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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침묵과 멸망으로 이끈 괴생명체들이 출현한 날, 암 환자 사미라(루피타 뇽오)는 뉴욕으로 외출을 떠난다. 공연을 보고 돌아가려는 찰나, 맨해튼 상공에서 운석이 떨어지고 거리는 비명과 유혈이 낭자한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시민들은 정부가 생존자들을 위해 배편을 준비했다는 공지를 듣고 서둘러 항구로 향한다. 반면 사미라는 우연히 만난 생존자 에릭(조셉 퀸)과 함께 항구가 아닌 할렘으로 향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의 시점은 괴생명체가 지구를 침공한 순간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세계는 무지함 속에서 생존을 도모하는 재난물로 뒤바뀐다. 번잡한 도심을 반향의 공간으로 삼으며 침묵과 재난의 공존에 성공하지만, 오히려 영화의 문제는 휴먼드라마와 서스펜스간의 불화다. 감독의 전작 <피그>와 달리 생의 근거를 찾는 여정이 시리즈의 핵심 설정을 낭비한다는 인상을 준다.
[리뷰]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침묵이 번뇌를 낳으면서 탄탄한 설정에 잡음이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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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 전역이 코앞인 북한 군인 규남(이제훈)은 탈북을 결심한다. 규남이 휴전선을 넘기로 한 직전에 그의 부하 동혁(홍사빈)이 몰래 규남의 지도를 훔쳐서 탈북을 시도하다가 체포된다. 규남은 동혁의 공범으로 지목된다. 이때 규남과 어릴 적 인연이 있던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이 그를 돕는 동시에 규남을 다른 부대에 배치한다. 하지만 규남은 지금 탈출에 실패하면 영영 기회가 없을 것이란 생각에 무모한 탈주를 감행한다. <탈주>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의 신작이다. 빠른 호흡으로 이뤄진 편집과 깔끔한 촬영이 인상적이다. 영화적 장치를 영리하게 활용해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솜씨도 빼어나다. 다만 탈북 문제를 청춘영화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다소 매끄럽지 못한 지점이 있다. 차가운 현실과 따뜻한 감수성의 온도차에서 생기는 이질감은 관객의 호불호가 갈리는 기점이 될 것이다.
[리뷰] ‘탈주’, 탈북의 서스펜스와 힐링 자기계발서 사이의 부정교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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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대기업 대표와 결혼하면서 셀러브리티가 된 조안나(장균녕)는 예상치 못한 일로 전 국민적인 주목을 받는다. 저명한 국회의원을 아버지로 둔 스타 건축가 밍하오(정인)의 불륜 상대임이 밝혀졌을 뿐만 아니라 그를 죽인 범인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전전긍긍하던 어느 날 밤, 밍하오 살인사건의 담당 형사인 정웨이(허광한)가 조안나를 찾아와 뜻밖의 거래를 제안한다. 제한 시간은 2시간, 금전적 보상만 넉넉히 해준다면 자신의 결백을 밝히도록 도와주겠다는 정웨이 앞에서 조안나는 자초지종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만천과해>는 윤종석 감독의 <자백>이 그러했듯 스페인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의 리메이크작이다. 대답하는 자(조안나)와 추궁하는 자(정웨이)가 벌이는 진실 공방이 깊어질수록 긴장감은 팽팽해진다. 밍하오와 밀회 데이트 중에 일어난 한번의 접촉 사고와 추락 사고 그리고 밍하오의 죽음에 대해 조안나가 말하는 동안 정웨이는 들리는 이야기 사이사이의 의문점과
[리뷰] ‘만천과해’, 짜릿함을 주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의 재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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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야마(야쿠쇼 고지)는 도쿄 시부야의 공공시설 청소부다. 그의 하루는 간결하다. 새벽에 일어나 식물에 물을 주고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구매한 뒤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올드팝을 들으며 출근한다. 화장실 청소가 마무리되면 단골 식당에 들러 술을 한잔하고, 책을 읽다 잠자리에 든다. 