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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인 나나세 하루카(시마자키 노부나가)는 자신의 꿈의 무대인 시드니 세계수영대회에 출전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시드니로 향한 하루카는 수영계의 ‘절대 왕자’로 불리는 알베르토 워란데르와 마주한다. 감정 없이 냉철하게 경기에 임하는 알베르토의 수영을 보며 하루카는 묘한 위압감을 느낀다. 동료인 이쿠야(우치야마 고우키), 린(미야노 마모루)과 함께 경기에 출전한 하루카는 원하던 등수에 랭크되지 못하고 겨우 입상에 그치고 만다. 대회에 참여한 세 선수 모두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전력 강화를 위한 방법을 강구한다. 하루카 역시 쉴 새 없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훈련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인다. 알베르토의 압도적인 실력을 떠올리며 하루카는 자신이 왜, 무엇 때문에 수영을 계속하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은 하루카를 긴 슬럼프의 수렁으로 던져넣는다.
<프리! 더 파이널 스트로크 후편>은 일본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인 <Free!>
[리뷰] 성장과 경쟁, 우정을 고르게 묘사한 스포츠 애니메이션 '프리! 더 파이널 스트로크 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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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사는 9살 소년 요한의 일상에 균열이 생긴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홀연히 사라진 것이다. 며칠 뒤 안전원(북한 경찰)으로부터 “남편이 민족과 당에 중죄를 저질렀다”는 통보를 받고 남은 가족 모두가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간다. 수용소 생활은 잔혹하기만 하다. 수용자끼리 서로의 잘못을 고발해야만 추가 식량을 받을 수 있고, 탈출하다 걸린 자에겐 강도 높은 처벌과 죽음만이 기다린다. 그로부터 9년 뒤, 18살이 된 요한은 수용소 생활에 잘 적응하면서 수용소 내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다른 수용자의 비밀을 폭로한 대가로 식량을 받아 배고픈 가족을 먹이기도 하지만, 결국 어머니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수용자들이 겪는 애환과 설움, 슬픔과 고통을 다시금 이해하게 된다. <리멤버 미>는 시미즈 에이지 한 감독이 직접 탈북민을 만나 들었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관리 계급이 수용자에게 습관적으로 일삼는 폭력, 아이들 사이에 만연한 서열 문화는 북한 사회의 현실을 드러낸
[리뷰] 누군가의 잔혹한 현실이 나의 것으로 전환되는 경험 '리멤버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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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저널리스트 조니(호아킨 피닉스)는 미국 각지의 어린이들에게 삶과 미래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어느 날 어머니의 죽음 이후 오랜 시간 소원했던 여동생 비브(가비 호프먼)로부터 연락이 온다. 사정이 생겨 아들을 잠시 맡아달라는 동생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한 조니는 9살 조카 제시(우디 노먼)를 당분간 돌봐주기로 한다. 조용하면서도 자기 세계가 분명한 제시와 함께하는 시간은 조니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을 안긴다. 그렇게 조니는 미국 여러 도시의 어린이들과 인터뷰를 하는 가운데 제시와도 조금씩 속 깊은 대화를 이어간다.
