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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피리 오기민 대표는 별난 취향의 소유자다. 후배들을 불러모아 자신이 만든 요리를 내놓고, 알록달록한 신발을 사모으고, 들기도 어려운 가구를 직접 만들어 쓰고, 보트 위에서 혼자 낚시에 잠기길 좋아하고, 축구를 보면서도 구슬을 꿰고, 자가용이 아닌 소형 스쿠터를 타고 출퇴근한다. 그런 오 대표이지만 당분간은 그의 취향을 만끽할 여유가 없을 듯하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에서 표준제작 규약을 전담하다 스크린쿼터 문제가 터졌고, 스크린쿼터 지키기 영화인 대책위 정책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모두들, 괜찮아요?> 개봉을 준비해야 했고, 얼마 전에는 아이필름의 공동대표직까지 수락해 두집 살림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터뷰를 위해 마술피리를 찾았던 그날도 그는 다섯달 만에 촬영을 재개한 박광수 감독의 <눈부신 날에> 부산 현장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갑작스러운 복통이 계속돼 며칠째 고생하고 있다는 오 대표. 그건 아무래도 과민성 스트레스로 인한 탈이 분명했다.
<모두들, 괜찮아요?> 개봉 앞둔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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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과외하기> 속편이야? 권상우와 김하늘이 깜찍발랄코믹하게 등장하는 <청춘만화> 포스터를 보고 모두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었을 것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두 사람이 보여줬던 시너지 효과가 아직도 생생하다. 첫 번째 주연작과 첫 번째 코미디를 통해 본인들도 미처 몰랐던 매력을 발산한 이들이 재회한 것이다. 13년 동안 티격태격 우정을 쌓아왔던 동갑내기 친구, 지환과 달래.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굳이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하여 틈만 나면 말싸움, 몸싸움을 이어가는 이들의 미래는 영화의 제목처럼 뻔하고 흔하다. 그러나 이 젊은 배우들은, 그처럼 친근한 이야기를 보고 싶고 궁금하게 만든다. 장난스럽게 눈을 흘리면서 스스럼없이 포즈를 취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우지 못하던 중, 문득 주변을 돌아본다. 그들을 바라보는 관계자들 모두의 눈이 마냥 웃고 있다. 함께하는 모습이 그처럼 관객을 즐겁게 하는 커플이 그리 흔한 건 아니다.
달콤, 흐뭇한 연인, <청춘만화>의 권상우 & 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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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35도를 가리키는 비현실적인 2월의 일요일. 방콕의 수쿰윗 99 구역에 자리한 프로덕션 ‘필름 팩토리’의 문을 두드렸다.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은 촬영 중이었다. 그가 찍고 있는 것은 영화가 아니라 CF였다.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에게 CF는 기분전환용 일거리가 아니다. 낙숫물이 고이길 기다리듯 장편영화의 투자를 끈기있게 추진하면서 부지런히 CF를 연출하는 것은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의 일상이다. CF는 그에게 생계 기반일 뿐 아니라 장편영화에서 시도하려는 기법을 테스트해보는 호사스런 실험실이기도 하다. 어렵사리 착수한 장편영화에서 시행착오를 범하는 사치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 광고주는 그 사실을 아냐?”고 묻자 감독은 의젓한 개구쟁이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물론 낙숫물이 대야를 채우려면 만만찮은 시간이 필요하다. 데뷔작 <검은 호랑이의 눈물>(2000) 이후 4년 걸려 두 번째 영화 <시티즌 독>(2004)을 내놓은 위시트 사사나
<시티즌 독>의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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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스토리의 감성이 계산된 틀 안에서 더욱 자극적일까. 김지수와 조재현의 <로망스>는 세심하게 짜맞춘 상업영화다. 하지만 감독이 문승욱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지나치게 전형적이어서 오히려 실험영화처럼 느껴진다. 그는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걸까. 폴란드 국립영화학교 우츠의 첫 한국인 유학생이자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제자답게 <이방인> <나비> 등 전작은 작가로서의 야심이 뚜렷한 작품이었다. 디지털로 작업한 <나비>는 어디서 어떻게든 찍는다는 다큐멘터리적 원칙을 SF틀과 맞춘 ‘무모한’ 도전이었고 국내외 평단은 그 가치를 높이 샀다. 감독의 전사를 생각할수록 <로망스>는 야릇한 영화다. 사실 <로망스>는 <이방인>이나 <나비>와 굉장히 다른 스타일의 영화이지만 어딘가 정착하지 못하고 부유하듯 사는 이들과 그 사연에 매력을 느끼고 다루고 있다는 점에선 비슷하다. 또 즉흥적인 현장성이 지배했던 &
<로망스> 감독 문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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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정우성을 보고 넋이 나갔더랬다. 그래서 그와 만나기로 한 날, 밤잠까지 설쳤다.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거짓말 조금 보태 3월의 햇살보다 반짝거렸다. 한데 자신을 예전의 청춘스타로 보지 말아달라 부탁했다.