오랜 시간 반복해 굳어졌을 그의 생활 패턴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반복된다. 동료 타카시(에모토 도키오)는 “어차피 다시 더러워질 화장실”을 히라야마가 왜 그렇게 열심히 청소하는지 모르겠다며 핀잔 아닌 핀잔을 내뱉지만 히라야마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한다. 그에게 예기치 못한 변화가 생긴 건 조카 니코(나카노 이라사)가 무작정 찾아오고 나서다. 엄마와 다투고 가출했다는 니코는 삼촌을 따라 청소를 도우며 그의 방식에 점점 익숙해진다. 히라야마에게 연락을 받고 히라야마의 여동생이 딸을 데리러 온다. 오랜만에 마주한 여동생 앞에서 히라야마는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독일 합작영화 <퍼펙트 데이즈
[리뷰] ‘퍼펙트 데이즈’, 삶은 곧 수행. 그러니 적절한 여백을 즐길 줄 아는 태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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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원 감독의 장편 데뷔작 <보통의 우주는 찬란함을 꿈꾸는가?>는 진리를 깨우치려는 세 사람을 다룬 옴니버스영화다. 먼저 인간이 오직 우열한 유전자를 계승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유튜브를 보고 혼란에 빠진 고등학생(박서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음으로 걸인(심규호)의 입을 통해 그가 일생에서 얻은 깨달음을 엿듣는다. 마지막으로 진실만을 말할 수 있다고 믿는 남자(오동민)의 수난이 등장한다. 멀티버스 코미디라는 슬로건에 이끌렸다면, 이 영화는 관객의 기대를 비켜갈 것이다. 여기서 인용된 다중우주론은 불완전한 개인의 소우주를 존중하려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세 에피소드의 종착지는 평범한 삶에 대한 찬미다. 진화론부터 부조리극까지 우화적 상상력이 소환되지만, 어딘가 빈약하다는 인상을 준다. 풍자를 겨냥한 펀치 라인들의 타율도 저조하다. 납작한 우화의 교훈이 부유하지만, 오동민의 능숙한 연기만큼은 흥미롭게 다가온다.
[리뷰] ‘보통의 우주는 찬란함을 꿈꾸는가?’, 얇은 상상력과 얕은 농담으로 읊조린 가장 보통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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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탈을 쓰고 불법 격투장의 링에 오르며 생계를 이어나가는 키드(데브 파텔). 그에게는 어린 시절 부패한 경찰청장 라나 싱(시칸다르 케르)에게 가족을 잃은 아픔이 있다. 라나를 암살하기 위해 최상류층의 클럽에 잠입하지만 첫 시도는 아쉽게 실패하고 만다. 그는 수도승 집단 히즈라의 도움을 받아 종교와 정치가 결탁한 지배세력을 향한 두 번째 복수를 준비한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그린 나이트>의 주연배우 데브 파텔의 감독 데뷔작이다. 총검의 궤적을 끈질기게 쫓는 역동적인 카메라워크로 끈적하고 불온한 맛을 살린 액션 신이 인상적이다. 인도계 영국인 감독의 문화적 유산이 녹아든 풍경 속에서 계급제와 종교, 소수자 인권 등을 자연스레 조명하는 성실함 또한 미덥다. 그러나 치밀하지 못하고 다소 산만한 전개가 아쉽다. 키드의 전사는 지나치게 파편화되고, 유혈이 낭자한 결투의 강박적 반복은 액션의 효과를 저해한다.
[리뷰] ‘몽키맨’, 단죄의 증거로 피를 갈구하는 반복수행의 파괴력 또는 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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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오기만 해도 존재가 흔들리는 시절. 학교 건물에 갇힌 6명의 중학생들은 태풍 전후로 자신의 구성 성분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른다. 성인이 되고 싶은 동시에 선생님들에게 환멸을 느끼는 미카미, 사회의 윤리에 질문하는 미치코, 규범을 벗어나고 싶은 야스코, 자기 안의 폭력성을 마주하는 켄과 학교를 벗어나기로 한 리에 등 <태풍클럽>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저마다의 고립 속에서 성장하거나 퇴행한다. <태풍클럽>은 방향성을 상실한 어른들과 불온함에 잠식당한 미성년의 세계를 수수께끼처럼 던진다. 혈기와 불안, 성적 욕망으로 들끓는 아이들의 열기를 한정된 시공간에 응축해낸 소마이 신지의 대표작으로, 1980년대 일본영화 뉴웨이브의 흐름 속에서도 돌출적인 작품이다. 아마추어 배우들의 즉물적인 연기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연출과 여름의 공기를 파고드는 거침없는 롱테이크 촬영이 소마이 신지 영화의 입문자들에게도 매혹적인 손길이 되어준다.