마이크 밀스 감독의 신작 <컴온 컴온>은 어른과 아이의 관계에 대해 써내려간 한편의 어른동화다. <비기너스>(2010)에서 아버지, <우리의 20세기>(2016)에서 어머니와의 추억을 담는 등 자전적인 경험을 영화에 녹여온 마이크 밀스 감독이 <컴온 컴온>에서는 아이의 성장에 얽힌 시간을 극화했다. 성숙한 아이 제
[리뷰] 너를 기록하는 행복, 서로의 기억이 되는 동행 '컴온 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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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이 좀 뜸하네… 요새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우아한 태와 다르게 형사 해준(박해일)은 그의 아내가 묘사하는 것처럼 “살인과 폭력이 있어야 기쁜” 남자다. 어느 날 산악 유튜버 기도수가 바위산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그는 타살 의혹을 품은 채 기도수의 중국인 부인 서래(탕웨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불면증이 심해 잠복을 즐기는 형사는 여자를 취조하는 동시에 매일 밤 망원경으로 엿본다. 해준을 사로잡은 것은 관습으로부터 자유롭고 의외로 정연하며, 결국 정확해지고 마는 서래의 문장들이다. 한국어가 서툰 서래를 위해 ‘부검’, ‘방수’ 따위의 단어를 쉽게 설명하고 싶지만, 풀어서 말하려 할수록 그의 마음은 뒤엉킬 뿐이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추방될까 두려워 신고하지 않고 살아온 서래는 건너온 생의 고비만큼 초연한 구석이 있는 여자다. 낮에는 간병인으로 일하고 매일 아이스크림과 담배 한대로 저녁을 때우던 여자에게도 새로운 바람이 생긴다. “저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리뷰] 박찬욱 영화의 정서적 만조 '헤어질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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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동명의 만화 연작으로 익숙할 제목인 <우스운 게 딱! 좋아!>는, 김현 감독의 두 단편 <눈치돌기> <떨어져 있어야 가족이다>와 정혜연 감독의 두 단편 <안녕 내 사랑> <귀신친구>를 한데 묶은 옴니버스영화다. 영화가 표방하는 ‘MZ 고군분투 코미디’ 혹은 포스터 카피인 ‘대환장 버라이어티 코미디’대로 네 작품은 창작자와 제작 시기가 상이함에도 모두 젊은이가 주인공이고 이들은 크게 환장할 처지에 놓인다. <눈치돌기>의 현(이민구)은 눈치 없는 성구(김휘규)가 자취방에서 벌이는 추태들로 신경쇠약 직전에 있다. <안녕 내 사랑>의 소연(신소연)은 전 남자 친구(탁이온)로부터 청첩장을 직접 수령하며 그로부터 영화감독 반려자가 지녀야 할 덕목에 관한 궤변을 듣는다. <떨어져 있어야 가족이다>의 민정(공민정)은 상생할 수 없는 가족들과 함께 기념 사진 촬영 직전까
[리뷰] 웃음이 터지고 속도 터진다 '우스운 게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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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씨는 캐리커처로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주기 위해 매달 양평 문호리리버마켓을 찾는다. 한 그림당 주어진 시간은 20분. 사람들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한 뒤 사진을 보며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야 시간을 맞출 수 있다. 발달장애를 가진 은혜씨는 이따금 간단한 거스름돈 계산이 어렵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손님에게 “아유, 인상이 밝으세요” 하는 특유의 천연덕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그가 처음으로 그림을 그린 건 어머니 장차현실씨의 화실에서였다. 은혜씨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고, 누구도 가르칠 수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고 색칠하기 시작했다. 영화는 대안학교 졸업 후 갈 곳이 없던 시절부터 플리마켓에서 인기 작가로 떠오른 순간들, 개인전을 열고 처음으로 일러스트 작업을 의뢰받는 날까지 은혜씨가 작가로서 얻을 수 있는 기쁨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키워간다. 이 일련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면서 관객은 자연스레 은혜씨의 성장을 함께 나누게 된다.
발달장애인이라는 소
[리뷰]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 생각나는 네 얼굴 '니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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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 시리즈 속 우주인 장남감 버즈의 명성을 생각하면 그의 전사(前史)는 늦은 감이 있다. 작품은 장난감의 주인인 앤디가 영화에서 처음 버즈를 만났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 영화라고 선언하며 시작한다.우주특공대원 버즈 라이트이어(크리스 에반스)는 동면 상태의 승객 1천여명을 태우고 우주를 항해하다 한 행성에 조난한다. 지구로 귀환할 방법은 행성의 자원으로 만든 연료를 이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연료의 기능을 시험하기 위해서 행성 주변 궤도를 적절한 스피드로 비행해야 하는데, 이때 행성의 시간은 수년에서 수십년씩 지나버린다는 점이다. 비행을 거듭할수록 버즈는 나이가 들어가는 동료들의 모습을 마주하지만, 성공은 요원하고 급기야 비행은 중단된다. 포기할 수 없었던 버즈는 연료를 탈취하면서까지 마지막 비행을 감행하고 결국 성공한다. 그러나 돌아온 행성에 동료들은 간데없고 느닷없이 로봇의 공격을 받는다.