의아한 마음에 묻는다.
“그럼 당신은 어떤 사람이죠?”
정우성은 한참 생각하고 나서,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행복한 배우”라고 대답한다.
잠자코 이야기가 계속되기를 기다린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무엇인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나는 배우가 외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영화가 아무리 공동작업이라 해도 연기하는 순간엔 철저하게 혼자잖아요. 또 이곳(연예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신념과 의지도 있어야 하고. 그러니 배우란 참 외로운 일이죠. 그래요. 이건 내가 <데이지>의 박의를 보며 느꼈던 것과 같아요. 혜영(전지현)에게 첫눈에 반한 박의는 매일 같은 시간 데이지 꽃을 선물하는 것으로 자신의 불같은 마음을 견뎌
외롭지만 행복하다, <데이지>의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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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털리 포트먼의 형형한 눈빛은, 삭발한 머리보다 인상적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린 소녀였을 때부터 그랬다. <레옹>의 마틸다는 킬러 앞에서 마릴린 먼로를 흉내내며 자신을 드러낼 줄 알았다. 12살 어린 나이에 성적 대상으로 낙인 찍힌 것이 두고두고 끔찍한 일이었다고 반복해 말하지만, 자신이 하는 몸짓이, 표정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모르고서도 소녀는 끔찍할 정도로 요염한 롤리타가 될 줄 알았다.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와 함께 10년을 보내면서 소녀는 여인이 되었다. <클로저>를 통해 <레옹>의 기억을 환기시킨 동시에 그 벽을 뛰어넘었다.
우연히도, <레옹> <스타워즈> <클로저>에 이르는, 그녀를 기억하게 만든 굵직한 작품들에서 포트먼은 헤어스타일로 인물을 표현했다. 머리 색깔을, 스타일을 바꿀 때마다 포트먼은 새로운 환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브이 포 벤데타>에 이르러 포트먼은 삭발을 했
성인 마틸다의 또다른 도전, <브이 포 벤데타>의 내털리 포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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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거, 자는 거 진짜 좋아하는데, 요즘 상상도 못할 만큼 일이 많아서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 한숨섞인 하소연이 아니다.