[리뷰] ‘태풍클럽’, 여름의 공기를 파고드는 소마이 신지의 뉴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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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아르바이트생 보윤(최보윤)에게 입사 지원 동기와 성격의 장단점을 채우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80% 이상의 합격률을 자랑하는 취업 자기소개서 대필가가 남들에겐 밝힐 수 없는 그의 진짜 직업이기 때문이다. 월세가 없어 이 집 저 집을 전전하는 대학생 강민(류이재), 학생회장 선거에 열올리고 있는 인플루언서 세민(기세민), 착하지만 운 없는 남자 태호(안도연)까지 의뢰인들의 삶을 포장할수록 보윤은 그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정직한 사람들>은 상상의 나래를 한껏 펼칠 줄 아는 주인공을 내세워 한국 청년의 다양한 현실을 보여주는 효과적 설정이 돋보인다. 주거 불안과 취업난, 고립과 경쟁사회 속에서 허덕이는 의뢰인들의 에피소드를 이야기꾼의 세계에서 풍부하게 펼쳐낸다. 끝에 이르러선 상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인물의 비상을 희망차게 묘사한다. 보윤이 세상으로 나아가는 후반부가 익숙하지만 확실한 용기를 준다.
[리뷰] ‘정직한 사람들’, 이야기꾼 주인공과 함께 상상의 나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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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가 주목하는 수학도 마거리트(엘라 룸프)는 희대의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에 관한 연구에 매진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세미나 발표에서 지도교수의 또 다른 제자인 루카(줄리앙 프리종)가 오류를 지적하는 바람에 그녀의 증명은 물거품이 된다. 실의에 빠진 마거리트는 교수와 언쟁 끝에 학업 포기서를 제출한다. 인생의 전부였던 수학을 포기한 그녀는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안나 노비옹 감독의 <마거리트의 정리>가 논증하려는 것은 정수론이 아니라 존재론이다. 수학 없는 삶은 생각도 않던 주인공이 타인의 세계라는 변수를 통해 성장한다. 수리적 난제와 실존이란 고뇌는 반증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는 영화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로우>에서 피와 살을 탐내며 도발적인 에너지를 자랑하던 엘라 룸프의 연기 변신도 돋보인다. 외골수적 강박과 미워할 수 없는 서툶이 공존하는 마거리트를 통해 제49회 세자르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리뷰] ‘마거리트의 정리’, 정수론에서 존재론으로, 반증이 빚어낸 증명 혹은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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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화령(조현진)은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그리고 자신이 찍은 영화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는다. 화령과 함께 일했던 프로듀서, 후배 배우, 감독 등이 차례로 병문안을 와서 그가 참석하지 못한 시사회와 보지 못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들의 진술은 조금씩 다르다. 2부에 접어들면 앞서 등장했던, 화령과 관객이 알지 못하는 영화에 대한 증언이 더욱 충돌하며 실체를 모호하게 만든다. 흑백 화면에 고정된 카메라, 한정된 공간 활용이 주는 심플함에 비해 영화는 방대한 대사로 진행된다. 때문에 관객은 스스로 비선형적으로 던져진 단서들을 취합해 이면의 진실을 적극적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는데, 일련의 과정 자체가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는 과정과 내러티브의 주체성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유형준 감독은 1년여간의 공백기를 두고 1부와 2부를 촬영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과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리뷰] ‘우리와 상관없이’, 비선형 미로를 헤매며 나아가는 우리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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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겨울, 속초에서 김포로 향하던 비행기가 하늘에서 납치된다. 이른바 ‘하이재킹’이라 불리는 항공기 납치사건의 중심엔 부기장 태인(하정우)이 있다. 2년 전 공군의 전투기 파일럿이었던 태인은 납북 중인 민항기를 공격하지 않았고, 명령 불복종의 책임을 지며 전역했다. 이처럼 아픈 과거를 겪긴 했으나 태인의 가치관은 한결같다. 그 어떤 것보다 사람의 목숨이 우선이란 일념이 태인을 움직인다. 그는 베테랑 기장 규식(성동일), 승무원 옥순(채수빈), 항공 보안관 창배(문유관), 그리고 60여명의 승객과 함께 기지를 발휘해 납치범 용대(여진구)와 맞선다. 청년 용대는 한국전쟁 당시 월북한 형이 있단 이유만으로 남한사회에서 모진 핍박을 받으며 살아온 인물이다. 가족을 찾아 북으로 가려는 용대의 서글픈 감정은 영화의 또 다른 동력이 된다.
