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톱스타 톰 라이더(에런 존슨)가 주연인 한 액션영화의 분주한 촬영 현장. 톰의 스턴트맨 콜트(라이언 고슬링)와 촬영감독 조디(에밀리 블런트)는 트레일러 안에서 사랑을 속삭이느라 분주하다. 어느새 촬영이 시작되고 콜트는 고난도 추락 장면을 찍기 위해 와이어를 장착한다. 큐 사인과 함께 그가 추락하기 시작한다. 안타깝게도 추락은 사고로 이어지고, 콜트는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다. 사고 이후 콜트는 돌연 잠적한다. 18개월 후 콜트는 프로듀서 게일(한나 워딩엄)의 연락을 받는다. 내용인즉 조디의 감독 데뷔작에 스턴트맨으로 와달라는 것. 조디가 이를 간절히 원한다는 말에 콜트는 바로 촬영 현장인 호주 시드니로 향한다. 하지만 이것은 게일의 작전이었다. 게일은 콜트에게 실종된 톰을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남은 시간은 48시간. 사랑하는 조디를 위해 콜트는 톰을 찾아 나선다.
<스턴트맨>은 1980년대 TV시리즈 <더 폴 가이>를 원작으로 한 로맨틱 액션 코미디 영화다. 데이비드 리치 감독은 스턴트맨 출신답게 다양한 고난도 스턴트 액션을 선보이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시작과 함께 관객의 눈길을 끄는 것은 원테이크 촬영이다. 현장감을 극대화하며 영화에 몰입시키는 전략을 펼친다. 이는 CG보다는 액션의 ‘리얼’함을 강조하는 선언처럼 보인다. 크게 보면 이 영화는 스턴트맨에게 바치는 일종의 헌사로 <분노의 질주> <킬 빌>을 비롯한 다양한 액션영화의 레퍼런스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렇다고 액션에만 방점이 찍힌 영화는 아니다. 액션만큼 로맨스 장르에 대한 비평적인 접근도 인상 깊다. 특히 전화 통화로 ‘분할화면’에 대해 조디와 콜트가 나누는 대화나 한 장면을 두고 테이크를 계속 이어가며 현장에서 액션과 감정에 대해 논하는 장면은 재미 그 이상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스턴트맨>이 영화 만들기에 관한 영화로 자기 반영적인 속성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중극인 <메탈스톰>의 공백을 채우고 봉합하는 것과 현실의 콜트와 조디의 재회가 맞물리면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의 정서는 90년대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스피드>나 <보디가드>처럼 온갖 우여곡절 끝에 사랑의 결실이 맺어지는 서사가 <스턴트맨>에서도 예상되며 보는 이에 따라서 영화는 자칫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시절의 진지함을 덜어내고 펑키한 분위기로 극을 끌어가며 단점을 상쇄하려 한다. 해결책 중 하나가 교차편집이다. 도시를 쓸어버릴 기세로 진행되는 콜트의 카 체이싱과 가라오케에서 그를 기다리는 조디의 모습을 영화는 교차편집한다. 이때 조디가 부르는 노래는 필 콜린스의 <Against All Odds>. 이 한편의 웃픈 뮤직비디오는 <스턴트맨>의 백미이자 이 영화의 모든 것을 요약한 버전이다.
“ 나도 무적은 아니구나.”얼떨결에 살인 용의자가 된 콜트는 도망자 신세가 된다. 극적으로 조디와 전화 연결이 되고, 그가 하는 대사. 콜트는 조디에게 자초지종을 털어놓으며 추락사고 이후 자신이 잠적했던 이유도 함께 밝힌다. 직업상 센 척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며 콜트는 조디에게 진심을 담아 사랑을 고백한다. 가장 위험한 순간에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CHECK POINT
<드라이브> 감독 니컬러스 빈딩 레픈, 2011<스턴트맨>의 콜트는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최고의 캐릭터인 <드라이브>의 무명의 드라이버를 차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웃집 여인 아이린(케리 멀리건)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자는 콜트처럼 자신의 목숨을 내건다. 여자를 지키기 위해 무모하게 덤비는 두 남성을 비교해볼 것을 추천한다.