팝콘필름의 한성구 대표는 일이 많아서 절로 흥이 난다는 표정이다. 팝콘필름의 일곱 번째 영화 <청춘만화>가 3월23일 개봉을 앞둔 때문인가 싶지만 그것도 아니다. 영화투자회사인 팝콘컴퍼니, 매니지먼트사인 팝콘매니지먼트까지 책임지고 있는 그는, 지난 1월9일 팝콘필름이 코스닥기업인 트루윈테크놀로지에 인수되어 코스닥 상장기업이 되었음을 알렸다. 영화제작과 투자, 매니지먼트, 드라마 제작에 IT기업인 트루윈의 기존 사업까지 관여해야 하는 그의 일과가 얼마나 바쁠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를 만들되, 영화를 동경하거나 꿈꿔본 적이 없는 특이한 경력의 한성구 대표는, 자신이 모르는 일을 하나씩 익히며 조율해나가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현재 팝콘필름과 팝콘컴퍼니는 6명의 이사를 포함하여 8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등학교 동창, 대학 친구, 같
일곱 번째 영화 <청춘만화> 개봉 앞둔 팝콘필름 한성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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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곽원갑>의 우인태 감독이 3월9일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왔다. <백발마녀전> <야반가성>으로 한국에 알려졌던 우인태는 다른 홍콩 감독들처럼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영화를 만들어왔고, 할리우드에선 공포영화 <처키의 신부> <프레디 vs 제이슨>으로 경력을 다지기 시작했다. 그런 우인태가 이연걸의 마지막 액션영화인 <무인 곽원갑>을 연출했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스크린의 영웅들을 보며 소아마비로 아픈 다리를 잊었다는 우인태에게 <무인 곽원갑>은 애정의 시작을 일깨우는 반환점일지도 모른다. 개봉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2월24일, 다리가 불편한데도 카메라 앞에서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해준 우인태를 만났다.
-<무인 곽원갑>은 실존인물인 곽원갑의 일대기다. 그에 관한 설명을 부탁한다.
=곽원갑은 중국에선 매우 유명한 인물이다. 서구열강이 중국을 침략하던
<무인 곽원갑>의 우인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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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 권상우가 바가지머리의 철없는 청춘이라니. 암흑가 거물에 맞서는 다혈질 형사로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비기 시작한 것이 이제 겨우 한달이다. 몸짓 하나하나마다 배어 있는 거친 날짐승의 체취가 아직도 생생한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천진하게 미소를 날리는 모습이라니 갑작스럽고 낯설다. 아차, 깜빡 잊고 있었나보다. 수없이 많은 종류의 옷을 갈아입고, 그때마다 이것이 내게 꼭 맞아, 하고 시치미 뚝 떼는 것이 배우라는 자들의 주특기라는 오래된 진리를. 무채색의 세계에서 원색의 세계로 귀환한 권상우는 마치 날 때부터 그랬다는 듯 자신을 둘러싼 공기 전체에 경쾌함을 퐁퐁 쏟아놓았다.
10년지기 소꿉친구이자 앙숙인 지환(권상우)과 달래(김하늘)가 서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 <청춘만화>. 순정만화에서 훔쳐온 듯한 설정인데, 지환이라는 캐릭터는 권상우 자신의 모습과 겹치는 점이 많다. “많이 닮았죠. 지환이처럼 제가 진짜로 어릴 때 하고 싶었던 게 성룡
‘순수의 세계’로 돌아오다, <청춘만화>의 권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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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의 눈빛을 직접 대면한 듯 깊은 잔상을 남겨준 건 정혜의 눈빛이었다. 손 내밀어 붙잡아주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여리고 은은한, 그리고 투명한 눈빛. <여자, 정혜>의 그 눈빛은 <박수칠 때 떠나라>의 끄트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반전극의 최대 기여자로 기억됐다. <로망스>의 윤희도 그 눈빛을 놓지 않는다. 짙어진 사랑만큼 슬픔의 빛이 흥건해졌다는 정도의 차이뿐.
배역 뒤의 김지수에게 그런 연민의 빛이 가득하지 않을까 짐작해볼 수 있다. 추측은 추측일 뿐이다. 유지태, 엄지원과 촬영 중인 <가을로>에서나, 한석규의 짝이 되는 <미열>에서 여전히 멜로의 기둥이긴 해도, ‘멜로의 여왕’이란 수식어로 현실의 그녀를 만나기에는 한참 모자란다. 부족할 정도가 아니라 대화의 시선을 맞추기가 오히려 곤란해진다. “나, 그 사람 사랑해요”라고 참고 참았다가 최후의 순간에 터뜨리는 윤희나 “저… 나랑 식사할래요?