가히 새로운 우주 영웅 서사의 탄생이라 할 만하다. 물론 불시착한
[리뷰] 혼재하는 시간대를 바라보는 일은 늘 좀 슬프다 '버즈 라이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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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이던 톰 크루즈를 세계적 스타로 도약시킨 항공 액션 블록버스터 <탑건>(1986)의 후속편 <탑건: 매버릭>이 36년 만에 돌아왔다. 영화에서도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매버릭(톰 크루즈)은 진급도 제대도 하지 않은 대령이자 현역 파일럿이다. 무인기가 파일럿을 대체할 거라는 비관 속에 매버릭은 자신이 졸업한 훈련학교 ‘탑건’의 교관으로 발령받는다. 지도자보다 현역으로 남고 싶은 매버릭과 최고라는 자부심만 가득한 후배들과의 갈등 못지않게 매버릭을 괴롭게 하는 것은 루스터(마일스 텔러)다. 전편에서 매버릭의 윙맨이자 사고로 목숨을 잃은 구스의 아들 루스터가 탑건의 파일럿으로 나타나 여전히 매버릭을 원망하고 있다. 작전까지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팀워크도 훈련도 좀체 진전이 없고 설상가상 매버릭은 교관 자리에서도 퇴출 위기에 놓인다.
“지난 일은 보내버려.” 영화에서 매버릭은 과거와 헤어져야 한다는 조언을 연거푸 듣지만 <탑건: 매버릭>은
[리뷰] '탑건'의 시작부터 끝까지, 톰 크루즈 레전드 '탑건 매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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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이규홍씨가 앉혀서 밥을 먹이고 씻긴 뒤 옷을 갈아입히는 상대는 손주가 아닌 아내 이연숙씨다. 그가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이연숙씨를 곁에서 돌보기 시작한 그날부터 철저히 아내 위주로 짜인 그의 하루 시간표는 13년째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가 췌장암 선고를 받으면서 영원불변의 일과에도 큰 변동이 생긴다. 수술을 앞둔 이규홍씨는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아내가 지낼 요양원을 알아보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둘만의 여행을 계획한다.
다큐멘터리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의 초반은 헌신적 사랑의 주인공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리는 데 목적이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하고 의심하게 한다. 더 잘해주지 못한 남편의 회한을 읊는 성우의 내레이션과 간병과 살림을 도맡은 남편을 안쓰럽게 지켜보는 카메라의 시선 때문이다. 그러나 중반쯤 딸의 등장으로 이규홍씨와 이연숙씨의 호칭이 남편과 아내에서 아버지와 엄마로 바뀌는 순간, 영화는 하나의 특별한 러브 스토리에서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
[리뷰] 하나의 특별한 러브스토리에서 보편적인 가족 이야기로 확장된다 '그대라는 기억 연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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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 보호사로 일하며 홀로 살고 있는 중년 여성 경아(김정영)에게 하나뿐인 교사 딸 연수(하윤경)는 정서적으로 큰 힘이 되어주는 존재지만, 독립한 뒤로는 얼굴조차 보기 힘들다. 경아는 이따금 영상통화를 주고받으며 딸의 일상을 세심히 신경 쓰지만, 정작 연수는 그런 엄마의 걱정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 한편, 연수는 헤어진 남자 친구 상현(김우겸)이 자신에게 집착하자 그에게 최종 이별 통보를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간의 비밀스러운 동영상이 연수의 지인들에게 뿌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영상의 수신인 중에는 연수의 엄마 경아도 포함되어 있다.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영상을 받아보게 된 경아는 깊은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 피해 당사자인 연수 또한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보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사람들의 뜻밖의 언행은 연수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단편 <우리가 택한 이 별> <야간근무> 등을 연출한 김정은 감독의 장편 데뷔
[리뷰] 어둠 속을 헤쳐나가는 나란한 걸음, 미약하지만 분명한 빛 '경아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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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한 혈투 끝에 비밀연구소 아크에서 빠져나온 소녀(신시아)가 흰눈으로 뒤덮인 숲을 따라 걷는다.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는 소녀를 중심으로 전작의 미스터리를 풀어내기 위해 그 세계관을 더 확장했다. 책임자 장(이종석)과 죽은 닥터 백의 쌍둥이 동생 백 총괄(조민수)은 망실된 소녀를 제거하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지만 서로를 끊임없이 경계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여기에 두 수뇌부의 명령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는 조현(서은수)과 토우 4인까지 소녀를 추격하면서 더 다양한 이해관계를 드러낸다. 그 사이에서 다정다감함을 잃지 않는 이가 있으니 바로 경희(박은빈)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소녀의 안위를 먼저 걱정하고, 갈 곳 없는 그에게 집에 같이 가자고 제안하는 따뜻한 사람이다. 경계심으로 경직된 소녀가 경희 남매 앞에서는 순수함을 자유롭게 표출하는 이유도 여기서 비롯한다. <마녀2>는 소녀를 역대급으로 강력한 초월