1971년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실화에서 가장 크게 각색된 부분은 납치범 용대의 사연이다.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리뷰] ‘하이재킹’, 고증의 예의와 재미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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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상궂은 인상과 괴팍한 표정,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복장까지,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는 눈에 띄는 겉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자주 받는다. 도시를 떠난 둘은 전원생활을 꿈꾸며 숲속 오두막집으로 이사 오지만 부동산 웹사이트에 등록된 이미지와 정반대의 으스스한 집을 얻는다. 심지어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 오랫동안 봉인됐던 지하실 문을 열면서 그 안에 갇힌 악령이 깨어나고 만다. 한편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미나(공승연)는 설레는 연애 관계로부터 크게 배신당하고 강가로 뛰쳐나갔다가 물에 빠진다. 이 사고를 목격한 재필과 상구는 새집에 미나를 데려와 열성으로 간호하지만 남은 친구들은 이들이 미나를 납치했다고 오해한다. 마침내 미나를 구하기로 한 친구들이 힘을 합칠 즈음 집에서 이상한 우연이 거듭되더니 하나둘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다.
<핸섬가이즈>는 편견과 오해에서 출발한다. 흉포한 외모를 지닌 사람은 생각과 행동마저 위험할 거라는 오랜 편견이 영화의 기본 배경을
[리뷰] ‘핸섬가이즈’, 이럴 수가 나도 모르게 웃고 있던 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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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감정이 여느 때처럼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던 어느 날,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낯선 감정이 나타난다. 특히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며 아직 닥치지 않은 일에 근심하는 ‘불안’이 다른 감정과의 공존을 배제한 채 자기 멋대로 굴면서 이곳의 평화도 점차 깨지기 시작한다. 한편 13살 라일리는 아이스하키 캠프에서 새로운 선배들을 만나면서 설레고 초조한 양가적인 감정을 갖는다. 기존 감정들은 ‘불안’을 필두로 한 뉴페이스들에게 주도권을 뺏기고 쫓겨난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사춘기의 혼돈은 ‘기쁨’이 ‘슬픔’의 존재를 인정해가는 과정을 담았던 <인사이드 아웃>보다 훨씬 복잡하고 때때로 모순적이다. <인사이드 아웃2>는 라일리의 혼란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고 또 앞으로도 지속될 일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픽사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전한다. <인사이드 아웃> 이후
[리뷰] ‘인사이드 아웃2’, ‘슬픔’보다 복잡하고 모순적인 혼란 속에서 함께 자라나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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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 판문점은 한국전쟁 휴전을 위한 회담 장소로 선택됐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뒤엔 비무장지대인 판문점에서 오랜 세월 남북한과 유엔간의 면대면 소통이 진행됐다. 그렇게 판문점은 한반도 평화의 상징적인 장소로 불려왔다. 그러나 판문점 도끼 사건 등 잔혹한 참사가 일어난 것처럼 판문점의 역사는 그리 순탄치 않다. <판문점>은 <김복동>의 송원근 감독과 <뉴스타파>가 다시 뭉쳐서 판문점의 잔혹사를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판문점의 탄생부터 9·19 남북군사합의가 파기되고 남북한 사이의 대화가 단절된 현재까지 무려 70년에 달하는 타임라인을 논리정연하게 풀어내며 판문점의 역사적인 의의를 길어내는 데 집중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남북한 사이의 소통이 진정 회복되기를 바라는 소망까지 담는다. 3년 동안 수집한 탄탄한 아카이브 자료와 저널리즘 정신에 충실한 균형감이 있는 연출, 박해일 배우의 진중한 내레이션이 그 소망을 뒷받침한다.
[리뷰] ‘판문점’, 오물 풍선과 대북 확성기가 오가는 시대에 대화의 가치를 일깨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