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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르는 이야기’, 영화의 문법을 비틀어 보여주는 꿈의 세계
이우빈 2024-04-24

주인공 기은(정하담)과 기언(김대건)은 척추질환을 앓고 있어 병상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한다. 누운 채로 진통제에 의지하고 있는 이들에게 허락된 탈출구는 꿈이다. 불현듯 꿈속으로 진입하는 둘의 앞엔 바다, 산, 교실, 병원, 들판 등 다양한 시공간이 펼쳐진다. 인물들은 연신 “여긴 꿈이야?”라거나 “여긴 네 꿈이야”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다른 세계로 이동한다. 여하간 기존의 영화 서사와는 거리가 무척 먼 플롯의 작법과 의미를 알 수 없는 대사들 속에서 영화는 계속하여 쪼개지고 갈라진다.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심도>, 정성일 감독의 <천당의 밤과 안개> <녹차의 중력> 등에서 촬영을 맡아온 양근영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영화의 톤 앤드 매너는 무척 독특하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다뤄온 영화야 많았지만, <모르는 이야기>의 정도는 두 세계를 번갈아 오가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화 속 인물이 “시끄럽다”라고 하면 영화 바깥의 배경음악이 줄어드는 등 보통의 영화문법을 최대한 비틀어보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에서 장편 특별언급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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