여배우, 지수, <로망스>의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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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타탄 영화·DVD 배급사 사장 헤이미시 맥알파인은 오래전부터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다. 영화제를 따라 계속 여행하고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사업을 하는- 다시 말해 일년 내내 거의 한곳에 머물러 있는 일이 드문- 이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타탄사의 홍보책임자에게 떼를 쓰기 시작한 게 지난해 8월부터였다. 그를 만나고 싶었던 이유가 스코틀랜드 최고의 건축 재벌 맥알파인사의 손자라서도, <키즈>(Kids)의 감독인 래리 클라크과 런던의 한 클럽에서 주먹다짐을 벌였다는 영화계의 가십 때문만도 아니었다. 그것은 타탄사가 배급해온 한국영화의 물량이나 성공적인 브랜드 마케팅, 획기적인 배급 방식 때문이었다. 더 정확히는 그가 도대체 어떤 생각에서 이런 일들을 벌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원초적인 관심 때문이었다.
영국의 주요 인디 배급사 중 하나인 타탄의 ‘아시아 익스트림’ 브랜드는 영국 영화·DVD 배급업계에서는 전설적인 성공 신화로 자리잡았다. 아류라고 말하는 것은 좀 미안하
타탄 배급사 사장 헤이미시 맥알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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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현(42)을 보고 있노라면 굉장히 오랫동안 만나온 배우라는 착각에 빠진다. 그건 어쩌면 그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굉장히 많은 영화에 얼굴을 보여준 탓인지도 모른다. 2003년 <대한민국 헌법 제1조>로 영화에 데뷔한 뒤, <황산벌> <시실리 2km> 등으로 얼굴을 알렸고, TV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작업의 정석> <왕의 남자> <음란서생>에 차례로 등장했고, <잘 살아보세> <도마뱀> <가족의 탄생>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비록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신부, 전당포 주인, 내관, 모사화가 등 비중이 적은 역할을 맡아 잠깐씩 스크린을 스쳐갔지만,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인상만큼은 머릿속에 진득하게 들러붙어 있다. 아마도 관객과 배우 사이의 거리감을 없앨 만큼 친숙함을
<왕의 남자> <음란서생>의 배우 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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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음을 많이 타는 오달수는 자주 얼굴이 빨개진다. 터울이 크게 지는 큰형과 누나 두명 아래에서 막내로 자란 그는 거칠고 난폭한 영화 속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힘든 사람이다. 동생들을 위해 칼국수를 끓이는 <마파도> 초반의 신 사장이나 다정하고 여성적인 <친절한 금자씨>의 제과점 사장 장씨가 현실의 오달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올드보이>의 사설감옥 주인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오달수는 사채업자나 무기밀매상, 도굴꾼 등을 주로 거쳐왔고, 찬찬히 들여다볼 새도 없이 금세 영화에서 사라지곤 했다. 다만 그 순간이 매우 강렬했기에 몇년 사이 수많은 이들이 그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음란서생>은 여러 가지 점에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오달수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 오달수가 연기한 음란소설 출판업자 황가는 의리있고 귀여우며 영화 내내 등장한다. 욕설과 주먹으로 저자를 주름잡는 깡패가 아
<음란서생>의 출판업자 황가 역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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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감독의 신작 <달려라 장미>가 드디어 개봉한다. 지난해부터 영화제를 떠돌며 간간이 소식을 전하던 <달려라 장미>는 오랜 기다림 끝에 일반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일단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욕망>처럼 무거운 주제로 일관하던 김 감독이 코미디영화를 만든 점이 이채롭다. 그럼에도 <달려라 장미>는 그의 데뷔작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와 많이 닮았다. 이틀이라는 영화적 시간이나 과거를 되돌아보는 회환을 보여주는 감정의 진폭에서 두 작품은 매우 비슷한 얼굴을 드러낸다. 다만 <달려라 장미>는 김 감독이 살아온 지난 10년의 삶의 더께가 묻어나 <시간의 오래 지속된다>의 모더니즘에 리얼리즘이 더해진 모습이다. 유머와 상처가 공존하는 <달려라 장미>를 김 감독의 음성으로 들여다본다.
-<달려라 장미>는 개봉이 많이 늦어졌다. 배급과 관련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달려라 장미>의 김응수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