호감을 뒤섞어가며 사진 촬영 중에 번갈아 쑥스러운 웃음을 터뜨리고는 했다. 당신이 보고 있는 이 푸른 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강동원 &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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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의 남자>는 광대들의 이야기다. <왕의 남자>는 흥겹고 따뜻하다. 약자들의 고단하고 질척이는 일상을 위로해주는 그 힘은 누구에게서 나올까. 한양의 떠돌이 광대 무리 육갑, 칠득, 팔복에게서다. 장생처럼 대담하지도, 공길처럼 눈부시지도 않은, 일용할 양식을 벌어먹고 살게 해줄 재주밖에 가진 것이 없는 평범한 광대들. 육갑 패거리의 광대짓이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의 삶이다. 유해진, 정석용, 이승훈 등 육갑 패거리를 맡은 세 배우의 연기는 궁색함의 과장이나 잡스런 개인기 없이 걸쭉한 인간미를 주물주물 다듬어낸다.
이들의 우두머리 격인 육갑의 유해진은 2005년에만 5편의 출연작을 냈다. <왕의 남자>를 비롯해 <혈의 누> <강력3반> <이대로, 죽을 순 없다> 그리고 <공공의 적2>. 그는 언제나 기억할 만한 조연이다. 연쇄살인의 희생자이건, 식당 아줌마로 변장하고 범죄 현장을 빠져나가는 마약밀매범이
<왕의 남자>의 광대 우두머리 육갑 역 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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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J필름(대표 이승재)이 거래소 상장기업인 ㈜이노츠(대표 백종진)와 합병하면서 충무로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나섰다. 투자-제작-배급-극장-매니지먼트 등 토털 엔터테인먼트 체제와 대규모 자본운용 계획, 그리고 ‘글로벌 프로젝트’의 가시화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노츠는 강변 테크노마트, 명동 아바타, 한글과컴퓨터 등을 소유한 프라임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으며, 프라임이 내년 상반기 완공예정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25개 스크린을 가진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프라임시네마’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3년 내 극장 점유율 2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정도의 자금력을 지닌 그룹이 이노츠의 물적 토대라면, LJ필름이 계열사로 안고 들어간 나무액터스, 블루드래곤 엔터테인먼트, 별모아엔터테인먼트, 열음엔터테인먼트 등 4개 매니지먼트사는 이번 합병의 ‘얼굴’이 되고 있다. 이들 4개사에는 송강호, 문소리, 문근영, 류승범, 김주혁, 김지수, 김태희, 김래원, 남상미, 박희
투자-제작-배급-극장-매니지먼트 체제 갖춘 LJ필름의 이승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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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배우라는 꽃에 생명을 불어넣는 주문이다. 세상의 배우들은 누군가가 이름을 불러주어야만, 이름을 기억해주어야만, 비로소 숨을 간직한 채 피어난다. 그래서 누구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세상의 배우들은 그리도 쉽게 벚꽃처럼 진다. 현빈은 운을 타고난 꽃이다. 현빈, 강국이, 삼식이. 지난 3년의 짧은 연기 생활을 거치며 모두가 불러주고 기억하는 세개의 이름을 얻었으니 말이다. 첫 이름은 강국이었다. 드라마 <아일랜드>는 인정옥 작가가 직조한 마법 같은 경구들로 넘쳤지만, 말없는 보디가드 강국이 무심히 던지는 경구들은 특히나 음미할 만했다. “내 직업이 경호원이니까 내가 지켜줄게요.” “처음에는 불쌍해서 좋았는데 지금은 좋아서 불쌍합니다.” 사람들은 강국이의 입으로 뱉어지는 대사들을 외우고 또 외워댔다. 7개월 만에 다시 출연한 두 번째 드라마는 현빈에게 강국보다 더 큰 이름을 지어주었다. “당신이 5천만원보다 더 좋다”고 고백하는 남자, 삼식이었다.
현빈이 새롭게 얻
강국이, 삼식이, 그 다음은? <백만장자의 첫사랑>의 현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