[리뷰] 확장된 세계관 속 이전과 다를 바 없는 궁극적 목표 '마녀 Part2. The Other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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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단돈 20엔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돈을 내지 않고 나오다 점주에게 붙잡힌 아빠 사토시(사토 지로)와 그를 무사히 집에 데려오려고 한달음에 달려온 딸 카에데(이토 아오이)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둘은 부녀가 아닌 친구 사이 같다. 아니 카에데는 약간 얼이 빠져 있고 사회성도 부족해 보이는 사토시를 보호하는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 모습의 이면에는 사토시의 아내이자 카에데의 엄마가 루게릭병으로 살 의지를 잃고 자살한 사정이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토시는 뜬금없이 요즘 뉴스에 오르내리는 연쇄살인범을 목격했다고 말한 뒤 다음날 자취를 감춰버린다. 그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카에데는 사토시의 근무지에서 사토시와 동명이인의 청년을 만나자 당황한다. 수배 전단에서 그가 연쇄살인범 야마우치 테루미(시미즈 히로야)란 사실을 알아챈 카에데는 아버지의 신변을 걱정하며 킬러를 향한 필사의 추적을 시작한다.
사이코패스 킬러에 관한 흥미로운 설정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플래시백 등장 전
[리뷰] 익숙한 장르, 독특한 스타일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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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홍예지)은 청각 장애를 가진 어머니 경숙(김지영)과 함께 밝게 살아간다. 어느 날 윤영은 귀가 중 범죄 피해에 놓이고, 피해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 채 가해자를 상해치사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름 대신 ‘이공삼칠’(2037)이라는 수인번호로 불리는 윤영. 범죄 피해는 수감 중인 윤영에게 예상치 못한 더 큰 신체적 절망을 안긴다. 이런 윤영을 위해 12호실 재소자들이 물심양면으로 나선다. 12호실 동기들은 괴로워하는 윤영을 각자의 방식으로 보살피며, 윤영이 범죄 피해 사실을 입증해 감형받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돕는다.
재소자간 연대와 우정, 교도소 내 옆방과의 알력 다툼 등 감옥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익숙하게 접했던 요소들이 <이공삼칠>에도 존재한다. 이 상투성에 일말의 개성은 배우들이 부여한다. 전에 본 듯한 설정이 개성 강한 배우들의 육체를 입는 순간 영화는 일견 특별해 보인다. 윤영 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홍예지가 그중 놀랍다. 그는 캐릭터
[리뷰] 낯익은 서사 속 미더운 배우를 찍는 음흉한 카메라 '이공삼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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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가수 윤시내가 콘서트 당일 연기처럼 사라진다.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서기로 예정되었던 이미테이션 가수 연시내(오민애)는 아쉬움을 숨길 길이 없다. 줄곧 동경하던 윤시내와 같은 무대에 오를 기회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시내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연시내의 가수 활동에도 비상등이 켜진다. ‘짝퉁 가수’란 원조 가수의 이미지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쉽고, 윤시내의 잠적 사건은 연시내의 무대를 앗아가기 충분하다. 하지만 연시내는 좌절하는 대신 윤시내를 찾기로 한다. 윤시내를 위해 담근 술을 직접 전하겠다는 핑계를 알리바이 삼아 짧은 로드 트립에 오른 것이다. 연시내처럼 윤시내의 이미테이션 가수로 활동 중인 준옥(노재원)과 연시내의 딸 장하다(이주영)가 연시내의 여정에 동행한다. 데면데면한 모녀 사이인 장하다와 연시내는 서로에 대한 오해로 자주 다투지만 이내 화해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여느 로드 트립 서사가 그러하듯 <윤시내가 사라졌다>는 각기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인물들
[리뷰] 가짜에도 진실함이 있다 '윤시내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